과연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사탄은 있는 힘껏 프리저를 향해 날아들었고, 내게 메시지까지 남기는 오만함을 보였다.
“부인이 이 시합에서 크게 다치면 그건 다 당신 때문이에요!”
그래... 순간이나마... 이 대사를 외칠 때나마...
관중을 비롯한 모두들은 프리저를 걱정했을지 몰랐다.
하지만... 그들의 걱정은 절대적인 기우였다.
「쾅!」
시합 시작 사인이 떨어진 후, 1초... 그래, 딱 1초만에 일어난 일이었다.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아가면서 날아들었던 사탄...
하지만 눈을 깜빡이자마자 그녀의 모습은 대회장 저 멀리...
관중석에서 볼쌍사납게 변해있었다.
“프, 프리저 선수 승... 이, 이봐 어서 들것을... 들것을!!!”
이로써, 사탄은 지난 IFF결승전에서의 한방 탈락 이후, 천하제일 무도대회 한방 탈락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울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두 명의 부부에 의해서...
“하아아암... 다시 자고 싶다...”
뭐 이건 자칭 세계 대회 준우승자의 비참한 말로에 대한 내 경이로운 심사평이었다.
그리고 이 다음 경기들...
정말로 지루했다.
역시... 전투력 백 단위 이하들은...
이 경기에 나와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괜히 눈만 버리게 되니깐....
“자... 이제 내가 나설 차례인가?
얼른 끝내고 돌아가서 잠이나 때려야지...”
앞으로의 경기시간등을 생각해볼때...
어중이 떠중이의 시합시간을 고려하면 대충 2시간 이상은 잘 수 있었다.
경기 후의 숙면만큼 좋은 것은 없기에...
인조인간 18호를 만나면서도
내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낮잠’밖에 없던 것이다.
“어이 18호! 얼른 끝내버리라고.
얼른 끝내야 손오공하고 싸울 수 있으니깐...”
“아 정말! 알았으니깐 보채지 마!”
역시...성질머리 하고는...
‘그래도 드래곤볼의 히로인이니깐 봐준다.’
그렇게 생각을 마치면서 나는 경기장에 올라섰다.
‘소지품 지참만 허가된다면...
그때 치치에게 썼던 미혼약도 써보는 건데...
반기계 생명체한테도 통하나 실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데 말이야....’
아직도 많은 분량의 미혼약이 남아있었기에...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쓸 수 있을 것이다.
사회자의 눈을 속이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으니깐...
하지만 그러고 싶은 생각은 없었고, 굳이 그러지 않아도 눈요기는 요리조리 할 수 있기 때문에... 관두기로 했다.
“호오, 수수한 차림에 비해서는 속옷이 꽤나 화려해...
빨간 란제리로 누구 유혹할 생각인가?”
투시를 통해 본 18호의 속옷색깔 공표정도는 사전에 해주었지만 말이다.
“뭐야 이 자식아!!”
“자자... 두 선수 아직 시합이 시작하지 않았...”
하지만 18호는 공이 울리기도 전에 몸을 움직였고, 나는 여유롭게 그것을 피해내면서 이야기했다.
“쌍방이 합의했으니 시합 시작으로 해두죠.”
드디어 인조인간 전... 대 18호 전이 거행되는 것이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53&WTV1471013=159393717&WTV1392781=27831342&WTV1357910=293774&WTV1357911=2530059&WTV246810=63&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3. 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자!&WTV9172643=“이 자식! 피하지만 말고, 네 녀석이 남자라면 공격을 해봐!”
“노노... 레이디에게는 약간의 배려를 해주자는게 내 신조라서 말이야.”
“시끄러워! 나를 무시하는 거냐!”
“워워... 그럴 리가... 허접들이 아닌 어느 정도 싸움을 아는 사람이라면이 정도 예우를 해주는게 내 신조라고...”
“웃기지마!”
前 격투기 세계챔피언 크루비츠...
그리고 정체불명의 소녀...
세계적인 파이터, 사탄의 어이없는 패배를 보고 벙쪄있던 관중들은 18호의 맹렬한 공격을 보면서...
그리고 그것을 유연하게 피하는 나를 바라보면서 서서히 제정신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이런 경기를 보고 싶었다고!”
“격투기의 신이라면 최소한 이 정도의 경기력은 보여줘야지!”
“크루비츠 뭐하는 거냐! 한방 날려줘!”
“그래... 그렇게 봐주면서 시간을 끌 필요는 없잖아!!!
최다경기시간 12초는 이미 지나갔다고!”
열광하고 있다.
경기 전이 아닌... 경기 중에 이렇게 많은 관중들이 열광하는 건 처음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무패의 행진을 달리는 최강의 파이터지만...
그의 경기는 눈을 깜빡이고 나면 끝나있었고, 응원을 하려고 치어플을 만들어 와도, 그걸 제대로 들기도 전에 끝나버리니...
경기 중 환호는 내게 소유할 수 없는 이상향이나 다름없었다.
최다경기시간 12초...
그래, 그 기록 하나를 깸으로써 나는, 경기중 열렬한 환호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게 다... 시기에 안맞춰서 나온 이 인조인간들 때문이기도 했다.
“후훗... 이제 슬슬... 공격해도 될까?”
“나를 우롱하는 거냐? 덤비란 말이야. 이 겁쟁아!!!”
“그럼...”
「콰과광!」
전에 펼쳐졌던 프리저와 사탄 경기 이상의 파괴음이 대회장 바닥에 들려왔다.
단순하게 손을 모아 18호의 등을 힘껏 내리쳤고, 그것이 이만한 효과음을 내었다.
“................”
드디어 크루비츠의 한방이 터졌고, 장내는 숙연해졌다.
내가 누구인가...
135전을 전부 한방으로 끝낸... ‘한방 킬러’ 크루비츠가 아닌가...
전투력이라는 걸...
기라는 걸 느끼지 못하는 관중들이 보기엔,
여느 때와 다름없는... 단지
경기시간이 조금 늘었다는 것 이외에는 변한게 없는 그런 시합이었다.
그런데...
그런 관중들의 생각을 지워내려고 하듯, 자욱한 먼지안개 속에서 한 명의 인영이 뛰어올랐다.
그리고 그것을 흐뭇하게 바라본 나 역시 상공으로 뛰어올랐다.
그래... 그 한 방을 시작으로
치열한 공중전이 시작되었다.
“크, 크루비츠의 한방전설이 무너졌어...”
“그것도 1회전에서...”
“상대가 사탄이 아니고... 전혀 모르는 녀석이야...”
관중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그리고 하늘 위에서 거침없이 주먹과 발을 놀리는 우리를 바라보면서,
정말로 신이 강림했다는 듯
얼빠진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게... 이게 정말로 사람이 펼치는 결투인가?”
남쪽 섬 피닉스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데이빗은 경악하고 있었다.
꼬마일 때부터 다져온 몸을 바탕으로, 근처의 모든 학교를 정복했던 그녀(이름과 매치해봐서는...
아무래도 남성이었던 듯 하다.)에게 있어서...
지금 이 결투는 개막전에 치러진 그 기인들의 결투 이상으로 큰 볼거리였고, 경악스러운 상황이었다.
‘아무리 근육을 키워도, 저렇게 할 수는 없어....
챔피언과 싸우는 여자를 봐. 멀리서 있어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나보다 근육질이 아니잖아?’
근육량이 싸움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했던 그녀에게 이것은 일대 혁명이었다.
그리고...그녀는 진심으로 환호하고 있었다.
“챔프! 당신을 믿어요!”
그녀는 내 팬이었다.
“후훗, 인조인간이라서 그런가?
있는 힘껏 싸워도 지치질 않는 거 같아.”
“내가 지쳐서 기권하는 것보다는 네 녀석이 먼저 쓰러지는게 빠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