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135화 (135/140)

1

기본적으로 스카이 레이스에서 쓰여지는 아이템은 체력 등을 떨어뜨리진 않는다. 충격은 주되, 일시적이며 그 '일시'가 지나면 완벽한 정상 상태가 되는 것이다.

잠시 동안 비실거리며 나는 키리안의 곁을 총 열 셋의 유저가 지나쳐갔다. 정신을 차린 키리안은 그대로 가속해서 앞으로 달려나갔다. 1등은 내 거다!

곧 눈앞에 S자 드리프트 구간이 나타났다. 연속되는 다섯번의 S자 드리프트. 초고난이도의 이것을 다섯번이나 해내는 건 그리 간단하지 않았다.

일단 리듬을 타면 쉽게 빠져나올 수도 있다. 문제는, 이렇게 드리프트를 하는 동안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데 있다. 그 후 다시의 가속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그걸 부스터가 해결해준단 말이지?'

일단 드리프트하는 구간이 넓다는데 포인트가 있다. 처음의 드리프트 후 찬 부스터 게이지를 토대로 예상해볼때 5연속 S자 드리프트를 끝낼 때쯤엔 부스터 게이지를 채우고도 남을 것이다. 즉, 키리안에겐 두 개의 부스터가 생긴단 말이다.

'좋아! 해보자고!'

여러명의 유저가 통과할 걸 생각했는지 코스가 꽤 넓다. 세 명의 유저가 반투명한 코스 너머로 보인다. 드리프트 하는데 꽤나 애먹고 있는 듯 하다. 좋아, 일단 기회다!

"가자고!"

{라져!}

처음은 오른쪽! 키리안은 평소와 같은 방법으로 인코스에 딱 붙은 뒤 마치 사라지듯 코너를 돌았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더 높이며 벽에 딱 붙어 코스를 돌아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벽의 반대쪽으로 고삐를 젖먹던 힘까지 짜내서 당긴다.

피닉스의 시선이 벽을 정면에서 보게 되면 타이밍을 맞춘 뒤 벽에 박을 듯 다시 드리프트!

"꺄아아아!"

아리에가 보기엔 사정없이 벽에 들이박을 듯 했지만 아니었다. 키리안은 거리 조절을 머리 속에서 세 번은 했다. 과연 약간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왼쪽으로 무사히 드리프트를 할 수 있었다.

같은 과정을 4.5번 했다. 즉, 네 개의 S자 드리프트 구간을 통과하고 단 하나의 구간만을 남겨두게 된 것이다. 아리에는 그저 '하느님이 보우하사'를 되뇌며 박지 않기만을 빌며 키리안의 등뒤에 얼굴을 묻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좋았어, 셋은 제쳤다. 그럼!'

속도와 고도가 현저히 떨어진 상태. 해결해줄 필요가 있었다. 다음은 점프 구간. 일단 직선 구간이다. 그 앞은 바다. 다음 섬으로 넘어가야 하는데, 그 중간의 일루전 코스가 끊겨 있다.

좁은 입구로 들어가야 하는데, 다른 쪽으로 떨어지면 강한 반탄력을 받으며 직선 코스로 되돌아오게 된다. 즉, 엄청난 시간 손해를 보게 된다는 말이다.

일단 드리프트하며 이리쿵 저리쿵 박는 셋은 제쳤고 저 앞에 까마득히 메자르와 라시드가 보인다. 그 외의 유저들은 저들을 제치고 앞으로 나간 듯 했다. 좋아, 그럼 여기서 한 번 버닝해 볼까?

키리안은 오른쪽 모니터에서 부스터에 손가락을 댔다.

파아앗-

빛과 함께 피닉스의 양 날개 조금 뒤쪽에 두 개의 멋드러진 원통형 금속이 장착되었다. 저, 저것은!!

부스터가 장착됨과 동시에 고삐를 잡은 양손 중 오른손의 옆에 래버도 하나 생겼다. 이, 이것마저!

이건, 이건, 이건!!

'진정 사나이의 열혈을 자극하는 아이템이 아닌가!!!'

키리안이 부들부들 오른손을 떨며 래버를 잡았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눈이 번쩍 빛을 발한다.

'좋아, 단숨에 따라잡는 거다!'

"부스터, 오오오온!!"

{라져! 부스터 온!}

푸화아아아아아악-!!

래버를 힘차게 당겼다. 그와 함께 뒤쪽의 분사구가 불을 뿜었다. 피닉스의 뒤에 남던 붉은 궤적이 더욱 선명해진다.

슈와아아악-!

시속이 600km/h를 돌파했다. 강렬한 바람이 키리안의 얼굴을 때린다. 온몸에서 느껴지는 가속의 쾌감이 키리안을 자극한다. 이거, 한 마디로 '죽인다!'

"응? 키리안! 벌써 따라온 건가!"

메자르와 라시드가 뒤에서 빠르게 거리를 좁혀오는 피닉스를 보고 표정을 살짝 굳혔다.

"이런이런, 이쪽도 질 순 없다고! 부스터 온!!"

쿠아아아앙-!!

아무리 그 크기가 줄었어도 드래곤은 드래곤. 폭발적인 힘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라시드. 거리 계산을 이미 했는지 순식간에 바다를 건너 저쪽의 일루전 코스에 돌입했다.

'흥. 이거나 먹으시지.'

메자르는 부스터를 쓰기 전 콩알탄 퍼레이드를 사용했다. 키리안이 있는 뒤로 목표를 잡고 말이다. 그 후 바로 부스터를 사용해 코스를 건너버렸다.

'킥. 키리안 녀석, 벌써부터 부스터를 사용했으니 일루전 코스를 건너려면 날개를 열심히 놀려야 할 거다.'

점프대는 날개를 휘두르지 않고 갈 수 없었다. 꽤 먼 거리였던지라 부스터가 아니면 날개를 몇 번 퍼덕여야 저쪽의 일루전 코스에 돌입할 고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당연히 날개를 휘두르는 때엔 속도가 떨어진다.

퍼퍼퍼펑-!

키리안의 앞에서 콩알탄이 터지며 눈을 어지럽혔다. 하지만 키리안은 당황하지 않았다.

"흥! 그 정도로 날 막을 수 있을 것 같냐! 자, 적여야 준비!"

파아앗-

사라졌던 부스터가 다시 한 번 나타났다. 콩알탄 지대가 눈앞! 피해 보기 전에 초고속으로 돌파해버린다!

{아리에, 고개 숙여!}

키리안이 굳이 말해줄 필요도 없었다. 아리에는 벌써부터 키리안의 등뒤에 얼굴을 묻고 눈을 꼭 감은채 '비나이다 비나이다'를 연신 웅얼거리고 있었으니까.

꾸욱-

래버를 힘있게 잡았다. 그리고, 당긴다!!

"부스터 온!!"

{라져, 부스터 온!}

푸화아아아악-!!

다시 한 번 부스터가 불을 뿜었다. 순식간에 콩알탄 지대에 돌입하는 피닉스. 키리안 역시 몸을 최대한 낮췄다.

퍼퍼퍼펑-!

콩알탄이 요란하게 터졌지만 피닉스를 어쩔 순 없었다. 그 엄청난 속도가 동반하는 바람이 마치 방패처럼 콩알탄에게서 피닉스를 지켜줬던 것이다.

부스터를 사용한 상태라 건너뛸 일루전 코스로의 진로를 맞추는 것이 조금 힘들었지만 어쨌든 늦지 않게 해낼 수 있었다.

슈아아아앙-!

엄청난 속도로 피닉스가 지나치자 바닷물이 뒤에서 솟아오르며 붉은 잔영 대신 궤적을 남겨 주었다.

[띵- 제 2섬에 도착하셨습니다. 지금부터 아이템이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순식간에 2섬에 도착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레이스가 시작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처음의 아이템, 그건 맛뵈기였으니까(핵폭발 제외). 아이템을 맞은 그 순간, 그리고 부스터를 사용한 순간부터 레이스의 시작이었던 것이다.

지금부터 일루전 코스를 열일곱번 돌게 된다. 제 2 섬, 제 3섬, 제 4점을 열일곱번 돌게 되면 제 1섬으로 통하는 '그랜드 스트레이트 트랙'이라 이름붙은 일루전 코스가 생성되는 것이다. 여기가 마지막 승부처가 되는 것이다.

파아아아-

부스터가 빛으로 변해 사라졌다. 그와 함께 감속이 이뤄지며 몸에 약간의 압박이 왔다. 하지만 키리안의 정면을 응시하는 시선엔 변함이 없었다. 그가 보는 정면엔 라시드와 메자르가 보였다.

'기다리라고, 순식간에 따라잡아 주겠어!'

펄럭-

피닉스가 날개를 힘차게 저었다. 그와 함께 이뤄지는 가속. 1위는 내 차지라고!

씰 콘테스트 - 스카이 레이스(2)

늦었습니다아아..;ㅁ;

파이널 어프로치 재밌습니다아아아[;;]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