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과 양다리를 못쓰게 만든 잔인함을 오공은 기억하고 있었고, 그 이야기를 듣고난 피콜로는 꿀먹은 벙어리마냥 입을 닫았다.
“난, 대결은 대결로서 끝내고, 상대를 죽이는 걸 싫어해.
이미 승패가 분명한 상황에서
상대에게 공격을 하는 것은 핍박이고, 횡포라고 봐.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어. 하지만!”
“.................”
“내 동생에게까지 내 사상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
“오, 오공...”
“내겐 내 나름대로의 전투방식이 있고, 크루비츠에게는 크루비츠 나름대로의 전투방식이 있어.
나나 피콜로, 그리고 다른 사람들 눈에는 잔인할 수 있지만...
그게 크루비츠의 전투방식이라면... 인정해야겠지.”
“...............”
“뭐, 크루비츠가 너무 강해서 가까이 가지 못하는 거기도 하지만 말이야...후훗, 하지만 그 방식이 도를 너무 벗어난다면, 베지터와 함께 나가서 크루비츠를 말릴거야.
그러니 걱정하지마. 피콜로...”
“쳇, 너란 녀석은...”
더는 설득할 거리가 없어진 피콜로는 다시 팔짱을 끼고 경기를 지켜보았고, 대다수의 전사들 역시, 자신들의 눈에 잔인하긴 하지만, 그 상대에게 죽을 뻔했다는 것을 감안...
말리지 않고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셀로서는 최선의 공격이라고 볼 수 있는 불의의 기습이, 이렇게 그녀가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실타래마저 끊어버리는 결과가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고보니 생각났어...
피콜로가 지난 무도대회에서 했던 일들이 말이야...
시간만 주어진다면 재생하겠지만,뭐... 시간을 주지 않으면 되겠지?’
드래곤볼 오리지널 마지막 천하제일 무도대회에서 피콜로는 불의의 기습으로 손오공의 가슴에 구멍을 냈고, 그뒤로 이어진 잔인한 공격에 의해 손오공은 양팔과 양 다리를 잃어야만 했다.
‘팔 두 개, 다리 두 개, 꼬리하나... 흐음, 뭐 다섯가지만 손보면 되는건가?’
솔직히 머리만 남기고 나머지 몸뚱이를 날려버릴 수 있지만, 굳이 그럴 생각은 없었다.
팔과 다리를 잃은 토르소가 되어버리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잔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럼, 시작해볼까?”
생각은 오래걸렸지만, 행동에 옮기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없었다.
“우선 오른쪽 팔!!”
“아아아악!!!”
빠르게 달려나가 셀의 오른쪽 팔을 잡아 관절기를 걸었고, 보통 이종격투기나 프로레슬링에서 보는 서브미션 기술이 그녀에게 작렬했다.
하지만 여타 경기와는 다른 점이 있었으니...
‘팔을 잡아당기는 걸로 끝나지 않고, 뽑아냈다는 정도...일까?’
어차피 재생이 가능한 녀석인만큼, 손속에 사정을 둘 이유는 전혀 없었다.
때문에 나는 암바로 들어간 상태에서 힘을 최대한으로 가해, 그녀의 오른팔을 뽑아냈고, 그런 식으로 나머지 세 기관을 아작냈다.
“하아...하아...하아...”
이미 비명을 지를 힘은 셀에겐 없었다.
팔 하나를 없앤 이후부터 그녀에게는 과도한 출혈과, 그에 따른 급격한 체력저하로 더 이상 목청을 자랑할 시간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두 다리와 팔, 마지막으로 꼬리를 뽑아냈을 때도 비명하나 지르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으음... 다행이군. 이런 잔인한 모습을 보고 성적인 욕구가 일어나지 않는게... 역시 난 정상(?)이야.’
미소녀의 반열에 오른 여인의 양팔, 양다리를 뽑아놓고서는 정상인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뭐... 할 말이 없긴 하겠지만, 어찌 되었던 나는 정상인임이 분명했다.
상대를 괴롭히고, 때리고... 잔인하게 패는 것에 성욕을 느끼는... 그런 미친놈은 아닌게 말이다.
“우웩!!!”
“더, 더는 못보겠어. 오공, 난... 이만 가볼게.”
지들도 힘조절 잘못하고 일반인을 건들면, 이렇게 만들 거면서 순수한 척 등을 돌리고 경기장을 떠나는, 천진반과 크리링등의 엑스트라들...
아마 나랑 입장을 바꿔놓는다면 녀석들은 더 심하게 하겠지...
눈앞에 있는 상대 때문에 죽을 뻔했는데...
과연 순순히 용서하고 끝낼 수 있을까...?
아마 이 경기장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의 대답은 ‘No'알 것이다.
만약에 YES라면, 애시당초
이 대회에 참가할 필요도, 전투력을 올리기 위해 애쓸 필요도 없을테니깐...
“더, 더는 안돼... 이대로 가다간 난... 난....”
이제 그녀에게 남은 시간은 1분...
1분 안에 저 사내의 숨통을 끊어야만 한다.
하지만 자신의 팔다리, 그리고 꼬리는 전부 사라져버렸다.
정말로 죽일 마음은 없는지, 이 상태에서 심장을 관통하거나, 뇌를 관통하는 공격을 하지는 않았지만, 재생을 시키려는 눈치만 보이면, 그 부위를 기공파로 태워버림으로써, 그녀로 하여금 지속적인 고통을 안겨주고 있었다.
이젠, 최강의 자리를 떠나
당장의 목숨부터 구걸해야할 처지에 있었다.
‘양패구상... 이 수밖에는 없다!’
자고로 필생즉사 필사즉생이라고 했다.
살려고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산다...
현재 셀의 처지가 그 고사성어에 딱 맞았고, 때문에 그녀는 최후의 한수...
자폭에 모든 것을 기대기로 마음먹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63&WTV1471013=256182044&WTV1392781=29052639&WTV1357910=293774&WTV1357911=2641052&WTV246810=97&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3. 셀... 달면 삼키고 쓰면 뱉자!&WTV9172643=“앞으로 30초... 이제 슬슬 고독이 반응을 보일 때가 되었군...”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30초 뒤에는 내게 충성을 맹세하는...
종속의 계약이 펼쳐지게 될 터였다.
마법이 아닌, 과학기술의 결정체... 고독에 의해서...
뭐, 무도가의 혼이네 뭐네... 셀을 잔인하게 말살시키는 과정을 무슨 수를 써서든 미화시키기는 했지만(그러지 않았다가는 정말로 미쳐버린다.) 속이 느글느글하고 기분이 안좋은건 어쩔 수 없다.
‘10초 정도 남겨두고 선두를 먹여야겠어...
그리고 고독이 다시 활동을 재개하면, 팔다리부터 재생시켜야지...’
어차피 지속적인 재생 방해공작으로 셀은 재생의 의지를 상실한 지 오래였다.
때문에 경기(?)중에도 이런 방심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크루비츠! 조심해!!!”
“으음...일단 지금 선두를 먹이... 아닛!!”
원작과 마찬가지로 자폭을 통해 양패구상을 꾀하는 셀...
팔과 다리가 없는 상태에서 몸이 점점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기존의 미소녀 캐릭터에서 뚱녀로 변하는 셀은... 인류의 멸망을 떠나서 정말 봐주기 힘들었다.
원작 캐릭터 그대로였다면 차라리 나았다.
하지만.... 상상해보라.
34-24-36을 자랑하는 늘씬한 몸매에 조각으로 깎아놓은 듯한 수려한 외모를 가진 미소녀가 점점 살이 부풀어올라서는 돼지가 되어가는 과정을...
정말로 끔찍했다.
자폭이고뭐고 그건 나중의 문제다.
급속도로 못생겨지는 얼굴의 변화로 인해, 다행히 팔다리가 없는 상황은 눈에 안 비춰졌지만...
바꿔놓고 생각해보면, 그 끔찍한 과정 때문에, 기존의 잔인함의 상징이었던 장면이 묻혀가는 것이었다.
‘어떻게든 저 돼지화 현상은 막아야돼...
잘못했다가는 끔찍한 악몽으로 변할 수 있어.’
유쾌한 잠자리를 위해서라면 이 상황을 얼른 뇌속에서 리셋시켜야만 했다.
‘자자! 방법이야 무진장 많지... 가장 먼저 원작대로...
계왕성이나 기타 다른 행성에 옮겨놓는 법...
대신 나는 재차 순간이동을 통해 지구로 오면 문제는 끝난다.’
이미 모범답안은 나와있는 상황... 거기에서 응용력을 발휘해 내 목숨까지 건질 수 있는 명답이지만...
이것은 철저히 상대방을 없앤다는 전제하에 사용가능한 것이다.
허나 애석하게도 난 셀을 수집(?)할 생각이다.
고로, 이 방법은 포기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미 수를 써놓았지...크크크크 네 스스로가 마지막 발악을 비참하게 장식하는구나!!!’
“나도 죽겠지만, 너 역시도 죽을 것이다.
이 지구를 산산조각 낼 테니깐!!!”
이시대 최고의 뚱녀로 변신하는 과정에서 읊조리는...
정말 영양가 없는 대사...
이래저래 참 마음에 안든다.
물론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말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어서 그런 것이기에...
참아주기로 했다.
어차피 최후의 발악에 어울리는 최악의 대사일테니...
“뭐, 잠시 후를 기대하라고... 정확히 고독은 10초후에 활동을 개시할테니깐...”
이미 고독은 깨어난 상태... 10초후면.. 상황종료였다.
“크크큭, 애석하게도 난 5초 뒤에 자폭한다... 3, 2, 1...”
“뭐, 뭣이!!!”
차마 말을 다 잇지 못하는 나를 뒤로하고, 경기장은 거대한 기의 집합체가 발산됨에 따라 거대한 연기구름을 형성하며 자욱한 구름 사이로 우리 둘을 감쌌다.
“크루비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