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아암...”
“대계왕님... 대계왕님?”
“하아암... 왜 그러지 피엘.
분명 준결승전이 되기 전까지는 깨우지 말라고 하지 않았나?”
“그 준결승이 시작할 때가 되어서 대계왕님을 깨웠습니다.”
“뭐...뭐라고?”
보통 정기적으로 열리는 무도대회에서의 4강전은 못해도 5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하지만 개회식을 알리고 64강부터 지금 4강까지 걸린 시간은...
“2...2시간 30분.”
“8강에서 두 명이 기권을 외친 것이 시간단축의 지대한 공을 세웠습니다.”
“그 두명은 어디 소속인가?”
“남쪽 은하의 윌 캐터피 선수와 서쪽 은하의 베이턴 선수입니다.”
“흐음... 폐회식 다음에 서쪽, 남쪽 계왕들에게 잠시 면담 좀 하자고 알리게.”
“알겠습니다. 대계왕님.”
‘노인네의 몇 안되는 즐거운 낮잠시간을 방해하다니...
가만히 있지 않으리라...’
남쪽 은하의 경우에는 경기 시작 이전에 몸 풀기로 매가 쏘아올린 기공파가 행성 하나를 날리는 모습을 보고 기권을 했지만 직접 보지 못한 대계왕이니 그런 걸 배려해 줄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고, 대계왕 직속 비서 피엘 역시도 그런 겁쟁이를 보호해줄 생각은 추호도 없는 듯 했다.
“자 그럼 은하제일 무도대회 4강! 준결승전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양 선수!
입장해주시기 바랍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66&WTV1471013=289093752&WTV1392781=29445922&WTV1357910=293774&WTV1357911=2676794&WTV246810=108&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4. 마지막 악마 부우... 새롭게 펼쳐지는 크루비츠 전기&WTV9172643=‘이거이거... 예상은 했지만... 조금 심한걸?’
16강과 8강을 쉽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나름 짐작했지만, 막상 앞에서 보니... 이래저래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었다.
일신의 전투력도 꽤 되는 건 사실이다.
3천만 정도의 전투력이면...
그럭저럭 전투력만으로도 한 실력 할 수 있을 정도...
하지만 레이 첸의 본 실력은 그것이 아니었다.
“하아... 이래도 덤비실 건가요?”
관중을 비롯 제3자의 시선에서 볼 때는 그저 가만히 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싸우는 상대에게는 그렇지 않았으니...
“방중술... 이라는 건가? 허 참...”
자연스럽게 나오는 고혹적인 자태, 상대방을 녹아버리게 만들 거 같은 매혹적인 눈빛, 때때로 살짝 입술 주변을 핥아주는 혀...
3천만의 전투력이 없이도 충분히 4강에 오를 만한 실력이다.
‘하지만 상대를 잘못 찾았지...큭큭큭...’
고작 방중술 따위에 걸릴 거라면 지금 이 생활 하기 힘들 것이다.
“하아... 사회자, 얼른 시합 개시하죠.”
“꿀꺽...아, 아 네!!”
저 사회자도 방중술에 걸린 모양이다.
침을 꿀꺽 삼키면서 잠시 얼이 나가 있던 걸 보니...
애초에 버섯 머리일 때부터 알아봤단 말이지...
“그럼 시, 시합 시작하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난
5배 계왕권으로 신기루를 사용했다.
온통 붉은 색으로 일변한 경기장...
그 속에서 무차별적인 공격에 괴로워하는 여닌자의 모습...
“푸훗!!”
“푸으읍.. 어, 어떻게 저런...”
“고속의 스피드를 이용한 무차별 공격이구만.
다른 건 몰라도 고속의 스피드를 제어하는 것 하나만큼은 대단한걸?”
“대계왕님... 코피는 닦고 말씀하심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경기장의 분위기가 어떤지는 알 것이다.
“이, 이놈의 계왕들이... 전원 눈 안돌려?”
유일한 여성 계왕인 동쪽 계왕이 신기루가 만들어준 고혹적인 모습에 도취된 세 계왕의 이성을 돌리려고 애써봤지만 소용없었고, 닦아도 닦아도 연신 흘러나오는 코피 때문에 이만저만 고충이 아니었던 피엘과 얼굴이 마주치면서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는.. 웃지못할 상황이 연출되었다.
그리고...
“하아..하아...하아...”
“항복하는게 낫지 않겠어?”
무차별적인 공격에 제대로 반항도 못해보고 바닥에 쓰러져 버린 여닌자 레이 첸...
이에 사회자는 카운트 다운을 세기 시작했고, 여신의 자태라도 본 듯한 얼굴로 얼이 잔뜩 빠져있던 경기장 관중들은 그제서야 하나 둘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이왕이면 일어나지 않는 걸 추천하겠어.
괜히 일어났다가는 더 따끔한 맛을 보여줄테니 말이야...”
“.........”
어차피 일어날 수 없다는 걸 확신한 상태라 그 말을 마지막으로 터벅터벅 경기장 밖으로 향하는 나였으나...
“하아.. 어머? 그대로 내려가면 장외패로 제가 승리할텐데... 괜찮나요?”
“!!!!!!!”
심각한 데미지를 주었음에도,
전신이 엉망진창이 되었음에도 웃으면서 일어난 여닌자씨...
“이것보다 더 따끔한 맛이라니... 한번, 맛보고 싶은데요? 후훗...”
‘M인 건가...’
맞으면 맞을 수록 더 큰 쾌감을 느낀다는...
소위 변태성욕자를 지칭하는 단어 M...
4강 대진의 상대가...
미모도 수준급인 여닌자이지만... M이라니...
“절망적이군.”
자신의 전투력의 두 배 이상의 데미지를 가했는데도 웃으면서 일어난다라... 그렇다면 답은
“정해져 있지. 몸이 버틸 수 없을 정도의 데미지를 입히면 되는 거니깐 말이야.”
쾌감을 느낀다고는 해도 몸은 만신창이일 터...
그걸 인지하고 있는 이상, 앞서 공격한 것에 몇 배에 달하는 데미지를 입히면...
필시 저 닌자는 맥을 못추고 쓰러질 것이다.
쓰러지면서까지 쾌감을 느낄지는 메조히스트가 아닌 나로서는 알 도리가 없지만...
“슈퍼사이어인의 모습을 보는건 아마 네가 처음일 것이다. 크크크크...”
그리고 등장한 황금빛 전사...
평소 황금을 사랑하는 동쪽 계왕은 찰랑이는 황금빛 머릿결을 바라보면서
‘저걸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오호호호호!!
저 남자... 내 걸로 만들어야 겠는걸?’
이라는 끔찍한 상상을 하고 있었고, 대계왕 휘하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새롭게 변신한 내 모습에 벙쪄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자, 쓰러지면서 쾌감을 느낄지 고통으로 다가올지는 알아서 생각해보라구. 베이비?”
“멋진데 허니?”
젠장... 메조히스트란 걸 안 이상, 싹 사라져버린 포획 프로젝트...
때리면 때릴수록 흥분하는 타입이라니...
생각만 해도 끔찍했기에, 더 이상한 소리를 듣기 전에 녀석을 날려버리기로 결심했다.
“M만 아니었다면 (나한테)
사랑받을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어머? 나 이래뵈도 S기질도 있다구~~”
“.....잘 가라.”
“으응? 꺄아아악!!!”
슈퍼사이어인 상태에서 사용한 신기루...
통상 1억 5천만에 달하는 거대한 데미지가 그녀에게 직격탄으로 꽂히기 시작했다.
“하악..하악... 하아아악!!”
‘젠장, 신음이 아닌 비명을 질러야지!!!’
비명도 한순간, 이 모든 데미지를 쾌감으로 느끼기 시작했는지 그녀의 얼굴은 미소로 가득했고, 경기장의 관중들 역시 배경만 붉은 색에서 황금색으로 바뀌었을 뿐, 여전히 고혹스런 자태로 신음을 내지르는 여닌자를 바라보면서 저마다 흥분의 도가니탕을 만들고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