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4화 (174/188)

“닦아.”

“이걸로?”

“응! 우리 아빠가 그랬어. 여자가 손수건을 들고 다니는건 자신의 눈물을 닦기 위해서이고, 남자가 손수건을 들고 다니는 건 차마 손수건을 가지고 있지 않은 여자의 손수건을 대신하기 위해서라고...”

“무슨 뜻이야?”

“나도 잘 몰라. 그냥 많이 듣고 나니깐 외워버렸어. 헤헤...”

벌써부터 브랜드를 꿰차고 있어서, 수제 손수건의 현금가치를 알고 있어서 눈물을 뚝 그친건 아니다.

단지 손수건을 건낸 사내아이의 호의에 놀랐고, 거절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내아이는 한 가지를 소녀에게 더 이야기했다.

“이담에 훨씬훨씬 더 커서 어른이 되면, 우리집에 와.

그리고 메이드가 되어서, 거기서 짱 먹고...

그리고 그 다음에 나랑 같이 살자.”

“그치만...”

“나 친구가 없어. 메이드 누나들은 다들 아빠만 졸졸 따라다니고, 집사 할아버지도 엄마랑 아빠부터 챙겨. 그러니깐 나랑 같이 살자.”

“그, 그런데 왜 어른이 되고 난 다음이야?”

소녀는 날카로웠다.

보통의 여자아이들과는 뭔가가 심히 남달랐음을...

7살도 안된 사내아이는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울 아빠가 애들은 메이드로 안 받아준대...

그리고 메이드 되려면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또”

“근데 메이드가 뭐야? 나 그런 거 몰라. 되고 싶지도 않고...”

“메이드가 뭐하는 건지는 나도 잘 몰라.

하지만 아빠가 엄마보다도 더 중요한 사람이라고 그랬으니깐... 되게 멋지고 좋은 건가봐.”

“우음... 잘 모르겠어.”

소녀는 머리를 갸우뚱거린다.

소년 역시 그런걸 잘 설명해줄 수는 없다.

5개국어를 배우고 있다지만 아직은 한국말보다 영어가 더 익숙하기에... 그리고 설령 영어로 말한다 해도 잘 설명해줄 수 없기 때문에...

그래도 소년은 부족하게나마 계속 소녀를 설득했고, 결국 소녀는 납득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운동하고 그래서 나중에 꼭 자신을 찾아오겠다고...

그로부터 14년...

소녀는 어느새 메이드가 되어있었고, 소년은...

‘방구석 폐인이 되어버렸지. 하아...’

그날의 일들을 기억은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수련은 오늘 아침의 티격태격을 위해 메이드복을 차려입고, 정식으로 소년의 방에 쳐들어갔다.

“자자! 아침이에요 도련님!!”

“우으음... 5분만 더 잘게. 5분만~”

“자꾸 그럼 이불 걷어버릴 거에요.

도련님이 원하신다면 그러겠지만요...”

“하, 하지마!! 너 일부러 그러는거지!

나 잘 때 벗고 자는 버릇 알고난 다음부터는...”

“글쎄요? 후훗... 어쨌든 일어나셨으면 씻으러 가시겠어요? 그동안 전 방청소를...”

“일단 나가!!!”

그렇게 오늘도 티격태격하는 소녀의 앞치마 한켠에는 14년전 소년이 준 수제 손수건이 꿰매어진채 펄럭이고 있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하는 뒷담화 입니다.

흐음... 놀랐습니다.

갑작스러우시겠지만... 크흠!

저도 꽤나 갑작스러워서 말이죠...

늦은 오후에 컴터를 키고 보니 왠일로 내 글이 투베에 있던건지...

그나마 나아져서 1,2위는 완수씨나 하늘따라지님이 하고 나머지는 삼국지류가 판을 치던 투베에 왠일로 투베 상위권에 제가 있던지...

추석선물이라고 생각하죠 뭐...ㅎㅎ이제 드래곤볼도 서서히 종결로 치닫고 있습니다.

많이들 지루하셨죠?

하지만 걱정마시길...

조금 있으면 끝납니다! 허허허허....

(저, 저기 돌은 좀...)

아무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어야 겠지요?

원래는 250편 정도를 예상했지만....

GT는 드래곤볼 마니아로서 넣고 싶지 않아서 빼고나니...

대충 편수가 많이 줄었네요.

몇몇 분들은 드래곤볼 후속작을 써달라고 그러셨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한동안은 군대로 연재 자체를 못하고 제대 후에 글을 쓰더라도 안쓰고 있는 것들 마무리 다 지어야하기 때문에....

어찌 되었든 이 드래곤볼은 완결시키고 군대 갈테니안심하시길 바랍니다.)WTVSUCCESS=TRUE&WTV382229=1264496016&WTV1471013=481003440&WTV1392781=31125622&WTV1357910=293774&WTV1357911=2829432&WTV246810=170&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5. 마신(魔神) 크루비츠의 최후 50년&WTV9172643=얼마 전까지 미진이나 수련이나 둘다 사랑한다고 말할 정도의 사이는 아니었다.

힌쪽은 늘 봐오던 메이드들의 장을 맡고있는 기센 여자, 다른 한 쪽은 대학시절 CC로 오해받았지만 나름 오누이사이로 잘지내던 아는 동생...

그런데 아버지의 느닷없는 약혼자 내정 때문에 이 관계에 일대 변혁이 일어났다.

1년안에 결정하면 되는 약혼녀의 폭이 수련으로 대폭 수정되었던 것...

이에 부당한 조치라 응수하며 

아버지의 마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것이 미진이...

아버지의 말을 거역하려고 한 것이지만 막상 미진이를 사랑하려고 노력해도 없던 사랑이 샘솟을 리 만무... 더욱이 어제 있었던 복도 달리기 사건으로 미진이가 날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으니...

‘그냥 신사적으로 마음을 받아주면 그만인데... 그럴 수가 없어...’

미진이한테 그 말을 듣자마자 밀려드는 약혼의 진정성..이랄까?

여튼 달리기 고백 이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초딩식 사고발상이 갑자기 날 지배하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도대체 왜 이런 걸까...

이제 와서 약혼 따위를 하는데... 결혼도 아니고 고작 약혼인데 사랑을 논하게 되어버리다니...

더욱이 오늘 아침 보여진 수련의 앞치마가 날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늘 봐왔던 앞치마이건만...

오늘에서야 왜 앞치마에서 그 물건이 보여버린 건지...

이제서 생각해보면 수련은 항상 그 앞치마를 입었었다.

뒷면에 그게 있어서 내가 몰라봤을 뿐...

그런데 오늘은 고의인지 아니면 실수인지 몰라도 오늘따라 수련은 그 앞치마를 뒤집어입었고, 우연치않게 그 앞치마를 본 순간...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라버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오늘 아침 꾼 꿈이 그 꿈이었거든...’

어째서인지 그날의 추억이 떠올라버렸고, 그날의 소녀가 수련이라는 걸 안 뒤에는...

당장 나가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수밖에 없었다.

한줄 남은 이성의 끈으로 할 수 있는게 그것밖에 없었으니까...

그날을 기약하고 지금껏 기다려왔다.

육체적인 관계를 즐긴 건 그 여자가 좋아서라기보다는 색욕, 그것에 충실해지고 싶어서일뿐...

그런데 유년기 시절, 육체적 관계보다 감정에 충실했을 그 시절에 좋아했던 여자아이가 내 앞에서 딱 있었다니...

그러고 보니 수련을 안아본 기억이 없는 듯싶다.

이 저택에 있으면서 메이드란 메이드는 다 안아본 거 같은데...

수련은, 생각해보니 안아본 적이 없다.

메이드장이라는 직책보다는 그녀가 풍기는 포스 때문일까?

목욕시중이라거나 밤시중을 들게는 했지만, 이상하게 수련이 밤시중을 들기 위해 오는 날은 잠이 바로 밀려와서 제대로 거사를 치르지도 못했었다.

아버지의 경우도 마찬가지... 나이가 어느덧 오십줄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나 못지않게 메이드들을 탐하던 아버지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수련만큼은 건드리지 않았다.

미스 유니버스 4년 연속 당선이라는게 꽤나 매력적인 타이틀인데도 말이다.

어찌 되었든 우리 저택에 사는 메이드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순결을 지키고 있는 메이드다.

뭐, 그 이전에 남자 경험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아마 없을거야. 내 예감이 맞다면...’

어쨌든 수련은 그러했고, 미진이도 성품상 경험이 있어도 한두 번... 그닥 즐길 만한 타입은 아닌게 분명했다.

우리 집안에 대한 충성심 높고, 외모 좀 되고 학벌 되고 파티에 다녀도 다른 여자들한테 기죽지 않을 여인...

수련밖에 없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미진이는 상대의 직함에 겁을 먹는 타입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모르니깐... 현재 확실한 건 일전에 무례하게도 저택에 놀러와서 행패를 부린 노티아 그룹 총수의 자제한테 따귀를 날린 전례까지 있는 수련이 유일하다.

거부감도 일지 않았다.

오늘 아침의 그 손수건을 본 순간... 오히려 수련에게 좋은 마음을 품으면 품었지, 더 이상 두렵다거나 무서운 감정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약혼녀로 내정되는 사람은 한 명...

애석하게도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이상 아직까지 일부다처는 허용되지 않았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그룹 총수가 전세계 경제권을 장악하는 이 순간에도...

음지에선 한 여자가 다수의 남성을 데리고 살고, 한 남자가 다수의 여자를 데리고 살고 있음에도...

법적으로는 일부다처제가 허용되지 않는다.

‘미진이를 제외시켜야 되는건가?’

하지만 아버지 앞에서 한 말도 있고, 막상 제외시키자니 미진이가 내 손을 꼬옥 잡으면서 한 말도 떠오르고...

쉽사리 제외시킬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고 수련을 제외시키자니... 어린 날의 약속을 그대로 이행해온 정성도 있고, 앞서 말한 조건 역시 완벽히 수행하고 있으니...

‘정녕 이 둘 중 한 명을 골라야만 하는가...’

유일하게 아버지의 마수가 닿지않는 두 명의 메이드...

굳이 메이드를 고른다면 이들 중에서 골라야만 한다.

이미 저택에 사는 다른 메이드들의 경우, 내 전용 메이드로 귀속된 아라, 시현, 지현을 제외한 전원이 아버지와 몸을 섞어본 관계가 있기 때문에...

한참을 골머리를 앓고있던 나는...

결국 한 가지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것은...

‘어쩔 수 없어.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수밖에 없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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