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7화 (117/188)

“후훗, 물론이에요.”

몸은 다 자라서 성숙한 여인이 되었음에도 나한테는 14살 소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리엔...

왠지 모르게 귀엽다는 생각이 들어 무심결에 그녀의 볼을 꼬집어보는 나...

“아얏!!”

“녀석, 아프게 안 꼬집었어.”

“훗, 그냥 한번 아픈 척 해봤어요.”

오랜만에 본 것에 대한 반가움 때문인지 바로 집으로 안내하지 않는 리엔과 한편의 청춘드라마를 찍듯 푸른 벌판을 이리저리 뛰놀던 난 결국 해가 거의 다 지고 나서야 오두막집으로 이동했다.

“차린 것 없지만... 많이 드세요.”

“차린 것 없어도... 많이 먹을게...”

“우우!! 심술궂어.”

인사치레로 하는 말을 가볍게 농담으로 반사한 나는 정말로 빈곤하긴 하지만 하나하나 맛이 녹아있는 간단 식탁에서 저녁을 먹으면서 재잘재잘...

그동안의 추억을 풀어놓는 리엔을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아마 친동생이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애석하게도 나한테는 친동생이나 형같은 형제가 없다.

형제가 많으면 그룹을 승계할 때 복잡해진다는 아버지의 결심 때문에 나는 C%26C의 외동아들로 살게 되었고, 그 때문인지 이런 가족적인 모습을 보면 가끔 마음이 약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오빠...울어요?”

“아, 아니.. 그냥 먼지가 눈에 들어가서...”

지금처럼 말이다.

“오빠가 침대에서 자요. 전 바닥에서 자면 되니깐...”

“내가 바닥에서 잘게... 여자애는 바닥에서 자는게 아냐.”

“우우!! 손님이 제일 좋은 곳에서 자는 거죠.

그냥 얌전히 제 말 들어요.”

“난 여자는 바닥에서 재우고 혼자 침대에서 자는 파렴치한 짓은 안해.”

“아우 참... 오빠!! 그냥 침대에서 자요.”

그럭저럭 저녁식사를 마치고 난 다음, 잠자리를 두고 서로 다툼을 벌이는 다소 낯선 이 장면...

물론 내 집에는 프리저를 비롯한 여러 여자들이 살고 있다.

이곳처럼 방같은게 없는 집이 아닌, 좀 궁궐같은 집이긴 하지만 그래서 그 모두들에게 개인 방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밥 먹고 잠자리에 들어설 때면 자연스럽게 같이 자는 것이 일상화 되어있었고, 그런 탓에 우리 집...

아니, 저택이라는 말이 맞겠지? 무튼...

그곳에는 거대한 침대를 들여놓은 방이 하나 있고, 지극히 개인적인 용무로 밤을 새거나, 기타 일이 생기는 것을 제외한다면 저택에 기거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 침대에서 같이 잠을 잔다.

이게 당연한 일상이었기에... 이렇게 바닥에서 자네...

침대에서 자네 이런 싸움은 낯설 수밖에 없었다.

“그럼 같이 자자...”

“네?”

“너는 내가 침대에서 잤으면 좋겠고, 나는 네가 침대에서 잤으면 좋겠고... 그러니깐 같이 자자구...

침대가 그렇게 좁은 것도 아니니깐...”

사춘기 시절... 유일한 육친인 할아버지에게 떨어지고 싶지 않았던 리엔은 매일같이 할아버지랑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잤고, 때문에 침대는 2인용으로 현재 둘이서 자기엔 안성맞춤이었다.

“하, 하지만...”

“자꾸 그러면 오빠 그냥 갈거야.”

그러면서 오두막집의 문을 열고 나서자 당연히 들려오는 목소리...

“아, 알았어요!!”

“에휴... 어린애 하나 데리고 자는게 왜 이렇게 힘든지...”

“오빠앗!!!!”

“하하하하...”

뭐 이래저래해서 같이 잠자리에 든 나...

‘계획대로다.’

그렇다.

늘 히로인들과의 관계에 싫증이 난 나는 잠시 외도(?)를 하기 위해 히로인이 아닌 인물 중 유일한 인연이었던 리엔을 찾아 모처럼만의 재회를 핑계로 하룻밤을 보내려는 것이었다.

뭐...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이라고나 할까?

평범한 사람들이 보기에는 복에 겨워서 헛소리를 한다고 하겠지만... 태어나면서부터 복에 겨웠던 사람은 보통 사람보다 욕심주머니가 크다.

서민의 잣대로 감히 내 욕망을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고로 초특급 미녀 여러 명과의 동시취침이 일상생활인 나라도 이렇게 가끔은 시골처녀의 새하얀 마음에 나만의 붓으로 그림을 그릴 생각이 무럭무럭 피어오를 수 있고, 또 그걸 실행에 옮길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저택의 일은 프리저에게 맡기고 한적한 시골로 온게 아닌가!

가진 자의 여유...

아직 마인부우와의 대전은 5년이라는 세월이 남아있기에...

이런 외도는 내게 있어서 유쾌한 해프닝 유일한 자극제가 되는 것이다.

‘크크크크... 그 할아범이 죽길 다행이야...

처음부터 나를 경계하는게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

하늘... 아니 프로그래밍된 상황마저도 나를 따르고 있으니, 이 얼마나 유쾌한 일이 아닐소냐...

장황한 설명을 포함한 나의 독백은 

“다 됐어요. 이제 돌아봐도 돼요.”라고 말하면서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먼저 들어간 소녀의 외침이 있기까지 계속 되었다.

정말로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깊은 밤이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65&WTV1471013=273535967&WTV1392781=29213712&WTV1357910=293774&WTV1357911=2655689&WTV246810=103&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4. 마지막 악마 부우... 새롭게 펼쳐지는 크루비츠 전기&WTV9172643=“오빠, 자는 거에요?”

“아니. 왠지 잠이 안온다.”

“헤헤... 나도 그런데”

“착한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돼요.”

“우우!! 나도 이제 숙녀라구요!!”

“후훗... 마지막에 본게 어렸을 때라서 오빠는 잘 모르겠는걸?”

“자꾸 놀릴거에요?”

“알았어, 그만할게...”

고요한 적막이 흐르는 밤에

단 둘, 그것도 남녀로 이루어진 단 둘만이 있는 오두막집은 무언가 소름이 끼친다기보다는 로맨틱한 냄새가 풀풀 풍겨보였다.

도시에서 연인들끼리 풍기는... 무언가 세련되면서도 정석적인 로맨스가 아닌...

순진무구한 시골처녀와 청년이 만들어가는 순수한 멜로라고나 할까?

여튼 그런 기운이 뭉실뭉실 오두막집 안에서 풍겨나오고 있었다.

‘선택은 두가지 우연을 가장한 덮침이냐, 아니면 대놓고 덮침이냐... 물론 덮치지 않는다는 답안은 있지만 없는 걸로 해두고... 흐음, 일단은 우연을 가장한 덮침으로 가볼까?’

생각을 마친 다음의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나다.

일단 돌아누워있는 리엔의 허리위로 내 팔뚝을 올리는 것으로 우연을 차근차근 만들어가기로 했다.

“오, 오빠!!”

“미안... 난 이런 식으로 팔을 올려야 잠이 잘 오거든...

그래서 우리집 침대에는 항상 인형이 있어.”

“그, 그래도...”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야? 어른들은 이런거 가지고 뭐라 안그런다?”

실제로 성인 여성을 상대로(물론 우리 집 메이드들은 예외다.) 이런 짓을 하면 대부분이 뭐라 그러면서 동시에 경찰을 부르던가 범죄라 부르짖으며 응징을 가하지만, 나이는 먹었어도 순박한 시골에서 자란 덕에 도시여자들...

성인여성들의 습성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리엔은 

‘난 성인여성이다.’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잘록한 허리 위에 올린 내 팔을 거부하기는커녕 대담하게도 바짝 끌어당겼다.

‘후훗, 이래서 처음이 좋다니깐... 손오공처럼 바보같은 백치만 아니면 이런 반응은 얼마든지 환영이라구~~’

오랜만에 본 오빠한테 자신은 어린애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하는 행동...

꽤나 귀여운 모습이라서 이것만으로도 새근새근, 잠이 잘 올 수도 있을 거 같지만 애석하게도 내 방문 목적에는 위배되는 사상이기에, 난 어설프게 팔을 끌어당긴 것을 핑계로 좀더 그녀에게 바짝 다가갔다.

“오빠... 이상해요.”

“으응?”

“이런 건 부부가 아니면...”

“남매도 자주 하는 포즈야.”

과연 남매들끼리 잠을 잘 때 오빠, 혹은 남동생이 누나 혹은 여동생의 허리를 안고서 몸을 최대한 밀착한 채 잘것인지는... 나중에 따져보기로 하고, 여튼 나나 리엔이나 서로 형제자매가 없는 건 마찬가지이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자, 여기까지는 우연의 전초전이고...

이제 본격적은 우연루트를 밟아보실까?’

본격적이라고 해봐야 별거 없었다.

잠들어있는 내 분신을 깨워서 리엔의 하반신 부근 아무곳을 가끔 톡톡 건드리는 것 뿐...

성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경험이 부족하고 순진무구한 시골처녀의 캐릭터를 가진 여성이라면 이것만으로도 모든 안배는 끝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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