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중력이 사라진 곳에 선듯 붕 뜨는 기분이 잠시 느껴졌다가 이내 사라졌다. 하현은 조용히 눈을 떴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느낌. 언제나 게임을 즐긴 후 눈을 뜬 뒤 보게 되는 천장은 낯선 느낌이다. 아마 오랜 시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끼는, 매일매일 겪는 흥미로운 일들과 그로 인해 느끼는 감정 때문일 것이다. 새로운 장소, 새로운 일. 그것들이 현실을 잠시 잊게 한다고 할까?
'물론, 게임은 게임이란 걸 잊지는 않지만…….'
즐기는 건 확실히 즐긴다. 스스로가 장난 삼아 '싱크로율 99.8%'라고 외친다. 하지만 그것엔 진실 또한 담겨 있다. 정말 현실처럼 웃고 울고 분노하지만, 그것은 말그대로 '게임을 즐기는' 것이지, 그것을 현실로 착각하는 것은 아니다.
게임 속은 현실이 아니다. 만약 현실이었다면 하현 자신이 게임들을 플레이하면서 그런 모습들을 보여주진 못했을 테니까. 그래, 현실과 다른 세상이기에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는 하현이고, 그런 행동들 하나하나가 자신이 게임 속에 있다는 것을 그곳의 시스템보다 먼저 확인시켜준다.
띵동-
벨이 울린다. 하현은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나갔다. 그리고 누군지 물어보지도 않고 문을 열었다. 그곳엔 역시나 카디안과 아리에, 현실에선 재현과 하영이라 불리는 인물들이 서있었다.
"…들어와."
저기압인 그의 말에 둘또한 별다른 말 없이 하현의 방으로 올라갔다.
……
조용히 자리에 앉은 그들에게 키리안이 음료수를 한 잔씩 내밀었다. 그리고 서로는 움직임도 없이 그저 허공을 응시했다.
[띠딩- 화상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연결할까요?]
무겁고 어색한 침묵을 날려준 것은 전화에서 흘러나온 안내 메세지였다. 하현은 그 번호를 확인하고 말 없이 '연결' 버튼을 눌렀다.
파아앗-
허공 중에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바로 천령의 모습이었다. 게임 속과 다른 것이라면 눈동자와 머리카락이 전통 한국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검은색이라는 점이었다.
"뭐, 이걸로 다 모인 거지? 그럼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구."
키리안이 음료수를 홀짝이며 말했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 됐다.
이실직고(以實直告) 그 세번째
100회지요? ^^
계약까지 한 이상 좀더 글 분량을 늘려야겠죠'')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