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99화 (99/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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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테스들은 웬만큼 정리가 된 상황이었기에 적색 하브라스와의 싸움에 커다란 방해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아리에가 곁에 있었기에 방해하기 위해 다가오는 녀석은 야구방망이 휘두르듯 휘두르는 그녀의 검에 의해 저멀리 날아가 버렸다.

크롸롸롸롸-!!

적색 하브라스는 키리안들이 다가오자 적의에 가득찬 포효와 함께 화염을 쏘아냈다.

화르르륵-!!

광범위하게 퍼지는 화염. 키리안은 피하기보단 공격해나가는 것을 택했다.

위에서 아래로 대각선을 그리며 쏘아지는 화염. 당연히 그 안은 텅텅 비어 있다. 키리안은 씰과 함께 거기로 뛰어든 것이다.

"좋아, 한 번 검을 시험해 보자고! 기검!"

파아아앗-!!

강렬한 광채가 터지며 기검이 피어올랐다. 붉은 기검의 주위를 연청빛 미풍의 깃이 휘감고 있었다. 역시 반쯤 짝퉁이던 유로아의 검과는 차원이 다르다.

"점핑, 실드 브레이크!!"

키리안은 몸을 낮추며 점핑을 시전했다. 총알처럼 튀어나가는 그의 몸. 목표한 적색 하브라스의 두꺼운 다리가 사정거리에 들어오자 인정사정 볼 것 없이 기검을 내리쳤다.

콰아아앙-!!

"으다다다, 몸통이 무슨 무쇠도 아니고!!"

도저히 기검과 몬스터의 다리가 부딪친 것이라곤 생각할 수 없는 굉음이 터졌다. 그와 함께 지상을 쓸어오는 적색 하브라스의 팔에 키리안은 점핑을 사용해 급히 뒤로 물러났다.

"크, 저릿저릿한데. 그냥은 도저히 못 뚫겠다."

키리안이 낼 수 있는 최고의 힘으로 공격해 봤지만 놈의 다리엔 겨우 작은 흠집밖에 내지 못했다. 그 레벨도 사기지만 일단 같은 일리오스의 힘이 담긴 검인지라 어느 정도 힘의 상쇄가 있었던 것이다.

기검, 점핑, 실드 브레이크가 더해진 공격도 통하지 않는다면 남은 것은 하나 뿐이다.

"아리에. 세인트 블레이드라면 놈에게 타격을 줄 수 있겠지?"

"물론이야. 충분히 타격을 줄 수 있어. 하지만 어쩌려고? 아직까지 주인님의 마나는 세인트 블레이드를 원활히 지원할 정도가 못 돼."

마나량도 마나량이지만 그 활용 능력도 부족하다. 파일 전송으로 따지자면, 세인트 블레이드를 시전하기 위해 초당 800kb의 마나를 전송해야 하는데 키리안은 500kb밖에 전송하지 못하는 격이랄까? 그 덕에 스킬이 원활히 시전되지 못하고 부담만 더해지는 것이다.

"내가 유하랑 저놈의 시선을 끌어볼 테니까 기회를 봐서 세인트 블레이드로 놈의 미간을 찔러 봐. 뭘 찌를지는 맘대로 하고."

"흐응, 덩치가 큰 놈일만큼 바보같이 얻어맞진 않겠지만…… 뭐, 알았어. 그럼 시작하자고!"

화르르르륵-!!

적색 하브라스가 다시 한 번 화염을 쏟아냈다. 그것을 향해 아리에가 주문을 걸었다.

"검결, 반탄(反彈)! 리플렉팅 실드!"

검에 모든 것을 밀어내는 마나를 담고 그 앞에 공격을 반사하는 실드를 생성시킨다. 힘껏 검으로 리플렉팅 실드를 쳐내면 상승효과로 실드의 능력이 상승한다. 아리에는 그 실드를 화염을 향해 날려보냈다.

일부의 화염이 반사되어 본래의 진로로 이동하던 화염과 상충했다. 그 사이 아리에는 왼쪽으로 크게 우회해서 적색 하브라스의 눈을 피했다.

크롸롸롸-!!

화염이 통하지 않자 놈은 다시 팔을 휘둘러왔다. 그 강력함에 대한 패널티인지 놈의 공격 패턴은 상당히 단순한 편이었다. 그것이 그나마 키리안들에게 희망을 준다.

키리안은 유하를 안고 점핑으로 그 팔을 피했다. 유하는 회피는 키리안에게 맡기고 주술을 시전했다.

"속박, 산!"

광범위 속박의 주술이 단 하나, 적색 하브라스의 팔뚝을 잡아채기 위해 사용되었다. 하지만 그 팔뚝은 허무하리만치 쉽게 그것을 끊어냈다.

"이건 어떠냐!!"

콰아아아아아앙-!!!

주변을 뒤흔드는 폭음과 함께 키리안의 왼손에 있던 에인션트 골드 블레스터가 금빛의 파괴광선을 뿜어냈다. 키리안이 노린 것은 왼쪽 머리통의 미간. 하지만 조준이 살짝 빗나가서 그 옆의 왼쪽 눈동자를 맞추고 말았다.

크와아아아아아악-!!!!

듣는 자를 섬뜩하게 하는 몬스터의 고통에 찬 포효가 주변을 진동시켰다. 꼬리와 두 팔을 미친듯이 휘두르며 입으론 화염을 뿜어낸다. 그 광기에 찬 움직임에 키리안이 급히 유하와 함께 물러섰다. 주변에 있던 모두가 구분 없이 키리안과 같은 행동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놈에게 다가가는 존재가 있었다.

은청빛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하늘을 나는 그녀는 바로 아리에! 적색 하브라스의 경각심이 흐트러진 지금을 노리고 공격을 하려는 것이다.

"여섯 힘의 정점. 그 정점의 중심에 존재하는 근원의 빛. 지금 나의 검이 되어 강림하리라. 세인트 블레이드(Saint blade)!"

파아아아앗-!!

아리에가 쥔 위시 에이전트에서 성스런 백색 광검이 뻗어나왔다. 그녀는 그것을 쥐고 빠르게 아래로 하강했다. 그리고 시전되는 검결.

"검결, 천단(天斷)."

평소보다 훨씬 긴 검날의 길이는 2m에 달했다. 아리에는 그것을 그대로 눈을 하나 잃은 적색 하브라스의 두 개의 머리 중 하나의 미간을 노리고 내리친 것이다.

스아아악-!

앞의 모든 것을 가르며 내리쳐진 광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적색 하브라스를 보며 아리에는 성공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때, 하브라스의 하나 남은 눈동자가 번쩍 뜨여졌다. 안 그래도 붉고 음습한 눈엔 독기(毒氣)와 함께 핏발이 서 있었다.

'위험해!'

본능적으로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낀 그녀는 급히 주문을 외웠다. 하지만 그것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적색 하브라스의 입이 벌려지며 검붉은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화아아아악-!!

세인트 블레이드의 빛은 물론이고 그녀도 그 화염에 순식간에 그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것을 본 키리안이 경악해서 소리쳤다.

"아리에!!!!"

화염이 사라진 허공엔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았다. 아리에가 사라진 것이다.

"이 개자식!!"

키리안이 그대로 퓨즈가 끊겨 에인션트 골드 블레스터를 쏘려 할 때였다. 그를 진정시키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흐아, 하마터면 골로 갈 뻔 했네."

"아, 아리에?!"

아리에의 목소리가 갑자기 키리안의 뒤에서 들려온 것이다. 놀라는 키리안. 워프라도 이렇게 빨리 시전될 수는 없었다.

"하아. 조금만 늦게 출두를 시전했으면 정말 재가 될 뻔 했어."

그녀는 여기저기 불에 그슬린 모습이었지만 그 이상의 타격은 입지 않은 모습이었다. 위험을 직감하고 바로 출두를 시전했고, 세인트 블레이드가 일순간이나마 화염을 막아주었기에 살 수 있었던 것이다.

키리안은 무사한 그녀의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적색 하브라스의 포효에 다시 표정을 굳혔다.

"젠장. 눈을 맞춘 덕분에 상대하기 더 어려워졌어."

마나는 어느새 반 이하로 뚝 떨어져 있었다. 기실 얼마 싸우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키리안은 마나 포션을 마시며 방법을 생각해 보았지만 딱히 수가 떠오르지 않았다. 아리에의 이번 공격으로 허공으로 뛰어오르는 것이 자살 행위와 다름 바가 없음이 증명되었다. 화염 공격이 있어 허공으로 날면 끝장인 것이다.

"이제 믿을 것은 에인션트 골드 블레스터 뿐인가……."

왼손을 들어 금빛으로 빛나는 단검을 살펴보았다. 세인트 블레이드를 제외하고 현재 가지고 있는 최강의 공격 수단. 적색 하브라스의 입속과 눈동자를 날려버린 무기. 하지만 단단한 외피도 뚫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놈의 상태가 저래선 약점인 미간을 맞추기도 힘들다.

"젠장. 여러모로 골때리는 녀석이군."

피피피핑-!

키리안들이 고전하고 있자 붉은 날개 일족의 사람들이 허공에서 화염의 화살을 날려 도와주려 했다. 하지만 일리오스의 힘을 지닌 그들의 화염 화살은 일반 화살보다도 못한 것이었다.

크롸롸롸롸-!!

적색 하브라스는 신경을 건드는 그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지 분노에 찬 포효를 터뜨리며 화염을 날렸다. 급히 몸을 피하는 붉은 날개 일족. 눈이 뒤집힌 적색 하브라스는 거체를 움직여 그들을 잡으려 했다.

"이, 이런 그쪽은!"

키리안은 적색 하브라스가 이동하는 진로를 확인하곤 놀라서 소리쳤다. 지금 놈이 향하고 있는 방향엔 몸을 피한 에리네들이 있는 동굴이 있었다. 절대로 보내선 안된다!

"유하야!"

"예, 폭발하는 화산의 힘을 간직한 화염이여, 내 앞의 적을 격(擊)하라. 폭염(爆炎)!"

신경 건드는데는 이 폭염만한 것이 없었다. 유하의 주위에 검붉은 화염의 구체가 십여 개 떠올랐다. 그녀는 지체없이 그것을 적색 하브라스의 등에 날렸다.

콰과과과광-!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적색 하브라스의 등에 폭염이 작렬했다. 이 정도면 돌아보겠지, 라고 생각한 키리안. 하지만 눈이 뒤집힌 놈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무리였다.

"이, 이런."

눈길조차 주지 않는 놈을 보며 키리안은 다급해졌다. 저대로 보냈다간 무슨 사단이 일어날지 모른다.

철컥-!

키리안은 재빨리 인벤토리에서 탄환을 꺼내 에인션트 골드 블레스터에 장전했다. 그리고 미간이 있을 법한 위치의 뒷통수를 노리고 발사했다.

콰아아아아아앙-!!

굉음과 함께 허공을 가르는 금빛 광선. 그것은 정확히 적색 하브라스의 뒷통수를 때렸다. 앞으로 튕겨나가듯 숙여지는 놈의 머리. 그래, 이 정도면 되겠지!

"응? 이것도 안돼?!"

이 정도 타격에도 불구하고 놈은 그대로 앞으로 전진했다. 그 모습에 경악하는 키리안. 이건 그냥 눈이 돌아가서 붉은 날개 일족을 따라가는 게 아니다. 이미 그들은 멀리 떨어진 상태니까.

'설마?!'

문득 머리를 스치는 생각! 일리오스의 힘을 지닌 적색 하브라스가 맹목적으로 향할만한 이유라면 하나 뿐이다.

"일리오스의 무녀!"

"응? 뭐라고 주인님?"

놀라서 소리치는 키리안의 모습에 아리에가 묻는다. 키리안은 초조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아리에. 저놈, 에리네를 노리고 있는 거 같다. 나도 맞는지는 모르겠다만, 일리오스의 힘을 얻은 놈이 저렇게 공격에도 반응없이 무언가를 향하고 있다면 에리네일 확률이 높을 거야. 아리에, 에리네를 데리고 와줘. 널 따라 적색 하브라스가 움직인다면 내 짐작이 맞을 거야."

"알았어."

키리안의 설명에 아리에는 고개를 끄덕이고 동굴을 향해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키리안은 에인션트 골드 블레스터에 다시 탄환을 장전하고 마나 포션을 마셨다. 이거, 오늘 돈 진짜 많이 버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리에가 에리네를 데리고 나왔다. 여전히 생기를 잃은 눈동자를 보이는 에리네. 그녀가 나타나자 적색 하브라스가 크게 포효하며 아리에에게 달려들었다.

"역시!!"

키리안은 예상이 맞아 떨어지자 얼굴을 찌푸리며 에인션트 골드 블레스터를 들었다. 일반적인 방법으론 쓰러뜨릴 수 없다. 그렇다면 꼼수를 부려야지.

콰아아아아아앙-!!

키리안이 목표로 잡은 것은 적색 하브라스가 아니었다. 바로 놈이 밟을 땅이었다. 놈이 밟을 만한 위치에 커다란 구덩이를 판 것이다.

철컥-! 콰아아아아앙-!!

한 방을 쏘자마자 바로 재장전해 다시 한 번 구덩이를 팠다. 약간의 간격을 두고 생성된 두 개의 구덩이. 키리안의 예상대로 정신이 나간 놈은 그 구덩이를 잘못 디뎌 쓰러졌다. 버둥거리는 놈은 혼자선 절대로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쿠우우우우웅-!!

육중한 소리와 함께 엎어진 적색 하브라스. 이때다!

"아리에, 세인트 블레이드로 오른쪽 미간을 뚫어버려!! 유하는 속박으로 놈의 눈꺼풀을 덮어버린 뒤에 에리네를 맡아줘!"

"속박, 산!"

키리안의 빠른 말에 유하는 바로 속박으로 적색 하브라스의 눈을 덮어버렸다. 그리고 에리네를 유하에게 맡긴 후 시전되는 아리에의 세인트 블레이드.

그녀가 광검을 들고 적색 하브라스의 오른쪽 미간을 향해 돌진했다. 키리안은 빠른 손놀림으로 다시 탄환을 장전하고 왼쪽 미간을 노렸다.

푸욱-!

콰아아아앙-!!

아리에의 광검과 키리안의 금빛 뇌전은 동시에 하브라스의 두 미간을 꿰뚫었다. 그와 함께 멈춰버리는 적색 하브라스의 몸뚱이. 그리고 흐르는 시간.

"이, 이긴 건가?"

약점이라는 미간, 그것도 두 개의 머리통을 동시에 뚫었으니 놈은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털썩-

주저앉는 키리안과 아리에. 류테스와 하브라스들도 대부분 정리된 상태다. 이제 끝이다.

번쩍- 파아아아아아아앗-!

모두가 안도한 때, 갑자기 적색 하브라스의 세 개의 눈동자가 떠졌다. 그리고 쏘아지는 빛줄기. 그것은 하나로 모아져 에리네의 왼쪽 심장을 꿰뚫었다. 그리고 유하의 왼쪽 가슴마저.

'끝난 게… 아니었어……?'

그 모든 것이 슬로우 비디오와 같이 진행되었다.

기검(氣劍), 빛나다!(5)

잇힝= =)

어제 98을 잡았고, 미술 수행 평가를 해서 글을 못 썼더랩니다=_=

으냐냐.

오늘,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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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 Twenty six - 기검(氣劍), 빛나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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