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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썬더!"
그 속성상 전혀 어울리지 않는 주문이 카디안에 의해 시전되었다. 푸른색과 황금색의 빛줄기가 서로 교차하며 상대에게 내리꽂힌다. 급히 몸을 피하지만 비산하는 물줄기를 따라 퍼지는 뇌전에 결국 한가닥을 허용하고 말았다.
파지지직-!
"크윽!"
잠시 경직되는 상대에게 네피엘이 빛의 화살을 날린다. 멀티샷으로 인해 빠르게 쏘아진 몇 발의 화살이 치명타로 이어지는 부위들을 노리고 있었다.
"비검기(飛劍氣)!"
휘청이는 마스터를 대신해 씰이 나서서 화살을 차단한다. 다수의 검기가 허공을 가름과 함께 빛의 화살까지 동강 냈다. 게다가 몇 가닥은 역공까지 취하고 있었다.
"홀리 배리어."
빠르게 날아오는 그것을 피할 속도가 카디안에겐 없던 지라(아무래도 근거리니까) 네피엘이 방어막을 펼쳤다. 하나의 검기가 닿을 때마다 배리어가 요동을 친다.
검기에 의해 시간을 번 상대가 다시 공격해 들어오려는 차였다.
"블레이즈 퀘이크!"
다시 한 번 카디안의 마법이 터졌다. 대지가 갈라지며 진동했고 그 갈라진 틈 사이로 고열의 화염이 치솟아 올랐다. 막 공격해 들어가려는 차에 터진 화염이라 억지로 피하긴 했지만 거의 무방비 상태가 되어 버렸다.
"윈드 스트라이크!"
"홀리 스트라이크."
카디안과 네피엘의 타격계 공격 마법이 그 틈을 노리고 쏘아졌다. 딜레이가 거의 없는, 말 그대로 충격만 주는 하급 마법이었지만 화염을 피한 뒤 흔들리는 땅에서 구르지 않은 것만 해도 용한 그들은 마법을 막을 수 없었다.
퍽- 퍽-
정확히 두 방의 격타음과 함께 유저와 씰이 경기장 밖으로 튕겨나갔다. 장외. 승부가 났다.
"예, 끝났습니다! 승자는 16강에서와 같이 상식에서 벗어난 조합 마법을 보여준 카디안님입니다!"
와아아아아-!!
'역시 조합 마법이란 말이지? 별다른 건 없다. 단지 상생상극을 이용해서 그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것 밖엔.'
키리안이 다음에 상대할 유저는 바로 카디안. 다른 경기보다 좀 더 유심히 봐둘 필요가 있었다. 다만, 골머리 썩힐 필요는 없었다.
키리안이나 카디안이나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싸우는 타입. 한 부분만 보고 머리 굴리면 그만한 손해도 드물다.
카디안 다음으로 경기를 치를 유저는 바로 디엔트였다. 파트너는 데미시온. 정령사와 마법 검사의 조합. 상당히 멋지다. 이래저래 공격의 폭도 넓고.
상대는 검사와 마법사. 가장 일반적이지만 그만큼 다채로운 전략이 있는 조합이었다.
"경기 시작!"
"씨 블레스트!"
시작과 동시에 디엔트의 공격이 펼쳐졌다. 해일을 일으키는 마법. 일반적으로 물이 있는 곳에서나 쓸 수 있지만 정령사의 경우엔 물의 정령의 힘을 빌어 어디에서든 마나만 있으면 쓸 수 있었다. 다만 소모되는 양의 차이는 확실히 있다.
촤아아아-!
해일은 좁은 경기장을 충분히 뒤덮을 정도로 컸다. 하지만 상대에게 커다란 위협은 되지 못했다.
씰인 마법사는 공중으로 날아올랐고 유저는 그대로 해일을 뚫고 앞으로 대쉬했다. 일단 바닥에 내리치면 모르겠지만 그 전이라면 이 얇은 해일 정도야 그냥 뚫고 나가면 그만이다.
쉬아아악-!
해일을 뚫고 나타난 그를 반긴 것은 시린 검기를 씌운 검과 돌풍이 감도는 바람의 화살이었다. 데미시온의 검과 디엔트가 날린 바람의 화살이었다.
"이 정도는 예상했지! 블래스터 소드(Blaster sword)!"
검사의 검에서 검붉은 화염이 치솟아 올랐다. 그는 바람의 화살을 몸을 숙여 피해내며 데미시온의 검을 자신의 검으로 쳐올렸다. 그리고 폭발.
콰아아앙-!
다이너마이트라도 터진 듯한 폭음이었다. 검사와 데미시온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튕겨나간다.
"아이스 레인(Ice rain)!"
검사가 튕겨나가자 바로 그의 씰이 마법을 시전했다. 맞으면 뽁, 하고 꽂힐 듯 날카로운 얼음창들이 디엔트를 향해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쳇. 카사."
디엔트는 아쉽다는 듯 혀를 차곤 불의 정령의 힘을 이용해 자신에게 떨어지는 얼음창만을 제거했다.
"비검기!"
아이스 레인을 어찌했더니 이번엔 검기가 날아온다. 이번엔 바람의 정령의 힘을 빌어 그것을 회피했다. 그리고 반격.
"노움!"
땅의 정령의 힘을 빌어 검사가 딛고 있는 바닥을 진흙으로 만들어 버렸다. 푸욱 빠지는 발에 당황하면서도 바로 몸을 빼는 검사. 이번엔 그 근처 전체를 진흙탕으로 만들어 버렸다.
"큭!"
그는 안되겠다 싶었는지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그를 노리고 디엔트가 스킬을 사용했다.
"스피릿 컴포지션! 풍(風), 뇌(雷)!"
디엔트의 양손에서 각각 청녹색 바람의 기운과 황금빛 뇌전의 기운이 나타났다. 양손을 겹치자 두 기운이 서로 융화되며 화살의 모양을 형성했다. 디엔트는 그것을 힘껏 던졌다.
츄아아아악-!
대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돌풍에 둘러싸인 뇌전의 화살이 검사를 노리고 쏘아졌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지만 운신이 불편한 공중으로 뛰어오른 것은 스스로 불리한 상황으로 만든 꼴이었다.
"윈드 스피어!"
다행스럽게도 그의 씰이 가장 속도가 좋은 풍계 마법을 이용해 화살의 기세를 어느 정도 꺾어 주었다.
"하아!"
여력이 남은 화살은 검기를 씌운 검으로 쳐내 버렸다. 폭발음과 함께 뒤로 밀리는 힘을 이용해 착지하는 그. 그리고 씰의 짧은 비명.
"큭!"
잠시 신경쓰지 못한 사이 데미시온이 마법사가 마법을 쏜 뒤의 틈을 노려 심장에 검을 찔러넣었다. 제대로 된 치명타. 마법사는 빛으로 변해 검사가 지니고 있던 상징물에 스며들었다. 강제 역소환 당해 버린 것이다.
"승부가 났습니다. 승자는 정령사 디엔트님이 되겠습니다!!"
환호성은 없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관람하는 입장에선 뒤로 돌아서 공격하는 것이 뻔히 보이는 재미없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보통 바둑을 둘 때 구경꾼은 전체적인 상황을 확연히 볼 수 있기에 바둑을 두는 사람에게 훈수를 둘 수 있다. 하지만 정작 깊은 상황은 알지 못한다. 지금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관람을 하는 사람은 전투를 '전체적으로' 보기에 데미시온의 움직임을 확연히 알 수 있지만 전투를 하고 있는 유저의 경우엔 급박한 상황의 중심에 있었기에 데미시온을 놓치고 만 것이다.
"자 그럼 다음 선수 나와 주십시오!"
분위기 쇄신을 위해 디카릭은 재빨리 다음 선수를 불렀다. 그렇게 토너먼트는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었다.
씰 콘테스트 - 듀얼 토너먼트(3)
이런 브렉브렉브렉 폰-_-..
사진 찍는데 왜 이렇게 브렉한지-_)
자세한 건 잡담에서-_-
더불어 아주아주아주 좋은 소식 하나가 있습니다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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