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저기 모여있습니다.”
“그렇군요... 아직은 때를 기다리는 모양이니, 우리도 일단은 저들에게 가는 것이...”
“안됩니다!”
항상 계왕신의 말에 절대복종하는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절대거부를 선언하는 키비토...
의아한 계왕신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의 주장을 밀어붙이기로 했다.
“아까의 불찰이라면 참으면 그만...
단독행동보다는 함께 뭉치는 게 이롭다는 사실은 키비토 당신도 알고 있을텐데요.”
“그렇지만...”
“무례하면 그만큼 미개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꼴입니다.
미개인이라 생각하고 무례를 참는다면 되는거 아니겠습니까?
신계에 사는 신으로서 그 정도 무례는 이해해줘야지요.”
“역시 계왕신님... 저같은 소인배와는 달리 마음이 넓으시군요.”
“후훗... 아셨다면, 불쾌하더라도 저들에게 손을 먼저 건네봅시다. 여기까지 따라온 이상 저들도 우리를 무시할 수는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그들은 바비디에게는 들키지 않게 조심조심 땅으로...
우리 일행이 있는 곳으로 내려왔다.
‘뭐? 미개하다는걸 스스로 인정해? 허 참... 그럼 그 미개한 족속들보다 못한 힘을 가진 주제에...
그것도 모자라 미개인들에게 힘을 빌려 우주의 재앙 마인부우를 해치우려고 하는 주제에 지들은 신이라 이건가? 웃기는군...’
그들의 말쯤이야... 굳이 들으려 하지 않아도 들린다.
전투력이 상승함에 따라 들을 수 있는 범위도 점점 넓어져...
이제는 반경 10km이내에 개미 걷는 소리까지도들을 수 있는 경지에 이르렀으니...
하도 소리가 많아, 스토리에 도움이 되는 얘기나 친분이 있는 사람들의 소리 이외에는 전부 듣지 않게 설정해뒀지만, 그래도 잘 들리는건 잘 들리는 거다.
‘그래... 이제 데브라도 나올 때가 되었는데...
어디 한번 당해보라지.’
그래도 엎드려 절만 한다면야 데브라의 공격으로부터 키비토 녀석을 구해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감히 뒷구녕으로 호박씨를 까다니...
앞에다 대놓고 말해도 기분이 더럽긴 하지만, 뒤에다 대고 호박씨를 까는게 난 제일 싫다.
그게 아무리 초면에 상대방에게 대놓고 말할 수 없어 뒤에다 말하는 거라 해도 말이다.
‘그런고로 키비토 넌... 소멸 확정이다.’
암암! 그런 녀석에게는 드래곤볼을 이용한 부활도 아깝다.
“그보다도... 이제 애송이 하나가 나올 때 되었는데...
베지터, 주의 좀 끌어보지 그래.”
“명령하지 말라고 했을텐데...”
“호오, 그러셔? 모처럼 전투의 맨 처음을 장식할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그런 멋진 장면을 댁이 연출하지 않겠다면야... 수련? 네가 주변에 기공파를 약하게 날려서 주의 좀 끌어라.”
여전히 나한테는 삐딱하지만, 그렇다 해서 베지터를 다루지 못하는 건 아니기에, 난 고육지책을 쓰고 있었다.
베지터의 성격상 가장 잘 맞는 방법을... 말이다.
그리고 그 효과는 직빵이었다.
“멋진 장면...”
“사이어인의 왕자가 아니면 똑같은 일을 해도 돋보일 수가 없지. 마계의 왕 데브라에겐 사이어인의 왕자만큼 메리트 있는 것도 없을테니 말이야...
그거 알아? 저들이 원하는건 강자야.
무술대회에서 발길질 몇 번 해대는 허접들 말고 진짜 강자...”
“그, 그렇다면야... 대신! 네 수작에 놀아나는게 아니라는 사실은 분명히 해두고 싶다.”
딴에는 진짜 자신이 주인공이라도 되는양, 갖은 폼은 다 잡고 바비디 거처에 기공포를 날려대는 베지터...
“저런... 너무 세게하면 띨빵 마법사 죽을 수 있자너...
조금은 살살하라구.”
“계속 말하지만... 나한테 명령하지마!!!”
그리고 소란을 떤지 한 1분쯤 되었을까?
“감히 바비디님의 처소에 장난을 치다니... 어떤 놈이냐!!!”
두 개의 뿔이 달린... 분홍과 빨강 사이의 색깔을 피부색으로 지닌 글래머 여인 한 명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여인은 멀찍이서 우리들을 살핀 뒤...
제일 만만해 보이는 키비토와 계왕신 앞에 다가갔다.
그리고 원작 그대로의 모습으로... 하지만 남성의 모습이 아닌 여성의 모습으로... 씨익 웃으면서 활짝 펴든 손바닥으로 키비토의 죽음을 알려왔다.
(여기는 원작 그대로... 키비토는 이렇게 죽었습니다.
무천도사랑 똑같이 해버려 이걸?
어차피 덴데에다가 순간이동 능력만 짬뽕한 놈인데...
어쩔까요 이거?)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81&WTV1471013=367935190&WTV1392781=30432193&WTV1357910=293774&WTV1357911=2766430&WTV246810=133&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4. 마지막 악마 부우... 새롭게 펼쳐지는 크루비츠 전기&WTV9172643=“키비토!!!!”
“이게 누구신가... 신인 주제에 꽁무니 빼고 달아나기 바쁜 계왕신 아닌가...”
“데, 데브라 이 자식...”
“............”
“옆에 있는 녀석들은 뭐지?
바비디 님을 없애기 위해서 고용한 건가?”
“네, 네녀석이 잘도 키비토를... 하앗!!”
유일하게 자신의 편이었던 키비토의 죽음...
그것은 계왕신을 분노하게 만들기엔 충분했지만,
전력을 다해 날린 기공포를
웃으면서 받아친 데브라에겐 역부족이었다.
“아무래도 나 데브라의 등장에 전부 겁을 집어먹은 것 같군...”
“크루비츠씨... 제게 힘을 좀...”
“내가 왜 그래야 하지?”
도움의 손길을 청해온 계왕신
마인 부우의 거처를 찾으려고 매체까지 이용한 걸로 봐선나 역시도 저들에게 호의를 품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에, 적의 적은 동지라는 마음으로 내게 손을 뻗었겠지만
‘뻗는다고 다 받아줄만큼 난 착한 녀석이 아니라서 말이야...’
행여나 내 지시와 상관없이 움직일 베지터 녀석의 경우...
데브라 등장 직전 후두부를 가격, 현재 기절 중에 있었고, 손오공 역시 내 주의를 받고서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무리 선의의 편이라지만 아무 안면도 없는 사람의 죽음에 발끈할 만큼 손오공은 바보가 아니다.
“그, 그건...”
“하하하하!!! 이거 계왕신이 고용한 용병이라도 되는 줄 알았는데, 한낱 피라미에 불과하잖아?”
“어이 양갈래 뿔박은 분홍 대가리...
나 크루비츠가 말할 때는 조용히 입좀 다물어주겠어?”
“이...이 자식이!!!”
원래 악역인 녀석들 치고 인내심이 최고치로 설정된 녀석은 드물다.
데브라 역시 인내심 없기로는 서열 10위 내에 드는 녀석이었고, 나 역시 그것을 알기 때문에 데브라에게 모욕적인 언행을 한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저 녀석의 페이스에 말려서 우주선에 들어간다는... 짜증나는 설정이 되기 때문에, 어떻게든 내 페이스로 끌고갈 필요가 있었다.
“죽어라!!”
게다가 상황이 내 페이스로 가도록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도와주는 데브라...
이것으로 현 상황을 이끄는 사람은 내가 되었다.
그녀의 기공포를 가볍게 손으로 쥐면서 말이다.
“어, 어떻게...”
“이딴 거 나한텐 안통하니깐... 어쨌든 내가 왜 힘을 빌려줘야 되지?”
“크, 크루비츠씨...”
“날... 이 마계의 여왕 데브라를 무시하는 거냐!!”
‘젠장 대화 한마디를 제대로 못하게 만드는구만.’
“수련, 저 녀석 생포해서 입을 막아버려, 이미 예방접종은 다 했으니, 침같은 거 뱉어도 그냥 무시하고...”
“알겠습니다. 대장님...”
그리고 10초도 안되어 내 앞에 데브라가 무릎꿇음으로써 상황은 종료되었다.
“하아, 이제 방해할 녀석은 없겠군. 다시 묻죠, 내가 왜 당신을 도와야 합니까?”
“그, 그거야 힘을 합쳐서 마인 부우의 부활을 저지...”
“저지? 웃기지 말아요. 마인부우 부활하는거 보고싶어서 여기로 온겁니다. 알고는 계시나요?”
“부, 부활을 보고싶어서...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