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진이의 생각따위는 아랑곳않고 단박에 아버지께 주청부터 올린다.
일단은 수련이에게 잡혀살고 싶지 않다는 일념하에...
“그런데 저 아이는 너랑 생각이 다른 거 같은데...
순전히 너 혼자 우기는게 아니냐? 아까 니가 변명한 소위 사랑이라는 감정... 저 아이에겐 없다고 생각되는데...”
“그, 그럼 미진이가 절 사랑하도록 만들면 되지 않겠습니까?”
봐라. 권력의 절대자 아버지 앞에서도 단 한마디도 지지 않는 늠름한 모습을!!
그런 모습치고는 다리가 심하게 떨리기는 한다만, 그래도 난 최고권력자에게 도전하는 깨어있는 지식인이자 살아있는 혁명의 전도사!!
‘뭐 이렇게 미화라도 시키지 않으면 아버지 기에 눌려서 찍 소리도 못하니깐...’
아무튼 있는 투지 없는 투지 다 끌어올려서 아버지와 눈싸움 매치를 한창 벌이는 와중...
“좋아요. 도련님의 생각이 정 그러시다면...”
이라고 말하면서 잠시 휴전을 알리는 수련의 목소리...
‘날 포기하려는 건가? 휴우 그렇다면 진짜 다행...’
“저 역시도 도련님이 절 사랑하도록 만들겠어요.”
“고맙...헐, 그게 무슨 소리야!!”
“도련님도 그러셨잖아요. 저 신참이 도련님을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그럼 저 역시도 도련님이 절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겠어요.”
공식 삼각관계 선포나 다름없는 대담한 발언이었다.
무서운 여자...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6008&WTV1471013=451265280&WTV1392781=31026248&WTV1357910=293774&WTV1357911=2820408&WTV246810=160&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5. 마신(魔神) 크루비츠의 최후 50년&WTV9172643=“오빠!!”
“아우 시끄러. 왜 그러는데?”
“어쩌자고 그런 말 하는 거에욧!!!”
‘아놔, 아는 오빠 한 번 살려준 셈 치면 안되나?’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면 되는데 미진이 녀석 되게 열낸다.
그렇게까지 화낼 일 같지는 않은데...
“그럼 그 상황에서 내가 수련이랑 약혼이라도 결정해야 속이 시원하겠어?”
“그래도 왜 난 끌어들이는건데?”
“그야... 거기에 있던 메이드가 수련이 말고는 너밖에 없었자너.”
“그..그, 그딴 억지가 어디있어!!”
아오... 7옥타브를 넘나드는 고음의 잔소리...
진짜 듣고 싶지 않다.
하지만 뭐 어쩌겠는가. 이왕 이렇게 된거...
‘우리 집 안에 있는 메이드 중에서 신부감 고르는게 제일 속편하겠네.’
어차피 결혼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결혼을 매개체로 이용해 먹으려는 여자만 아니라면 사실 누가 내 여자가 되던 상관없었다.
추녀라 그래도 완벽한 성형미인으로 만들 돈이 충분히 있다.
단지 나와 그 여자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가 엄마를 닮아서 성형이 꼭 필요한 얼굴이 되는거, 그게 좀 짜증나서 외모도 같이 보는 것일 뿐...
너무 무식한 여자도 대화 자체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학력이 좀 되는 여자를 원했고, 잘나가는 여자들은 그에 비례해서 콧대가 높기 때문에 거절했으며, 야심이 많은 여자일수록 나를 빌미로 우리 회사를 휘저을 생각을 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그 또한 거절했을 뿐...
외모만 A급에 야심없고, 학력이 꿀리지는 않을 정도, 주제에 맞지 않는 자만심을 보유하지 않은...
이런 조건이면 누구든 상관없었다.
원래 부자들 결혼이라는게 사랑 가지고 하는게 아니니깐...
때문에 미진이랑 약혼을 해도 딱히 불편하다거나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뭐, 미진이가 기 센 여자들 속에서 꼿꼿이 설 수가 있을지, 그게 유일한 걱정거리이긴 하지만...
어찌 되었든 볼 일이 다 끝났기 때문에 난 다시 게임을 하고자 방으로 돌아갔다.
뒤에서 갖은 불평은 다 하면서 시중을 들어야 한다는 임무 때문에 따라붙은 미진이는 그냥 알아서 따라오겠거니 하면서...
“벌써 이만큼 큰거야?”
때는 크루비츠력 8년...
마신계는 이미 스스로의 능력을 원활히 수행하고 있었다.
전 우주의 중심으로서 어울리는, 달리 말이 필요없는 곳...
달리 뭐라 부연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태초의 자연 형태만을 유지하고 있던 모습에서 그 누가봐도 초고도의 문명을 이룩했다고 볼 정도로 발전된 현 모습...
더욱이 신룡의 힘으로 만들어진 대도시가 아닌 순수 이주민들의 노동력과 문명도로 이룩된 수도 크루비치아는, 과연 우주의 중심에 선 행성에 어울리는 수도로서 제 모습을 톡톡히 다 하고 있었다.
‘그런데 다른건 다 좋은데 말이지... 컴퓨터에 맡기고 나면 하루종일 하는게 전투력 단련과 관계맺는거 밖에 없는거야?’
과유불급이라는 말에 충실해지고자, 15억까지 올릴 수 있는 전투력을 11억까지만으로 설정해두었던 나...
하지만 컴퓨터는 중요한 정책이나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참견하지 않아도 이런 기초적인 것에는 신경을 쓴 모양인듯, 11억까지만 올려놨던 내 전투력은 어느 틈엔가 13억까지 상승되어 있었고, 어느날 아침으로 설정된 탓에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게임을 시작하고 난뒤 자연스레 옆을 바라보니...
‘정말로 후덜덜이었어. 프리저에 셀, 브로리, 마인부우...
사천왕 전원에다가 18호, 비델... 10명 전원이 어째서 나랑 같이 자고 있던건지... 그것도 전부 누드의 모습으로...’
이처럼 난감한 일 투성이었지만, 그래도 하나 즐거운 일이 있다면...
“아빠!!”
“응 그래그래, 우리 크루비츠 일어났어?”
“응!”
어느새 6살이 되어서 간단히 샤워하고 나온 나를 향해 쪼르르 달려오는 내 아들... 정도라고나 할까?
내 아들인건 맞지만 알릴 수 없는 비밀따위로 방치되어있는 트랭크스랑 오천과는 달리, 이상하게도 애정이 많이 가는 아들 크루비츠 녀석...
5년이나 흘려보냈는데 크루비츠 말고는 따로 아이가 생기지 않은 거 같아서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그래도 내 본체와의 관계로 아이가 만들어 진게 아니란 점에서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된달까?
어쨌든 크루비츠를 안고서 궁전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나는...
앞으로 42년이나 남은 엔딩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에 빠졌다.
계왕신 둘을 없애면서 전 우주 정벌을 최하 30년 이상으로 계획했지만, 3년도 안되서 끝나버린 정벌 탓에 할 일이 없어졌으니...
남은 42년을 달래려면 그 오랜 시간을 떼울 만한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리고 이제 어지간한 히로인이 다 등장한 이상...
‘신룡에게 소원이나 빌어야 겠군.’
한 가지 절차를 더 밟긴 해야겠지만...
크루비츠력 8년 7월 27일
그날 수도 크루비치아를 시작으로 마신계 전 대도시에는 모집공고가 하나 붙었다.
크루비츠 친위대로 해석 가능한 그것의 정식 명칭은 Crubeats Royal Guard 약칭 CRG...
모집분야는 참으로 다양했고 전체 모집인원은 80만하고도 알파 명...
아직 군사체계가 들어서지 않은 마신계 역사상 첫 군대라고 봐도 무방할 이 CRG의 모집분야는 파이터, 스카우터(척후병), 레인저, 힐러, 매지션..
이렇게 다섯 가지나 되었다.
소위 판타지에서 툭하면 나오는 파티 구성원과 같은 이 모집분야는 각기 파이터 40만 척후 10만 레인저 10만 힐러 20만, 매지션 이렇게 뽑고 있었다.
파이터의 경우는 전투력 최하 5천 이상이 기본조건이고, 마신이 따로 만든 시뮬레이션 모드에서 소정의 과정을 통과한 자만이 합격할 수 있다.
척후병은 반경 50km안에 있는 적의 움직임도 꿰뚫어야 하며, 100m를 5초 안에 주파해야만 했다.
물론 정보분석력은 필수, 레인저의 경우도 반경 50km 안의 모든 움직임 포착, 그리고 은신능력이 요구되었고, 힐러는 그 어떤 부위의 상처도 일정 시간안에 치료할 수 있는 능력, 매지션의 경우는 티베릭 성인에게 한정되어 있는데, 야드레트 성인이 부릴 수 있는 초능력의 중급 이상 실력을 발휘하는 자로 선별되었다.
유일하게 이 분야에만 정원이 정해져 있지 않았는데, 이는 티베릭 성인의 개체가 워낙 희귀했으며, 그들 이외에는 초능력을 다룰 수 있는 자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모집인원도 대단하고 모집자격도 까다로운 만큼 이들에게는 특전이 주어졌다.
80만 전원이 친위대가 되는 그 순간 행성을 하나씩 자신의 사유지로 지급받게 된다.
그리고 1겔라(환원각에서 날인이 찍힌 다이아 100개를 가리킴. 이 다이아 한 개당 우리 나라 가치로 환산하면 300만원 이상으로 측정된다.)의 연봉을 받게 되는데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계급표(한국 군대 계급표)를 여기 도입시켜 계급이 올라갈때마다
0.5겔라씩 봉급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했다.
1겔라 만으로도 수도에 사는 평범한 시민이 30년간 놀고 먹을 수 있을 정도...
그것도 우주에서 제일 물가가 높다는 수도를 가정해서 한 말이다.
여하튼 어마어마한 봉급과 행성 하나의 특전 때문에 마신계에 사는 전 주민들, 그리고 각 행성에서도 힘이라면 이골난 영웅들이 전부 모여들었다.
바야흐로 크루비츠력 8년은... 정복전쟁 이후 대통령 쿠크안 아킨에게 모든 걸 맡겼던 마신이 공식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한 첫 번째 사례로 남게 되었다.
- 크루비츠 연대기 공식 기록관 바르카스 마르타WTVSUCCESS=TRUE&WTV382229=1264496009&WTV1471013=454218835&WTV1392781=31035356&WTV1357910=293774&WTV1357911=2821235&WTV246810=161&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5. 마신(魔神) 크루비츠의 최후 50년&WTV9172643=모집하고 본격적인 시험에 들어가서 합격자들을 발표하기까지는 정확히 세 달이 걸렸다.
단 하나의 결격사유만 있어도 바로 탈락시켰지만, 전 우주에서 모인 응시자 수가 일단 장난이 아니었기 때문에 거르는 데만 시간이 무진장 걸렸다.
전투력 5천으로 설정해둬도 행성 하나당 못해도 한 둘 이상은 있기 마련...
그나마 이건 전투력 5천이라는 나름 높은 합격기준 때문에 선별이 어렵진 않았지만, 인간의 시력보다 월등히 뛰어난 외계인이 많은 탓에 스카우터나 레인저는 파이터에 비해 배나 더 힘들었다.
덕분에 나를 비롯한 사천왕과 3대 악마들은 전원 기력 소진...
비델은 괜히 날 따라 왔다가 100m를 3초에 주파하는 녀석들을 보면서 놀라고, 팔이 잘린 상태에서도 문제없이 붙이는 실력에 또다시 놀라기나 하고 있었고, 메이드 18호도 휘하 메이드 관리를 하는 짬짬이 도왔지만, 역시 역부족...
80만 이상을 뽑는데도 경쟁률은 자그만치 300대 1...
할 말 다한거다.
여하튼 거르고 걸러서 뽑은 정예 85만...(매지션은 5만명이 나왔다.) 이들 중 외모도 출중한 여전사를 따로 뽑아 발키리 부대 편성을 마친 나는, 그 부대의 지휘를 정실부인 프리저에게 맡겼고, 기타 우락부락한 사내녀석들 담당은 단순과격무식 브로리에게 맡겼다.
“당신, 정말로 강합니까?”
“으응? 그게 뭔 소리지?”
“날 하대하고 부려먹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한지를 묻고 있습니다.”
파이터, 스카우터, 레인저, 힐러, 매지션...
5개 부문에서 최고의 성적을 받은 세이런 행성의 파이터 티나가 내게 감히 딴지를 건다.(본명이 우리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괴이한 본명이기에 거르고 줄여서 티나라고 불렀다.)거참, 3대 악마를 모두 부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강한지 의심이나 받는 처지라니...
티나 쪽에서야 당연한 질문일 것이다.
정복전쟁의 총 지휘자라고는 해도 실제로 활약한 건 거의 없고, 셀이나 프리저, 프리저 임신 이후 가세한 마인부우가 할 건 다했기 때문에...
그래서 내 실력을 의심하고 감히 이 자리에서 묻는게 한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지만...
‘웃긴 녀석이군...’
“너보단 강할걸?”
이렇게 바로 사실을 얘기해준다.
얼굴이 붉으락 하건 말건...
그 말 한마디 끝내고 다시 성적우수자에 대한 칭찬과 격려가 담긴 글을 읽고 있는데...
“나와 한판 겨뤄봅시다!”
“그대의 거룩한 충정심에...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