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4화 (114/188)

“도련님께서 원하시는 이상형을 말씀해주셔야...”

“일단 최저조건을 우리 집 메이드로 잡죠.

으음... 그래! 수련 정도가 괜찮겠네요.”

“수, 수련이라면...”

아버지의 불호령이 떨어진지 어언 5분이라는 세월이 흐르고...

그 긴 세월동안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마음속을 지배했고,하는 수 없다는 생각이 서서히 몸속을 지배해 들어가고 나서야 구체적으로 내 배필을 찾는 작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메이드의 장을 맡고 있는 수련...

최소한 그 정도 이상의 능력치를 가진 여인이여야만 했다.

(참고로 말하면 수련은 미국 메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시에 있는 H대학 경영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미스 유니버스에 4년 연속 당선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너무 배경이 떨어지면 한낱 메이드에 불과한 그녀들에게 무시를 당할 공산이 컸다.

그래서야, 차기 C%26C회장의 부인으로서, 사회생활하기 무진장 힘들다.

그렇다고 해서, 어린 시절부터 각 나라 유명인사들만이 참석하는 파티에 이골이 난 각국 대사관 영애나 기타 이름있는 가문의 영애들이 좋냐고 하면 그녀들 역시 별로였다.

너무 많이 봐와서 익숙하기 때문이라는...

그런류의 비평이 아니라, 정계와 경제계의 인사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두뇌싸움이, 집안까지 들어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녀들은 노는 것도 프로지만, 머리쓰는 것도 프로다.

어떻게 하면 저 거대한 돈덩어리를 우리쪽으로 끌어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다음 선거 공천 때 확실히 자신의 부친을 밀어줄 수 있도록 할 수 있을까...

각자 자신의 집에 고용된 메이드를 둔 덕에 가사일에는 전혀 재능이 없지만, 이런 쪽의 두뇌만큼은 어지간한 수재를 넘어선다.

그래서 파티장에 들어설 때마다 난 전혀 진심이 담기지 않은 유혹의 눈길을 견디기 위해 몇 시간을 지옥에 떨어진 기분으로 참았고, 될 수 있는한 그런 파티장에는 가려고 하지 않았다.

‘우리집에 소속된 메이드보다 못나면 안되고...

그렇다고 잘난 사람들 중에서 추려보면, 하나같이 나보다는 우리 집안의 돈을 노리고 들어올 여자들 뿐이니...’

차라리 게임이 나았다.

정실부인으로 앉아있는 프리저는 만인이 기억하는 악마지만, 악의 군주답게 리더쉽과 카리스마를 갖추고 있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절대 손을 벌리지 않는 타입...

‘돈이요? 크루비츠 당신이 안된다면 제가 벌어오면 되지 않나요?’

돈에 지배당하지 않고, 돈을 우습게 볼 줄 아는 여자...

돈에 대한 욕심이 전혀 없는 여자...

악마로 알려진 프리저의 본모습은 그러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히로인들 역시 이런 성격을 타고났다.

전형적인 가정주부인 치치 역시...

가족의 생계비만 걱정할 뿐, 우마왕에게 전달해줄 비자금 따위는 생각한 일 없고, 애초부터 부자였던 부르마는 말할 필요도 없다.

18호 역시 미스터 사탄에게 삥(?)뜯은 돈으로 크리링과 알콩달콩 살았을 뿐, 몰래 비자금을 만든다는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러고 보면, 반려자는 전부 게임안에 있었구만...

흐음, 그나저나 약혼자라... 누구를 골라야 하지?’

정식으로 중매인을 내세워서 유명인사의 집에 보낸다면, 100이면 100 혼쾌히 승낙할 터다.

하지만 그건 앞서도 말했듯 내 뒷배경이 좋아서 승낙하는 것일터...

그런 이들과 결혼할 바에는 평생 독신으로 산다는 게 내 이론이다.

‘그러고 보니... 아버지가 주입시킨 지론이 있었지...

회사 하나는 인수하는 것보다 

자신의 반려자를 만나는 것이 수십배는 더 어렵다고...’

막상 불호령에 약혼을 하려다 보니, 지겹게 들어서 머릿속에서 강제리셋 요청을 해뒀던 그 얘기가...

지금은 마음에 확 와닿고 있었다.

‘이쪽 업계에 뛰어든 사람들은 구멍가게를 경영하건, 이 아버지처럼 거대기업을 경영하건, 같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 예상하는건 어렵지 않다.

같은 과(?)거든!

하지만 한 여자를 아내로 삼는 건 엄청 힘든 일이다.

다른건 다 무시하더라도, 상대방이 널 얼마나 이해해줄 수 있는가, 너 또한 상대방을 얼마나 이해해줄 수 있느냐가 결혼생활의 가장 큰 요점이지.’

아마 어머니와 부부싸움을 한 다음날이었을 거다.

C%26C그룹의 경쟁회사와 동맹을 맺기 위해 현 C%26C텔레콤의 전신이었던 TS텔레콤 나광석 회장, 그분의 단 하나뿐인 영애 나혜인양과 사실상 정략결혼을 했던 아버지는, 수시로 어머니와 부부싸움을 했는데, 그때마다 여자는 신중히 골라야 한다면서 장장 3시간을 놀지도 못하게 앉히고 설교를 늘어놓으신 분이다.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

아마 이때 쓰는 말이겠지?

“우와아아아!!!! 이, 이게 개인주택이라고?”

며칠 전에 입국수속을 마치고, 드디어 자신이 일할 곳을 보게 된 20살 당찬 아가씨 미진!

그녀는 떠올렸다.

몇 달 전, 고작 집안일과 청소, 빨래등으로 대표되는 가정부... 다른 말로는 메이드를 하는데 모집인원이 50명, 그리고 자격조건이 일류대학교 졸업, 출중한 외모의 소유자...

아무리 생각해도 매치가 되지 않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더 웃긴건 그런 말도 안되는 조건에 응시한 여자들의 경쟁률만... 1500대 1일단 일류대를 나온 여자들은 전부 그쪽에 이력서를 넣고 본다는 이야기가 된다.

‘물론 보수가 대박인 점이 가장 끌리는 점이긴 하지...

더군다나 그쪽 관계자의 눈 밖에 나지만 않으면 평생직장도 보장되는 곳이잖아?’

1년 연봉이 10억이었다.

단순히 집안일만 하는데 주는 연봉이 10억...

게다가 궁궐 못지않은 저택의 한 방을 자신의 소유로 할 수 있고, 다달이 휴가가 주어지는 것도 모자라서, 자기계발비용도 전부 그룹이 댄다고 했다.

이렇게까지 나오니... 그것도 유령회사가 아닌, 세계 최대의 그룹 C%26C에서 이렇게 나오니, 학벌좀 되고, 얼굴 좀 되는 여자들치고.. 아니, 얼굴이 안되면 집안의 빚을 얻어서라도 성형을 하는 여자들도 대다수이고 그게 당연할 수밖에 없다.

집안일 1년이면 중소기업 사장님 연봉을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녀 역시, 일반 가정집에서 초중고 무사히 마치고 대학 역시 일류대를 나왔기에 앞서 말한 조건은 충분했고, 자신의 어머니가 예쁘게(?) 낳아준 덕에 외모면에서도 더 고칠 필요는 없었다.

고로, C%26C그룹 메이드로 입사할 모든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었다.

타고난 활달한 성격탓에 5개국어 면접시험에서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만점을 받을 수 있었고, 초등학교 졸업 이후에는 맞벌이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알아서 집안일을 도맡아 해와서 메이드 채용시험 최대 난관인 집안일(황금동상 윤기나게 닦기, 

한중일 그리고 양식 중 

최고난이도의 요리 세 가지를 3시간 안에 만들어내기, 이불빨래하기 등등)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덕분에 지금 그녀는 ‘설마...’라고 생각했던 연봉 10억의 집안일에 당첨되어, 로또맞은 기분으로 이곳 캐나다에 수속과정을 밟게 된 것이다.

‘어차피 개인주택이라고 해봐야 3층집 정도밖에 더 되겠어?

후훗... 성이라도 되진 않을거야.’

아직도 우리 그룹 최고의 걸작이자 최대의 크기를 자랑하는 사유저를 모르다니...

심히 불쾌해지려는 마음을 애써 다잡는다.

어차피 나중에 천천히 손보면 되는 일이니..말이다.

그리고 이제라도 우리집 크기가 어느정도인지 알게 되었으니...

넓은 아량으로 용서하기로 했다.

아무튼, 내가 약혼자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덕목을 지닌 여인을 고르는 사이, 우리 저택에서는 미진인지 미저린지 하는 여자애가 제31회 정기 메이드 입사식을 성황리에 마치고 저택에서의 첫날 밤을 맞이하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외전 없이 본편으로 ㄱㄱ싱을 외치셨지만...

외전 갑니다.

ㅋㅋ

작가가 사악한 면이 좀 있지요...큭큭큭뭐 그런것도 그런거지만...

너무 본편으로만 진행되면

이야기에 진행은 되겠지만

흥미가 떨어집니다.

독자분들도 그러실테고...

저 역시도 흥미가 떨어집니다.

이 소설은 가상현실 속에서 게임을 하는 걸 골재로 잡았습니다.

즉, 판타지 세계나 퓨판처럼

시간여행을 한다거나 차원이동으로 그곳에 완전히 갇힌게 아니라는 뜻이죠.

즉, 주인공은 주인공 나름대로의 현실세계가 있어야 합니다.

그게 필요없다면 애초에 주인공이 무슨 집안 자제인지 설정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렇다고 주인공 집안 얘기를 본편에서 하자니원활한 스토리 진행 안될 거 같아서 이렇게 외전으로 묶습니다.

이해해주시고, 외전 몇 편 쓰고 난 뒤

스토리 구상 끝나면

마인부우전... 시작하겠습니다.)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64&WTV1471013=264741200&WTV1392781=29122632&WTV1357910=293774&WTV1357911=2647412&WTV246810=100&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외전&WTV9172643=외전 : 특명 최고의 신부를 찾아라!! (2)

“으음... 정말로 없는걸까?”

“일단 수련을 데려오도록 하겠습니다.”

“그, 그건 안됩니다. 박비서님!!

괜히 그 녀석을 데려왔다가는...”

하루종일 고민한 것도 모자라서 그 다음날 밤까지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나...

이게 다 터무니없는 약혼자 타령을 한 아버지 때문이다.

가뜩이나 생각지 못한 문제봉착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메이드들의 대부... 자칭 도도함의 화신 수련을 데려왔다가는...

내 머리가 폭발할 수도 있었다.

때문에 눈치없이 수련을 데려와 본격적인 견적 뽑기(?)에 들어가려고 한 박 비서님에게 찌릿 눈짓을 주고 한 마디 하려는데...

“데려왔다가는... 뭐죠 도련님?”

“흐익!!!!!”

“제가 귀신이라도 됩니까? 왜 그렇게 놀라는 거에요!!

사람 기분 상하게...”

강림하셨다.

젠장!

“그나저나 무슨 일 때문에 절 찾으시려던 거죠 박 비서님?”

메이드들의 장을 맡고 있는 수련은 능숙한 솜씨로 홍차를 담은 크리스털 찻잔을 소리나지 않게 탁자 위에 내려놓고는 집사 역할도 겸임하고 있는 박비서님에게 감히 여쭤본다.

“넌 상관할 필요 없으니깐 업무에 복귀하도록 해.”

“죄송합니다만 현재 제 업무는 도련님의 시중들기입니다만...

업무일람표라도 보여드릴까요?”

“끄으으으...”

“참는 건 몸에 안 좋습니다. 그렇게 머리 싸매지 마시고 침실에 드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현재 시각은 밤 11시... 저 말이 나오기 딱 좋은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덕분에 나는 반박할 만한... 항변할 만한 논리적인 주장을 펼칠 수 없었다.

“오늘 업무 그만 끝내고 네 방으로 돌아가!!”

“아직 도련님께서 침실에 들지 않으셨습니다만...”

“그냥 들어가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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