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17화 (17/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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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기세 좋게 걷는 키리안과 그 뒤를 따르는 아리에. 몬스터를 찾아 움직이는 키리안의 모습에서 두려움을 찾을 수는 없었다(겨우 레벨 7 주제에).

"키리안. 우측에서 가트 한 마리. 검 계열이고 느껴지는 힘으로 봐서 자색, 하급이니까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거야. 마법으로 보조해 줄 테니 열심히 싸워 봐."

"예썰!"

키리안이 아리에가 말한 방향으로 검을 세웠다. 곧 그녀가 주문 영창을 시작했다.

"마나여, 검에 머물러 그 예기를 더하라. 인첸트 웨폰(Enchant weapon)."

시동어를 읊조리자 아리에의 손이 푸른빛에 뒤덮였다. 그녀는 그 손으로 키리안의 검날을 훑었고 곧 검에 그 빛이 스며 들었다. 그것으로 검의 공격력이 높아졌다.

"웬만큼 위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 도와주진 않을 거야."

"예썰."

자신만만한 키리안. 아리에는 그런 그를 응시하며 약간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풀숲에서 가트가 나타났다.

전체가 5라면 머리가 2, 몸이 3인 상당히 대두(大頭)인 녀석이었다. 커다란 얼굴을 은색 가면으로 가리고 몸은 자색(紫色) 망토로 감싸고 있었다. 등 뒤엔 식칼에서 칼날만을 주욱 늘여놓은 듯한 검을 차고 있었다.

"크우우!"

놈은 별다른 행동도 하지 않고 바로 키리안에게 달려 들었다. 초보들이 잡는 녀석에게 제대로 된 지능이 있을 리가 없다. 당연 무식한 공격 일변도. 전 필드의 페니크가 공격을 늦추었던 것도 다 아리에의 피어에 의해 움직일 수 없었기 때문이지 무언가 작전 때문이 아니었다.

"좋았어! 덤벼라아!"

가트가 살기등등한 모습으로 등에서 검을 빼들며 키리안에게 달려 들었다. 키리안 역시 피하지 않고 그대로 놈에게 달려 들었다.

'…설마 그대로 맞붙진 않겠지?'

겨우 레벨 7짜리가 가트와 검을 정면으로 겨루는 무식한 짓을 하리라고 아리에는 짐작도 하지 않았다. 더불어 사냥 실력이 좀 되는 녀석이라며?

"간다! 이연격(二連擊)!"

키리안의 외침에 따라 스킬이 발동되었다. 그의 움직임이 순간적으로 빨라지며 둘의 검이 부딪쳤다.

카가강-!

그리고 두 번 연속 휘둘러지는 키리안의 검. 하지만 가트는 꿈적도 하지 않았다. 묵묵히 그것을 막아낸 가트는 그대로 다시 한 번 검을 크게 휘둘렀고 키리안은 별다른 저항도 못하고 허리를 베여 그대로 게임 오버 당하고 말았다.

치명타. 목이나 허리가 베이거나 심장 등 중요 기관에 치명상을 입으면 그대로 게임 오버 당하는 시스템. 꽤 현실적인 이 제도는 '즉사'라는 페널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럭저럭 호평을 받은 시스템이었다. 물론… 이것 때문에 한 번에 허무하게 죽으면 짜증난다.

"바, 바보 녀석!!"

키리안이 치명타에 의해 너무나 허무하게 게임 오버 당해 노비스 시티로 리스타트하자 아리에 역시 빛에 휩싸이며 그가 있는 곳으로 이동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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