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124화 (124/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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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첫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키리안, 이디르 님을 제외한 나머지 분들은 선수 대기석에서 경기를 관람하시거나 선수 대기석에서 경기 준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디카릭의 안내에 따라 키리안과 그의 상대가 될 이디르를 제외한 나머지의 인원 전부가 관람석 밑에 준비된 선수 대기석으로 향했다.

14명의 선수가 모두 자리에 앉자 디카릭은 장내를 한 번 훑어본 뒤 다시 말했다.

"두 분은 사용할 씰을 정해 주십시오."

이디르는 움직임이 없었다. 그의 곁엔 애초에 단 하나의 피에로만이 서 있었을 뿐이었고 바꿀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키리안은 잠시 아리에와 유하를 번갈아 쳐다봤다. 누구를 택해야 할까? 일단 레벨을 통합한다고 했으니 레벨을 중요치 않다. 누굴 선택하든 결국 실력이란 말이다.

'흐음, 유하로 하자.'

아무래도 아리에는 반칙이란 느낌이 강하다. 웬만하면 정당한 실력으로 싸워야 하지 않겠는가.

"아리에, 이번 토너먼트는 내 힘으로 해볼게. 씰, 아리에!"

파아아앗-

빛과 함께 아리에가 봉인되었다. 그의 곁에 남은 것은 유하 하나. 이제 준비는 끝났다.

"시작해도 되겠습니까?"

"예."

키리안과 이디르 둘다 고개를 끄덕이자 디카릭이 마이크를 들고 말했다.

"그럼 레벨 통합에 들어가겠습니다. 듀얼 토너먼트에서 정한 레벨은 151입니다. 3차 직업을 획득하는 레벨이지요. 하나 명심하셔야 할 것은, 오르는 것은 레벨과 그 능력치 뿐이라는 것입니다. 스킬 등의 변화는 전혀 없습니다."

그는 빠르게 설명을 끝낸 후 메모창을 띄워 무언가를 톡톡 눌렀다. 그와 함께 키리안과 이디르의 몸이 잠시 빛에 휩싸였다.

[띵- 레벨이 151로 상승하였습니다.]

빛이 허공 중으로 녹아들어 사라지자 반투명한 메모창이 뜨며 레벨이 상승한 것을 알려주었다. 그것은 유하도 마찬가지.

키리안과 이디르의 레벨이 통합되자 디카릭은 마이크를 든 뒤 외쳤다.

"이제 시작하겠습니다. 듀얼 토너먼트 본선 제 1차전! 준비!"

키리안이 크림슨 템페스트의 손잡이를 꾸욱 쥐며 몸을 낮췄다. 그 앞에 있는 이디르는 오른손을 들어올린 상태. 잘하면 한 방에 끝낼 수도 있다. 이런 경기장 위의 싸움은 마법사 계열에게 극히 불리하니까 말이다. 특히 속도와 일격필살 위주의 검사에게 유리한 것이 바로 이 경기장 위의 싸움.

"시작!"

디카릭의 손이 힘차게 내리쳐졌다. 그와 함께 번개처럼 움직이는 키리안!

"점핑!"

컨트롤 바이탈리티가 더해진 점핑. 이번에도 앞으로 튀어나가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시작하자마자 옆으로 몸을 날리는 걸 택한 이디르. 키리안이 빠르게 앞으로 찔러들어오자 바로 취한 행동이었다. 꽤 칭찬해줄만하다. 다만, 그것만으론 키리안의 공격을 피할 수는 없었다.

"기검, 일리오스!"

콰아아아아앙-!

초반부터 초강수를 둔 키리안이었다. 검을 쭉 내밀며 시전한 기검이 백색으로 뻗어나왔고, 그것에서 붉은색의 일리오스가 폭발하듯 터져나왔다.

"큭, 사이 배리어!"

콰아앙-!

'호오?'

피할 수 없다 여겼는지 이디르는 다급히 사이 배리어를 시전해 키리안의 공격을 막았다. 그에 잠시 묘한 기분을 느낀 키리안이었다. 사이 배리어하면 딱 아리에를 떠올리게 된 그였기에 다른 유저가 시전한 사이 배리어에 무언가 다른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감상은 여기까지!'

"유하야!"

"폭염!"

키리안은 사이 배리어를 시전한 이디르는 내버려두고 그의 씰인 피에로에게로 공격을 시도했다. 유하의 주술에 의한 화염구가 피에로를 노리고 날아들었다.

콰과과과광-!

피에로는 다급한 몸놀림으로 이리저리 폭음을 피해다녔다. 키리안이 미리 피에로가 움직일만한 곳으로 점핑을 사용해 날아들었다. 딱 피에로와 정면에서 마주친 키리안이 검을 들었다. 그와 함께 이디르가 움직였다.

"그리스, 바인드!"

바닥을 미끄럽게 하는 그리스와 대상의 몸을 묶는 바인드. 바인드는 걸리지 않았지만 그리스가 문제였다. 공격을 한 후에 자신의 균형도 완전히 무너져 버릴 상태인 것이다.

'쳇.'

키리안은 공격 대신 이 상황부터 벗어나고자 했다.

피에로에게 내리치려던 검을 기검을 시전해 바닥에 꽂았다. 그리고 검을 밀며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피에로가 적화의 시, 불화살을 피해 방향을 틀었다. 그 사이 키리안은 이디르가 날린 염력파를 막기 위해 에인션트 골드 블레스터를 뽑아들어 검막을 펼쳤다.

콰앙-!

단검으로 시전한 것이었기에 막을 수 있는 범위는 좁았지만 머리보다도 작은 염력파를 막기엔 충분했다.

염력파를 쓰기 위해 이디르가 그리스를 해제했기에 키리안은 간단히 크림슨 템페스트를 회수할 수 있었다.

'역시 쉽지만은 않네.'

키리안은 검을 회수하자마자 바로 몸을 날려 공격을 하려 했다. 마법사 계열에게 시간과 공간을 줄 생각은 없었다.

탱-!

"큭?"

하지만 키리안의 시도는 보이지 않는 투명한 무언가에 의해 가로막혔다. 단단하진 않지만 견고한 무언가에 의해 몸이 튕겨진 것이다.

"아레…… 이건 뭐래?"

여기저기를 검으로 쿡쿡 쑤셔봤다. 여기저기서 반탄력이 느껴진다. 이거 설마?

"후후. 딱 걸렸어. 어때, 갇힌 기분은?"

"흐음, 보이지 않는 벽이라…… 특수 스킬이군. 아까 뭐 빠지게 뛰어다니면서 쓴 건가?"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이디르는 잠시 표정을 구겼지만 다시 득의양양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여기저기 아주 멋지게 꼬여 있어서 그냥은 나오지 못할 거다. 벽이 보이는 나도 어떻게 나가야 할 지 모르겠거든. 중요한 건, 이것도 사이 배리어처럼 시전자는 벽을 통과할 수는 없어도 공격은 가능하지.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무녀는 이동력이 느리겠지?"

키리안은 낭패한 표정을 지었다. 벽이 어느 정도의 높이인지도 모를 뿐더러, 이미지 메이킹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이리 저리 꼬여 있다면 이만저만 불리한 것이 아니다.

"씰, 유하."

우선 유하를 역소환 시켰다. 그리고 여유있게, 하지만 장난은 아닌 이디르와 피에로의 염력파 등의 공격을 피해 이리저리 움직여야 했다. 다행히 자신이 있던 곳은 완전히 막힌 곳은 아닌 듯 어느 곳으로 빠질 수 있었다.

"훗. 아무리 도망쳐도 빠져나가긴 힘들 거야. 기본적으로 내게 올 길은 다 막힌 상태로, 나갈 길도 없거든."

"훗. 상관없어. 앱솔브, 적여!"

키리안은 이디르의 웃음을 맞받아치며 피닉스를 소환했다. 붉은색의 화려한 빛이 흩뿌려지듯 허공에 날리며 피닉스가 등장했다.

"이런!"

이디르는 당했다는 표정을 지으며 급히 염력파를 쏘았지만 피닉스의 화염에 의해 상쇄되었다.

"좋아!"

키리안은 바로 피닉스를 타고 날아오른 뒤 고삐를 위로 당겼고 피닉스가 급상승을 했다. 그 아래로 염력파가 휙휙 스쳐 지나간다.

"벽이 아무리 높아봐야 한계가 있겠지! 적여야, 무한 상승이다!"

{라져!}

피닉스는 키리안의 말에 따라 쭉쭉 위로 상승했다. 그들은 순식간에 경기장이 손톱만 하게 보일 정도로 높은 곳에 위치하게 되었다.

"후후. 분명히 시전자도 벽의 영향을 받는다고 했겠다? 기회는 한 번 뿐이다 적여! 성스러운 불꽃 발사!"

{알았다. 성스러운 불꽃!}

피닉스의 입에서 예의 눈사태를 뚫었던 화염이 발사되었다. 네 개의 화염구가 회전하며 날아드는 그 공격은 정확히 이디르를 향하고 있었다.

"우, 우와앗! 키네스, 벽 없애, 빨리!"

당황하며 자신의 씰에게 명하는 이디르였지만 이미 늦었다.

콰아아아아앙-!!

성스러운 불꽃은 정확히 이디르가 있는 곳을 가격해 버렸다. 당황할 시간에 사이 배리어를 썼으면 될 것을. 그의 당황이 바로 패배로 직결 되었다.

그대로 피닉스의 공격을 직격으로 맞았으니 당연히 상태가 좋을 리 없다. 둘 모두 빈사 상태. 즉 전투 불능이다.

디카릭이 이디르와 키네스의 상태를 살핀 뒤 마이크를 들었다.

"예! 승부가 났습니다. 승자는 바로 키리안! 키리안님이 되겠습니다!"

와아아아아-!

듀얼 토너먼트 본선 제 1차전. 그 승리는 피닉스를 타고 서서히 지상으로 내려오고 있는 키리안의 차지가 되었다.

씰 콘테스트 - 듀얼 토너먼트(2)

아아-_) 써야지요 써야지요 써야지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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