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79화 (79/140)

2

아리에의 명령에 따라 일행은 엄청난 능률을 자랑하며 순식간에 함정을 복구해냈다. 푹 자고 일어났기에 캐릭터의 상태는 최상이기에 더했다.

함정을 모두 완성한 뒤엔 모두가 가운데 조용히 모였다. 그리고 키리안이 정글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의 역할은 몬스터를 몰아오는 것. 그것 때문에 쉬었으니 이젠 일할 차례인 것이다.

넓은 정글에선 몬스터를 보기가 조금 힘들다. 블루 비치는 단 하나의 맵을 지칭한다. 그 특징 중 하나가 '무지하게 넓다'이니 그만큼 몬스터도 분산해 있고 몹몰이(몬스터 몰이의 줄임말)가 힘든 것이다.

"흐응, 지겨운데…… 아! 그 단검이나 볼까?"

심심해서 괜히 인벤토리를 뒤적거리던 키리안은 고대 던전의 이벤트 때 얻었던 단검을 기억해 내곤 당장 그것을 찾아 집어들었다. 금과 보석으로 치장된 고풍스런 단검. 검신이 총을 연상시키게 하는 녀석이었는데, 검날과 검신의 사이에 방아쇠 같은 것이 있어 더욱 그런 생각을 들게 했다.

"무기 정보!"

띵-

[이름 : 에인션트 골드 블래스터(Ancient Gold Blaster)

등급 : 일급

특징 : 이벤트 아이템. 금빛의 고풍스런 단검으로, 특수 총탄을 장전해 쏘아보낼 수 있는, 이름에 걸맞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장전 가능 수는 한 발이며, 드워프들의 대장간에서 주문 제작할 수 있다. 서비스로 세 발의 탄환이 인벤토리에 지급되어 있다.]

"헤에. 대단한데?"

키리안은 설명을 보곤 감탄해서 인벤토리에서 총알을 한 발 찾았다. 약간 묵직한 느낌의 금빛 탄환이었다. 단검의 폼멜을 잘 살피니 열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아마 이곳이 탄창이겠지.

짐작과 함께 열어보니 예상대로 총알을 장전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총알을 그곳에 넣고 폼멜을 힘주어 닫았다. '찰칵'하는 기분좋은 소리와 함께 장전이 되었다.

"호오, 딱 몬스터가 눈에 띄어 주는군!"

시험 삼아 한 발 쏴보려는 키리안의 눈에 마침 파라트가 한 마리 눈에 띄었다. 검은색의 녀석이라 방어력이 쎌 것이니 생각 외로 단검의 능력이 강하더라도 죽지는 않을 것이다. 데미지 시험도 해보고 몹몰이도 할 수 있으니 그야말로 딱이다.

"좋아! 그럼 조준, 쏘세요~"

키리안은 컨트롤 바이탈리티로 안력을 조금 키우고 조준한 손이 흔들리지 않도록 했다. 사격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는 키리안이었지만 캐릭터의 능력과 컨트롤 바이탈리티의 도움, 목표의 거대한 몸체라는 상황이 사격을 도왔다.

콰아아앙-!!

가볍게 방아쇠를 당긴 키리안. 하지만 결과는 전혀 가볍지 않았다. 무슨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엄청난 반탄력이 키리안을 엄습했다. 키리안은 엄청난 충격에 단검을 놓치고 튕겨져 나가 백사장을 굴러야했다.

"큭, 뭐야?!"

컨트롤 바이탈리티로 손에 기력을 모았기에 다행히 손목이 부러지진 않았지만 주먹을 쥘 수 없을 정도로 손이 저렸다. 자신의 옆에 꽂혀있는 단검이 흰 연기를 뿜어내는 것으로 그 위력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키리안은 잠시 그것을 응시하다 총알에 맞았을 몬스터에게 시선을 돌렸다.

"이, 이런 말도 안되는……"

파라트는 처음의 예상과 달리 완전히 걸레가 되어 있었다. 이미 흐릿하게 사라져가고 있었고 잔인한 장면은 없었지만 맞았던 부위 주변이 완전히 너덜너덜해져 있는 것이 총알의 위력을 능히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정도면 거의 레어에 가까운 위력이군. 에잇, 왜 일급이라고만 표시해 뒀냐고!"

같은 등급이라도 최하급이 있고 최상급이 있는데, 에인션트 골드 블래스터란 긴 이름의 이녀석은 아무래도 일급 중 최상급에 해당하는, 레어에 가까운 능력을 가진 녀석이었다. 파라트를 완전히 걸레로 만들어버릴 정도의 위력과 이 정도의 반탄력이라면 충분히 일급 최상급이다.

"아뜨뜨!!"

키리안은 검집조차 없는 단검을 주워들어 급히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연기를 뿜어내는 것으로 짐작했던대로 상당히 뜨거웠기에 볼 것 없이 바로 던져버린 것이다.

키리안은 대충 모래를 털고 일어났다. 이동할 생각으로 몸을 돌리는 그. 하지만 주변이 심상찮음을 느끼곤 주변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포, 포위 당한 건가."

에인션트 골드 블래스터의 총성이 너무나 컸던 탓일까. 주변의 몬스터들이 모두 몰려온 듯 싶었다. 파라트와 난파된 해적선의 원령들이 키리안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낭패군. 아리에도, 유하도 없는데."

아리에는 두고서라도 계속해서 주술을 써야했던 유하까지 쉬게하고 홀로 온 키리안이었기에 전투는 최악의 수다. 그럼 최상의 수는?

"오라 스플리트, 콘센트레이트 오라!"

검에 기력을 주입한 뒤 일행이 있는 곳으로 달리는 키리안. 파라트가 그 앞을 막아선다. 키리안은 컨트롤 바이탈리티로 날아오는 집게발을 밟고 멀리 날았다. 점프해서 막아오는 원령 하나를 오라 크로스로 베어 타격을 준 뒤 땅에 내려서는 키리안. 멋지게 착지한 뒤 휙 몸을 돌려 흩날리는 머리카락을 넘기며 '훗'하고 웃는다. 그리고 한 마디.

"나 잡아보셈!"

다다다다다다다닷-!!

한 마디를 던진 후 눈썹이 휘날리게 달리는 키리안. 잠시 멀뚱히 서있던 몬스터들은 이내 상황을 이해하곤 눈깔을 뒤집으며 키리안을 쫓아갔다.

"크워어어어어억!!!!!!!!!!!!!!"

2차 전직(1)

괜히 이상한 거 눌렀다가 글 쬐금 날림-_-;;

****

Stage Twenty one - 2차 전직(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