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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센터는 백화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게다가 백화점을 제외하면 가장 큰 건물 중 하나였기에 더욱 찾기가 쉬웠다. 푸른색의 깔끔한 4층짜리 세련된 건물. 그것이 가디언즈 센터이다.
키리안과 아리에는 많은 유저들이 우글우글거리는 가디언즈 센터 안에 힘겹게 진입할 수 있었다. 생각 외로 사람이 많다고 생각하는 키리안이었다. 그냥 씰만 받고 가면 될 것을 뭐하러 이렇게 몰려 있을까 하고. 하지만 그것은 모르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이다.
가디언즈 센터는 그저 씰만을 지급해주는 곳이 아니었다. 씰에 필요한 장비 일체는 물론이고 성장한 씰들에 맞는 스킬을 배우는 곳이었기에 언제나 유저들이 북적거리는 곳이었다.
단, 키리안이 아리에만을 파트너로 둘 것이라면 굳이 올 필요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녀의 레벨은 300. 여기서 배울 수 있는 건 이미 모두 마스터 했다. 스킬 올 마스터 씰(Skill All Master Seal). 그것이 아리에이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은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없지만.
무지하게 대단한 씰인 아리에와 함께 들어선 키리안은 꽤나 많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물론 아리에의 미모 때문이다. 어찌되었든 씰이란 존재는 특별하지 않은 이상 남녀 모두 한 미모 하지만 아리에의 경우엔 한 단계 더 높기 때문이다.
"자자, 그럼 형을 찾아 볼까나?"
키리안은 초보신공을 발휘해 그 시선들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의 일을 위해 움직였다.
{형. 지금 가디언즈 센터에 왔거든. 어디 있어?}
키리안의 전음에 카디안이 반갑다는 듯 답을 해왔다.
{어, 왔냐? 지금 2층 상점에 있어. 스킬북(Skill book) 때문에. 이거 배우고 갈게.}
{응. 그럼 난 씰 받고 기다릴게.}
{오케이.}
"자, 그럼 씰을 받으러 가보실까나."
키리안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미니맵이 있다는 것을 떠올리곤 바로 그것을 띄웠다.
"아, 저기구나."
지도를 따라 시선을 옮기니 동쪽에서 유저들이 줄지어 서서 무언가를 받고 근처의 동쪽 방으로 들어가는 문 앞에 다시 줄을 서는 것이 보였다. 그들의 손에 들린 각양각색의 것들. 그것이 상징물이었다.
키리안은 늘어선 여럿의 줄 중에 가장 짧은 곳의 뒤에 섰다. 그리 길지는 않았기에 30초 정도 기다리자 차례가 왔다. 마치 지하철 표를 파는 듯한 모습의 창구 앞에 선 키리안. 창구 안에서 듣기 좋은 미성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안녕하세요. 어떤 씰을 원하십니까? 클래스를 말씀해 주세요."
가디언즈 센터에서는 원하는 그대로의 씰을 주진 않지만 클래스 정도는 선택할 수 있게 해주었다. 키리안은 NPC(로 짐작되는)의 물음에 잠시 고민했다.
"웬만하면 성직자 쪽이 좋을 거야. 공격력 쪽에서 나 이상은 찾을 수 없을 테니까."
아리에의 조언이었다. 그녀의 말대로 공격력을 따지자면 자만이 아니라 아마 그녀 이상의 씰이나 유저는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더불어 곧 갈 사냥에 있어서도 힐러가 있으면 더욱 수월할 것이다.
"으음… 무녀! 무녀 쪽으로 해주세요!"
고민하던 키리안. 그는 아리에의 말에 프리스트를 떠올렸다가 무언가 부족하단 생각에 마인드 맵을 더욱 확장시켰다. 그리고 나온 것. 그것은 오래전 게임에서 보았던 보조계의 마법에 능통한 무녀라는 클래스였다.
"무녀요? 예 알겠습니다."
NPC는 기다리란 말을 남기고 5초 동안 조용하더니 창구 밖으로 하얀 손을 내밀었다. 그 손엔 금빛의 방울이 들려 있었다. 같은 모양의 방울 두 개가 달려 있었고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고리가 붙어 있었다.
"원하시는 무녀 클래스의 상징물입니다. 동쪽의 방에서 그 모습과 능력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예, 감사합니다아."
키리안은 NPC가 내민 방울을 집어 들었다. '딸랑-'하고 작게 울리는 방울 소리가 꽤 청명하다. 그는 NPC가 말한 방을 향해 빠른 발걸음으로 움직였다. 창구 때와 마찬가지로 줄이 여럿이었다. 역시 가장 짧은 줄 뒤에 선 키리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길 15초. 아까의 반밖에 기다리지 않았지만 두근거리는 심정 때문에 두 배는 더 기다린 느낌이었다.
달칵-
눈 앞에 보이는 은색 손잡이를 돌리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 은은한 빛이 허공을 맴돌고 있는 방이었다. 가구 등은 전혀 보이지 않았고 그저 텅 비어 있었다. 씰의 능력을 시험하는 곳 답다고 해야 할까.
"자아, 그럼 봉인을 풀어 볼까나~"
키리안이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방울을 집어 들었다. 처음 지급 되는 것은 따로 감정이 필요 없는 것이었기에 따로 감정 스크롤을 사러 가는 귀찮음은 없었다.
호흡을 가다듬는 키리안. 그리고 두 손에 방울을 들고 외쳤다.
"앱솔브!"
파아아앗-!!
아리에 때와는 달리 방울은 외침과 동시에 빛을 뿜었다. 그것은 뭉쳐서 유형화되며 사람의 모습을 취했다.
어깨 어림까지 흘러내린 기다란 흑발과 감은 눈동자. 그리고 붉은 입술. 한복을 닮은 치렁치렁한 퇴마복을 입고 가슴에 검은빛의 퇴마봉을 품고 있는 것이 전형적인 무녀(巫女)의 모습이었다.
무녀는 잠시 소환된 그 모습을 유지하다가 조용히 눈을 떴다. 머리카락과 같이 깊고 검었다. 그녀는 그 눈동자로 키리안을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을 정해 주세요."
처음 소환된 그녀에게 이름이 있을 리가 없다. 키리안은 이름을 정해달라는 말에 맹렬히 머리를 회전 시켰다. 처음으로 정해주는 이름을 허접하게 지을 수는 없다.
'좋은 이름… 좋은 이름… 좋은 이름… 그래!'
키리안이 탁하고 펼친 왼손에 말아쥔 오른손을 내리쳤다. 그리고 무녀에게 말했다.
"네 이름은 유하(幽荷)야, 유하! 알겠지?"
처음 소환된 씰은 소환한 유저와 같은 나이로 모습이 설정되기에 키리안은 부담없이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그녀에게 반말을 할 수 있었다.
무녀는 잠시 생각하는 듯한 모습을 취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제 이름은 유하. 지금부터 키리안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키리안. 레벨 7밖에 안된 그는 벌써부터 두 번째 씰을 얻게 되었다.
두번째 씰 유하(幽荷)
하이고오...ㅡㅜ
할 거 없는데..정말 온라인 게임이나 해버릴까요..방학도 참 빌어먹을 것입니다..ㅡㅜ 온라인 게임..시간 떼우기엔 제격이지만..일단 하면 생활 밸런스 엿(-_)되기 때문에..
젠장..어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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