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0화 (80/188)

“무슨 일이지?”

“다른 조에 비해서는 꽤 한가할테니 하나 부탁을 할게. 2회전에서 아마 이치로라는 애와 붙게 될텐데...

그 녀석은 오랫동안 가지고 놀아줘... 알았지?”

“쳇! 나보고 그런 시시한 녀석이랑 소꿉놀이라도 하라는 건가!”

“그놈 상판이 재수없게 생겨서 말이야... 무튼, 아무 것도 안하고 나랑 붙고 싶지는 않을 거 아닌가?”

이대로 4강전에 간다면 난 

베지터와 준결승을 치루게 될 터였다.

때문에 베지터는 순전히 대진표 때문에 힘 안들이고 준결승 갔다는 오명을 씻고자 내 도발에 넘어가 이치로를 피떡으로 만들기로 했고, 그것까지 마치고 난 뒤, 나는 다시금 잠을 자기 위해 그늘로 내려왔다.

“제길... 18호, 괜찮은 거야?”

“크으... 저, 저 녀석은 인간이 아냐.”

“그래... 사이어인이지.”

“사이어인?”

“손오공과 같은 종족이라고 알고 있다.”

“아무튼... 18호 너를 이렇게 만들다니...

그 할아범의 말이 다 거짓인거 같아.”

“흐윽... 손오공을 해치우기 위해서 이 대회에 들어왔는데...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맞아버렸어.”

“네가 빨간색 란제리를 입었다는 사실도 들통나버렸지.”

“17호 이 자식!”

그 말에 거침없이 남동생 복부로 주먹을 넣는 18호...

전투력만으로는 17호나 18호나, 17호가 조금 강하긴 해도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에 17호는 적지않은 충격을 입게 되었고, 당연히 그는 화를 냈다.

“뭐 하는 짓이야 이 폭력녀야!!”

“그 늙은이가 준 옷이라고는 그것밖에 없는데 어쩌라는 거야!!”

“누가 뭐래?”

“이래서 너하고는 같이 안 다니겠다고 하는 거야.

여자한테는 눈꼽만큼도 배려가 없으니...”

“뭐라고?”

아무일 없었다는 듯 다시금 나무그늘 아래에서 눈을 붙이는 나와는 달리, 인조인간 쪽에서는 나름대로의 소란이 일어나는 거 같다.

“여러분, 지금 보고 계십니까?

이것이 천하제일 무도대회입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무술의 달인들만 모아서 최강의 일인자를 가린...

이것이 무도대회의 참모습인 것입니다.“

사회자는 정말로 열광하고 있었다.

피콜로 대마왕의 출현으로 대회장이 붕괴한 뒤...

그 때의 화려했던 모습들이 마치 꿈이라도 되는 듯...

격투기계는 계속 침묵했었다.

그날의 환상을 아직도 몸에 지니고 있는 사회자로서는 전화부를 찢고, 버스를 움직여도 그저 동네 골목대장들끼리 벌이는 다툼으로밖에 느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기점으로 그 꿈같은 대전은 다시 살아났다.

생생하게 자신의 두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중계를 할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사회자는 환희에 차 있었다.

그래... 이것만으로도...

‘언제 끝나냐... 하아아암, 사천왕과 오공, 프리저 싸움은 너무 많이 봐서 질린다고...

어서 인조인간들 끝내고 우승한 다음에 외식하고 싶은데...’

뭐 현 격투기계의 절대자인 내가 보기에도 현 싸움은 몇몇 개를 제외하고는 동네 개싸움이나 다를 바가 없기는 했지만 말이다.

“다음은 네 녀석인가?”

어느덧 잠에서 깨어나 보니, 내 경기가 시작될 차례였고, 잠을 자기 전 예상했던 대진 그대로...

상대는 17호가 되어있었다.

“초장부터 전력을 다하는게 좋아.”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다!”

전력으로 상대했던 18호가 맥도 못추고 당했다.

‘나라고 그러지 말란 법은 없어.’

때문에 그로서는 전력을 다해 나를 상대할 생각...

그것 하나 뿐이고...

난... 그런 그를 상대로 다시 한 번 승리를 쟁취할 뿐...

그래, 그 뿐이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53&WTV1471013=164578440&WTV1392781=27852451&WTV1357910=293774&WTV1357911=2531976&WTV246810=65&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3. 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자!&WTV9172643=“비록 자신의 기록 중 하나인 ‘한방전설’이 무너졌으나, 멋진 모습으로 1회전을 통과했던 크루비츠 선수, 그리고 중국 무술의 1인자인 황일홍 선수를 일수에 제압한 17호 선수...

자 이제 두 선수의 대결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와아아아!!!”

18호와의 대결이 끝나고 이제 두 번째 인조인간...

17호와의 대결이 이어졌다.

역시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던가?

어이없는 탈락으로 

자신의 업적을 날려버린 사탄은 금세 잊어버리고, 이제 막 올라온 애송이를 환호하는 걸 보면 말이다.

뭐 환호라고 해봐야...

“잘 싸워라!”

“1회전 때의 여자보다는 좀더 오래 버텨줘!”

이런 거지만 말이다.

“크윽... 저 자식들이!!!”

고금을 통틀어 루키보다 챔프가 인기있는 이유는 맨 먼저 그 이름을 날렸다는 것에 있다.

더욱이 무패를 자랑하는 챔프 앞에서 루키는...

한없이 여린 존재일 뿐...

쉽게 말하면 대중들 눈에 루키는 그저 챔프의 꽁승을 갖다 바치는 존재이며,나 역시도 첫 등장은 그러했었다.

이제는 뭐, 확고부동한 챔프의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와라.”

이렇게 대사를 날릴 수 있는건 챔프의 특권이고, 경험자의 여유였다.

“이 자식!”

뭐 전력을 다하니 뭐니 그런 소리를 해도, 남매는 닮는다고...

먼저 공격해 오는 것도... 심지어 공격해 오면서 내뱉는 말투도 18호와 같았다.

‘누가 핏줄 아니랄까봐...에휴’

하지만 18호의 경우는 여자였기에...

게다가 처음으로 만나는 인조인간이었기에 봐주었지만 17호까지 그럴 필요는 없었다.

금방 끝내버리려고 일부러 시합 시작 전부터 슈퍼사이어인으로 변신하지 않았는가!

물론 이 의지를 꺾을 생각은 없었고, 애석하게도 18호보다 17호는 시합시간이 줄어들 터였다.

“자자, 얼른 끝내보실까?”

그 말을 끝으로 다시금 17호의 몸 주위엔 거룩한 황금빛 무리가 생겨났다.

“이 자식! 18호가 당했다고 해서 나까지 이런 것에 당할...”

그렇게 외쳐봐야 소용이 없기는 매한가지...

더욱이 지금 내가 펼치는 것은 아무런 기술도 아닌...

단순한 스피드전, 그리고 압도적인 전투력에 의한 압도적인 경기력일 뿐이었다.

“커허억!”

“너는 사내 녀석이니깐 조금 더 오래버틸거야...”

“쥐새끼처럼 쏘다니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내자!”

“병신같은 소리 하고 있네...”

“뭣이! 크윽...”

“네가 그 소리를 하는 순간에도 몇십 번 네 녀석 앞에 나타났거든? 네 눈은 해태냐?”

“이 자식!!!”

“그런 하찮은 몸놀림으로 나를 막아낼 수 있을지 궁금하네. 크하하하!”

하지만 과연... 한번이라도 본 녀석이라서 그런가?

피콜로와의 전투에서 보여준 검은색 베리어로 자신의 온 몸을 감싸고 있었다.

‘보통 공격으로 끝나고 싶지는 않다... 그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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