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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안이 듀얼 토너먼트에서 파란의 우승을 했다. 그것도 천령을 상대로 승리해서 우승의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그야말로 빅 뉴스.
게임 채널에서도 디 앱솔브를 비중있게 다루는 만큼 커다란 이벤트인 씰 콘테스트를 밀착 취재하고 있음은 당연한 일. 키리안은 그들의 인터뷰에 당황해서 스카이 레이스 시작 전까지 도망 다녀야 했다.
"으아아아! 이런 말도 안되느으으으은!"
기껏 아르니아에게 갖은 폼 다 잡았는데 완전히 빗나가 버렸다. 이거, 현실이랑 크게 다를 바가 없잖아! 기자들이 게임 속에서까지 취재하러 다니다니!
"저기다!!"
"앗! 키리안님 잠시만 취재에 협조해 주세요!!"
"으아아아!!"
벌써 찾아냈다. 키리안이 아예 피닉스를 소환해서 허공으로 도망쳐 버렸다. 곧 몇 명이 그 귀하다는 나이트 호크를 소환한 뒤 키리안을 쫓았다.
"미, 미치겠군."
나이트 호크까지 동원해서 쫓아오다니. 그렇게도 할 일이 없단 말인가? 그나마 다행이라면 그들의 레벨도 그리 높지 않아서 아직까지 붙잡히지 않고 있다는 정도일 것이다.
스카이 레이스가 얼마 남지 않은 때, 아직 시작도 안했거늘 하늘에선 벌써부터 레이스가 펼쳐지고 있었다. 키리안과 키리안을 쫓는 기자들의 레이스 말이다.
"으아아아, 그만 좀 쫓아와요오오오오!!"
언젠가 자신에게 기자가 다가온다면 멋들어지게 거기에 응하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직접 부딪치고 보니 아니었다. 내성적인 성격에 일단 도망치기 시작하니까 도저히 취재에 응할 생각이(용기가) 들지 않는다.
"잠시만 취재에 응해주시면 된다니까요! 잠시면 돼요!"
끈질기다. 정말로. 그래도 상상보단 덜하겠지 했는데 실제 기자들의 인내심과 끈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저 정신으로 RPG 게임하면 금방 지존 먹을 거 같다. 그들의 기세를 보니 도저히 그냥은 떨어져 나가지 않을 것 같았다.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키리안은 김이 나도록 머리를 굴렸다. 그리고, 섬의 중앙에 보이는 'Sky race'란 화려한 간판과 깃발, 애드벌룬을 보고선 '짝'하고 손을 쳤다.
"바로 그거야!"
그는 바로 피닉스를 멈춰 세운 뒤 턴(Turn)으로 한바퀴 돌아 기자들을 응시했다. 곧 기자들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급제동하며 키리안을 마주봤다.
"오오, 드디어 마음을 돌리신 겁니까? 헥헥."
서로가 열심히 이리저리 날아다닌다고 꽤 지친 상태였다. 그런 상황에서 키리안이 멈춰줬으니 기자들은 그저 반가울 뿐이었다.
"저기, 여러분들. 절대로 포기 안할 거죠?"
마지막으로 혹시나, 정말 혹시나 해서 물었다.
찌릿-!!
바로 기자들의 눈빛이 병아리를 채기 전의 매와 같이 변했다. 키리안이 움찔했다. 결국 그냥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
"에효, 그럼 조건을 걸게요. 이걸 해결하시면 취재에 응해 드릴게요."
'조건'이란 말에 기자들이 경계했다. 혹시나 드래곤즈 마운틴을 한바퀴 횡단하고 오라고 한다면 바로 '즐!'을 날려준 후 붙잡을 생각이었다.
키리안은 그들이 일단 들어볼 듯한 모습인지라 손가락을 처억 세우고(당연히 두번째다. 설마 세번째를 들까) 말했다.
"스카이 레이스."
가볍게 한 마디하며 들었던 손으로 스카이 레이스의 출발 지점을 가리켰다. 기자들이 잠시 이해를 못해서 고개를 갸웃거리자 키리안이 덧붙였다.
"스카이 레이스에 참가하는 겝니다! 그리고…… 우승하세요!"
"에에에에?!"
기자들이 당황해서 소리쳤다.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린가? 스카이 레이스에 참가해서 우승하라니?
그들은 심히 당황한 모습이었지만 키리안은 망설임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쉽잖아요? 나이트 호크도 있겠다, 이번에도 레벨 통합하겠다, 종료 5분전까지 신청 받겠다, 뭐가 문제에요? 우승만 하면 된다니까요. 그 근성이면 못할 것도 없겠는데요? 절 이겨선 소용없구요, 우승하셔야 해요! 오케이?"
"……끄으응!"
기자들이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답답한 신음성을 토해냈다.
"자, 하는 겁니다. 아니면 저 계속 도망다닐 거에요! 하실 거죠?"
꽤나 강경한 모습의 키리안. 기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어쩌겠는가. 안하면 도망치겠다는데. 그렇게 시간 좀 지나 시들해지면 방송 보내도 효과를 못본다. 이번 기회 잡으면 보너스가 나올 텐데 별 수 있나. 도전이라도 해봐야지.
키리안은 그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좋았어!'라고 속으로 소리치며 히죽히죽 웃었다. 이걸로 계기를 만들었다. 이들이 참가한 만큼 자신도 죽을 힘을 다해 달리게 될 테니 상당히 재밌을 것이다.
그렇게, 키리안의 암흑의 그물에 걸린 불쌍한 '보너스가 걸린 필사적인 기자 일행'이 스카이 레이스에 참가하게 되었다.
씰 콘테스트 - 스카이 레이스(1)
에고고.. 이틀 날아간..a
뭐..어제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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