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3화 (183/188)

현재 베지터와 트랭크스, 오천 트리오로 이루어진 유일무이한 사이어인 혼혈의 환상조는 각각 수련, 셀, 프리저의 손에 붙들린 채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들 앞에서 유유히 떠있는 나...

머지않아 내핵까지 도달할 원기옥의 진행속도를 바라보면서...

충직한 수하와 컬렉션을 데리고 순간이동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설사 너희들이 기를 전부 손오공에게 전해준다고 해도 소용없다. 세 가지의 난관... 그 중 하나라도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군.”

“크으으...카, 카카로트 이자식! 사이어인의 긍지가 고작 이 정도였나? 네 녀석의 지구에 대한 마음이 겨우 이 정도였냔 말이다!!! 커헉!”

“시끄럽군... 계속 말씀하시지요. 대장님...”

수련의 일격으로 슈퍼사이어인5의 모습에서 원래대로 돌아온 베지터... 당분간 그가 깨어날 일은 이것으로 없게 되었다.

“나라고 해도 뾰족한 묘안이 없어. 고독의 힘은 절대적이거든. 거기에 원기옥 역시 만만치 않고 말이야.”

바로 마신계로 순간이동해도 무관했지만, 최후를 장식하는 이 자리에서 오래 있고 싶은 생각...

그리고 아직도 지구의 핵에 도달하지 못한 원기옥의 도달시간이 앞으로도 꽤 남았다는 점 등을 미루어볼때...

이렇게 일장연설을 하는게 제일 좋았다.

‘이제 정말로 끝이로군...’

원기옥은 손오공의 선악을 가리겠지만, 지구안에 있는 마그마는 손오공의 선악을 가리지 않는다.

설사 초 베리어로 마그마를 이겨낸다 해도 폭발하는 지구속에서 무사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이제 얼마 안 남았군...’

“자, 남은 녀석들의 처리는 마신계에 가서 하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그리고 프리저는 나를, 셀은 수련을 잡고 순간이동했다.

우리들이 사는 그곳 마신계를 향해서...

‘하하... 진짜로 죽고 마는 건가?’

크루비츠의 기는 사라졌다.

그리고 이 거대한 원기옥은 어느샌가 지구의 핵부분까지 도달해 버렸다.

미칠듯한 뜨거움에 몸이 녹을 것 같았지만, 초 베리어로 마그마를 버텨낼 수 있었기에 아직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결국 핵을 잃어버린 지구는 원작에서 본 나메크성처럼 폭발하게 될 것이다.

‘염라대왕님 보면 인사나 해야겠어. 저승에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말이야...’

이번에는 계왕성에서 오랫동안 머무를 요량이었던 오공...

이미 계왕은 마인부우의 육체에 흡수되었지만 오공이 알 턱은 없었다.

그런데 그 순간!

‘내 말이 들리느냐 오공!!’

‘이 목소리는... 계왕님?’

‘그래 나다!’

마인부우의 육체에서 조용히 침묵해야할 그가 오공에게 텔레파시를 보내오고 있던 것이다.

‘근데 무슨 일이야? 그렇잖아도 조금 있다가 계왕님한테 갈 생각이었는데...’

‘이야기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일단... 지금 이 상황을 타계할 방법을 알려주도록 하마.’

‘으응?’

그리고 손오공은 한동안 계왕의 말을 묵묵히 전해듣기만 할 따름이었다.

“이제 곧 있으면 지구가 폭발하는 소리를 듣게 되겠군...”

내가 사라졌지만, 원기옥은 중력의 법칙을 이용 계속 떨어지고 있고, 그 원기옥을 없앨 수조차도 없는 오공은...

‘없애지 못하는...이런!!!!!’

가장 중요한 사실을 까먹고 있었다.

제길!

드래곤볼 극장판 인조인간 13호와의 혈투에서 손오공이 어떻게 13호를 없앴는지...

그걸 깨닫지 못하다니...

‘이런 제길!!!!’

그리고 난 다시 손오공만 남아버린 지구로 순간이동을 했다.

돌아온 병사들의 처우나 논공행상 따위를 위해 바삐 움직이는 군단장급들을 전부 내버려두고...

“이, 이런...”

내 우려는 현실이 되어 다가왔다.

원기옥을 흡수하는 오공...

때문에 원기옥은 더 이상 내핵으로 다가가지 못했고, 점점 부피가 줄어들고 있었다.

‘그래, 나... 나도 할 수 있어!!’

손오공이 흡수하는 이상 나도 할 수 있다는 일념하에 재빨리 원기옥으로 다가가는 나...

하지만 내가 아무리 손을 대고 몸을 가져다 대어도 원기옥의 힘은 내게 전달되지 않았다.

그리고...

인조인간 13호때처럼 점점 황금빛으로 빛나는 원기옥...

그리고 서서히 부양하기 시작하면서 내가 있는 곳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순간이동을 할까?’

하지만 손오공도 순간이동은 할 줄 아는 상태...

우주 어디까지라도 쫓아올 것이 뻔했다.

‘다굴을 놓을까?’

하지만 30조에 달하는 거대 원기옥 속에서는 군단장 전부 합심해서 공격해도 소용이 없었다.

그리고 나 역시도 그러고픈 마음은 없었다.

그럼 남은 건...

‘저 원기옥을 최대한 갈라보자.’

이 수밖에 없었다.

내가 흡수할 수 없다면 손오공이 흡수할 원기를 없애야 한다.

그것밖에 떠오르지 않는 난 당장 에네르기파를 이용해서 천검을 만들어낸 뒤 원기옥의 모서리부터 시작해서 최대한 갈라보았지만...

‘어째서... 어째서!!!!’

끄떡도 하지 않는 원기옥...

‘그럼 최후에 남은 고독의 힘이라도 빌어볼 수밖에...’

분명 그 고독에게 내린 명령은 나와 원기옥을 공격하면 안된다는 거였으니, 분명 오공은 날 없앨 수 없을 터였다.

어차피 원기옥은 사라질 운명...

완성된 원기옥을 날리는 그 순간부터 원기옥 자체 전투력을 하강되고 있었으니깐... 머지않아 사라진 원기옥...

그리고 그 원기옥을 바탕으로 15억 이상의 힘을 얻은 손오공의 힘 역시 사라질테니깐...

그때까지만 어떻게든 버티면 된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해 온다.

그래서 일단 작전상 후퇴라는 생각으로 순간이동을 하기 위해 팔을 들어올렸지만, 그 순간!

‘이, 이런!!’

순간이동하기 위해 멈춰선 내 몸을 원기옥이 덮어왔다.

그리고 그 속에서는... 가히 신과 비견될 정도로 찬란하게 빛나는 손오공의 모습이 보였다.

선신과 악신...

굳이 비교한다고 하면 이 정도?

여하튼 원기옥은 하나남은 최후의 마신을 집어삼켰고, 오랫동안 침묵한뒤 마침내 사라졌다.

새하얗게 빛나는 원기의 찌꺼기를 흩날린 채...

“박 전무님! 이번 달 실적보고서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아 참, 이번에 새로 계약한 중소기업이 자금난에 빠졌다구요?”

“예. 당장 현금화시킬 수 있는 자금이 떨어져서 위태위태하다고 합니다.”

“그럼 우리쪽에서 최대한 도와주도록 해요. 회장님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제 개인재산으로 해도 좋습니다.”

“알겠습니다!”

환경살리기 운동 속에서도 유일하게 남아있는 잔재...

밤하늘을 환히 비추는 대도시의 불빛을 바라보면서 난 다시금 내 앞에 준비된 어마어마한 서류들을 쳐다본다.

‘이걸 과연 오늘 안에 끝낼 수 있을까?’

“여보, 여보!!”

이런, 수련이 날 찾는 모양이다.

만삭이 되어서 자체적으로 임신휴가까지 받아둔 상태...

그럼에도 그녀는 매일같이 내 사무실로 찾아온다.

그리고는...

“자자! 이 정도까지는 제가 처리할 테니깐, 우는소리 하면 안돼요!”

그러면서 내 옆자리에서 조용히 업무를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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