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2번째 퓨전에 성공한다면 나와 대결하러 올 것이 뻔했다.
이렇게 쉬고 있는 와중에도 수련과 기타 사천왕들은 차근차근 잔챙이 처리에 열을 올리고 있었기 때문에...
‘전투력 차이가 너무 심해서... 사천왕과 기타 다른 녀석들이 힘을 모아서 싸워도 상대가 안돼.
그럼... 그 수밖에는 없는건가?’
몸 속이 흐물거리는거 같아서 더는 사용하고 싶지 않았던 그 기술...
그걸 사용해야 되는 것인지... 진심으로 나는 고뇌했고, 이윽고 티타임을 다 마치고 난 뒤에는...
“그 수밖에는 없어...”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렇게... 프리저와 셀의 퓨전이 풀린지도 어언 1시간 째...
잔챙이들의 수는 5천까지 줄어있었고, 3위를 유지하던 난 8위까지 밀려나게 되었다.
(사천왕의 활약과 손오공 부자(?)의 활약으로 그렇게까지 떨어진 것이다.)
“자 그럼... 슬슬 치고 올라가 볼까?”
현재 내 밑에 랭크되어 있는건 피콜로... 그 외에도 천진반, 크리링, 야무차등이 있었다.
“우선은... 내 밑에 어슬렁거리는 잔챙이부터!!”
초전박살이라는 단어를 알기에...
난 그들의 기가 느껴지는 곳으로 날아갔고,
“이런... 크루비츠가 어째서 여기에...”
맨 처음 내 레이더망에 걸린 것은 크리링과 천진반 콤비였다.
“이제 이 대회도 끝낼 때가 된거 같아서 말이죠.”
두 명의 대머리 콤비는 여자인 탓에 긴 머리를 찰랑이며 전투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이젠 애석하게도 그럴 수 없게 되었다.
“천진반, 그냥 항복할까?”
역시 현실적인 크리링...
그에 비해 천진반은
“미안 크리링, 질거란 건 알지만, 그래도 도전해보고 싶어.”
“하..하하... 그래야겠지?”
그놈의 바보같은 호승심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도 모른채 그녀들은 자세를 잡았고, 그리고 정확히 5초 후...
“크으윽...”
“불이 꺼진 모양이네요. 자자, 불 꺼진 팔찌의 가운데를 두 번 누르면 의료반이 올겁니다.
그럼 전 이만”
딱히 슈퍼사이어인으로 변신할 필요도 없었다.
이런 잔챙이한테는...
“커헉!!”
분수도 모르고 대회에 나온 야무차의 경우도...
“크으.. 제길! 분하다.”
이미 자신의 레벨은 한참 뛰어넘은 상대에게 분함을 느끼는 피콜로의 경우도...
내겐 그냥 귀여운 재롱둥이일 뿐이다.
그리고...
“오랜만이야. 누나!”
“내 차례인가?”
“응. 그전에 우선!”
재빨리 손오공에게 다가가는 나...
“빠, 빠르다.”
믿기지 않는 속도로 그녀에게 놀라움을 심어준 사이...
그 옆에서는...
“아, 아버지...”
“오반!!”
“퓨전할 수도 있으니깐, 미리미리 위험은 제거해야되지 않겠어?”
“이런... 하아, 그래. 퓨전따위에 의지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겠지?”
드디어 원작 최강의 주인공과 게임 속 최강의 플레이어와의 대결이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74&WTV1471013=343574125&WTV1392781=30235898&WTV1357910=293774&WTV1357911=2748593&WTV246810=125&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4. 마지막 악마 부우... 새롭게 펼쳐지는 크루비츠 전기&WTV9172643=“실력이 많이 늘었어. 그렇지 누나?”
“..........”
“이런이런... 가볍게 즐기자니깐.
그런 얼굴로 싸워봐야 피부에 주름만 생기고 안 좋아.”
“제길...”
“스트레스는 미용의 적! 너무 무리하지 말고, 나처럼 느긋하게... 슬로우 슬로우, 무슨 말인지 알겠어?”
“제기랄!!!”
그 어떤 이의 침입도 허락지 않는 도시의 한 공간...
거기에서는 한계를 초월한
두 전사의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둘다 황금색의 긴 머리칼을 소유하고 있었고, 사내의 경우나, 여인의 경우 둘다 살펴보아도 눈매가 날카롭고 인상을 쓰고 있다는 공통점으로 미루어보건대 둘다 비슷하거나 같은 경지의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듯 싶다.
그런데도 밀리는 것은 여자 쪽...
확실히 공세를 퍼붓고는 있지만, 막히거나 그게 아니면 사내가 피해버리기에 헛손질에 지쳐나가는 건 여자쪽이라 볼 수 있었다.
“애써 똑같은 슈퍼사이어인3까지 맞춰주고 있는데...
그렇게 날 실망시켜서야 쓰나. 누나는 적어도 베지터처럼 전투를 할 때 이성을 잃어버리는 바보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말이 많아졌구나. 크루비츠...”
“싸움이 아니고 대련이니깐, 말이 많을 수밖에 없지.
누나한테는 지금 이 싸움이 생사를 건 사투로 느껴지는 건가?”
“베지터가 사이어인은 전투를 할 때 사이어인의 긍지를 가지고 싸워야 된다고 툭하면 떠들었는데... 이제야 그 기분을 이해하겠어.”
계속된 공세에 지쳐서 헉헉대는 오공이지만 그녀의 눈빛은 아직도 살아있었다.
일찌감치 절망의 늪에 빠져버렸던 베지터와는 상당히 다른 눈이라 할 수 있겠다.
‘그래봐야 달라지는건 없지만 말이지.’
만화와 게임은 차이가 있다.
비록 소년만화스러운 부분을 집어넣었다고는 해도 이것은 게임이다.
언제든 현실과는 다른 비현실적인 존재의 출현으로 승패가 바뀌는 만화와는 다른 것이다.
“이대로 끝나는게 좋겠지? 누나...”
“어차피 승패는 결정되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싸우겠어.”
“저런저런... 한동안 안아주지 않았다고 화내는 걸까나?”
일부러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 대련을 즐길 수 있도록 대화를 유도해보지만 돌아오는 건 자세를 고쳐잡는 그녀의 모습 뿐...
결국 난 슈퍼사이어인3가 낼 수 있는 최대의 힘으로 그녀를 빠르게 제압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일찍 쉴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로 했다.
“하아..하아..”
“결국엔 내가 이겼네. 그치?”
“하..하하... 승패를 알고서 싸우니깐 최선을 다해도 기분은 씁쓸하네...”
온 힘이 다 빠져서 바닥에 널부러진 손오공...
그런 손오공과는 달리 근처의 의자위에 앉아 언제 이곳에 전투가 일어났냐는듯 신문을 펴드는 나...
빈부의 격차까지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현 상황은 손오공에겐 비참했고, 내겐 호의적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크루비츠...”
“응?”
“프리저와 셀... 이 두명의 퓨전은 어떻게 막을거지?”
현재의 상황에서도 의표를 찌르는 손오공의 질문...
“글쎄... 후훗, 그보다도 누나 그렇게 누워있으면 다 보여.”
하지만 손오공에게 샐리저 공략방법을 말할 내가 아니지.
은근슬쩍 말을 돌려버린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정말로 장장 10여분에 이르는 사투 속에서 찢어지고 땀에 젖어 손오공의 도복은 방어 이외에도 신체를 가린다는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손오공의 도복이 찢어지면 찢어질수록 이길 확률이 높다.’
드래곤볼 세계에서는 이런 공식이 있지만, 애석하게도 게임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왜냐?
“뭘... 싸우는 내내 가슴에 땀차서 죽을 거 같았는데...
시원해서 좋기만 한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