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9화 (179/188)

‘당연하지. 여긴 혼돈 그 자체...

몸을 움직이려고 아무리 애써도 생각이 몸을 지배할 수 없는 곳이지.’

‘누, 누구..?’

‘너보다 먼저 이곳에 도착한 자...’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오로지 암흑만이 있는 곳...

그곳에서 홀로 남겨진 오공에게 누군가가 말을 건네온다.

‘나보다 먼저...라고?’

‘크크 그렇다. 나 역시도 널 이곳에 보낸 녀석에게 당했지.’

‘크루비츠..말인가?’

이름을 말하기 무섭게 옭죄여오는 그녀의 전신...

육체가 아닌 영체로서이긴 하지만 그래도 전신을 파고드는 이 묘한 고통에 오공은 짧은 신음을 터뜨린다.

‘이곳에서는 그 이름을 말하지 않는게 좋을거야.

그 이름을 말하면 할수록 견딜 수 없는 고통이 전신을 관통하거든.’

‘얼마나 여기 있었던 거지?’

‘대충 40년이 좀 넘었나? 아마 그 정도 되었을 거야.’

몸은 움직일 수 없어도 영체간의 대화는 할 수 있기에 손오공은 그 미지의 존재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어차피 가만 있어봐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져 절망감만을 맛보게 될테니깐...

“이게...카카로트란 말인가...”

“숨은 쉬고 있다. 죽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지.”

“이 자식!!”

분노에 찬 베지터의 일격...

하지만 내게 도달하지 못한채 수련에게 끊겨 맥없이 추락하는 그의 주먹이었다.

“네 하나남은 혈육을 이따위로 만들다니... 제정신인가!!”

“하나남은 동족조차 죽이려고 했던 주제에 말이 많구나. 베지터...”

“크윽...”

“사이어인은 전투 자체를 긍지로 삼는 민족, 혈육이니 사랑이니 그런게 긍지를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했나?”

“............”

“뭐 이 육체에 새로운 인격을 부여하면 그만이야.

마인부우때도 그렇게 했으니깐...”

심장이 규칙적으로 뛰고 있고 신체기관 전부 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오공의 육체...

하지만 그녀의 사념...이랄까? 그것이 혼돈속으로 밀려들어갔기에 그 육체는 말을 할 수도 생각할 수도 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물론 이대로 놔둘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 게임의 주인공이자 게임상 설정된 내 하나뿐인 혈육인 만큼...

본래의 백치미가 매력인 새로운 인격을 이 육체에 심어넣을 것이다.

‘그리고 남은 5년은... 뜻깊게 보내야지.

새로운 인격을 가진 오공과 함께...’

사이어인의 긍지를 잃어버린 채 손오공의 죽음(?)을 슬퍼하고 분노하는 베지터를 강제로 돌려보낸 뒤 난 이 육체를 데리고 박사에게 갔다.

“그때와 마찬가지로 부탁한다.”

“맡겨주십시오. 크루비츠님...”

새로운 인격이 부여되기까지 남은 시간은 7일...

적지 않은 시간이지만, 아직 지구에 남은 피라미들을 정벌하고 오면 충분한 시간이기에 난 초조해하지 않았다.

‘마인부우? 부우라면 지금...’

‘아아, 물론 그 녀석 옆에서 잘 있지. 껍데기가 새로 만들어낸 인격을 덮어씌운 채...’

‘껍데기...?’

‘그렇다. 지금 너와 내가 있는 이 공간은 영혼만이 올 수 있는 곳...

아마 네 육체 역시 숨은 붙어있을 뿐, 생각도 행동도 할 수 없는 지경일 거다.’

‘그런데 새로 만들어낸 인격이라니.. 그게 무슨 뜻이지?’

‘말 그대로다. 단순히 생식기능밖에 할 수 없는 육체에,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든 새 인격을 불어넣는다는 얘기지.

그렇게 되면 숨만 쉬던 육체는 새 인격을 받아들인 채 말을 하고 생각도 할 수 있게 된다.’

‘그, 그런 말도 안되는...’

모든 생명체는 육신과 정신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정신이 나가게 되면... 즉 식물인간과 같은 상태가 되면, 그 어떤 생각도 행동도 할 수 없는... 단순히 숨을 쉬고 누군가가 억지로 먹여준 것을 배출하는 정도의 기능만 하는 상태로 전락하게 된다.

현재 소울 오브 카오스로 인해 육신과 정신이 분리된 상태의 오공 육체가 그러한데...

그곳에 새로운 인격을 심어, 정상인처럼 만들어낸다니...

손오공도 믿을 수 없겠지만, 게임 속에 있는 NPC 모두...

나아가 현실세계에 사는 인간들 역시 믿을 수 없는 일인 것이다.

더욱이 인조인간 16호처럼 육체부터 새로 다 만드는 것도 아니다.

17호와 18호의 경우는 무한의 에너지를 공급해주었을 뿐, 그들의 영혼은 침범되지 않은 상태...

즉 강한 힘만 주입했을 뿐, 원래 존재했던 정신세계마저 개조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새로 만들어내는 육체에 정신을 덧씌우는 것은 어렵긴 하지만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핵이라 볼 수 있는 곳에 각종 상황에 대비한 프로그램을 입력시키면 끝...

하지만 지금 마인부우가 말하는 

‘크루비츠 생체개조 프로그램’은 격이 달랐다.

소울 오브 카오스로 정신을 강제분리 시킨 뒤 칩과 같은 기계적인 것이 아닌 순수 약물만으로서 새로운 인격을 만들어낸다.

언뜻 같아보이지만 전혀 다른 이 프로그램...

우선적으로 식물인간화가 된 인체가 새 인격과의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다.

마치 태어날 때부터 그런 인격을 갖게 되었다고 몸이 인식하게 되는 것, 프로그래밍 된 칩을 명령기관인 뇌에 삽입해도 싱크로율은 30%25가 안된다고 현대 의학기술은 이야기한다.

차라리 그 사람의 세포를 이용해서 한 명의 복제인간을 만드는 것이 쉽다고 할 정도로 칩과 기존 육체는 극과 극의 성향을 보이고, 설사 싱크로가 되었다 해도 정상인처럼의 생활은 바랄 수 없게 된다.

로봇처럼 프로그래밍 되어 움직이는 생활...

단순히 행동할 뿐 사고할 수가 없는 게 칩의 한계...

‘하지만 그 녀석의 경우는 다르다. 정말로 새 인격이 생각할 수 있고, 그 육체를 지배할 수 있다.’

‘으음... 너무 어려운데?’

‘기존의 인체개조가 의식이 없는 육체를 로봇처럼 움직이게 해준다면, 그 녀석의 경우는 로봇이 아닌 새 인간을 만들어낸다고 보면 된다.

그 녀석이 원하는 방향으로...’

‘아아...’

이제야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오공...

하지만 그녀는 내 의지가 아닌 이상 이 혼돈속에서 나올 수 없다.

이대로 오랜 시간 자신의 의지와 함께 단련된 육체는 크루비츠가 원하는 성격을 가진 새 인격을 가진채 영원히 살게 되고, 그 육체의 주인이었던 자신은 이 혼돈속에서 영원히 살아야만 한다는 것...

아무리 발버둥쳐도 소용이 없다는 걸 알게된 오공은 결국 포기한다.

자신은 영원히 여길 벗어날 수 없다고 체념한 채...

‘크크, 어리석은 녀석...’

하지만 마인부우의 육체를 가졌었던 카오스 속 또다른 영혼은 그런 그녀를 한껏 비웃어준다.

마치 방법이 있는데도 포기하는 녀석을 비웃는 듯이 말이다.

(흐음... 몇편 만에 남기는 뒷담화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남깁니다.

어제 글을 딱 쓰고 오늘 아침에 반응을 보는데...

어느틈엔가 제 드래곤볼이 완결되었다는...

엉뚱한 방향으로 독자분들이 인식하는 사태가 생겼더군요...

순간 거짓말이 아니고 진짜로 멍해졌습니다.

'이게 뭐지? 왜 완결이 나버린걸로 되어있는 거지?'

솔직히 이상하다는 생각 들지 않으셨습니까?

최후의 결전 최후의 결전 떠들어댄게 10편정도 될텐데 고작 한편만에 엔딩이라니...

게다가 엔딩이라면 당연히 붙어야할 작가의 후기나 뒷담화가 없다는 게...

170회가 넘게 쓴 소설의 엔딩인데 작가가 아무말 없이 끝낸다는거...

제 관점에서는 이해할 수 없고 독자분들도 이해가 안갔을 겁니다.

본론을 말씀드리자면...

엔딩 아닙니다.

이대로 엔딩하면 투드급 결말이 되어버리는데 제가 왜 엔딩하겠습니까...

제 나름대로 생각해둔 결말이 있는데 말이죠...

쩝...

어쨌든 오해가 저로 인해 생겼다면 사과의 말씀드리겠고...

계속 써내려가겠습니다.

과연 크루비츠의 쉽디쉬운 지구정벌을 끝으로 엔딩을 맞게 되는지...

관심가져주시면서 봐주시길 바래요.)WTVSUCCESS=TRUE&WTV382229=1264496024&WTV1471013=501770574&WTV1392781=31185429&WTV1357910=293774&WTV1357911=2834862&WTV246810=177&WTV2571219=187&WTV124816=game&WTV987904=1&WTV491322=5. 마신(魔神) 크루비츠의 최후 50년&WTV9172643=‘여길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그야 물론! 나 혼자서라면 안되지만 너와 함께라면 가능하다.’

‘어..어떻게 나올 수 있지?’

‘정신체의 융합... 그것밖에 없다.’

정신체의 융합... 두 개의 서로 다른 영혼이 각자의 동의하에 새 영체로 변하는 과정으로서, 육체와 정신이 분리되어야만 가능한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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