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94화 (9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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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냐아."

곤히 자던 중에 슬슬 정신이 돌아온다. 무언가 불편한 느낌에 몸을 뒤척이던 키리안은 움직인 곳의 바닥이 시릴 정도로 차갑자 눈을 슬쩍 떠보았다. 집의 천장과는 확연히 다른 회색빛의 동굴 천장이 보인다.

'……아, 나 퀘스트 수행 중이었지.'

곰곰히 생각해보니 답이 나왔다. 그래, 자신은 퀘스트 수행 중이었다. 류테스들의 본거지를 어찌어찌 뚫고 보스가 있을 것이라 짐작되는 문앞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러다가 유하가 잠들어 담요를 덮어주고…… 이 뒤로 기억이 끊긴 것으로 보아 자신도 잠이 든 것 같다.

몸은 조금 불편한데 비해 머리는 현실의 베개라도 벤 듯 편안하다. 시선을 조금 돌려보니 유하의 눈동자가 보인다.

"헤에, 잘잤어?"

"예."

별다른 대답을 바라지는 않은 질문. 하지만 그녀는 약하게 웃으면서 답해 주었다. 이거, 갑자기 가까워진 느낌이다?

키리안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살피니 예상대로 그녀가 무릎베개를 해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그녀가 잠든 때부터 1시간 13분이 지났다.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어?"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옅은 미소를 유지하며 답하는 그녀에게 제대로 된 답을 들을 수 없음을 키리안은 깨달았다. 그저 그녀의 스테이터스가 정상에 가까운 것으로 무리하지 않았음을 알아볼 뿐.

'근데, 갑자기 이렇게 사근사근해 진 건…… 아! 친화도가 올랐지.'

잠들기 전 분명히 들었다. 친화도가 올랐다는 메세지를. 합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친화도. 그것은 사이가 급히 가까워지는 때의 시작이다. 이때부터 씰이 조금은 인간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키리안은 유하와의 친화도가 '다가오려 함'을 표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곤 씨익 웃었다. 그리고 합체기를 살폈다.

파사(破邪)의 천태도(天太度)

이것이었다. 이름을 보면 파사의 태도 업그레이드 판이라 볼 수 있겠지만, 앞에 '천' 말고도 뒤에 칼 도(刀)가 아닌 법도 도(度)라는 점에서 다른 점을 찾을 수 있었다.

"조오아쓰으으! 이걸로 보스도 두렵지 않다! 유하야, 가자!"

"예."

용기백배. 기분백배. 의욕 120%! 보스 따위 가뿐하게 끝내주지!

키리안은 당당한 걸음으로 문앞에 섰다. 너무나 거대한 문. 처음은 좋았는데…… 이걸 밀 용기가 나지 않는다. 오메……

'응?'

자세히 살펴보니 눈앞에 왠지 모르게 자물쇠처럼 보이는 보석 하나가 있었다. 키리안은 게이머 특유의 직감으로 무언가 있음을 느꼈다.

슥슥- 툭툭-

쓰다듬어 보고 툭툭 쳐보기도 했지만 반응 없다. 뭐, 그렇다면 이건 어떨까?

"실드 브레이크!"

콰아앙-!!

냅다 유로아의 검을 뽑아들어서 실드 브레이크를 갈겨버렸다. 굉음과 함께 보석이 조각났다. 그와 함께 저절로 열리는 문.

"이거였구나아."

무식함이 가끔은 상책이다. 키리안은 천천히 열리는 문을 보며 흡족히 웃었다. 그리고 유하와 함께 그곳으로 진입했다.

어두운 내부. 하지만 무언가 있음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커다랗고 거친 숨소리. 그리고…… 사기(邪氣)가 가득한 붉은 눈동자!

크르르르르-

음습한 포효. 그리고 위로 상승하는 눈동자. 놈이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기검(氣劍), 빛나다!(3)

흠냐냐..

결국 연참이 대세다...인 겝니다. 킁- -)

그래, 조회수 천만 만들 테니까..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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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 Twenty four - 기검(氣劍), 빛나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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