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8화 (168/188)

“한판 해보자구요. 왜요 무섭습니까?”

이거보게... 아주 막나간다.

뒤에 있는 인상파 형씨들이야 그들에 비해서 우락부락하지 않은 나를 의심하고는 있지만, 일전에 따끔한(?) 맛을 브로리가 보여줬기 때문에 조용하고, 여자들의 경우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에 저렇게 막나가는 거겠지...

‘발키리 부대장까지 겸임하고 있으니...

싸가지 없다고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함부로 본신의 힘을 보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티나의 전투력은 5만...

1만 때부터 가르쳐온 사천왕에 비하면 꽤나 높은 수치지만...

13억에 이르는 거대한 전투력을 보유한 내겐...

상처 없이 제압하는 거만큼 어려운게 없었다.

접시나 의자, 침대같은 건 사물로 간주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힘을 제어해주지만... 생명체, 그것도 적의를 가진 생명체의 경우에는 자기 스스로가 컨트롤할 줄 알아야 한다.

‘쩝, 이래서 내가 그거까지 부탁했는데...

박사는 3년 이상 걸린다고 말하고 있으니...’

극장판에서 브로리 전투력을 제어하는 장치가 있었다.

지금 현재도 브로리를 제어해주고 있는 그 장치를 모티브로 박사에게 내 전투력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를 부탁했지만, 워낙 전투력이 거대한 탓에 아직 미완성 중인 컨트롤 제어장치...

결국 이대로 싸웠다간 정말 최대한으로 줄인 기에도 몸이 꿰뚫려 죽을 수밖에 없게 된다.

‘사내 자식이면 고민은 안하겠지만 말이지...’

명색이 발키리 부대장까지 겸임한 성적 최우수자(?) 티나...

결국 대련을 하기로 했다.

진짜 정말로 기의 움직임을 최소화 시키면서...

‘살다살다... 셀 전 이후로 슈퍼사이어인5가 되어놓고서도 슈퍼사이어인은커녕 계왕권도 안써보긴 처음이다.’

겨우 전투력 5만을 이기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13억의 비애...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내 직속 부하들과 프리저는 무쟈게 말리고 있지만 대다수의 모집병이 지키는 침묵...

대장급은 무서워도 난 별로 안무서운 모양이다.

어리석은 놈들...

하지만 뭐 세상 사는데 있어서 힘을 보여주지 않고는 제대로 애들 하나 이끌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기에, 신당 안에 마련된 대련장에서 최대한 편하게 있는 것으로 전투준비를 모두 마친다.

“공격해도 되겠습니까?”

“아아, 언제든 달려와. 난 잠 한 숨 자고 있을 테니깐...”

한쪽 팔로 머리를 괴고 삐딱하게 누워있는 모습...

그럼에도 전투준비가 다 끝났다고 하니깐 열받는 모양이다.

이렇게라도 해야 조금이라도 지가 죽을 확률이 적은 줄도 모른 채...

“타아아앗!!!”

연이어 날아오는 펀치와 킥...

하지만 티나의 공격은 단 한 방도 통하지 않았다.

당연한 거다.

한쪽은 전우주를 지배하는 신의 정점에 선 자...

그에 비해 자신은 그 신을 수호하는 부대장...

정말로 당연한 일이지만, 아무 공격도 하지 않은채 잠을 자고 있는 상대를 보고 있자니...

티나는 열불이 터질 수밖에 없었다.

대련중에 음료수를 가지고 오는 메이드...

뭐라고 한소리 하자,

“아 괜찮아. 어차피 공격해도 메이드는 털끝하나 다치지 않을 테니깐...”

이렇게 대답하는 마신 때문에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는 티나지만... 그래서 순간 이성을 잃고 자신의 전력을 다해서 신을 공격했지만, 여유롭게 아이스티를 즐기는 신의 모습...

짜증과 분노를 넘어서 공포와 절망감까지 들게 만들었다.

단 한 대도 자신을 가격하지 않은 신...

그에 비해 전력을 다해서 급소만을 노린 티나...

결국 티나는 항복을 선언했다.

그리고 티나의 항복이 나오는 순간 나오는 신의 한마디...

“하암~~ 잘 쉬었다.”

후에 그녀가 전한 바에 따르면, 그날만큼이나 그녀의 생애 모욕적이고 치욕적이었으며, 

절망감과 공포스러운 감정이 

복합적으로 섞인 날은 없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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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신께서 정하신 만큼 불만은 없을 줄로 안다.”

“옛!!”

군기가 바짝 들어있는 신병들...

우락부락이들이 아닌 얼굴과 전투가 다 되는 이쁜이들의 이 풋풋한 모습을 보자니 그렇게 흐뭇할 수가 없다.

“프린?”

“말씀하세요. 마신님...”

공과 사는 구분한다면서 이런 곳에서는 크루비츠가 아닌 ‘마신’의 칭호를 붙여 사용하는 그녀...

제법 많이 어색하긴 하지만, 군인으로서 지원한 신입내기들 앞에서 이름을 막 불러댔다가는 훗날 여간 골치가 아니기에... 일단은 넘어가기로 한다.

“가볍게 30배부터 가자구!”

“흐음... 그럴게요.”

실질적인 교관역활을 수행하는건 프리저...

하지만 신병들 교육의 세세한 것들을 결정하는 건 나다.

왜냐? 내 병사들이니깐...

개중에는 지구보다 더 중력이 높은 별에서 산 애들이 많기 때문에 일부러 30배를 지정했다.

중력 30배 정도라면 어떤 별에서 살았건 큰 무리가 따르는 건 사실이니깐...

어쨌든 마신계 연구장으로 새롭게 승격한 프리저 휘하 박사의 노고로 만들어진 최첨단 중력 연병장의 중력을 100배로 조정한 프리저는 찬찬히 신병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30배를 견디지 못하는 아이들이 보인다 싶으면 즉시 그 아이 주위에만 원래 중력이 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30배에서도 버티지 못하는 애들이 있다는건 꽤나 수치스럽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고작해야 전투력 5천 언저리에 있는 어중이 떠중이 들인 것을...

발키리 부대원 전원 3천명으로 편성되어 있어서 연병장을 한번 둘러보는데도 꽤 시간이 걸렸지만, 10분 뒤에 정작 서 있는 녀석들만 얼추 추슬러 보니 300명도 채 되지 않아 보였다.

쯧쯧... 이래서는 훗날 지구 정복전쟁의 정예병으로서 성장이나 할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된다.

고작 30배밖에 안되는데 거기서 제일 낫다고 평가되는 부대장 티나조차도 식은땀을 연신 흘리고 있었으니...

정말로 앞날이 캄캄하지만, 일단은 이 녀석들을 가르치는 걸로 쏠쏠한 재미를 느껴야겠다.

“자, 지금부터 30배의 중력을 유지한 상태로 자신의 옆에 있는 상대와 전투를 벌인다.

전투 불가능인지 아닌지 정도는 내가 파악하고 조치를 내릴 것이니깐 계속 싸우기만 해라.

그리고 30배의 중력조차도 버티지 못하는 녀석들...

무슨일이 있어도 30배의 중력에 익숙해지도록 평시에도 중력을 유지시킬 수 있는 장비를 착용하도록 한다.“

“그, 그럴 수가...”

“말도 안됩니다! 저희 별은 지구 중력의 반 밖에 안되는데, 그럼 저한테는 60배 중력이나 됩니다.”

여기저기 자신의 불만과 힘든 점을 상기시키기 위해 연신 목소리를 높이는 여성들...

얼굴 이쁜 여자들이 하는 소리라 어지간해서는 봐줄 요량이 생길 것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하지만 나한텐 왜 이렇게 짜증나는 소리로만 들리는지...

곳곳에서는 나름 여자들의 필살기인 애교따위를 부리는 몇몇 대원이 있었는데, 그 소리가 섞이자마자 난 표정을 심하게 구겼고, 그걸 파악한 프리저는 그들을 직접 데려야 기합을 주고 더욱 엄하게 대함으로써, 발키리 내에서는 애교 따위로 훈련량이 줄어들 일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사내 놈들의 경우는 본보기로 한 놈을 죽여버리라고 말해버렸지만 말이야...’

여하튼 명령이 떨어지고 나니 움직이는 것도 순식간...

넓디 넓은 연병장을 무대로 300명의 여전사들은 발악을 하면서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해 싸웠다.

그리고 나머지 2700명은 행여나 싸움 속에서 불똥이 튀지 않도록 그 옆에 마련된 제2연병장에 들어가 30배의 중력으로 설정된 그곳에서 각종 트레이닝 운동을 하고 있다.

“300명은 오늘 싸움이 끝나는대로 각 소대의 소대장으로 임명해줘.”

“그러지요.”

“아, 저 싸움터에서 10명까지만 걸러내. 300명씩 이뤄진 대대의 대대장으로 임명시킬 생각이니깐...

그럼 난 수도 시찰이나 가도록 할게 프린~”

“다녀오십시오.”

아내의 말투로서는 최악이지만, 발키리가 연병장에 들어온 순간, 프리저는 내 부관...

어쩔 수 없다. 하아...

“아빠, 나 저어기 가고 싶어~”

“그래그래... 오늘은 비델 엄마랑 같이 가자꾸나.”

유일하게 비전투원으로 분류된 비델과 함께 크루비치아 안에 마련된 놀이시설로 자리를 옮기는 나...

참으로 가정적인 남편이라 볼 수 있겠다.

아내가 좀 많은게 흠이라면 흠이겠지만...

행사 집행위원장 사탄의 이름하에 건립된 놀이시설, 아크로 랜드(어디에서 어원을 딴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폼난다고 사탄이 붙여버렸다.)에 도착한 나와 비델, 주니어 크루비츠는 단순히 지구에만 존재하는 관람차, 롤러코스터, 회전목마... 이런 시설 이외에도 비누방울 속에 들어가 아크로 랜드 전역을 둘러보기도 하고, 우주선에 직접 올라타, 진짜 우주체험을 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무공술과 순간이동, 이 두가지면 가능한 것들이지만, 수련으로 단련시킬 생각이 없는 아들 녀석과 비전투원 비델과 함께한 이 순간만큼은 번거로움을 감수하는 것도 즐거움의 일환이 되었다.

‘즐거워 보이네... 후훗.’

순간 누군가가 우리를 살피면서 유원지 속에 숨어있는게 느껴졌지만, 아들 녀석이 있는 앞에서 눈을 돌린다거나 그럴 생각은 없었다.

아들과 놀때는 아들만 바라봐주는게 아버지로서의 의무니깐...

바라보는 눈길에 살기같은게 느껴진 것도 아니고, 거대한 기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난 그 눈길을 신경쓰지 않고 아들과 비델을 데리고 즐겁게 놀았다.

다 놀고 들어와서 프리저를 선두로 한 3대 악마와 사천왕들의 잔소리가 두렵기는 하지만...

뭐 하룻밤 지나고 나면 괜찮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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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그곳과 연결되었다는 소식에 내심 느끼게 되는 안도감...

치치가 병석에 누워서 쌕쌕거린다.

잔병치레 하나 없이 오반과 오천을 낳고서도 항상 건강했던 그녀가...

언젠가 쓰러진 뒤로는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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