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109화 (109/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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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안은 부두를 벗어나서야 유하를 내려놓았다. 하얀볼에 살짝 홍조가 돈다. 그 귀여운 모습에 한 번 웃으며 손을 잡았다. 흠칫 놀라는 유하였지만 잡은 손에 힘을 준다.

[띵- 친화도가 올랐습니다. 지금부터 합체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헤에, 친화도가 올라버렸네?'

별다른 생각없이 취한 친근한 행동을 유하가 거부하지 않음으로써 떨어졌던 친화도가 다시 오르게 되었다.

"헤헤, 그럼 가자!"

"예."

역시 다르다. 조용히 서있기만 하던 유하가 대답을 해주는 것이다. 대답의 여부는 생각 이상으로 그 차이가 크다.

한층 좋아진 기분으로 키리안은 성하 공연장의 옆에 붙어있는 디자인실로 향했다.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오래 지나지 않아 접속을 끝내야 할 듯 하다. 그 전에 아리에가 무엇을 해놓았는지 확인을 해 둘 생각이다.

잠시 잡화상점에 들러 변장(?)을 한 뒤에 성하 공연장에 왔다. 디자인실에 들어서자 피닉스를 잡으러 갔던 때보단 많은 수의 유저가 있었다. 거기엔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둘이나 있었다.

하나는 악연이었다. 메자르라고 했던가? 폭주족을 닮은 복장의 녀석. 해룡 사냥 때 스틸을 하려다 자신에게 혼난 후 고대 유적 이벤트 때 또다시 싸웠다. 그 덕에 흑사대란 놈들과 PvP를 하게 됐다.

또 한 명은 바로 그 흑사대와의 PvP에서 게임 오버를 면하게 해준 라시드 카인이었다. 디엔트와 친형제지간이나 다름없이 사이가 좋은 바로 그 드래곤 마스터 라시드. 그가 있었던 것이다.

키리안은 반가운 표정으로 파트너인 카이실과 함께 이것저것 옷을 고르고 있는 라시드에게로 다가갔다.

"헤에, 오랜만이네요."

라시드는 한창 옷고르기에 열중 중이던 자신에게 다가온 낯선 유저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의 명성 때문에 찾아온 그저 그런 유저는 아니었다. 분명히 낯선 모습인데도 익숙함이 느껴진다.

키리안은 라시드가 알아보지 못하자 변장이 유효함을 확인하곤 끼고 있던 옅은 적색의 색안경을 벗었다. 그러자 키리안의 얼굴이 제대로 드러난다.

"어라? 키리안이잖아? 너 왜 그런 차림이냐?"

라시드가 키리안을 훑어보며 묻는다.

현재 키리안은 백색의 티셔츠 위에 검은색의 조끼와 검은색 청바지를 입은 상태였다. 거기에 머리엔 흰색 빵모자를 쓰고 있었고 붉은 색안경까지 썼으니 못알아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아리에라도 고개를 갸웃거릴 차림이었다.

라시드의 물음에 키리안이 히히 웃으며 말했다.

"에에, 알다시피 제가 조금 유명세를 탔잖아요. 그래서 한 번 해봤죠. 히히."

색안경을 조끼의 앞주머니에 안경을 꽂으며 말했다. 그 모습이 영락없는 십대 청소년이었다.

"아아 그거 말이냐? 나도 들었다. 그거 동영상도 떴거든? 완전 폭주 수준이다. 나보다 더 유명해졌다 너?"

반쯤 장난스런 그의 말에 키리안이 다시 히히 웃는다.

"어차피 이런 식으로 변장하면 아무도 못알아보니 괜찮아요. 게다가 이거 옵션도 그럭저럭 괜찮던데요?"

"그, 그러냐?"

"헤에, 근데 형도 여기에 참가하나보네요?"

"응. 재미있는 생각이 나서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라시드는 카이실을 보며 '씨이이이이이이이이익' 웃었다. 카이실은 갑자기 느껴지는 한기에 몬스터라도 숨은 줄 알고 바싹 경계한다.

키리안 역시 무언가 있음을 느끼고 어색하게 하하 웃었다.

"음, 저는 그럼 아리에에게 가볼게요."

"그래, 수고해. 참고로 우승은 내 거다. 후후후후."

호언장담하는 걸 보니 더욱 불안하다. 도대체 무슨 엽기적인 일을 벌일지 말이다. 키리안은 암울한 미래의 카이실에게 애도를 보내며 아리에에게로 향했다.

씰 콘테스트 - 베스트 드레서

그래요, 하면 하니까.

마음 먹기.

심검지도란 걸 지향하면서 그리 쉽게 무너질 순 없는 노릇이죠.

심검지도란 크레아의 이데올로기(가 되길 원하는)? 후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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