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손오공에 대한 정은 끊었다고 봐야지.
엔딩으로 돌입한 그 순간부터...’
악인이 되길 결심한 그 순간부터 손오공은 더 이상 사랑할 수 없는 여인이었다.
내가 무자비한 악당이 되면 될수록 그 악당에게 대들 만한 사람은 손오공 단 한 명밖에 없으니깐...
그렇기 때문에 말로는 지구에 간다고 그러고, 포탈도 드디어 완성시켰지만, 치치의 죽음 이후 단 한 번도 지구에 가질 않았던 것이다.
이제부터 손오공은 무조건 내 적이니깐...
적으로 규정한 그 순간부터 그녀에 대한 모든 호의는 없애기로 했다.
그리고 보다 철저히 그녀를 완벽하게 파멸시키기 위한 장기계획에 돌입하게 되었다.
그 계획의 첫 번째 단계가 바로 군대양성...
아무리 손오공이라도 전투력이 좀 되는 병사 80여만 명이 밀려들어온다면... 막을 길이 없다.
이게 소위 말하는 다굴방식...
물론 그 아이들만 보내는 바보짓도 난 하지 않는다.
영웅물의 정석이라고 볼 수 있는 주인공 키워주기 모드(처음에는 약한 부하 한 명씩 내보내면서 영웅을 키워주다가 나중엔 자기 부하 다 죽고 지 혼자서 싸워야 하는 지극히 비정상적 모드)는 애초에 생각도 하지 않았다.
80여만 명의 병사로 후에 있을 귀찮은 지구인 척살을 대신 미루고, 그 사이에 지구에 남아있는 3대 강자(손오공, 손오반, 베지터)와 내 자식이지만 아버지가 따로 있는 아들 2명 (손오천, 트랭크스) 그 외에도 피콜로를 위시한 떨거지 몇 명을 압도적인 힘으로 압살한다.
이것은 또 마인부우 전에서 보여준 손오공 최후의 필살기 원기옥 제거 프로젝트와도 그 뜻을 같이 했다.
일단 전 우주는 내 것이다.
내게 반항할 수 있는 녀석들은 거의 없거니와, 내 통치하에 들어오면서부터 전체적으로 각 행성의 주민들 생활이 나아졌기 때문에 내게 호의를 가졌으면 가졌지, 적의를 들어낼 만한 녀석들은 없다는 것이다.
뭐, 손오공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둘다 원기옥을 만들 수 있는 만큼 전 우주인을 내 손에 넣은 상황에서 그녀가 만든 원기옥보다 수만, 심지어는 수억에 가까운 거대한 구슬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고작해야 지구인들 전부의 기를 긁어모인 정도의 원기옥으로 전 우주인의 기가 함께한 원기옥에 맞선다는 거 자체가 어불성설이니깐...
하지만 귀찮게 원기옥 대결로까지 가기보다는 지구인들을 전멸시킴으로써 그 대결 자체가 성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고다.
원기옥을 만들기 위해 손을 들어줄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원기옥을 쓸 생각을 하겠는가...
둘다 똑같은 비장의 무기가 있다면, 한 쪽은 어떻게 해서든 쓰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병법의 기본이다.
‘굳이 이렇게 안해도 지구를 날려버리면 그만이지만...’
마인부우의 육체를 가진 덕에 별이 폭발해도 난 다시 재생이 가능하다.
그에 비해 지구에 사는 모든 전사들은 별이 폭발하는 그 순간 죽는 거 이외에는 답이 없다.
하지만, 그래서야 진정한 엔딩이라고 볼 수 없지 않을까...
무진장 허무한 결말...
내가 제일 싫어하는 엔딩이다.
‘손오공이 최대한 발악을 할수록 엔딩은 더욱 재미있어진다.
보다 완벽한 재미를 추구하려면 사소한 것 하나하나도 신경을 써야겠지...’
그렇게 생각을 한 다음날부터 아들 녀석은 메이드인 18호에게 맡기고 본격적인 군대 훈련에 내가 직접 참여를 했다.
80만명 하나하나 정예군으로 키우기 위해 스파르타식으로 20시간을 계속 밀어붙이기 시작하는 나...
당사자들은 고통스러운 훈련에 몸부림을 치지만, 그 몸부림이 녀석들 전투력 상승과 이어진다는 사실에 난 더더욱 밀어붙일 수 있었다.
언제든 생성 가능한 복제 선두가 넘쳐나는 이상, 꾀병따위는 부릴 이유도 없겠지...
크루비츠력 40년 이후에 치러질 최후의 전쟁 서막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나...
그러는 사이 아들 녀석은 어느덧 성인이 되어서는 20세가 되었다.
물론 녀석의 생일과 함께 크루비츠력은 20년이 되었고, 내 지속적인 갈굼과 무한 훈련반복에 의해 전투에서 병사들 힐링만 담당할 뿐인 힐러들 조차도 전투력이 계왕신과 같은 3천만이 되어버렸다.
어느 별에서나 귀한 다이아몬드 때문에 극심한 디플레이션 현상을 겪었던 마신계 역시 쿠크안 아킨의 지속적인 복지정책으로 많이 안정되었다.
워낙 넓은 데다가 신룡에 의해 전 지역에 도시가 들어선 마신계...
그간 사는 곳은 무상제공되었던 마신계에서 드디어 부동산 매매가 이루어지게 되었다.
몇몇 도시는 아직도 인적이 뜸하긴 하지만, 마신계 전지역이 수많은 우주인들로 인해 다 찼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마신계 주민들 대다수가 자신들 행성에서는 못사는 형편인 이상, 지속적인 복지정책 속에서도 기존에 살아온 계층과 신입 계층간의 갭은 엄청나겠지만, 어쨌든 아킨이 알아서 잘 해결해나갈 터였다.
각 중요행성에 설치된 포탈 역시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
전 지역의 문명화를 이룩한 마신계의 모습을 보기위해 적지 않은 포탈이용료를 지불하고 우주 각지에서 밀려드는 관광객들 때문에 마신계는, 특히 신이 사는 거처로 알려진 수도 크루비치아는 항상 북적였다.
이젠 신이 훼방을 놔도 알아서 잘 클 정도의 세계가 되어버린 것이다.
‘슬슬 최후통첩을 날려볼까?’
병사를 양성한 이후로 12년...
이제 군대는 모든 준비를 마쳤고, 군대를 양성하는 틈틈이 전투력 향상에도 힘써온 군단장급 전사들(사천왕, 3대 악마, 브로리)역시도 모든 채비를 마쳤다.
이제는 완벽한 우리 군대와 놀아줄 정도로 적이 성장할 차례...
‘그럼, 한번 가볼까?’
그간 권좌에 앉아서 백성들의 마음을 듣는 법, 그리고 기타 신의 능력이라 일컬어지는 무지막지한 전투력과 지능, 초능력등등을 틈틈이 배운 아들 녀석을 대리로 세우고, 지구에 있는 어느 한 명의기에 정신을 집중한 채 순간이동을 시전하는 나...
전쟁의 서막이 울리기까지는 앞으로 20년...
지난 20년이 최강인 우리의 결점을 없애는 기간이라면, 이제 남은 20년은 꿋꿋이 버티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우리의 완벽함에 치를 떨며 절망에 빠질 적들의 준비기간이겠지...
WTVSUCCESS=TRUE&WTV382229=1264496012&WTV1471013=466099095&WTV1392781=31075088&WTV1357910=293774&WTV1357911=2824843&WTV246810=165&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5. 마신(魔神) 크루비츠의 최후 50년&WTV9172643=“크루비츠 아니야? 정말 오랜만이다.”
“하하하...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우리야 물론... 그나저나 너도 잘 지낸거야?”
제길... 손오공의 기를 찾을 수 없어서 아쉬운 대로 다른 기를 찾아 순간이동을 하고 나니, 거북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크리링 녀석이랑 야무차들이랑 만나게 되다니...
신룡의 소원으로 영원히 여자로서의 삶을 살게된 크리링은 지금 야무차와 나름대로의 동거생활을 즐기고 있다.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할 거는 다 하는 모양인듯, 급작스레 방문한 내가 주위를 잠시 살피니 이리저리 뒹굴고 있는 두 사람의 옷이 그것을 반증해주고 있었다.
‘안아주지 않았다고 결국 다른 남자에게 간 모양이군...’
어쨌든 지금 당장은 손오공의 행방이 중요했다.
“누나 어디있는지 알고 있어요?”
“흐음... 그러고 보니 손오공이 어디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는걸?”
“치치씨가 죽고 난 뒤에는 우리에게 한마디 연락도 없었으니깐...”
2층에서 대화소리를 듣고 내려온 야무차의 가세로 대화인원은 3명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손오공의 행방은 나오지 않았다.
‘젠장, 그럼 어쩔 수 없이 이걸 써야하는 건가?’
일회용인데다가 일회 사용시 면역체계가 확립하기 때문에 다시는 사용불가한 모종의 발명품...
한 번 쓰고 다시는 쓸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되도록 쓰고 싶지 않았지만, 선전포고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도움도 안되는 것들 같으니라구...’
이 녀석들에게 말 좀 전해달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서는 모양새가 나질 않는다.
딱 좋은 타이밍에 내뱉는 충격적 발언만큼 신선한 건 없을 테니깐...
“어쩔 수 없네요... 그럼 전 누나를 찾으러 가보겠습니다.”
“미안해. 도움이 되주지 못해서...”
“아니에요. 후훗... 그럼 전 가볼게요.”
그와 동시에 손오공에게 있는 유일무이의 센서를 작동시키는 나...
전혀 쓸모없는 두 사람을 남겨두고 센서가 보내는 모종의 전파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으로 순간이동을 시전하는 나였다.
‘예감이 안 좋아. 서둘러 강해질 필요가 있어.
그래... 강해져야만 돼.’
내가 크리링과 야무차와 쓸데없는 말을 나누는 사이, 오공은 오반과 생사를 넘나드는 대련을 하고 있었다.
파오즈 산에서 나온 이후로 식사 시간 이외에는 철저히 모든 것을 훈련에만 쏟는 오공...
때문에 자식들인 오반과 오천은 죽을 맛이었다.
“하아... 누나, 아버지! 좀 쉬었다 해요.”
“그래요. 저도 오천이랑 같은 생각이에요. 아버지...”
있는 힘껏 오공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내지른 뒤 기력이 다 쇠한 듯 누워버리는 오반...
아무리 닦달을 하고 싶어도 선두가 없고 아이들은 지쳐있기 때문에 오공 역시 쉴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와중...
“역시... 근데 누나, 기를 숨기면서도 대련이 되나?
아니면 무언가 기를 느끼지 못하는 방해물이라도 있는 건가?”
“크, 크루비츠??”
“작은 아버지!!!”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어요...?”
삼인삼색... 다양한 반응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내 등장을 좋아하기 보다는 황당하고 놀라워한다는 점...
근데 그들 못지 않게 당황스럽고 놀라웠던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탈진한 오반, 그리고 슈퍼사이어인3 상태의 오공을 보면 반드시 기가 포착되어야 하는데...
그런데 왜 기를 느끼지 못했을까...’
반드시 그녀에게 물어야할 문제이지만, 왠지 눈치를 보아하니 오공이 말해줄 것 같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아우우우... 배고프다. 누나! 밥 같은 거 없어?”
최대한 경계심을 누그러뜨릴 수 있도록 일부러 배가 고픈 척을 했다.
그리고 그런 내 모습에...
“제, 제가 차려드릴게요. 작은 아버지...”
학자의 꿈과 함께 이제는 완벽한 여성이 되면서 자연스레 배운 요리솜씨로 주변의 몇 가지 재료들로 요리를 만들어내는 오반이었다.
“그런데 왜 파오즈산에서 나온거야 누나?”
“그냥... 치치가 없으니깐 더는 거기 있어야할 거 같다는 생각이 안들더라구...”
“그래도... 돌아가신 누나네 할아버지가 서운해 하셨겠다.”
“이해하시겠지...”
어느새 오반이 차린 식사를 다같이 하고 있는 나...
성인이 된지는 꽤 오래 되었지만, 파오즈 산을 떠나 아무도 없는 외진 곳에서 아버지와 누나하고만 살아온 탓에 천진난만한 얼굴인 오천은 오랜만에 본 작은아버지라는 사람이 반가운 모양인지 연신 웃으면서 밥을 먹고 있었고, 그런 모습이 오반과 오공에게까지 전염되면서 어색했었던 자리는 점차 즐겁게 변모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오천이도 결혼해야 되지 않나? 아냐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