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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하 공연장은 지금 마지막 참가자가 보여준 붉은 피로 인해 혼란의 도가니였다. 절대로 있을 수 없는 붉은피가, 그것도 한 유저가 자신의 씰을 '죽이면서' 발생한 것이었기에 더욱 충격이 컸다.
라시드의 것과는 그 질부터가 다른 일에 디카릭은 황급히 그것을 살폈다. 그리고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그것은 피가 아니었다.
"모두 잠시만 조용해 주십시오! 이것은 피가 아닙니다!!"
공연장을 쩌렁쩌렁 울리는 디카릭의 운영자표 사자후에 소요가 일순간에 가라앉는다. 정신을 확 깨게 하는 엄청난 크기의 사자후 덕분에 공연장은 겨우 조용해졌다.
디카릭은 주변이 조용해지자 다시 말을 이었다.
"모두 진정하십시오. 이것은 피가 아닙니다. 고급 물감일 뿐입니다! 그저 소품의 하나입니다!"
"무, 물감?!"
"소, 속았다!"
디카릭의 설명에 유저들이 한 방 맞았단 표정으로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거리가 거리고, 먼 곳에 있던 유저들은 TV에 의존해야 했기에 피라고 믿어버린 것이다. 앞의 유저들은 덩달아 그 분위기에 휩쓸려 그리 자세히 살필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더욱, 말그대로 고급의 특수 물감이었기에 정말 피와 유사했기에 속기가 쉬웠다.
대충은 소요가 가라앉는 듯 했다. 디카릭은 여기서 재빨리 사건을 마무리지으려 했다. 피는 해결 됐지만, 유저가 자신의 씰을 죽였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었기에 이것으로 또다시 불이 붙으면 곤란했다.
"자자, 그럼 우승자를 결정하겠습니다. 발표는 30분 뒤에 하겠습니다. 그때 뵙죠!"
그가 허리를 숙여보였고, 커튼이 내려와 공연장을 가렸다. 그것으로 일단 소동은 가라앉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