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107화 (107/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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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의 산, 그 중 분화구가 있는 하나의 산에서 처절한 비명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끄와아아아아악!!}

퍽퍽퍽-!!

화려한 깃털을 지닌 붉은색의 멋드러진 새를 '밟고' 있는 일련의 무리가 있었다. 바로 퓨즈가 끊겨버린 키리안과 그 광기에 동참해버린 그 일행이었다.

"이노무 시키. 이몸이 곱게 말할 때 들어야지 어디서 불질이야 불질이!!"

퍽퍽퍽-!

{꾸와아아아악!!}

그냥 밟는 것이 아니었다. 컨트롤 바이탈리티를 이용해 한 방 한 방이 장난이 아니었다. 거기에 다른 부위에선 유하가 키리안의 명에 따라 연속해서 파사의 태도를 날리고 있었고, 아르니아의 발키리들이 실드 브레이크로 계속해서 피닉스를 때리고 있었다. 디엔트 역시 대기의 정령을 이용해서 중력파를 내리치는 중이었다. 그야말로 집단 구타가 따로없다.

"모두 잠시 대기!"

키리안이 헉헉대며 잠시 구타를 중지시켰다. 마나와 기력, 체력이 많이 소모 됐기 때문이다. 겨우 멈춰진 구타에 피닉스가 다시 추욱 늘어진다.

키리안은 마나 포션, 기력 포션, 스테미너 포션을 마시며 피닉스에게 다시 물었다.

"어이, 이제 그만 테이밍 되지 않으련?"

그의 불량스런 물음에 피닉스가 분노하며 소리쳤다.

{무자비한 놈!! 감히 성수(聖獸)인 이 몸을 이렇게도 치욕스럽게 한단 말인가! 차라리 날 죽여……!}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

"기검, 일리오스!"

콰아아아앙-!!

{꾸에에에에에에엑!!}

다시 한 번 무자비한 구타가 시작되었다. 다른 일행 역시 다시 구타를 시작했다. 이걸로 다섯 번째였다. 거부하면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여러곳에서 전신 마사지가 행해졌다. 그것도 죽지 않을 만큼. 그렇게 다섯 번이 반복 되었다.

퍽퍽! 퍼엉! 콰아앙! 뚜쉬뚜쉬(?) 뺘샤빠샤(?)

다채로운 구타 소리가 마치 음악처럼 이어졌다. 피닉스는 다시 고통스러워하고 일행은 미친듯이 공격 스킬을 퍼부었다. 아싸 좋구나!

"헉헉. 중지이이이. 어떠냐, 마음이 바뀌었냐?"

{크, 크윽! 이건 뼛속까지 시리다! 허나, 난 굴하지 않……}

"기검, 일리오스. 실드 브레이크으으으으으!!"

콰아아아아앙-!!

포션을 마시며 듣는 대답. 다 들을 필요도 없었다. 다시 시작된 구타. 대충 포션에 의해 체력, 마력, 기력이 차는 속도까지 계산하며 스킬을 난사했기에 딜레이도 없었다.

콰아아아앙-!!

{꾸와아아아아아악!!}

점점 더 처절해진다. 지속되는 구타에 치는 놈이나 맞는 놈이나 제대로 된 몰골이 아니었다. 카디안과 아르니아, 디엔트는 때리다 지쳐서 뻗어버렸다. 이제 남은 것은 피닉스와 키리안 뿐이었다.

10분 후.

"헉헉. 어떠냐 이놈? 이제 굴복하지 않으련?"

{크흐흐. 더 때려봐! 때려보라고! 흐흐흐흐.}

"그, 그럴 줄 알았다아아아. 실드 브레이크!"

콰아아아앙-!

{크하하! 그 정도로 될 성 싶으냐? 더 쳐보라고!!}

"제, 젠자아앙. 좋다. 기검, 일리오스, 실드 브레이크!"

{끄웨에에에엑!}

그대로 머리통을 풀스윙으로 날려버렸다. 그제서야 고통스런 비명을 지르는 피닉스. 하지만 놈은 금세 다시 비웃는 표정이다. 새가 그런 표정을 지으니 참으로 난감했지만, 키리안은 웃을 기분이 아니었다.

"지, 징한놈. 이대론 끝도 없겠어."

얼마나 포션을 마셔댔는지 중간에 일행에게 맡기고 물까지 빼고 온 참이었다. 모든 게이지는 반으로 줄어있는 상태. 포션을 사용할때마다 최대치가 소량 줄어드는데, 그게 반으로 줄었을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마셨는지 상상도 안간다(이건 여관에서 푹 쉬면 제대로 회복된다).

키리안은 때리면서 고민했다. 이놈이 맛탱이가 가긴 했지만 절대로 테이밍 될 상황이 아니다. 오고가는 폭력 속에 싹트는 우정을 바랄 상황도 아니다. 이건 집단 구타였으니까 말이다. 무언가 다른 수단이 아니다.

잠시 일행에게 다시 구타를 맡긴 키리안은 유하의 무릎을 베고 누웠다. 두 눈 가득 유하의 예쁘고 차분한 얼굴이 들어온다.

'헤에, 예쁘다아.'

키리안은 잠시 그 얼굴을 멍하니 쳐다봤다. 무안한지 얼굴을 붉히며 시선을 돌리는 그녀. 미치도록 귀엽다. 그래도 사람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단계까지 친화도를 올렸었기에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헤에, 남자들이 아주 녹겠구만. …가, 가만?'

딴 생각을 하던 키리안의 머리를 스치고 가는 아주 기상천외하고 엽기적인 생각! 누가 들으면 뒤집어질 생각이었지만 어차피 이대로 가다간 지쳐서 져버릴 아주 엽기적인 상황이었기에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어이, 잠시만 수고해줘!"

키리안은 일행에게 부탁하는 말을 남긴 뒤 인벤토리에서 큐브 하나를 꺼내 들었다. 고대 유적에서 얻은 두 개의 아이템 중 하나, 바로 위시 큐브였다.

"좋아. 그럼 2x2 모드로 돌려보실까!"

키리안은 큐브를 2x2로 맞추고 단숨에 그것을 맞췄다. 그리고 비는 소원.

"피닉스가 유하에게 반하게 해줘!"

파아아앗-!

터지는 빛. 하지만 그것은 곧 사그라들어 버렸다. 실패란 소리다.

"뭐, 한 번에 될 거라곤 생각 않았어. 그럼 버닝!"

"피닉스가 유하에게 반하게 해줘!"

파아아아앗-!

실패.

"피닉스가 유하에게 반하게 해줘!"

파아아아앗-!

실패.

"피닉스가 유하에게 반하게 해줘!"

파아아아앗-!

실패. 그리고 반복되는 단조로운 행동. 발동된 것이다. '키리안 폐인 모드'가.

다른 건 생각지 않는다. 그저 목표를 이룰 때까지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잡생각은 하지 않는다. 오직 단순 노가다만을 반복할 뿐. 이게 보는 사람을 질리게 할 만큼 무서운 키리안 폐인 모드인 것이다.

방해하는 자도 없었기에 키리안은 그 일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세 자리 수에 가깝게 그것을 실행한 결과, 드디어 소원이 이뤄졌다. 인간 승리다!

파아아앗-!!

밝은빛이 뿜어지며 피닉스를 감쌌다. 그 빛에 일행이 물러선다. 빛은 서서히 피닉스에게 흡수되었고, 곧 그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다시 떠진 피닉스의 붉디붉은 눈동자는 유하를 보고 있었다.

{아, 너무나 아름다운 아가씨로다!}

'됐다!'

키리안은 쾌재를 불렀다. 유하를 보며 눈빛이 몽롱하게 변해버린 피닉스. 이걸로 일단계 계획은 완성이다. 그럼 이단계로 넘어가자.

{유하야, 저 피닉스에게 '주인님에게 테이밍 되어 주세요.'라고 말해줘. 부탁해~}

전음으로 유하에게 부탁하는 키리안. 유하는 부드럽게 말하는 그의 부탁에 고개를 끄덕였다.

"예."

대답 후 그녀는 천천히 피닉스에게 다가갔다. 피닉스가 팔딱거린다.

곧 유하가 피닉스의 앞에 섰다. 피닉스가 부리를 유하에게 비벼댄다.

{유하야, 피닉스를 쓰다듬어 주는 거다!}

{예.}

키리안의 명에 따라 유하가 살살 피닉스의 부리를 쓰다듬었다. 아주 맛이 갈 듯한 피닉스의 표정.

'저놈, 새 주제에 음흉하잖아!'

감히 자신의 유하에게 꼬리를 치다니! 성질 같아선 다시 개패듯 패고 싶지만 목적이 있어 겨우 참았다.

{유하야 이제 말해.}

대충 피닉스가 녹은 듯 하자 유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피닉스님."

{왜 그러십니까, 무녀 아가씨?}

느끼하게 말하는 피닉스. 그런 놈에게 유하가 부드럽게 말했다.

"주인님에게 테이밍 되어 주실 수 없나요?"

{크, 큭!}

유하의 부탁에 엄청나게 난감해하는 피닉스. 이건 너무나 커다란 갈등을 유발하는 부탁이었다.

{그, 그건 무, 무리……}

겨우겨우 거절하기 위해 사념을 보내는 피닉스. 그런 피닉스의 사념을 유하가 잘랐다.

"안되나요?"

표정 변화가 거의 없었지만 피닉스에겐 실망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그, 그게 아니라…… 크, 크윽!}

혼란스러워하는 피닉스. 그런 그에게 잽싸게 키리안이 다가와 말했다.

"이봐, 내 파트너가 되면 매일매일 유하의 곁에 있을 수 있다구. 후후후. 매일 매일 말이지이이이."

악마의 속삭임과도 같은 키리안의 속삭임에 피닉스가 더욱 혼란스러워했다. 신이시여, 왜 이런 시련을 제게 주시나이까!!

절규하는 피닉스. 이런 기회를 키리안은 놓치지 않았다. 잽싸게 청풍의 깃털을 꺼내 피닉스의 몸에 대고 외쳤다.

"테이밍!!"

{끄와아아악!}

피닉스가 순식간에 청풍의 깃털로 빨려 들었다. 아무리 힘이 빠졌다지만 피닉스는 피닉스. 심하게 반항하는 녀석의 힘에 키리안이 힘이 풀려 휘청거렸다. 이젠 정신력과 체력의 대결이다.

{끄와아아악!}

너무나 강렬한 반항. 버티기 힘들 지경이다.

"에, 에잇. 유하가 그리도 싫은 것이냐아아아!!"

발악에 가까운 키리안의 외침. 그리고 크게 약해진 피닉스의 반항. 키리안은 틈을 놓치지 않고 모든 힘을 다했다.

"테이미이이이이잉!!"

파아아아아앗-!!!

그리고 터진 강렬한 붉은빛. 그것은 청풍의 깃털을 감싸며 하나의 형상을 이뤘다. 붉은빛의 화려한 깃털. 바로 피닉스의 상징물인 '피닉스의 깃털'이었다.

"나, 나이스! 잡았다아아아아아~~ 피닉스, 넌 내 꺼다! 냐하하하하!"

피닉스의 산에 유쾌한 키리안의 웃음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렇게, 오랜 시간의 사투가 끝이 났다.

씰 콘테스트 - 베스트 드레서

씨바 골동 컴 98 ..-_-)

윈엠프 오류 먹어서 쓰던 글 날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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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 Twenty nine - 씰 콘테스트(Seal contest) - 베스트 드레서(Best Dres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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