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소년만화라면...
‘넌 할 수 있어.’
‘고작 이런 공격으로 난 쓰러지지 않아!’
그런 대사를 남발하면서
현실적이지 못한 힘을 끌어내겠지만, 드래곤볼 역시도 이 소년만화 부류에 들어가는...
그런 작품이지만...
지금의 이 세계는 냉정했다.
‘조, 조금의 틈이라도 만들 수만 있다면...
조금의 틈... 그래!’
끝도없이 하늘로 솟아오르던 셀...
그런 그가 무슨 수를 생각해낸건지, 갑작스럽게 몸을 돌리고선,
“태양권!!!”
수도 없이 많은 주먹과 발길질을 맞아가면서 그 기술을 결국엔 성공시켰다.
“크하하하! 이걸로 넌 잠시간 움직임이 봉쇄될...크헉!!”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신의 꼬리를 기원참으로 잘리는 셀...
“끄아아아악!!!”
‘태양권이라는 건 말이다. 눈의 기능을 잠시 봉쇄할 뿐이거든.
이미, 기를 느끼고 포착하는게 가능한 애들이...
그걸로 움직임이 봉쇄되겠니? 크크크크...’
물론 눈의 기능이 잠시 정지된 관계로 고속의 움직임을 내야하는 신기루는 펼칠 수 없었다.
단순한 기의 흐름만 중요한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하지만 태양권을 써놓고선 자만하고 있는 셀의 꼬리를 기원참으로 자를 능력은 눈이 안보이는 수련으로선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크으으으... 감히 내 꼬리를...”
꼬리를 잃긴 했지만, 잠시간의 여유를 얻은 셀...
원래대로라면 지금 당장 도망을 치는 것이 옳은 방법이나...
그간 당한 것이 있기에... 물러설 수 없다는...
그런 오만이 지금의 그를 붙들어두고 있었다.
‘바보같은 자식... 뭐, 좀더
고통을 맛보고 싶다는 것으로 알겠어.’
프리저처럼 여성의 성별을 가지고 있었다면, 이런 짓은 하지 않았을 테지만... 내 하렘 파라다이스(?)를 망쳐놓은 대가는 남성의 경우 무진장 비싸기 때문에, 순간적인 전투력을 높임으로서, 경고의 의미를 셀에게 보여주기 보다는...
그냥 놔두기로 했다.
좀더 맞아야 하니깐...
“내 꼬리를 자른 대가로... 너 역시도 그 거추장스러운 꼬리를 잘라내주마.”
앞서 이야기 했듯이, 사천왕들은 전원 사이어인이다.
고로, 전원에게는 꼬리가 달려있다.
손오공처럼 없앨 이유도 없었고, Z 시리즈라고는 하지만, 후에 동일 작가가 만든 스토리가 아닌 GT...
거기에 나오는 초사이어인4의 등장도 동의한 반데이였기 때문에... 꼬리를 제거해둬서 후회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여튼 꼬리를 잘라두지 않은 수련의 꼬리를 자르겠다고 나오는 셀을 보니...
참 어이가 없다는 생각을 한다.
제까짓게... 사이어인의 상징인 꼬리를 자르겠다는게 말이다.
아무튼, 시력의 갑작스런 저하로 몸이 둔해진 수련을 향해 날아가는 셀... 하지만 수련은 멈춰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의 기원참이 비장의 한수였다는 듯...
셀 자체의 복제능력으로 다시금 꼬리가 살아난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듯...
그것을 본 셀은 완전히 자신이 승리했다고 믿으며, 그녀의 가슴을 향해, 그 비수와도 같은 꼬리를 박아넣으려고 하고 있었다.
‘지금이다! 수련...’
뭐, 여기까지는 내가 주도한 연극이었다.
아무 위기상황 없이 이기는 건 시시하고 재미가 없기 때문에...
“아, 아닛!”
“시력의 회복은 예전부터 되어있었습니다.
당신의 꼬리가 자란 뒤부터 말이죠...”
그리고 그 말과 함께, 양손에 모아둔 기를 원반으로 만들어 셀에게 날렸다.
‘아마 최고속력으로 날아들었을 테니 피할 겨를 따위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내 예상은 정확히 맞아...
그녀가 던진 기원참 두 개는 하나의 경우 꼬리를 다시금 자르는 데... 다른 하나는 셀의 상반신과 하반신을 분해하는데에 자신들의 힘을 모두 소진시켰다.
“끄아아아아악!!!!!”
비명소리는 요란했다.
뭐, 나중에 재생이 가능하다고는 하나...
꼬리와 몸이 분리된 상태다.
인간형의 육체를 가진 셀로서는 인간과 같은 종류의 고통을 겪고 있음이 분명했다.
뭐, 마인부우처럼 젤리같이 생긴 녀석은 약간 이야기가 다르겠지만 말이다.
“크루비츠 대장님께서 그러시더군. 네 녀석은 몸안 어딘가에 내장되어 있는 핵만 없애지 않으면 다시 살아난다고...”
“크으으으...”
그 자신도 모르고 있던 비밀을 여기서 까발리는 수련...
이 역시도 내가 시켜서 한 일이었다.
어차피 알던 말던... 상관없었기 때문에 우리도 알고 있으니깐, 행여나 방심하지 않을거란 걸 일찌감치 설명하는 수련이다.
“이, 이 계집을... 으아아아!”
마인부우 전에서도 그러했듯, 어차피 셀의 경우도 힘이 빠지면 재생하기 힘들다.
뭐, 상반신에 핵이 있을테니 그쪽에서 알아서 재생할 테고...
그 사이 수련은 내게로 달려와 보고를 마쳤다.
“대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적당히 상대하고 왔습니다.”
“이건 뭐... 우리 훈련 프로그램에 비하면, 세발의 피도 아니구만.”
“네 녀석이 여기에 온 목적... 미래에는 존재하지 않는 인조인간 둘을 흡수하기 위해서라는 건 알고 있다.”
마음에도 없는 낮잠타임은 일찌감치 끝내놓고, 보고를 마친 수련을 대동한 채 셀의 잔해(?)에 이동한 나...
마음만 먹으면 바로 재생할 수 있는 셀이었지만,나, 수련이 바로 협공을 해올 것이 두려웠는지 그냥 그대로 있었다.
재생하는 도중에라도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기 때문에...
변신만화나 로봇 합체신처럼 느긋하게 기다려주는 적은 그렇게 많지 않다.
물론 나 역시도 그렇다.
셀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내 말을 듣고 있을 뿐이었다.
“북동쪽 100km지점에 있는 시골 마을에 가봐라.
거기엔 인조인간 17호가 있을거다.”
“이, 이 자식... 대체 무슨 속셈이냐!”
절규하듯 내게 외치는 셀...
“그 말투... 마음에 안드니깐 다음에 만나면 고치도록!”
어디다 대고 세계 최강의 사나이에게 소리를 지르는건지...쯧쯧, 경고의 의미로 쭈글쭈글한 입에 구멍 하나를 내주었다.
“커허억!”
“행여나 마을 사람들을 공격해서 기를 흡수할 생각은 버려라.
사이어인의 세포를 가지고 있는 너이기 때문에 일부러 이렇게 반 죽여놓은거다.”
“케, 케엑...”
입까지 뚫려서 아무 말도 못하는 셀이지만, 이 말에는 반기를 들고 싶은 모양이었다.
뭐, 나한테 반기를 들어봐야겠지만...
“행여나 기를 숨긴 채 마을을 습격할 생각인가본데...
어디 네 녀석 뜻대로 해봐라. 크크크큭!”
그리곤 준비해온 흰색 물체를 셀의 더러운 입속에 투하했다.
“무협지에서 보면 고독이라는 곤충이 있어.
캡슐 주식회사와 프리저의 기술력으로 만들어낸 녀석이거든 이게?”
“크, 크아아아!!!”
기생이 되었다는 걸 확인시켜주듯, 셀의 뇌리에 큰 고통을 안기는 고독...
“네 녀석의 핵이 있는 곳에 알아서 기생해 있을거다.
그 녀석은 신체의 가장 약한 부분을 찾아가 기생하는 녀석이거든...크크크크”
진정한 악당임을 증명하는 크크크 미소...
거기에 썩소까지 지어주면서 셀을 바라보니, 옆에서 보는 수련은 섬뜩한 느낌마저 드는 모양이다.
미세하게 떨고 있는 것을 보니...
“네 녀석이 단 한 명의 인간이라도 죽였다면 그 녀석이 반응할거야... 재미있지 않아?
핵이 파괴되어서... 재생도 하지 못한 채 죽어가는 네 녀석 꼴이...크크크큭”
‘이, 이 자식...’
사람들의 관점에서만 선일 뿐, 저 녀석은 절대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