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 시간이라면 얼추 약효가 돌았을 터...
한번 들어가볼까?”
셀에게 약을 먹이고 한 차례 일을 벌인 뒤, 점심식사까지 한 나였다.
보통 여자라면 약효가 돌고 말고를 떠나서, 당장 남자를 원하지 않으면 미칠 정도의 시간이었기에, 나는 스스로가 원하는 몸으로 변해, 자신에게 달려들 셀을 상상하면서 문을 열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가.”
“별일 없었어?”
“무슨 일이 일어나길 바라는 듯한 얼굴이군.
애석하게도 지금 내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그런가...?”
정말로 아무일 없었다는 듯 나를 무심히 쳐다보는 셀...
흥분에 겨워 미치기는 커녕, 얼굴조차 빨개지지 않았다.
‘약이 잘못될 리가 없는데...
아까 메이드에게 먹였을 때도 확실했어.
그런데... 어떻게 된 거지?’
“방안이 덥다거나, 몸이 이상하게 간지럽다거나 그런 느낌은 없나?”
“방안 온도는 적당하고, 몸 역시 최상의 상태다.”
“으음...그렇군.”
“단지...”
“단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셀을 바라보는 나...
하지만
“아무리 먹지 않아도 생명에 지장은 없다지만, 일단은 미완성체다 보니 배가 고프군.”
이 소리가 다였다.
‘제, 제길!!! 정말로 멀쩡한건가... 연기는 아니겠지?’
연기를 할 수도 없는 시간이다.
18호조차도 셀보다 5배 적은 양만 투입했음에도 스스로의 성격이 바뀔만큼 날 원하지 않았는가...
그에 비하면 셀은 너무도 평온한 자세에서 내게 음식을 요구하고 있었다.
“따로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있나?”
“가리지 않는다.”
“알았다. 메이드를 시켜 내오도록 하지.”
그것을 끝으로 나는 한층 풀이 죽어 내 방으로 돌아갔다.
미혼약이 통하지 않는 여인...
처음으로 등장한 여인이었다.
‘역시... 날 어떻게 할 속셈이었나 보군...
마신 물에 무언가 자극하는 성분이 있었는데 말이야...’
하지만 원래부터 괴물이었던 몸...
게다가 여자라고는 해도 남자였던 기본체와 역시 같은 남자였던 17호가 융합해서 만들어진 지금의 여성체인만큼, 태어날 적부터 여성이었던 여인들에게 사용하는 미혼약이 그녀에게 들 리 만무했다.
‘어떻게 해서든 날 붙들어놓을 셈인 거 같지만, 어림없다. 이 몸은 그 어떤 독에도 견딜 수 있도록 컴퓨터가 수집한 자료 안에 존재하는 모든 극독이나 마약성분에 내성이 있도록 만들어둔 육체니깐 말이다.’
아마 지구상에 존재하는 독 중에서 셀이 중독될 만한 것은 존재하지 않을 터였다.
‘무리해서 내게 안기라는 명령을 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
하지만 네 녀석 뜻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후로 며칠간, 약이 잘못 되었을 거라는 생각에 차 종류부터 해서, 요리, 물 등에 지속적으로 많은 양의 미혼약을 투입했지만 셀은 흥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약이 특수한 조미료라도 되는 양 맛있게 먹고 있었다.
‘제길... 여자한테 미혼약이 안통하는게 말이 돼?
여성체에 잘 듣도록 만들어진 미혼약이 어째서 저 녀석에겐 통하지 않는거냐고!!!!’
그렇게 하루하루... 셀의 흥분을 바라면서 투입해온 미혼약의 양만 거의 양동이 한 바가지...
여자 수천 명 이상은 미치게 만들 양이지만, 셀은 결국 내게 안기지 않았다.
“무슨 꿍꿍이인지는 대충 짐작이 가지만, 내 스스로 너를 찾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정확히 방금 전 식사를 마친 뒤 셀이 내게 뱉은 말이었다.
‘제길...제길!!!!’
세계... 아니, 우주 최강의 힘을 손에 넣었음에도 여자 하나 내 멋대로 하지 못하는 이 고통...
이것 때문에, 셀 길들이기 계획과 함께 병행해온 CFC 계획을 계속 보류해놓은 나였다.
‘오기로라도 내 너를 갖고 말테다.’
명령을 한다면, 죽으라는 게 아닌 이상 내게 안길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목석처럼 뻣뻣이 굳은 얼굴로 내게 안겨와봐야 감흥이 있을 리 없다.
‘남자에게도 듣는 미혼약이면 될까...?’
이 생각도 해보고, 곧바로 만들어 내서 셀에게 먹여봤지만 무반응...
무슨 수를 써도 셀은 동요하지 않았고, 별별 수를 다 써도 동요하지 않는 셀을 보며, 나는 최후의 카드를 내밀기로 했다.
‘셀을 만들어낸 슈퍼 컴퓨터는 닥터 게로가 만들어낸 지구 내 기체...
만약 순수하게 다른 별에서만 구한 재료로 미혼약을 만들어낸다면, 셀의 내성은 소용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
이 수에 모든 것을 걸어보겠어.’
그것이 내가 가진 마지막 수, 이마저도 없다면 그녀를 억지로 안는 것 이외에는 답이 없는 나...
프리저의 우주선에서 계속해서 일해왔던 과학자를 통해, 신종 미혼약 개발에 착수한 나는, 최소 3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박사의 말에 좌절하며, 약의 힘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의 셀과의 교류활동, 그리고 CFC추진, 마지막으로 하루를...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 소모하기로 마음먹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58&WTV1471013=209656452&WTV1392781=28125548&WTV1357910=293774&WTV1357911=2556786&WTV246810=82&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3. 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자!&WTV9172643=“세계 최강의 사나이 크루비츠...
그가 다시 한 번 최강의 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입니다.
참가자 수 제한 없음, 누구라도 자신을 쓰러뜨리면
그 사람이 최강이다. 어쩌면
60억대 1이 될 수도 있는 이 싸움에서 그는 다시 한 번 세계최강임을 증명할 수 있을지...
크루비츠를 꺾고 최강이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얼른 참가신청을 해주세요. 나이, 자격 다 묻지 않습니다.
최후에 웃는 자가 곧 최강입니다.“
CFC가 거행되기까지... 앞으로 2주일 남았다.
각종 스폰서들은 이 빅매치를 따내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있었고, 애초에 내 재산만 걸어놓은 3천만 제니에서 이제는 우승상금 총 10억 제니...
최후에까지 내가 웃으면 그 돈은 내 돈이 되는 것이었고, 3천만 제니로 10억을 벌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혼자서
수많은 격투가를 상대할 수 없다는 것 때문인지...
내가 체력이 다 빠지기를 바라면서 그 틈을 타서 승리를 쟁취하겠다는 잔챙이가 꽤나 많았다.
팔 다리 중 하나가 성치 못할 거라는 주의사항을 들었음에도 지원한 사람이 총 3만 7천여명...
가장 넓기로 유명한 허허벌판에는 두 개의 건축물이 지어지고 있었고, 이제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하나는 경기장, 다른 하나는 선수대기실...
3만여명에 육박하는 참가자인 만큼 선수 대기실 역시 야구 경기장만큼 거대해야 했고, 기존의 경기장 락커룸으로는 턱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스폰서들은 하나의 건물을 더 짓기로 합의했다.
그래도 그들은 웃으면서 건축물 투자에 동의했는데, 이는 세계 최강이라는 칭호를 얻기 위해 마구잡이로 도전한 참가자들의 참가비, 그리고 기네스에 오를만한 이 장면은 직접 봐야 겠다면서 천하제일 무도대회 이상으로 밀려드는 관객들의 입장료...
그 외 기타 홍보수익등을 계산했을 때, 건물 두채보다 훨씬 이문이 남는 장사였기 때문이었다.
10여개의 스폰서가 공정하게 나눈다고 해도 말이다.
‘아마추어에 불과한 사람들이 너무 많이 지원했어.
어차피 내겐 프로 격투기 선수나 일반 시민이나 도토리 키재기지만...’
오히려 프로 선수들의 신청은 적었다.
전체 선수등록한 프로선수 5천여명 중에서 지원을 한 선수는 상위랭커 100여명 뿐...
물론 사탄이나 캐미는 지원했지만, 밥 먹어가면서 한 손가락으로 승부해도 충분히 이기는 싸움이기에 신경쓰지 않았고, 당장은...
‘손오공 일행이 문제야... 프리저, 그리고...’
내 뒤에 조용히 시립해있는 셀을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후훗, 사실은 네가 제일 걱정이야. 셀...”
“걱정 말라구~ 어차피 지금 내 실력으로 당신을 꺾는건 무리니깐 말이야.”
“하하... 실컷 싸우고 난 다음에 지쳐있는 상태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 안 그래?”
장장 1년여에 걸쳐서 완성을 눈앞에 둔 CFC프로젝트, 그리고 그 기간과 비례하듯 내게 호감도를 보이게 된 셀...
악인이 추구하는 철저한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을 꿈꾸는 나에 대한 지속적인 주입식 대화, 그리고 5개월 뒤에 완성된...
프리저의 우주선에서 일하는 과학자의 작품 그가 아닌 이상에는 해독하지도 못하는 사상 초유의 미혼약이 만들어진 뒤, 지속적인 복용을 통해... 완전히는 아니지만, 수 년을 같이해온 애인사이 정도의 호감을 지금의 셀은 가지고 있었다.
역시 내 예상은 적중했고, 도박과 같은 행위는 셀이라는 희귀 콜렉터를 내 손에 완벽히 넣음으로써, 헛된 일이 아니란 것을 증명받게 되었다.
“이 약을 복용하게 되면,
제가 따로 만든 해독제가 아닌 이상, 약의 성분을 이겨내긴 힘듭니다.”
“자신할 수 있소?”
“이미 기존의 약에 내성이 있는 여성 100여명을 상대로 테스트를 마쳤습니다.
전 우주의 그 어떤 생명체라도 여성이라면이 약의 효과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후훗... 믿음직스럽군.”
반년 전, 약의 개발을 끝마친 과학자와의 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