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초반부터 최대의 힘을 발휘하는게 정석이다.
괜히 그러지 않았다가는 의도하지 않는 실수에 의해 결정적인 패배를 맛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최대의 파워에는 그것에 걸맞는 심각한 스테미너 손상이 뒤따른다.
전투력의 수치와 최대출력이 나오면서 그 아래에는 수치가 정확히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숫자가 무진장 많이 적혀있어서 외우기 힘들다.) 스테미너 막대가 있는데 내가 최대 파워의 상태가 지속되면 될수록 팍 줄어드는 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찔끔찔끔 막대의 노란빛이 줄어든다.
가랑비에도 옷이 젖는다고...
미약한 소모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그것이 사라지게 된다면, 잠을 자거나, 선두를 먹지 않는 한 움직일 수가 없다.
‘만약에 그렇다손쳐도 내가 불러해질 이유는 없지만 말이야...
크큭, 그럼 일단은 움직여보도록 할까?’
아까 손오공이 전력을 다해서 움직인 전투력 9천만...
이 정도의 기를 가볍게 모으고 난 뒤, 나는 준비운동삼아 빛의 속도로 셀을 향해 날아들었고, 셀은 그것을 가볍게 막아냄으로써, 과연 1억 3천만의 기대를 어긋나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대, 대단해...”
“어떻게 저런 스피드와 파워가 나올 수 있지?”
“이건... 인간이 낼 수 있는게 아냐...”
수만배나 느린 속도로 재생해서 보는 관중들이 말하는 소리이기도 했지만, 이것은 나름 내게 기쁨을 줬던 전사들의 입에서 나온 소리이기도 했다.
특히...
“휘유~ 크루비츠 정말로 강한데?”
“네 녀석은 분하지도 않나 카카로트!!”
“그다지... 싸우다가 보면 질 수도 있는 거잖아.
다음번에 더 강해지면 되는거 아니겠어?”
어느새 내가 건네준 선두를 먹고서 기운을 차린 오공...
그리고 그런 오공을 바라보면서 벨도 없는 녀석이라고 치부하는 베지터...
어찌 되었건 그 많은 사람들 속에서 나와 셀은 한 편의 멋진 영화를 찍어주고 있던 것이었다.
“쿠쿡, 이제 본 실력을 들어내는게 어떠신가 셀?”
“............”
“이미 18호를 꿀꺽해버린 너이기 때문에 고독은 이미 아무런 장애가 될 수 없을 터...
그 증거로 아마 넌 내게 공격을 할 수 있을거야.
그렇지?”
“.............”
“호오, 원래가 조용한 성격이었나?
그렇다면 그 입에서 비명이 나오도록 내쪽에서 모든 것을 다 보여주겠...크윽!”
더는 내 비아냥을 듣기 싫었는지 내 얼굴을 향해 강한 일격을 가한 셀...
그리고 그가 내뱉는 한마디...
“정말로 그렇군... 이제야 마음놓고 싸울 수 있겠어.”
‘무슨 이유에서건 내게 감히 주먹을 날리다니...
절대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뭐 이런 마음은 둘째치고라도, 정말로 고독이 반응을 하지 않다니...
역시 내 예상대로였다.
이로써 족쇄를 달지 않은 최고의 명경기를
내가 주최한 경기장에서
이 최강의 사나이인 내가 펼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동안 조용했다가, 공격을 한걸 보면...
이제 할 마음이 든 것 같군. 그럼...
진짜 내 실력을 보여주도록 하지!”
이제 더 있다가는 소년만화의 말도 안되는 법칙이 적용될 거 같았기에 나는 서둘러 풀파워를 가동했다.
“크아아아아아!!!!!!!!!”
1억 5천만...
이 세계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절대 강자의 힘...
그것이 이 경기장에서 화려하게 나타난 것이었다.
“이제 본편으로 들어가도록 하지.”
“나도 환영하는 바이다.”
정말로 기를 느낄 줄 모르는 건지, 아니면 자신의 전투력 증강에 눈이 멀어서 내 진짜 모습에도 당황하지 않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셀 역시도 자신의 모든 힘을 내비치면서 이 대결이 박빙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와라.”
챔피언의 자리에서만 할 수 있는 이 거만한 말투...
때문에 관중들은 아무도 내 말에 태클을 걸지 않았고, 내 기운에서 풍겨오는 무형의 압박에 눌려 어버버 말을 더듬고 있었다.
“그럼 가도록 하지.”
하지만 내 이 무언의 압박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웃으면서 공격에 들어가는 셀...
역시 강한 놈은 뭐가 달라도 다른 모양이다.
“그래봐야 이기는 건 나야!!!”
두 개의 거대한 기운이 충돌하는 그 곳에서 사람들은 더듬거리는 입을 애써 움직여 환호성을 질렀고, 이제 챔피언이 내건 말도 안되는 내기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강자의 대결에 목이 메어 응원을 할 준비만 되어있었다.
관중이라는 건 원래 그런 존재이니깐...
물론 그 팬들의 중심에 선 수많은 격투가들...
특히 지금 내 자리를 빛내준 수십의 전사들 역시...
자신이 그 강자가 되기를 제일 갈망하기는 하지만, 그게 될 수 없다면 나중을 기약하고 당장의 최강자 결투를 관람하는데 여념이 없는 그런 족속이기에...
나는 이 싸움에서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라 다짐을 하면서 셀과 맞붙은 주먹에 더욱 힘을 가해, 점차 주먹싸움에서 뒤로 밀려 당황하는 셀의 얼굴을 향해 강한 일격을 날렸다.
“퍼억!!!”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61&WTV1471013=239336643&WTV1392781=28931804&WTV1357910=293774&WTV1357911=2630073&WTV246810=91&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3. 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자!&WTV9172643=장내는 조용하다.
분명히 스크린으로는 두 명의 주먹이 충돌했을 뿐이고, 그 주먹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는데 그 주먹이 부딪혔던 장소에서 밀려온 충격파를 빠져나오고 보니 분명 비슷한 실력의 최강자 두명이 격돌한 그 장소에서 서있는 사람은 누구나 인정하는 챔피언 크루비츠, 그리고 쓰러져있는 것은 그런 챔피언의 기운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주먹을 내지른 용기있는 사내, 셀이었다.
“...............”
보통 명경기에는 환호와 박수가 울려퍼지기 나름이지만, 그 경기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아니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가히 신의 경지에 이른 경기라면, 사람들은 그게 픽션인지 의심을 하기 전에 일단은 그 영상을 조금이라도 더 음미하기 위해 모든 신체기관의 활동을 정지시킨다.
아주 순간이기는 하지만...
이것을 몇몇 사람들은
‘명경기를 보면 숨이 턱 막히는 거 같다.’
‘순간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곤 한다.
지금 그런 장면을 사람들은 처음부터 목격하게 된 것이다.
“이젠 내 위력을 실감했나?”
“크큭, 제일 먼저 한 대 맞는 사람이 지는 건 아닌 걸로 아는데...”
“아직도 깨닫지 못했다면... 다시 와라.
이번에는 네 녀석의 공격이 얼마나 약한지 깨닫게 해줄테니깐...”
“주는 기회라면 사양하지 않겠어... 크하아앗!!!”
정말 셀은 강했다.
완전체가 된 뒤의 녀석은 하나하나 내지르는 주먹에 그 이전의 셀로서는 느낄 수 없는 거대한 힘을 담을 수 있게 되었고,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는 경기의 분석력은 앞뒤 재지 않고 일단 덤비고 보는 이전의 셀과는 또다른 무서움을 안겨주고 있었다.
하지만, 앞서 말한 그 두 가지 전부 내가 한수 위이기에...
아니, 그뿐만이 아니라... 악인들만이 가질 수 있는 비정함...
그 비정함을 나 역시 그 누구보다 많이 소유하고 있기에...
그렇기에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내가 질거라는... 그런 바보같은 걱정을...
‘그렇기 때문에 난 지금 이 자리에 서 있고, 셀이 18호를 흡수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어. 그 어떤 변수가 일어나더라도 나는 최강이고, 결국의 승자는 내가 될테니깐...’
어디서 떨어지는지도 모르는 천운 따위를 바라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특히 사람이 기계를 이용해서 만들어낸 가상현실게임에서 기회, 소위 말하는 운을 바라는 건...
길거리에 떨어진 복권을 주워서 그게 1등이 되길 비는 것보다도 더 어리석은 짓이다.
사람은 노력해야 한다.
끊임없이 몸을 피로하게 만들고, 머리를 굴리면서 보다 완벽한...
기계 따위의 정확도를 훨씬 뛰어넘는 그런 완벽한 계획을 짜야하고, 그 계획에 대비해서 수많은 변수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사업도 그런 일 중 하나고, 그 외 다른 모든 일 역시 그러하다.
‘원래 즐기려고 하는게 게임 아니야?’
맞는 말이다.
이런 게임은 단순히 즐기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전투력 최강이라는 수식어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고, 초반에 주어지는 전투력 1만... 아니, 일반인 칩에서 초반에 주어지는 전투력 1천을 가지고 시골 촌구석에 들어가 거기서 왕노릇하면서 평생을 보내면 되었다.
괜히 프리저와 대면하거나, 셀과 싸울 이유는 게임을 즐기기만 할 사람이라면 가질 필요도 없었다.
물론 셀과 프리저, 이 둘을 어떻게 공략하느냐에 따라서 시골 처녀의 미와는 비교도 안되는 미를 손에 넣을 수도 있고, 그에 따른 어마어마한 부와 권력을 쥘 수도 있지만, 원래 즐기기만 할 생각인데... 여자의 미모가 무슨 소용이고, 돈과 권력이 무슨 소용인가.
어차피 현실로 돌아오면 그게 전부 내 것이 아닌 것을...
하지만 이런 게임 속에서도 배울 것이 있고, 앞서 말한 완벽한 계획... 그와 더불어 평생에 걸쳐서 짜야하는 인생플랜의 완벽 공략판을 작성하기 위해 연습삼아 이 게임을 하는 사람에게는 항상 게임 속에서 각종 사건의 중심에 설 이유가 있고, 그 중심에서 누구라도, 그 어떤 변수라도 깨부술 만한 강한 힘을 가져야만 한다.
현실도 마찬가지니깐...
평범한 삶따위는 이 세상에 없다.
공기 좋은 곳에서 오두막 한 채 지어놓고 자식들과 살려고 그래도, 그곳의 땅문서 및 오두막집을 짓기 위한 자재 비용과 기타 아이들의 양육비, 복리후생비...
행여나 아이들이 곰이나 기타 야수들에게 공격당하지 않기 위해 해놓는 울타리 및 방비시설, 무기류의 비용...
사람들이 생각하는 평범한 삶의 대표적인 모델 속에서도 돈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그리고 어차피 중간으로서의 삶을 계속 영위할 수 없다면...
무언가의 변수로 인해서 절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