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한 가지... 개선할 방안이 있습니다만...”
“뭐지?”
“이 약을 복용하게 되면, 성격마저 개조가 됩니다.”
“예전부터 쓰여온 미혼약 역시 그러지 않았나?”
“기존의 약 성분의 경우, 순수한 성욕만을 원하기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성격이
인내심 돌파를 당하면서 변하게 된 것이지요...
사용자가 약의 효과가 돌자마자 관계를 가지게 되면 여성의 성격은 변하지 않습니다.”
“아아... 그런가?”
18호의 경우는, 내가 실컷 애태웠기 때문에 지금의 성격을 가졌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이 약의 경우는 복용 후 시간과는 관계없이 성격 자체가 바뀌어버립니다.”
“호오... 무슨 성격으로 바뀌게 되는 거지?”
“그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아아?”
자신조차도 알 수 없는 성격 체인지... 적극적인 성향일 수도, 잔인한 성품일 수도, 혹은 생명을 무척 소중히 여기는 소심한 성격일 수도 있었다.
내가 원해서 정해지는 게 아니고, 순전히 하늘의 선택에 좌우되는 성격...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보완이 필요하겠지만, 완벽한 약이 나오기 전까지는, 되도록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 알겠소.”
그렇게 해서 지금의 셀이 나오게 되었다.
쾌활하면서도 작은 일에 신경쓰지 않고, 사랑에 빠진 소녀 모드보다는 남자애들과 같이 땀흘리면서 운동을 하는걸 즐기는 쿨한 성격의 여인...
기존의 냉정하고 잔인한 성품의 셀은 어디갔는지 사라지고, 쿨한 성격의...
그리고 살육을 좋아하기 보다는 싸움을 즐기는 여인이 되어버렸다.
‘뭐, 지금의 외모랑 어울리는 성격이긴 하지만 말이야...’
한번 정해진 성격은 다시 약을 복용해도 바뀌지 않는다.
이는 지난 반년간 지속적으로 셀에게 미혼약을 투입해보고 난 뒤 나온 결론이었다.
지구에서 나고자란 재료로 만든 약이 아닌지라, 셀도 결국에는 내 수집품이 될 수밖에는 없었지만, 악을 지향하는 나로서는, 단순 무식한 성격으로 변한 셀이 반갑기만 하지는 않았다.
‘뭐, 수집품을 건졌다는 것만을 위안으로 삼을 수밖에...’
앞으로 2주 남은 CFC...
이미 정신과 시간의 방을 다녀온 나로서는 걱정할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현재 내 전투력은... 이미
슈퍼 셀과 손오반의 에네르기파 대전...
그 때의 셀 전투력을 뛰어넘었다. 1억 5천만...
이제는 그 누구도 두렵지 않다.
프리저를 비롯한 경계대상들에게 알리지 않고 다녀온 정신과 시간의 방이었기 때문에, 1~2천만 차이를 보이던 기존의 전투력 차이는...
거의 7천만 이상으로 껑충 뛰어버렸으며, 내 밑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셀과 프리저의 전투력, 그리고 그 밑을 바짝 추격하는 손오공과 베지터 등의 기존 사이어인들과, 사천왕들...
그들만 조심한다면, 이 대회는 설령 60억 인구가 전부 도전해도 내가 이길 수 있었다.
‘3만7여명이라...
손가락 3만번 정도 움직여주면 되겠어. 크크크’
그리고 어느덧 훌쩍 지나가버린 2주일...
“전세계, 격투기를 사랑하시는 여러분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했던 세계 최고의 빅매치...
기네스 사상 아무도 도전하지 않은 세계최강자전...
무려 3만 7천명의 선수들과의 경기를 앞두고 있는 현 세계 최강의 파이터 크루비츠 선수!
그가 이 경기에서 우승한다면, 기존의 모든 기록들이 새롭게 다시 쓰일 것입니다.
명실상부한 최강의 자리는 물론이요...
지금 이 자리에서 3만 7천연승을 기록함으로써, 앞으로 격투기 역사가 끝나는 순간까지도 깨어지지 않을 기록으로 남게됩니다.”
그러고 보니... 현재 내가 기록한 연승은 기존의 대회에서 쌓은 135연승에... 무도대회까지 합하면...
16호의 부전승을 제외하고 139연승...
여기에 3만 7천연승을 찍는다면, 정말로 부동의 연승 1위를 획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대기록의 달성을 앞에 두고 마음을 가다듬는 크루비츠 선수를 모셔왔습니다. 크루비츠 선수?”
“안녕하세요. 크루비츠입니다.”
“꺄아아아!!!”
“크루비츠 오빠!!!”
내 등장에 바로 소리를 질러대는 여인들...
현재 게임내에서 내 위치는 여느 아이돌 따위는 상대도 안될, 확고부동한 위치였다.
뭐, 현실세계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지금 많이 떨리실 것 같습니다. 3만 7천명 대 1이라...
만약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도전했더라면...
으으, 생각만 해도 끔찍하군요.”
그나마 만 단위이길 망정이지...
몇 십억 단위였다면, 난 일일이 가정방문을 하면서...
“저기, 1358727432번 선수분이시죠?
아직 심판이 도착하지 않았는데...
잠시 후 경기를 하도록 하죠.”
이런 식으로 집집마다 방문해서 대결을 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정말로 전세계 분들 모두가 도전하셨어도, 전 싸웠을 것입니다. 모두에게 인정받는 최강의 사나이가 되기 위해선 말이죠....”
“멋있다!!!!”
“역시 크루비츠, 최강의 사나이다운 발언이다!”
이렇게 나를 응원해주는 관객들...
하지만 선수로 등록한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
몇 십만의 경쟁자들을 꺾고 올라옴으로써,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는 걸...
겉으로는 60억 전부 덤비라고는 말했지만 대회의 특성상, 그렇게 경기는 만들 수 없었고, 스폰서 및 대회 관계자들은 수많은 지원자들 중에서 간추려서, 실력이 좋은 사람들만을 내보낸 건데, 그것이 현재의 3만 7천명이라는 현재의 숫자였다.
“어쨌든 지금 크루비츠 선수는 무척 불리한 시합을 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자신의 강함을 얘기할 때 16대 1로 붙어봤네 20대 1로 붙어봤네 이런 소리를 많이하는데, 지금은 십단위가 아닌... 만단위입니다.
그것도 경기시간을 위해서 한번에 100명씩 겨룬다고 들었습니다. 이길 수 있겠습니까?”
“이 대회의 주최자는 저고,
이 대회의 우승자도 접니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다소 교만하다 볼 수 있는 이 한 마디...
하지만, 평소 내 성격을 알고 있는 사회자는 내가 굳은 결의를 했다고 판단하고, 경기의 자세한 규칙설명에 들어갔다.
‘100명 안에 손오공 일행이 전부 들어가 있다면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따로따로 분산되어 있다면...
웃으면서 경기를 이끌 수 있다.’
일반인 전투력을 넘어서는 선수, 즉 손오공 일행에 속하는 선수들은 총 12명...
아니, C%26C에서 수리를 완료하고 참가한 16호까지 합하면 13명이었다.
야무차 따위는 참여하지도 않았고, 인간이라 불리는 녀석들 중에는 천진반과 크리링만 가세한 것일 뿐... 무튼, 이 13명이 한데 모여있다면 힘든 싸움이 될테지만, 그것만 아니라면, 설령 10명이 모여있는 100명 그룹이라도 난 이길 자신이 있었다.
“자, 그럼... 참가번호 1번부터 100번까지, 경기장 위로 올라와 주시고...”
한 무리의 개미떼가 우르르 몰려든 광경...
가히 장관이긴 하지만, 대부분이 정말 개미떼...
발로 한번 짓밟아주면 끝날 녀석들이기 때문에 나는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면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와아아아!!!!”
3만 7천대 1...
드디어 세상에서 가장 비인간스러운 경기가,
기인스러운 경기가
지금 이 자리에서 펼쳐졌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59&WTV1471013=212419410&WTV1392781=28152883&WTV1357910=293774&WTV1357911=2559270&WTV246810=83&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3. 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자!&WTV9172643=“너를 꺾고 다시 내게 최강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이봐 사탄, 그렇게 구석에 박혀있으면서 그런 소리 해도 하나도 겁나지 않는다구!”
나름대로 힘을 빼겠다 머리를 쓰는 모양이었지만, 애석하게도 그건 통하지 않았다.
인원수로 싸우는 건 이미
피콜로 대마왕전 이후부터 쓸모가 없어졌다.
기공포로 제트기도 부수는 상대에게 인원수로 밀어붙여봐야 상대가 되겠는가!
거기에다 사탄의 참가순은
내가 가장 쌩쌩할 시기인 1~100번 참가자 순...
답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자, 다음 분들 와주세요!”
아직 경기장에 바글대는 100명을 두고 그렇게 말하는 나...
오만이라고 생각되는 듯
더 열심히 달려드는 그들이지만, 양 손에 가볍게 풍압을 실어 날려보내니, 어느새 경기장은 깨끗해졌다.
“1~100번까지 장외! 다음 101번부터 200번 참가자 올라와주세요!”
이것을 시작으로 내리 3천명을 풍압으로 날려보낸 나였다.
당연히 기의 소모도 없었고, 땀 한 방울 흐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