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6화 (156/188)

‘번쩍!!’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눈빛이 돌변하는 프리저...

“혹시라도 계왕신계에서 나 몰래 크루비츠를 건들기라도 하면...

신에게 있어서 죽음의 고통이 얼마나 무서운지 느끼게 해주겠어요.”

“하..아하하하...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그 분이 어떤 분인데...”

그녀의 살기에 감히 대항하지 못해서, 신이면서도 입을 뻐끔거리는 계왕신...

그와 동시에 ‘입 뻐끔거리기 = 바람의 징조’로 해석해버린 프리저의 추가질문공격쇄도...

신이면서도 겨우 그따위 심리전도 견디지 못해 결국...

“당신만 알아야 해요.”라고 말함으로써...

이런 대답이 나오게 되면 99%25이상 당신만 아는게 아니게 되는 사실을 폭로해 버린다.

끈기 없는 녀석...

“크, 크루비츠가... 이 우주를 창조한 창조신?”

“신 중의 신... 신들의 주인인 주신이 크루비츠님의 정체입니다.”

“마, 말도 안돼...”

뭐 이렇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계왕신의 발언에...

나와의 첫만남부터 지금까지의 일을 일일이 대조해보면서 주신의 증거를 프리저가 찾아내는 사이, 나는 의식을 모두 마치고, 자리에 앉아 노계왕신과 마주보면서 파워업의 길에 들어섰다.

한편 내가 파워업의 길로 들어선 사이...

‘일어나라.’

“누, 누구?”

‘네 녀석의 숨겨진 파괴본능을 이끌어내라.’

“누구냐? 크으...”

내 몸속 깊은 곳에 묻혀있던 마인부우는 자신에게 잠재된 무언가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여..여기는, 아니 그것보다도 이건 뭐지?”

끝도없이 자신을 속박해왔다가, 이제는 하나의 구체가 되어 자신의 몸에 끈덕지게 달라붙은 모종의 세포질...

있는 힘껏 떼어내려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인부우가 힘을 내면 낼수록 그 힘이 전부 구체의 안쪽으로 스며들어갔다.

‘소용없어. 네가 힘을 쓰면 쓸수록 그 힘이 다 녀석의 힘으로 바뀔테니깐...’

“어떻게 해야하지 그럼?”

도무지 뗄 방법이 떠오르지 않자 절망적인 얼굴로 자신의 몸 속에 퍼지는 의문의 목소리를 향해 이야기하는 마인부우...

‘녀석이 파워업을 시도하고 있다. 녀석의 눈을 통해 훔쳐본 결과, 어떤 늙은이가 녀석의 전투력을 엄청나게 끌어주고 있더군.’

“그래서...”

‘네가 갇힌 곳은 녀석의 몸 안... 까놓고 보면 너 역시도 녀석 신체의 일부이니... 너에게도 믿을 수 없는 파워업이 진행될테지...’

“파워..업?”

‘그렇다. 녀석의 마음속을 들여다본 결과, 머지않아 널 꺼내줄 심산인 모양이니... 행여라도 네 녀석이 정신이 들었단 의심이 생겨나지 않도록 반항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라.’

“아, 알겠어. 그런데 있잖아?”

‘무슨 일이라도 있는가?’

“나 배고파...”

‘..................’

그와 동시에 마음속 외침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래, 내 예상이 맞다면 분명 내 본체도 파워업을 할 수 있게 될거야. 하지만, 이 녀석도 파워업을 하게 되겠지... 그럼, 파워업은 하나마나...

아니, 그것보다도 이 녀석의 사념... 엿보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써서... 결국 조금이나마 살폈지만, 파괴본능...아니, 힘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 자체가...

나와 같아. 단순히 나보다 강해서 죽여야겠다...

이런 생각따윌 품을 여유가 없어. 일단은 이 녀석에게서 달아나는게 우선이야...’

머릿속에 온통 먹을 것으로만 가득한 본체와는 다르게 원작에서 나타난 악의 부우... 하지만 여기서는 일개 사념체에 불과한 그 녀석은 아주 우연하게 들춰본 내 생각을 읽고는 있지도 않은 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순수악...

단순히 파괴본능이 꿈틀거려서가 아닌, 힘에 의한 우주지배...

그리고 그를 통한 철권통치...

파괴본능으로 악으로 규정된 자신보다도 훨씬 두려운 모습의 사념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에 공포감과 함께 계속해서 본체에게 위험신호를 보내는 악의 부우...

하지만,

“여~ 뭐하고 있냐?”

실체화된 것이 아닌 사념체 앞에 그가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넌 강한가 나약한가?”

“크...크윽, 이건 도대체...”

“나약하군. 그럼... 사라져라.”

악의 부우로 일정 스토리가 지나면 자동적으로 나와야할 악인 부우의 사념체가 그렇게 사라져갔다.

그리고 그걸 사라지게 만든 존재는 다름아닌 바로 나...

‘야드레트에서 배워온 마지막 비기...

역시 배워두길 잘했어. 크크크크...’

파워업까지 남은시간은 앞으로 최하 20시간 이상...

따분해서 미칠 거 같은 그 시간동안에도 내가 할 일은 분명 있었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91&WTV1471013=404889445&WTV1392781=30717346&WTV1357910=293774&WTV1357911=2792341&WTV246810=145&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4. 마지막 악마 부우... 새롭게 펼쳐지는 크루비츠 전기&WTV9172643=‘주신...이라.’

크루비츠가 없이 잠드는 밤...

처음에는 쓸쓸하기도 했지만, 1년 정도 외박을 한 적도 있고, 툭하면 자신이 잠들때까지 대련하고 들어오는 남자인지라... 이젠 쓸쓸함보다는 당연함이 앞선다.

지금도 아무 일 없다는 듯 침대 위에 누워...

밤경치를 보기 위해 지붕 전체 강화유리로 만들어놓은...

천장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자기만의 세계에 빠지는 프리저...

그런 그녀의 생각속에는 오늘 계왕신이라는 작자가 나와서 한 말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크루비츠가 주신...이라고? 설마, 지금이야 나보다 훨씬 강하지만... 맨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별거 아니었는데? 아니... 애초에 주신이라면 왜 우주의 악당이라고 불리우던 나한테 접근한 거지?

단순한 흥미 때문에?’

생각으로만 있던 이 물음은, 목소리가 되어서 프리저 입밖으로 나오고 있었고, 만약 내가 옆에서 들었다면, 

“바보같은 소리 그만하고 잠이나 자자.”라고 한 소리 했을 헛된 되뇌임...

하지만 내게 있어선 단순한 거짓에 불과한 크루비츠 주신론이 프리저에겐 별 일이 아닌 모양이다.

‘일단, 그가 오고 나면 물어봐야겠어. 왜 나랑 같이 사는지...

주신이라면서 왜 사이어인 따위의 몸으로 있는건지 그리고 정말, 날... 사랑하고는 있는지 유희가 아닌 진짜 날 사랑하고 있는지... 그가 오고 나면 확실히 물어야겠어.’

“흐음... 아직 멀었는가?”

“음냐, 음냐...”

감히 주신께서 두눈 시퍼렇게 뜨고 계신데, 파워업중에 잠이나 자고 있다니!!!

참으로 버르장머리 없는 하계신(?)이다.

하지만 내 너그러운 마음 때문에 적당한 보복 대신 몇 번의 부추김을 하고 난 뒤에야 깨어난 노계왕신멍한 얼굴로 있는게 아직 잠에서 다 깨어나지 못한 듯 하지만, 그런 것 따위야 중요하지 않다.

노계왕신의 20시간 파워업 이야기를 듣자마자 설정해놓은 타이머가 다 되었기 때문이다.

“20시간은 진작에 넘은 거 같은데...

앞으로 더 기다려야 하는가?”

“그, 그게... 주신께서 가지고 계신 힘이 어마어마하시기 때문에, 열심히 노력하고는 있습니다만, 아직 다 끌어내지 못했습니다.”

“흐음, 그럼 앞으로 어느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은가...”

“못해도 최소 5시간 이상은 더 계셔야 할 거 같은데...”

“그래? 알았다.”

5시간이나 더 정좌로 있으라니... 고문보다도 더한 소리지만, 원체 게임 내에선 초인의 반열에 오른 몸이기 때문에 크게 관여하진 않기로 했다.

매일매일 죽음에 가까울 정도로 훈련에 훈련을 거듭한 몸에 정좌 5시간은 일도 아니니깐...

‘대신, 녀석이랑 같이 놀면 되니깐 말이야. 크크크크...’

20시간의 파워업동안 얻은 장난감...

앞으로 최하 5시간은 이어질 파워업시간동안 녀석과의 유희를 즐기기 위해, 다시금 내 몸속으로 정신의 일부를 떼어내 들어가는 나...

야드레트 행성에서 마지막으로 배운 능력...

정신계 쪽 능력 전부를 통합해서 부르는 사이킥 능력...

그 능력으로 하여금 나 스스로 내 몸속에 들어가는게 가능해진 이상, 더는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크, 크윽...」

“정신이 들었나? 크크크크...”

「본체에서 강제분리당하다니...

이런 더러운 기분은 처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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