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20화 (2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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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안이 유하를 얻은 뒤 밖으로 나오자 누군가가 그를 불렀다. 고개를 돌리자 183cm의 훤칠한 키를 지닌 호감 가는 얼굴의 청년이 손을 흔들고 있었다. 절친한 그의 선배 유재현이었다. 이곳에선 카디안이라는 이름을 지닌 유저.

"아, 형!"

키리안이 반가운 표정으로 그에게 다가갔다. 그의 곁엔 서로 반대의 속성으로 보이는, 외모 역시 서로 다른 분위기의 씰 둘이 곁에 서 있었다. 마족과 천사가 함께 있는 모습이랄까.

카디안은 다가오는 키리안과 아리에, 유하를 유심히 살피며 말했다.

"호오, 하현아. 능력 좋구나. 벌써부터 그 정도라니."

저의를 알 수 없는 카디안의 말에 키리안이 살짝 눈을 가늘게 만든다.

"다 운이지. 뭐 형이야 현실에서의 행색을 볼 때 정상적인 모습인 거 같아 이중인격은 아닌 것 같네."

"하하하. 입담은 여전하구나."

"뭐 그렇지."

둘은 가볍게 농담을 주고 받으며 서로 친함을 여실히 나타냈다.

"일단 근처 카페로 자리를 옮기자."

"그래."

유저들이 북적거리는 곳에서 대화를 나누기에는 무리가 있었기에 둘은 자리를 옮겼다. 백화점 근처인만큼 괜찮은 카페는 충분했다. 둘은 차분하면서도 즐거운 분위기의 카페의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뒤 대화를 이어나갔다.

"음, 먼저 내 소개를 할까? 말해줬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의 내 이름은 카디안이야. 그리고 이 예쁜 마족 아가씨는 서큐버스 카리나야. 후에 서큐버스 로드로 성장하실 몸이니 잘 보이라구."

키리안은 카디안이 소개한 마족을 살펴 보았다. 등에 작은 마족의 날개를 지닌 흑발의 활달해 보이는 서큐버스였다. 카디안과 비슷한 나이인지라 생동감 있는 모습과 함께 요염함 또한 묻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이쪽은 네피엘. 투천사이지. 천사답게 자애롭고 아름답지. 역시 네르피안(투천사를 뜻함)들의 로드가 될 몸이시니 잘 대접하라구."

20대로 보이는 은발금안(銀髮金眼)의 아름다운 아가씨는 투천사인 모양이었다. 카리나라는 서큐버스가 생동감과 요염함을 지니고 있다면 이쪽은 차분함과 포근함이라는 매력이 있었다.

"자, 그럼 내 소개는 끝났으니 이번엔 니 소개를 해 봐."

카디안이 소개를 끝내고 키리안을 응시했다. 겨우 레벨 7이면서 자신의 도움조차 받지 않았는데 장비는 최고에 가깝고(유하는 제외다. 얻은 뒤 바로 카페에 왔으니) 씰 또한 둘이나 된다. 전혀 처음 시작하는 녀석답지 않은 모습이다.

키리안이 그의 시선에 '헤에-'하고 웃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아리에의 전음에 따라 그녀를 얻은 경위에 대해서는 변함 없이 설명했지만 레벨은 심하게, 돈은 많이 하향 조정을 했다.

"호오, 그랬단 말이지? 엄청나게 운이 좋았네? 쳇. 나도 거기 있었어야 했는데…."

"뭐 그렇게 부러워할 필요도 없네요~ 그보다, 우리 사냥이나 가자."

키리안은 유하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자신도 레벨업을 하고 싶어 깨나 몸이 달아 있는 상태였기에 조급한 목소리로 카디안에게 말했다. 그는 키리안의 모습을 보더니 씨익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

"좋아! 일차 전직을 위해 버닝이다!"

"우오오!"

카디안의 힘찬 목소리에 키리안이 불타오르며 동조하고 나섰다. 그에 씰들 넷이 쿡쿡 웃는다(아리에는 그저 살짝 미소를 보였을 뿐이지만 포함시키자).

그들이 정한 목표는 쿠루족이 있는 여덟 번째 필드였다. 초보존의 필드란 녀석이 그렇듯, 여덟 번째라고 해도 그리 어려운 곳은 아니었다. 물론 키리안이 유하하고만 있었다면 택도 없었겠지만 멤버가 꽤나 강력했기에 크게 무리는 없었다.

전체적으로 따지자면 15~50까지 사냥 가능한 곳이 쿠루족이 있는 필드다. 키리안이 잘만 해준다면 엄청난 속도로 사냥이 가능한 곳이었다.

"그럼 렛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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