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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아앗-!
고요하게 둘을 이끌었던 빛이 순간 강렬한 빛을 뿜어내고서는 허공으로 녹아들며 사라져갔다. 그리고 보이는 또다른 모습의 숲. 키리안이 약간 흥분한 모습으로 그곳을 걷기 시작했다.
새로운 곳에 대한 기대. 아리에는 그런 키리안의 모습이 꼭 자신의 과거를 투영하는 듯 해서 엷은 미소를 보이며 뒤를 따랐다.
타박타박-
길을 모르는 키리안을 대신해 다시 앞서 걷기 시작한 아리에의 감각에 몬스터가 다가오는 것이 느껴졌다.
"키리안. 몬스터가 다가오고 있어. 너 정도의 레벨이라도 처리하는데 큰 무리가 없으니까 열심히 상대해 봐."
"오케이!"
경험치는 누가 잡든 공평하게 5:5로 유저와 씰에게 돌아가기에 가벼운 몬스터 정도는 씰이 해결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아리에도 그렇고 키리안도 자신이 잡길 바라고 있었기에 키리안은 기세 좋게 상점에서 산 검, '스페셜 노비스 소드(Special novice Sword)'를 뽑아 들었다.
스르릉-
맑은 검명과 함께 뽑혀져 나오는 검. 이름은 참 난감한 녀석이었지만 키리안에게 있어선 상당히 좋은 명검임이 틀림없다.
푸스스-
검을 뽑아들고 자세를 잡는 키리안의 앞 풀숲이 흔들렸다. 그리고 등장하는 몬스터.
핑핑을 축소시키고 그것에 팔 다리가 생긴다면 딱 눈 앞의 녀석일 듯한 모습이었다. 꼴에 몽둥이를 들고 있어 키리안의 입에서 살짝 웃음이 새 나왔다.
"풋. 이 녀석도 그럭저럭 귀여운 녀석인데? 그럼 내 검을 받도록!"
키리안이 기세 좋게 앞으로 튀어나갔다. 아직까지 그 흔한 이연격(二連擊)조차 배우지 못했지만 그 유일한 자랑거리인 사냥 실력과 소위 말하는 '아이템빨'이 상당했기에 아리에의 말처럼 몬스터는 등장한 후 별다른 저항도 못하고 허리를(대충 그 위치다) 베이고 쓰러졌다.
키리안은 괜히 검을 한 번 더 허공에 휘두르곤 집어 넣었다. 아이템은 없었고 그저 약간의 돈만이 떨어졌다. 그는 그것을 주워 들고서 다시 아리에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후후. 어떠냐?"
"…그것도 못잡으면 쿠루들은 어림도 없어."
아리에는 별 거 아니라는 듯 대답해주고 다시 걸음을 옮겼다. 키리안은 '쳇, 쿠루라는 녀석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몰라도 이 몸에겐 문제가 없단 말씀이야!'라고 중얼거리며 그 뒤를 따랐다.
두번째 필드는 첫번째 필드보다 두 배 정도 작았기에 훨신 짧은 시간 안에 마법진 앞에 설 수 있었다. 둘은 별다른 말 없이 바로 다음 필드를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