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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셨습니다. 전직 퀘스트 완료를 확인했습니다. 지금부터 키리안님의 클래스는 '기검사(氣劍士)'로 변경되며, 새로운 스킬이 추가됩니다. 기검사가 되신 것을 축하드리며 그 선물로 '기검사의 영예(榮譽)'를 드리겠습니다."
일리오스 작렬 후 3일. 키리안은 유하와 아리에 둘과 함께 전직 퀘스트를 완료 했음을 알렸다. 퀘스트를 깬지 3일이 지나서야 온 것은 유하와 아리에를 다시 부르려면 현실 시간으로 3일이 지나야 했기 때문이다.
씰의 사망에 따른 패널티. 그것은 친화도의 일정 수준 하락과 3일간의 소환 불능이다. 아리에야 괜찮았지만 유하의 경우엔 다시 그 목소리를 듣기 힘들게 되었다. 겨우 몇 시간이었다. 그나마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다시 멀어져버린 것이다.
사실 키리안은 퀘스트를 실패했다고 생각했다. 정글에서의 생존에는 성공했지만 '소녀의 구원'을 실패했기 때문이다. 소녀, 그것은 분명히 에리네를 뜻했다. 하지만 그가 한 것이라곤 감옥에서 꺼내준 것 뿐, 그 자폐증을 고쳐주지도 못했을 뿐더러 그 목숨조차 구하지 못했다.
그리고 포기 상태에서 내리친 검. 무방비로 검을 내리쳤던 건 이길 수 없을 터이니 그 머리통이라도 한 번 갈겨버리고 게임 오버 당할 생각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내리친 검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일리오스의 불꽃이 터졌다.
붉은빛이 스며드는 것을 통해 무언가가 있을 거라곤 짐작했지만 새로운 스킬이 생겼다는 메세지조차 없었다. 그 상황에선 따로 그것을 알아볼 시간도 없었기에 그 어떤 계획도 없이 검을 내리쳤는데, 바로 그 행동이 일리오스의 불꽃을 일으켰던 것이다.
타오르는 화룡과도 같았던, 폭발하는 화산과 같은 힘의 그 화염 칼날은 적색 하브라스를 그대로 양단해버렸다. 그리고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 적색 하브라스를 이루고 있던 화염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고 남은 것은 흩날리는 놈의 재 뿐이었다.
모든 것이 마무리지어지자 키리안은 퀘스트 성공을 알리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실패했을 거라 생각했던 퀘스트가 성공한 것이다. 에리네는 죽었지만 적색 하브라스를 무찌른 것으로 그녀를 '구원'한 것이 되었단 것일까?
메세지를 들음과 동시에 키리안은 싱글 모드 종료를 택해서 그 공간을 벗어났다. 파트너가 모두 죽고 에리네마저 죽였다. 그곳에서 더이상 머물고 싶지 않았다.
그 후 삼 일을 기다렸다. 유하와 아리에를 다시 소환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그리고 지금, 두 명의 파트너와 함께 퀘스트를 완료했음을 알린 것이다.
[띵-! 축하합니다! 기검사로 전직하셨습니다. 새로운 스킬이 추가 되었습니다.]
안내어와 함께 키리안의 직업 정보가 수정되며, 추가 능력치도 부여됐다. 키리안은 우선 스킬창을 열어 추가된 스킬을 살펴보았다.
[스피릿 소드 마스터리(Spirit sword mastery) : 기검 사용 능력의 숙련도를 나타낸다.
검기(劍氣) : 검에 기력을 주입해서 예리한 기의 검날을 생성한다. 능숙해지면 검기를 날릴 수도 있다.
검막(劍幕) : 검을 이용해 방어막을 만들어낼 수 있다.
기검(氣劍) : 검에 기력을 실어 순수하게 기로 이루어진 검날을 생성시킨다. 일반적인 검으론 그 힘을 감당할 수 없다.
기원의 불꽃 일리오스 : 하트 다이아몬드의 힘을 통해 발현되는 고대의 화염. 기검을 매개로만 시전할 수 있다.]
일단 기본적으로 추가되는 검기와 검막이 있었고, 기검사의 클래스 스킬인 스피릿 소드 마스터리와 기검이 보였고, 마지막으로 일리오스가 추가되어 있었다. 이젠 완벽한 기검사가 된 것이다.
"헤에, 유하야. 나 드디어 기검사가 됐다?"
키리안은 치렁치렁한 듯 하지만 겉보기완 달리 심플하고 활동하기 편한, 그러면서도 세련된 기검사 전용의 복장인 기검사의 영예을 착용하며 유하에게 말했다. 그녀는 대답 대신 옅게 미소를 짓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만약 죽지 않았었다면 '축하 드려요'라고 말해줬을 텐데…….
다시 한 번 씁쓸함을 느끼며 키리안은 이번엔 아리에를 보며 손가락으로 브이자를 보였다. 아리에는 '그래그래, 멋있어.'라고 대답해 줌으로써 키리안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주었다.
키리안은 기본적인 능력치들의 분배를 끝낸 후 이글 오브 라이트닝에 스페셜 스킬 포인트를 찍었다. 그러고보면 스페셜 스킬인데도 제대로 사용을 한 적이 없다. 이번 기회에 좀 많이 활용을 해줘야겠다.
전직 건물에서의 일이 끝나자 키리안은 미련없이 그곳을 나와 동료들이 있을 여관으로 걸음을 옮겼다.
모두들 키리안이 삼 일간 쉬었을 동안 퀘스트를 완료한지 오래였다. 각자의 일을 정리하고 모이기로 한 것이 오늘. 모일 장소는 시티 오브 나이츠의 중심가에 위치한 커다란 여관 겸 음식점이었다.
건물이 눈에 확 뜨이는 것이었기에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키리안은 간판을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내부는 떠들어대는 유저들에 의해 시끌시끌했다.
북적대는 곳에서 동료를 찾기 위해 여기저기 시선을 주었다. 오른쪽의 창가 자리에 모두가 앉아 있었다. 키리안은 그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으~ )@&$. (*&%_^(여~ 키리안. 오랜만에 보네)."
그가 다가오는 것을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디엔트였다. 그는 사이다병을 입에 물고 외계어에 가까운 발음으로 키리안을 반겨주었다. 그의 행동을 시작으로 카디안과 아르니아 역시 키리안을 반겨주었다.
"어서와. 보아하니 퀘스트는 확실히 깼나보네."
키리안에게 말을 걸어온 것은 카디안이었다. 그는 저번의 것관 다른 로브를 착용하고 있었다. 키리안과 마찬가지로 전직을 한 뒤 장비를 바꿨다는 것이 쉽게 눈에 띈다.
"응. 그건 모두다 마찬가지일 테지."
모두다 장비가 달라졌다. 그 능력 또한 많이 상승했을 것이다. 키리안만 해도 기검과 일리오스란 강력한 스킬을 얻고 에인션트 골드 블레스터를 업그레이드 시켰으니 말이다.
"후후훗. 이 디엔트님의 업그레이드 된 실력은 사냥할 때 보여주기로 하지."
"…별로."
디엔트의 말에 모두가 동시에 관심없다는 감정이 가득 담긴 한 마디를 내뱉었다. 순식간에 구겨지는 디엔트. 모두가 슬쩍 웃는다.
"모두들 말야, 각자의 힘을 보이는 김에 서로의 실력을 한 번 확인해보고 싶지 않아?"
카디안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새로운 힘을 얻었으니 써보고 싶고, 다른 선의의 경쟁자들은 어떤 힘을 보여줄지 궁금한 것은 일반적인 유저라면 당연한 심리일 것이다.
예상했던 반응이 나오자 카디안은 씨익 웃으며 말을 이었다.
"좋아. 그럼 바로 근처의 사냥터로 가보자!"
카디안이 주먹을 불끈 쥐고 말하자 키리안과 디엔트가 동조하며 '우오오오!'하는 기합성을 발했다. 대부분의 유저들의 마음이 그렇듯, 이들도 새로운 스킬을 얻었으니 쓰고 싶어 몸이 근질근질한 상태다. 그리고 동료들의 실력이 얼마나 늘었나 구경해보고 싶은 마음도 강하다.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그럼 모두 출발!"
카디안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자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고 나머지 셋도 몸을 일으켰다.
계산을 하고 막 사냥터로 향하려 할 때였다. 모두의 눈앞에 반투명한 메모창이 떴다. 거기엔 커다란 두 글자가 붙어 있었는데, 그 이름도 유명한 '공지'였다.
일행은 잠시 행동을 멈추고 공지를 읽었다.
[씰 콘테스트 개최!
유저 여러분들 모두 안녕하셨습니까~ 운영자 디카릭입니다. 삼 일 후면, 성대한 이벤트가 시작됩니다. 이 공지는 그것을 알리기 위해 여러분들에게 날아간 것입니다.
여러분, 1년 전 치러졌던 씰 콘테스트를 기억하십니까? 여러가지의 축제를 통해 여러분들에게 환호 받았던 그 멋졌던 이벤트! 바로 씰 콘테스트를 다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의 씰 콘테스트는 총 세 파트로 나뉘어집니다.
1. 베스트 드레서(Best dresser)
2. 듀얼 토너먼트(Dual tournament)
3. 랜드 레이스(Land race) & 스카이 레이스(Sky race)
먼저 베스트 드레서는 말 그대로 최고의 디자이너를 뽑는 것입니다. 유저 자신이 모델이 될 수도 있고 씰을 모델로 세울 수도 있지요. 다만, 동물형은 불가(不可)입니다. 인간형은 가능하지만 이를 테면 드래곤 형태의 씰은 불가능이란 것입니다. 그랬다간 평가가 아스트랄, 간단하게 ^&*@#*&^&*해져 버리니 말입니다.
가장 먼저 치러질 이벤트입니다.
두번째의 듀얼 토너먼트도 제목만으로 모두 짐작할 수 있으실 것입니다. 파트너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토너먼트전! 그것이 두번째 이벤트입니다. 초보 유저 대전, 일반 유저 대전이 있습니다. 초보 유저의 기준은 2차 전직을 하지 않은 레벨 100 이하의 유저입니다. 일반 유저는 당연히 2차 전직을 하신 유저분들 부터지요. 함께 싸울 수 있는 씰의 수는 하나입니다.
두번째로 치러질 이벤트입니다.
마지막 세번째가 바로 랜드 레이스와 스카이 레이스입니다. 랜드 레이스는 이름 그대로 땅에서 치러지는 경주이며 스카이 레이스는 하늘에서 치러지는 경주입니다.
랜드 레이스에 참가하기 위해선 지상 계열의 씰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하나 들자면, 무한 스테미너와 질풍 같은 빠르기를 자랑하는 '허리케인 재규어(Hurricane Jaguar)'가 있지요. 이와 같은 씰을 지닌 분에 한해서 랜드 레이스에 참가가 가능합니다.
스카이 레이스의 경우엔 창공(蒼空) 계열의 씰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자면 그 재빠른 속도와 날카로운 공격이 특징인 '나이트 호크(Knight hawk)'가 있지요. 이와 같은 창공 계열(쉽게 말해 비행형)의 씰이 있으신 분에 한해서 스카이 레이스에 참가가 가능합니다.
이것이 마지막으로 치러질 이벤트입니다.
자, 이번 씰 콘테스트에선 위와 같은 세 개의 커다란 축제가 치러집니다. 그 외에 자잘한 이벤트도 많으니 많은 유저 여러분들의 참여를 바라며, 이만 디카릭은 물러가겠습니다~
-공지 읽은 분들에 한해서 베스트 드레서 이벤트가 치러질 장소에서 이벤트 기념 물품을 공짜로 지급하겠습니다. 공지 읽은 여러분들 사랑해요~♡]
공지의 내용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마지막의 하트표가 상당히 거슬렸지만 이벤트 기념 물품을 공짜로 준다는 말이 있었기에 용서해 주기로 했다.
"흐응, 모두 어때?"
카디안의 물음에 디엔트와 아르니아는 잠시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
"글쎄. 별달리 참가하고픈 생각은 없어. 물론 구경은 하러 가야지. 하지만 참가해서 이리저리 뛰어다닐 마음은 생기지 않는 걸? 난 그 시간에 장사를 할 거야."
디엔트의 말이었다. 과연 이번에도 상인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디엔트였다. 이벤트를 노려 장사를 하겠다는 생각을 먼저 하다니 말이다.
"나도 그냥 구경이나 할래. 피곤하게 뛰어다니는 것보다 거기서 하는 자잘한 이벤트가 더 재밌을 거야."
아르니아도 비슷했다. 그녀는 저번의 씰 콘테스트에 참가했던 언니인 아스타나에게서 자잘한 이벤트가 훨씬 더 좋았더라는 말을 기억해낸 것이다.
모두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카디안과 경우에도 새로운 힘을 시험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오직 키리안 하나만이 스카이 레이스에 관심을 보이고 이벤트가 시작되면 참가하기로 하는 것으로 의견 일치를 보고 다시 사냥터로 가려할 때였다. 막 걸음을 옮기려던 키리안의 팔을 아리에가 잡았다.
"에, 왜?"
키리안이 걸음을 멈추며 묻자 다른 일행도 움직임을 멈추고 아리에를 보았다. 그녀는 자신을 보는 키리안을 응시하며 말했다.
"주인님, 우리 여기에 참가하자."
"…에?"
"우리 여기에 참가하자. 이왕 하는 김에 듀얼 토너먼트에도."
반문하는 키리안에게 아리에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그녀의 말에 키리안이 난감하게 웃었다.
"헤에, 남 앞에 나서는 것은 자신 없는데……."
그 많은 관객들 앞에서 모델 노릇이나 파트너 노릇을 하란 말인가? 키리안의 성격상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
살짝 키리안이 반항하자 아리에는 차악 가라앉은 눈으로 키리안을 응시했다. 지그시 응시하는 그녀의 모습엔 반쯤의 협박과 함께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는 듯한, 그리고 슬픔이 묻어나고 있었다.
어떻게 그저 지그시 쳐다보는 것만으로 이런 포스를 뿜어내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 따위는 뒤로 접고 키리안은 할 수 없이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퀘스트 때의 일도 있으니 도저히 거절할 수 없었다(그게 아니더라도 거절 못할 키리안이다).
"에효. 이벤트 세 개를 모두 치러야 하게 생겼구나아아아."
그렇게, 키리안은 씰 콘테스트 이벤트를 풀 타임으로 뛰어야 할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씰 콘테스트(Seal contest)
흙..
할 게 없습니다아아아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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