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8화 (88/188)

만약 진다면...

“세계 최강의 사나이가 무릎을 꿇다.”라는 오점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전승이라는 기록에...1패가...

치욕적인 1패가 찍히는 것이다.

‘하아... 어쩌자는 건가...

어쩌라고 이런 결승전을 기획했단 말인가...

이런 바보같은 녀석...’

준결승전 이전보다 훨씬 강해진 프리저...

그리고 부부싸움이라는 타이틀이 첨부된 결승전...

격투기 세계에 입문한 이후... 가장 곤란한 경기가...

이제,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55&WTV1471013=180454239&WTV1392781=27958480&WTV1357910=293774&WTV1357911=2541609&WTV246810=71&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3. 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자!&WTV9172643=“자, 그럼... 이 대회의 대미를 장식할 결승전...

두 선수 모두... 시작해주시기 바랍니다!”

“와아아아!!!”

결국 시작되어버렸다.

남편이 강한가, 아내가 강한가...

인류가 탄생하면서부터... 그리고 그 인류가 서로 교미를 시작하게 되고부터 나고자란 태고의 진리...

여자의 권리가 극악이었던 고대 그리스 때도..

소크라테스의 아내 크산티페가 단순히 부부싸움의 승자를 넘어서 

‘세계 3대 악처’의 1인을 담당할 정도였고, 여권의 신장으로서, 남녀평등... 어느 면에서는 여성쪽으로 오히려 권리가 신장되었음에도...

여전히 매맞는 아내가 있는만큼...

순전히 무력싸움으로만 따지면, 이런 치졸하고 더러운 예를 들 수 있겠고...

보통 부부싸움이 벌어지면... 남자고, 여자고를 떠나서...

누구에게 경제권이 있느냐... 뭐, 그것으로 승부가 난다고 볼 수 있다.

그 싸움의 원인은 이미 제쳐두고서도 말이다.

그런데... 지금 이 부부싸움은... 경제권 따위로 승패가 결정될 그런 류의 싸움이 아니었다.

있는대로 다 받아주면서 은근히 살기를 피우는 아내...

그런 아내를... 어떻게든 이기고 우승을 해야하는 남편...

거참 복잡한 이 대결도... 결국엔 공이 울림으로 해서 시작되었다.

“자, 평소에 당신이 좋아하던 모습으로 변해드리겠어요.”

“하아... 내가 지는 게... 옳은 걸려나?”

“괜히 져주거나 한다면... 저 용서하지 않을테니깐!”

그, 그러면서 어금니를 꽉 깨무는 건 무슨 의도란 말입니까...

프리저님!!!“아무튼... 잘 부탁드려요. 크루비츠?”

그 말을 끝으로 광속을 초월한 부부싸움이 시작되었다.

“크크큭! 저 녀석도 고생 꽤나 하겠어.”

“아니야... 객관적으로 보면 크루비츠가 밀릴 이유가 절대 없어.”

“전투력으로만 따지면 그럴 것이다. 카카로트... 하지만,”

“하지만?”

“저 둘은 부부다. 남편이 함부로 아내를 때릴 수는 없는 법!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다.”

내 패배가 예견되었다는 듯, 흐뭇한 미소를 짓는 베지터...

방금전의 대결이 어지간히도 충격이었나 보다.

“훈련때는 서로 주고받기도 많이 했잖아.”

“이 바보야! 이 대결에서는 프리저가 단연 우세하다고!”

“그 이유가 뭔데...”

“너는 치치와 무도대회를 하면 때릴 수 있냐?”

어지간한 보통 사람이라면 이쯤되서, 내 패배를 직감하고는 베지터에게 동의를 한다.

하지만...

“응!”

베지터는 모른다.

전투와 밥... 이 두 가지만을 알고 사는 손오공의 사고회로를...

뭐, 최근에는 H도 추가되긴 했지만...

“하여간 네 녀석은... 전투민족 사이어인이라도 자신의 부인에게는 손 하나 대지 못한다.

그러니깐 저 크루비츠 녀석도...”

「콰쾅!!!」

그 순간 대회장에서 들려오는 파열음...

순간 대중들은 조용해지고, 베지터 역시 말을 멈추었다.

‘벌써 끝난 것인가...’

하지만 베지터의 예상과는 다르게, 자욱한 먼지구름 위에 떠 있는 것은 나고...

구름 속에서 볼쌍사납게 누워있는 건 프리저였다.

“아무리 강해도 그렇지... 아내한테...”

차마 말을 잇지 못하는 베지터... 그리고 다수의 관중들...

그만큼 이 한방이 준 파장은 컸다.

“하아... 결국 때려버리고 말았네.”

전투력이 거진 1000만 이상 차이가 나더라도...

피하기만 해서는 이길 수 없다.

상대가 지칠 때까지 피하면 되지만...

3천만 이상정도 되면... 몇 날 며칠을 싸워도 지치지 않을 체력은 이미 소지하고 있었고, 피하면서 이기는 것만큼 지루한 것은 없기에...

그리고...

‘관중들은 거의 다 여자... 그래, 아내라는 최면을 풀고...

그냥 여자 선수라고 각인하고... 공격을 하자.

그래... 그런다면... 당장에는 이미지가 깎일지 몰라도... 어쩔 수 없다.’

관중들이 원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격렬한 부부싸움...

여자는 격렬한데, 남자는 소극적이어선 이건 매치가 안된다는 생각에...

난 피하던 것을 멈추고, 바로 반격을 감행했다.

그리고 벌어진 사태가 이것...

“미안해 프린... 아팠어도 잠시만 참아줘.”

“후훗, 이 정도 가지구요?”

“프, 프리...커헉!!!”

천하제일 무도대회... 정말 이변이 많은 대회로 기록될 것이다.

한방전설이 깨진 것도 모자라서...

대결 사상 처음으로 내가 얻어맞는 일이 생기다니...

그것만으로도 장내는 가히 충격이었다.

“이, 이럴 수가...”

“무적의 크루비츠가 맞았어...”

“부부싸움 한번 거친데 그래?”

“오오! 언니 멋지다!!!”

하지만... 관중이라는 꼬리표를 단 인간들은...

단순하다.

그 진리가 이 대회에서도 

어김없이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남자가 저렇게 패는건 명백한 폭행 아니야?’

‘이건, 단순한 폭력을 넘어서 학대다.’

부부의 인권을 중시하는 단체... 그리고, 아직까지도 기생하고 있는 여성부는 기겁을 할 정도의 공격이지만, 먼지구름을 뚫고 나와 바로 반격을 하는 프리저를 보니...

단순히 부부임을 떠나, 선수 대 선수로의 경기로만 해석하는 관중들...

단순하기 짝이 없는 관중들이지만...

그런 관중들이기에... 선수들은 맘 놓고 경기를 할 수 있고...

지금의 나 역시도 그렇다.

“이제 그만 일어나요. 크루비츠...

자꾸 그렇게 누워있으면 또 때리고 싶잖아!”

바닥에 쳐박혀서 파란 하늘을 감상중인 나를 향해 다시금 돌진하는 프리저...

하지만 부부로서의... 아내의 제약이 풀린 이상...

더는 당하고 있을 내가 아니었다.

“후훗... 이 경기가 끝나고 나면 당신은 더 강해질 거야...

사이어인보다도 더 뛰어난 육체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야...”

“크윽...”

“앞으로 수많은 시련도 있을거고, 사경을 헤매는 전투도 계속해서 벌어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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