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112화 (11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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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하 공연장은 무르익은 베스트 드레서의 분위기로 인해 화끈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자칫 단순할 수 있는 이벤트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유저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는 그야말로 최고의 이벤트 중 하나라는 베스트 드레서의 기둥이 되어주었다.

막 12번 참가자가 심사를 받고 들어갔다. 그리고 드디어 라시드의 차례가 되었다. 카디안들은 과연 브라더 콤플렉스 환자인 라시드가 무엇을 보여줄지 기대하며 더욱 공연장에 집중했다.

디카릭이 마이크를 들고 열 13번 참가자를 호명한다.

"자, 이번에 무대를 빛내주실 분은 바로! 그 유명한 드래곤 마스터이자 랭킹 5위의 사나이, 라시드 카인입니다!!"

와아아아아아-!!

커다란 함성과 함께 화려한 조명이 라시드가 등장할 곳을 비췄다. 곧 커튼이 걷히며 한 명의 아름다운 엘프가 걸어나왔다.

화려한 금발에 물빛의 커다란 리본을 단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미(美)의 종족이란 명칭이 아깝지 않은 모습이었다. 화려하지만 리본의 이미지가 커서 드레스마저도 귀여워 보인다. 전체적으로 귀여워서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질 모습의 엘프였다.

엘프가 무대의 가운데 서자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모습에 걸맞는 귀엽디 귀여운 음악. 그 음악에 맞춰 엘프가 율동을 시작했다.

두 손을 허리에 얹는다. 그리고 무릎을 살짝살짝 굽혀준다. 왼쪽 오른쪽으로 약하게 방향을 트는 변화도 준다. 그 후에 이어지는 것도 유치원의 아이들이나 할법한 그런 동작들이었다.

그 동작 자체만 말하자면 그야말로 '유치하다'란 말이 어울리는 율동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눈이 확 뜨일 귀여운 미녀가 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두 손을 교차해 어깨에 얹었다가 관객들에게 사랑의 화살을 쏜다.

우, 우오오오오오오!!

짐승과도 같은 함성 소리가 성하 공연장이 떠나가라 울려퍼진다. 이미 늑대로 변해버린 남자들. 그 안엔 카디안과 디엔트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엘프는 흥분의 도가니가 된 관람석을 한바퀴 돌았는데, 그때마다 눈이 벌겋게 충혈된 늑대들이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표홀한 움직임으로 이미 엘프는 사라졌는데 유저들은 저들끼리 엎치락 뒤치락하며 난리도 아니었다.

남자들은 미친듯이 추천을 날렸고 심사 관객들 중 남자들은 이미 All 10을 준 지 오래였다. 간단하지만 오히려 고단수를 두느라 시도하지 않았던 미인계가 여기서 빛을 발하는 것이다.

관람석을 다 돈 뒤 엘프는 다시 공연장 위에 섰다. 그리고 음악이 다시 바뀌었다. 이번엔 섹~쉬 그 자체의 음악이었다. 끈적한 음악이 흐르고 붉은 조명을 따라 입에 장미 한 송이를 문 한 명의 중절모 신사가 등장했다. 바로 드래곤 마스터 라시드였다.

그는 미끄러지듯 천천히 엘프에게로 다가갔다. 음악에 맞춰 걷는 그 모습이 모든 관객을 긴장시킨다.

억겁과도 같은 시간이 지나고 드디어 라시드가 엘프에게 다다랐다. 그는 엘프의 어깨에 손을 얹고 마치 휘감기듯 엘프의 주위를 돈다. 그리고 엘프에게 다가가는 입술!!!

우, 우오오오오?!

놀라는 유저들. 유저와 씰의 관계에 친화도가 극에 다다랐다 해도 키스란 불가능한 것 중 하나였다. 근데 그것이 이뤄졌다?!

뒤의 거대한 TV가 그 장면을 상세히 보여줬다. 다행스럽게도 입술이 닿진 않았다. 그저 장미가 전달 되었을 뿐.

휘유우우우우우-

땅이 꺼질 듯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유저들. 안되는 걸 알면서도 너무 리얼한 상황이라 긴장해버렸다.

라시드의 사람을 긴장시키는 행동은 계속되었다. 남녀 모두를 자극하는 그 행동 하나하나에 유저들이 움찔움찔 반응한다.

라시드의 행동은 점점 위험수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만 15세 이상 이용가가 아니었다면 이미 제재를 당했을 수준이었다.

그의 손이 천천히 엘프의 아래 치맛자락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꿀꺽-!

고요한 중에 유저들의 침 넘기는 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린다. 그리고……!

"아이스께끼!"

라시드가 무지막지한 양의 기력을 담은 사자후를 터뜨리며 치마를 들어올렸다.

"허, 헉?!"

"푸우우우우웃!!"

그야말로 경악의 도가니! 많은 유저들의 숨이 넘어가 고통스러워했고 음료수를 마시던 일부 유저들이 그것을 그대로 뿜어내고 숨이 넘어간 유저들과 함께 호흡 곤란에 고통스러워했다.

이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다. 여자의 치마를 완전히 들어올리다니? 씰이든 유저든 이건 '시스템상 연출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게임의 프로그램 자체가 연출이 불가능하게 만들어졌는데 어찌 이게 가능하단 말인가?!

완전히 혼돈으로 접어든 장내. 하지만 눈은 본능에 충실하게 공연장을 비추는 거대한 TV로 향했다. 그리고, 유저들은 다시 한 번 경악해야 했다.

하얀 실크 팬티다. 그래 실크. 하얗네. 근데…… 어째 모양이 이상하다?

"케, 켁?! 남자 팬티이이이이이?!!"

"저, 저 볼록 튀어나온 것은 뭐냐?!"

남자가 쓰는 삼각 팬티였다. 그리고 남자가 삼각 팬티를 입으면 으례 '그런 모습'이 보이기 마련이다(적당히 심의삭제 하자). 남자들은 완전히 넘어가 버렸고 여자들은…… 얼굴을 붉히고 꺅꺅거리면서도 정작 눈은 거기에서 떼지 않고 있었다.

장내는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완전히 패닉 상태에 이른 것이다. 안되겠다 싶었는지 디카릭이 마이크를 집어들고 외쳤다.

"자, 잠시 스톱!! 라시드님 빨리 들어가 주세요!! 어이 특수전담반, 출동이다!!"

디카릭은 말로만 한 것이 아니라 운영자 파워로 라시드를 대기실로 강제 텔레포트 시켜버렸다. 그리고 유사시를 대비해 배치된 특수전담반을 텔레포트 시켰다.

특수 경찰을 연상시키는 회사 직원들의 캐릭터가 소환되었고, 그들은 혼돈에 접어든 유저들을 제자리에 앉히고 맞으면 더럽게 아프고 체력은 떨어지지만 죽지는 않는 운영자 전용의 특수 아이템 '솜망치'를 내리쳐 상황을 정리해 나갔다.

장내가 완전히 정리된 것은 라시드 등장 이후 30분이 지나서였다. 특수전담반은 반쯤 탈진해서 디카릭의 텔레포트에 의해 이동되었고 유저들 역시 솜망치에 엄청 얻어맞아 축 늘어진 상태였다. 이벤트 완전 개판 다됐다.

"…삼십 분 쉰 후에 다시 이벤트를 재개하겠습니다."

이건 어떻게 분위기를 띄우고 어쩌고해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천하의 디카릭이라도 어쩔 수 없었는지 그는 중간 휴식을 선언하고 자리에서 사라졌다.

드래곤 마스터 라시드 카인. 그는 유저 중에선 최초로 디카릭에게서 GG, 포기 선언을 받아낸 상황을 만든 유저로 기억 되었다.

씰 콘테스트 - 베스트 드레서

아아, 빨리 이 챕터 끝내야겠습니다-_)a

이놈의 챕터는 그야말로 GG(굿 게이-_-?) 수준의..-_-

..베스트 드레서 챕터는 크레아와 상성이 최악의 챕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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