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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안은 주변에 모인 일행들에게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 암은청한검을 얻은 것부터 시작해서 천령을 만난 일, 아리에와 교환한 일. 사실 구구절절 늘어놓을 필요조차 없는 일이었다. 감춘 것이라고 해봐야 아리에를 얻기까지의 짧은 과정일 뿐이니까.
'근데…… 표정들이 왜 이래?'
일행들은 반쯤 넋이 나간 상태였다. 그 중 라시드와 아스타나는 아예 입을 헤~ 벌리고 있어서 바보 같이 보일 지경이다. 라시드는 몰라도 아스타나까지 그런 모습이라 키리안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기, 왜들 그러는지 이유라도 좀 설명해 주시지……?"
그의 조심스런 말에 아스타나가 겨우 표정을 수습하며 키리안에게 물었다.
"암은청한검과 위시 에이전트…… 그것이 가지는 의미를 혹시 아시나요?"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 키리안을 보며 아스타나는 저기 보이는 벽을 향해 전력질주를 하고픈 충동을 느꼈다. 이리 답답할 수가! 모든 유저들의 선망의 대상인 아이템과 씰이 저 무지한 자의 손을 거치다니…… 그야말로 통곡할 노릇이었다.
아스타나가 키리안에 의해 패닉 상태로 들어서자 보다못한 아르니아가 대타로 키리안에게 설명을 이어 주었다.
"먼저 암은청한검. 이건 말이지, 디 앱솔브에 현존하는 그 어떤 검보다 강력한 것이야. 아니, 모든 무기 중에서 가장 좋다고 봐도 무방해. 검 중에선 데미지 최강에 마법 저항력도 뛰어나. 아니, 막을 필요도 없어. 마법을 아예 '파괴'해 버리거든. 그것 뿐이 아냐. 아이러니하게도 마법의 천적인 그 검은 최강의 마법검이기도 해. 그야말로 사기라는 말이 어울리는 검이지."
"헤에……"
아르니아의 설명에 키리안이 감탄한 듯 입을 벌렸다. 청자의 반응이 마음에 들었는지 아르니아는 바로 아리에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위시 에이전트. 소원, 혹은 소망의 대리자. 디 앱솔브에 현존하는 최강의 씰. 대기만성(大器晩成) 타입의 직업인 기검술사의 최고봉에 이른 씰로서, 그 마검술(魔劍術)은 드래곤마저 압도할 정도라지. 하지만 그게 최고의 것은 아냐. 위시 에이전트의 최고 기술은 바로 마법 방어에 있어선 최고라 불리는 스페셜 스킬 사이 배리어의 3스킬 12레벨 마스터라는 점이지. 스페셜 스킬 포인트 중 무려 세 개를 사이 배리어에 투자한 것도 모자라 그걸 12레벨 마스터 했단 말이야! 고로 그 방어력은 말할 필요도 없지!! 무려 웜 급의 드래곤 브레스를 정면에서 막을 수 있다고!!"
흥분했는지 아르니아는 얼굴이 발개질 정도로 소리치곤 잠시 헥헥거렸다. 키리안이 그런 그녀의 등을 수고했다는 듯 토닥거려 주었다.
"그게 끝이 아니야!"
잠시 쉬던 그녀는 곧 기력을 회복했는지 숙였던 상체를 벌떡 들어올렸다. 덕분에 키리안이 놀라서 후다닥 비켜서야 했지만 아르니아에겐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위시 에이전트의 유일한 약점이라고 하면 중간 단계, 그러니까 3차 직업 이상의 초고수들에게 존재하는 레어 스킬(Rare skill)이 그녀에겐 단 하나 뿐이란 거야. 위시 에이전트가 워낙 레벨이 높고 그 기본 능력이 높아 크게 약점이 되진 못하지만 공격이 약한 건 엄연한 사실이지. 하.지.만. 정말 한 방 승부를 한다면 그 어떤 씰도 위시 에이전트에게 이길 수 없다고 사람들은 말하지! 왜! 왜! 왜냐하면 말이지! 바로 그녀의 명칭이기도 한 합체기 때문이야!."
다시 한 번 숨을 몰아쉬는 아르니아. 폭주 모드에 다다른 그녀의 새로운 모습에 모두가 주목하고 있었다.
"위시 에이전트. 그것이 바로 합체기의 이름이지. 그녀의 주인은 바로 마스터 랭커! 최고의 유저와 최고의 씰의 조합. 호칭의 퀘스트를 클리어한 뒤 얻을 수 있었던 최고의 합체기! 그것은 위시 에이전트가 지닌 유일한 레어 스킬 '세인트 블레이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할 수 있지. 육망성의 정점에서 탄생하는 절대의 광검(光劍). 그리고 태양마저 그 빛을 잃게 만드는 백광(白光)! 그 뒤에 마치 여명(黎明)처럼 밝아오는 태양빛은 보는 자의 넋을 잃게 만들 정도로 아름다워. 그래서 여명검(黎明劍)이라고도 불리지. 어때? 대단하지 않아? 그게 바로 네 옆에 서있는 씰이라고!"
"아, 아 예."
장황한 그녀의 설명에 키리안은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안했다간 살인 날 분위기다.
"자, 대충 아리에에 관해선 이해를 한 듯 하니 이쯤하고. 키리안, 너 자격 레벨에 대해선 알고 있어?"
"아니."
카디안의 물음에 키리안은 당연하게도 고개를 저었다. 카디안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예 백지 상태에서 게임을 시작한다는 건 알고 있었으니까. 아르니아, 설명은 따로 방법이 있으니까 좀 참도록 해."
자격 레벨에 관해 모른다는 말에 벌떡 일어나려는 아르니아의 어깨를 누르며 카디안이 말했다. 설명시켰다간 송장 하나 치울 듯 했기에 모두가 그녀를 말렸다.
"키리안, 도움말 창 띄워서 자격 레벨 검색해 봐."
"응."
카디안의 말에 키리안은 고개를 끄덕이곤 도움말 창을 띄워 자격 레벨을 찾아 보았다.
[7. 자격 레벨
디 앱솔브는 아이템이든 씰이든 그것을 사용하는데 레벨 제한을 두지 않았다. 즉 극단적으로 말해 레벨 1짜리라도 현재 디 앱솔브에서 최강인 302 레벨의 씰을 파트너로 둘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것엔 엄청난 제한이 따른다. 그것이 '자격 레벨'이다.
씰이 유저의 명령을 완벽히 따르는 것은 유저의 레벨이 씰보다 10 낮은 경우까지다. 만약 씰보다 레벨이 10 이상 낮다면 씰은 그 명령에 순종적이지 않다. 거기에 15 이상 차이가 나면 씰은 유저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게 된다.
마지막으로 20 이상 차이가 나면 씰은 소환에조차 잘 응하지 않는다.
또 한가지 제한은 씰과 레벨이 30 이상 차이가 날 때 적용되는 것이다.
이때 씰의 레벨은 유저와 그 씰의 레벨의 평균값이 된다. 그러니까 레벨 5 정도 되는 유저와 300 정도 되는 씰이 있다고 할 때 레벨 5인 유저가 씰을 파트너로 두면 그 씰의 레벨은 (5+300)÷2, 즉152(1미만은 버린다)가 되는 것이다.
아이템의 경우도 위와 비슷하다. 능력치가 감소되는 것이다. 레벨 차이에 따라 5~80%까지 능력치가 저하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유저는 극히 드문 경우로 좋은 아이템을 얻어도 그에 맞는 자격, 즉 레벨이 되지 않는 다면 그 아이템이나 씰의 본 능력을 완전하게 끌어내지 못한다.]
그리 길지 않은 설명을 모두 읽은 후 키리안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야 알겠어. 암은청한검이 그 모습에 비해 너무나 부족한 느낌이 들었던 이유와 아리에가 내 레벨업에 맞춰서 성장했던 이유도."
"뭐, 그런 거다."
"그럼 이걸로 대부분의 의문은 해소되었네요. 단 하나만 제외하고 말이죠."
데미지를 대부분 해소했는지 다시 지적인 모습으로 돌아온 아스타나가 입을 열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주어가 빠지긴 했지만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것이었기에 상관 없었다.
"자, 그럼 물을게요. 아리에, 어째서 당신은 생초보나 다름없는 그의 부름에 답하고 명령을 들어주는 것인가요?"
이실직고(以實直告)
휘유유유=ㅅ=
건담 시리즈...그야말로..태권브이를 떠올리게 하는 경악할만한..=ㅅㅜ
스토리 등도 그럭저럭이래서 지워버리고 말았습니다= =)
대신 로도스도 전기와 닷 핵 사인을=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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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 seventeen - 이실직고(以實直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