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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참가자 올라와 주십시오!"
대충 장내를 정리한 후 디카릭이 4강전의 두번째 경기를 치를 유저들을 불렀다. 양쪽에서 천령과 디엔트가 올라온다.
"흐음, 현 마스터 랭커와 동등한 조건에서의 승부라…… 기대되기 그지 없군요."
디엔트가 눈동자를 빛내며 천령을 응시했다. 이런 기회는 정말로 흔치 않다. 레벨 통합. 최대한 동등한 상태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 그것 덕분에 꽤 재미있는 시합을 할 수 있게 됐다.
천령은 대답 대신 옅게 웃으며 물빛 머리카락과 눈동자의 여성 씰, 아레스를 소환했다. 수제(水帝)란 스페셜 클래스를 얻은 씰이다.
디엔트가 택한 것은 아세리아도 데미시온도 아닌, 바로 애완동물과도 같은 조그마한 백색 여우 루아였다.
'레벨 통합이라고 했지? 헤, 루아의 능력을 보여주지.'
보통의 유저들은 계속해서 소환해두는 것이 가능한 숫자에 맞춰 두 명의 씰만을 계속해서 키우곤 한다. 세번째의 씰까지 키우려 들다간 기존의 씰마저 성장이 더디게 되기 때문이다. 키리안의 경우에도 스카이 레이스가 아니었다면 피닉스를 잡지 않았을 것이다(이왕 잡았으니 잘 쓰는 것 같지만).
디엔트도 두 명의 씰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게 좋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그것을 알고도 루아를 키운다는 것은 루아에게 더욱 좋은 무언가가 있다는 말이 된다.
'어느 정도 생각보다 부족한 점은 있겠지만 지금의 스킬만으로도 효과는 있겠지.'
말할 필요도 없이 서로의 준비가 끝난 듯 보이자 디카릭은 바로 레벨 통합을 해주었다. 달아오른 둘을 보니 다른 말은 불필요해 보였다.
"자, 그럼 준비되셨으리라 믿고 시작하겠습니다. 경기 시작!!"
경기 시작을 선언한 후 디카릭은 바로 순간 이동을 이용해 밖으로 물러났고 둘의 격돌이 시작되었다.
"스피릿 컴포지션, 풍(風), 뢰(雷)!"
콰아아아아-!
디엔트의 양손에서 각각 연청색의 바람과 금빛 뇌전이 생성되더니 순식간에 융합되었다. 몰아치는 풍뢰의 화살이 순식간에 생성된 정령의 활에 걸렸고 빠르게 천령을 향해 쏘아졌다. 거기에 맞서서 아레스는 따로 입을 열지도 않고 엄청난 수압의 물덩이를 쏘아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