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7화 (157/188)

“뭐 다 내 덕이라고 생각하라고...

내 본심을 들여다본 녀석에게 한 배려같은 거니깐...”

내 본체 한구석에 숨겨진 정신적인 공간...

그곳에 악인 부우를 유폐해 놓은 난, 노계왕신의 카운터를 들음과 동시에 유폐 후에 있을 유희를 위해 다시 이 자리를 방문했다.

“그냥 조용히 내 일부가 되어있을 것이지...

왜 남의 속마음따위는 들춰다보니...응?”

「큭큭큭... 내 본체 녀석은 먹을 거나 밝히는 멍청한 놈이지만, 얌전히 있으라고 해서 얌전히 있을 멍청이가 아니란 말이지. 난 말이야...」

“흐음, 일단은 실체화부터 시켜볼까나?”

「본체의 폭주나 명령 이외에는 실체화가 불가능한 나다.

네 녀석 따위가 함부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란...

이, 이게 도대체...」

뭐 녀석에게 말은 안했지만, 다시 한번 언급하면 나랑 악인 부우가 있는 곳은 내 뇌 속에 위치한 정신공간 중 한 곳...

그곳에 있는 한 녀석이 실제로는 실체화할 수 없어도 내 맘대로 조종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때문에...

「이...이, 이게 도대체 뭐냐!!!」

뭐 원작 그대로 검은 피부색의 괴물로 나오는게 실체화의 올바른 모습이라곤 해도 내 취향대로 미소녀 탈바꿈이 가능하다는 얘기지...

“아아? 내 취향대로 한번 실체화 해봤지. 맘에 드나?”

「웃기지 마라. 이딴 모습이 마음에 들 리가 있겠냐!!!」

어느 여자라도 부러워할 허리까지 닿을 긴 생머리...

그리고 그 머릴 받쳐줄 완벽한 외모의 얼굴...

거기에 글래머스한 몸매... 쫙 빠진 각선미에, 마지막으로 놀리려는 의미가 강하게 담겨있는 고양이 꼬리...

분명 이걸 마음에 들어할 사내녀석은 거의 없겠지...

저렇게까지 치를 떨면서 말하는 걸 보니 악인 부우의 경우는 남성체를 띈 것이 확실...

하지만 그렇게 열내도 여긴 내 세계... 녀석이 태클을 걸려면 최소한 나보다는 강해야 걸 수 있다.

“그렇게 마음에 안든다면... 여기서 날 이겨라.

그럼 네 녀석만 보내주지. 괜히 걸리적거리는 본체따위는 냅두고 말이야.”

「웃기지 마라. 재수없어도 지금 네 녀석의 머릿속에 갇혀있는 녀석은 내 본체... 둘이 있어야만 완벽에 가까운 존재가 된다. 그런데 나 혼자만 내보내겠다고?

그것도 널 이길 경우에만?」

“크크크, 그럼 어쩌겠냐. 네 본체란 녀석은 지금 내 머릿속에 띄워놓은 음식 이미지 때문에 나갈 생각조차 안하는데... 그리고 너라도 나가는게 그나마 낫지 않을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저 본체 녀석은 열받은게 폭주하기 전까진 널 내보낼 생각이 없을 터...

같이 나가봐야 네 녀석이 등장할 일은 거의 없을걸?

너도 느끼다시피, 내 연기능력은 가히 신에 버금갈 정도니깐...”

만약 내 속내가 들키지 않았다면 저런 얘긴 하지 않았을 거다.

하지만 고의적으로 속내를 들켜(?)준 탓에 이런 말을 당당히 할 수 있게 된 나는 둘이서 같이 탈출할 때 생기게 될 불안요소를 전부 열거하면서 열심히 설득시켰고, 악인이기는 해도 머리가 잘 굴러가지 않는 부우는 결국...

“어차피 네 몸속이라서 불리하겠지만, 그래도 싸우지 않고 갇혀 지내는 것보다는 일단 싸우는게 낫겠지.”

이런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그래... 어차피 네 녀석이 빠져나간 본체 부우는 먹을 거 밖에 모르는 어린애와 다름없는 상태라 딱히 조교할 필요가 없지. 대신 넌 제법 머리가 잘 굴러간단 말이야? 그러니 애초에 너만 상대하면 마인부우는 달리 싸울 필요도 없단 말씀...’

“너도 잘 알겠지만, 본체인 부우와 싸웠을 때의 내 실력...

전부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파악했겠지?”

「잔말 말고 덤비기나 하시지.」

“선공은 네 녀석부터다. 암만 그래도 여성체의 모습으로 있는 애한테 선공할 마음은 없걸랑.”

「네 녀석이 여성체로 만들었으니... 후회하게 될 거다.」

“그렇게 만들 수만 있다면...”

「크아아아아!!!!」

고양이 꼬리가 살랑살랑... 하지만 언뜻 귀여워보이는 고양이 꼬리와는 다르게 폭발적인 스피드로 내게 돌진하는 악인 부우...

‘내 정신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계...

더욱이 네 녀석보다 몇 배는 강한 전투력을 가진 나...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천천히 즐겨보자구! 크크크크’

그로부터 정확히 10시간 뒤...

“이, 일단은 여기까지가 제 능력의 전부입니다.”

“호오... 수고했다.”

“과찬이십니다. 주신이시여...”

“그럼 마지막으로 내 부탁을 하나 더 들어줘야겠어.”

“그, 그게 대체 무슨...”

「나와라.」

그와 동시에 내 몸속에서 재빠르게 튀어나온 한 명의 여인...

그리고 찰나와 같은 순간에 자신의 꼬리 부분을 떼어내 노계왕신에게 붙이며 활짝 미소짓는다.

“능력... 고맙게 잘 받아가지.”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주신이시여!!!”

“내가 내 입으로 주신이라 말했던가? 어쨌든 내 전투력을 극상으로 올려주느라 고생 많았다.”

“이, 이런 말도 안되는... 제길!!!”

그와 동시에 꿀꺽 여인의 몸속으로 스며든 노계왕신...

그리고 이걸 멀찍이서 부들부들 떨면서 바라보는 계왕신 역시...

“본체를 찾은 기념으로 한 명 꿀꺽했으니, 잔반처리도 가능하겠지?”

“물론...”

먹을 것의 이미지에만 취해있던 본체를 과자로 만들어 자신의 몸속에 봉인한 채...

모종의 계약을 뒤로하고 내 몸밖에 현신한 악인 부우...

그녀에 의해 실제 우주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던 두 명의 신은...

이승에서도, 저승에서도 볼 수 없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5992&WTV1471013=407928088&WTV1392781=30735914&WTV1357910=293774&WTV1357911=2794028&WTV246810=146&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4. 마지막 악마 부우... 새롭게 펼쳐지는 크루비츠 전기&WTV9172643=“여기에 있으면 되는 거겠지?”

“그래. 넌 계왕신계가 어디인지 알려줄 매개체 역할만 한 번 하면 되는 거니깐...”

“후훗... 그나저나 대단해. 이런 별 하나를 얻기 위해서 주신이니 뭐니 말도 안되는 연극까지 하다니 말이야.”

“덕분에 네 녀석도 전투력이 두 배나 상승하지 않았나...

다 내 덕인 줄 알라고 크크크크...”

현재 내 전투력은 10억... 가히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경지에 다다른 셈이고, 내 몸속에서 같이 기생한 덕에 같이 성장을 할 수 있게된 마인 부우 역시 3억 2천만이라는 경이적인 전투력 수치를 기록했다.

“거기에 계왕신 둘의 전투력을 합하면 3억 5천...

현재로선 나 다음으로 강하겠어.”

내 뒤를 쫓아오던 수련의 전투력이 3억... 이제No.2의 자리는 수련이 아닌 마인 부우의 것이 되어버렸다.

“어쨌든 본체를 차지하게 해준 것에 대해선 감사의 인사를 드리도록 하지.”

“그정도야 뭘... 어차피 어벙해서 내 말이 뭔지도 못 알아듣는 녀석보다는 순수 악, 파괴본능이 꿈틀대는 너같은 녀석이 더 내겐 이득이걸랑. 크크크크...”

이제 원작에서 나온 뚱뚱한 마인부우는 사라졌다.

누군가가 저 부우의 몸속으로 들어가서 마인부우의 연결된 세포줄기를 자르거나 하지 않는 이상 녀석은 더 이상 등장할 일이 없었고, 내가 있는 이상, 악인 부우에게서 선한 부우를 구할 일 따위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터였다.

‘모종의 거래를 했으니깐... 뭐 이 정도는 일도 아니야.’

「날 위시한 내 동료 전원을 흡수해선 안된다.」

일전에 셀에게서 이용했던 고독을 그대로 마인부우에게 먹임으로써, 난 녀석과 계약을 하게 되었다.

녀석이 본체의 몸을 회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신 내가 건네는 특수한 고독을 입에 넣을 것...

수십 차례나 나한테 깨지고 짓밟힌 뒤에야 내려진 결정이었고, 결정이 내려진 이상, 나 스스로 독자적으로 개발한 

‘초 베리어 고독’(마인부우의 체내에 심어버릴 경우 기존의 숙주들과 전혀 다른 환경 때문에 고독이 타 죽을 위험성이 있어, 언제든 초 베리어 상태가 가능하도록 만들어둔 것이다. 대신 10일에 한 번 씩은 내가 에너지를 주입해야만 한다.)을 그녀에게 먹임으로써, 계약은 훌륭하게 성사되었다.

“자 그럼, 난 갔다오도록 하지.”

“마음대로...”

“행여나 말해두겠지만 말이야. 계왕신 두 명이 사라진 이상 이 별의 소유권자는 나거든?

내 별을 멸망시킨다거나 하면, 무슨 일을 당할지는...

상상에 맡기도록 하겠어.”

“내게 널 꺾을 수 있는 실력만 있다면, 그렇게 하도록 하지.”

원작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마인 부우는 자신보다 강한 녀석이 존재한다는 거 자체를 싫어한다.

하지만, 머리나쁜 부우가 아닌 악한 부우의 경우엔 머리도 꽤 잘 돌아가기 때문에, 단순히 전투력에서만 앞서는게 아닌, 계략, 음모, 술수... 그 모든 것에 있어서 자신보다 월등하게 앞서는 나에게 덤비는 바보같은 짓은하고 싶어도 못할 터... 그리고 그녀는 한 가지 확실하게 깨달았을 것이다.

전투력 10억... 넘어설 수 없는 벽에 도달했지만, 설사 내게 10억이라는 전투력이 없었어도, 자신은 무릎꿇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지구를 버리고 계왕신계로 가자구요?”

“물론이야. 지구보다도 훨씬 좋은 환경, 거기에다가 그 별의 주인은 나로 바뀌었으니깐 말이지.

괜찮지 않아 프린?”

“그야 뭐...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요?”

으으으... 계왕신 녀석 분명 내 정체를 실토하지 말라고 일렀거늘... 주신이니 뭐니 말도 안되는 소리를 프리저에게 해대서는, 돌아오자마자 몇 시간씩이나 붙들려서 주신이 정말로 맞냐느니, 맞다면 왜 자신과 같은 여자와 결혼을 했냐느니, 날 사랑한 건 단순히 당신의 유희때문이 아니었냐느니...

그런 헛소리나 듣게 되다니

그러고서 계왕신계에 대한 말을 꺼내기까지 정확히 7시간 15분 32초가 소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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