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137화 (137/140)

3

이것저것 아이템을 맞으며 드디어 제 2섬의 끝에 이르렀다. 제 3섬까지는 그 어떤 장애물도 없는 그야말로 스트레이트 코스! 모두가 열심히 부스터를 당겼다. 그리고 그 와중에 덮쳐드는 아이템들에 수많은 유저들이 저 뒤로 멀어져 간다.

"으아아아, 난 직선 코스가 싫어어어어어어!!"

쏴아아아아-!!

덮쳐오는 해일을 미사일을 맞는 걸로 피하게 된 키리안이 절규했다. 이래서야 부스터고 나발이고 소용이 없잖아아아아!

하나 다행인 점은, 저 뒤쪽에서 일어난 핵폭발에 휘말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 뒤에 처참하게 널부러진 유저들을 보자니 몸이 절로 떨린다.

겨우겨우 직선 코스가 끝이 났다. 가볍게 오르쪽으로 드리프트를 해 주는 것으로 드디어 제 3섬에 도착했다.

[띵- 제 3섬에 도착하셨습니다. 아이템의 비중이 줄고 고난이도 드리프트의 비중이 높아집니다.]

'나이스!!'

드리프트 비중이 높아진단 소리에 키리안이 쾌재를 불렀다. 드리프트 하느라 이리 저리 다닐 텐데 아이템 쓸 시간이 어딨겠는가! 여기서 최대한 거리를 줄여줄 필요가 있다.

'현재 16위.'

아스타나는 제 3섬을 2/3 정도 진행한 상태다. 좋아. 초고속으로 주파해주지!

처음부터 45도 정도 기운 S자 드리프트 5연속 코너다. 기울었단 말이지? 오히려 더 좋다!

키리안은 바로 부스터를 당겼다. 급가속해서 드리프트 구간에 진입!

'꺾어라아아아아!'

회전 반경이 커져서 단숨에 다음 코스의 벽에 박을 듯 했다. 아리에는 기겁했지만 키리안은 담담했다. 이걸 노렸으니까!

바로 고삐를 잡아당겨 드리프트를 시도했다. 마치 사라지듯 드리프트하는 수법은 분명히 빠르긴 했지만 필요 이상 도는, 그러니까 약간의 낭비가 있었다. 이번의 경우도 회전 반경이 커서 어느 정도 낭비는 있었지만 낭비보단 득이 더욱 컸기에 시도한 것이다. 부스터까지 쓴 상태라 부담은 컸지만 더욱 빨랐다.

순식간에 S자 드리프트 코스를 돌았다. 그 후에 나타나는 건 높고도 가파른 오르막길. 드리프트 후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올라가려면 시간 낭비가 꽤 끌 것 같다. 다만, 그건 부스터 게이지조차 채우지 못한 유저에 한해서다. S자 드리프트를 하면서 부스터 두 개는 예전에 채웠다.

"부스터 온!"

푸화아아아악-!

피닉스가 급가속해서 오르막길을 올랐다. 부스터 가속이 끝나고도 조금 더 올라서야 오르막길이 끝이 났다. 산꼭대기까지 타고 오른 것이다. 저 멀리 아스타나와 기자 부대, 기타 유저들이 보인다. 기자유저들은 이리 쾅 저리 쾅 박으면서도 단체로 움직여 유저들의 발목을 잡았다. 저거, 엄청 필사적이다.

까마득히 아래로 이어지는, 장애물 하나 보이지 않는 내리막길이 눈앞이다. 그리고 그 끝은 절벽. 점프하란 말이다. 현재 부스터는 한 개. 거리 계산을 잘해줘야 한다.

"자, 가속이다!"

일단 날개를 크게 떨쳐 속도를 얻으며 내리막길을 달렸다. 쭉쭉 가속이 붙는 것이 마치 부스터를 사용한 것 같다. 자전거를 타고 경사가 급한 내리막길을 달리는 느낌이랄까. 어쨌든 짜릿한 느낌이다.

대충 2/3 정도를 내려왔다. 속도는 이미 직선에서 부스터를 쓰는 것 이상으로 올라있다. 헤에, 그럼 더욱 높여볼까나!

"가자고! 부스터 온!!"

푸화아아아악-!!

속도가 더욱 높아졌다. 막강한 압력이 키리안에게 가해진다. 그만큼 속도가 높아졌다는 소리! 순식간에 내리막길이 끝나고 잠시간의 직선 코스를 돌파했다. 그리고 점프!

슈아아아아악-!!

순식간에 어둠만이 가득한 낭떠러지를 지났다. 그리고 숨돌릴 틈도 없이 U자 드리프트!

츄와아아악-!

엄청난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의 드리프트는 쉽지 않았다. 그럭저럭 돌긴 했는데 피닉스가 벽에 조금 긁히고 말았다.

"어이, 괜찮아?"

{문제 없다.}

난감하게도, 키리안도 아리에도 회복 마법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나마 유하가 있긴 한데 여기선 도저히 소환할만한 상황이 못된다.

초고속으로 달리는 와중엔 작은 상처라도 꽤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별 수 없다. 이대로 갈 수밖에!

드리프트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정말 유저를 질리게 만들 정도로 끝없이 드리프트가 이어졌다. 그래도 조금 과장하면 '드리프트 황제'라고까지 불렸던 자신을 이정도까지 질리게 만들다니. 운영자들, 이거 직접 달려보긴 했으려나?

S자 드리프트는 기본이오, 직각으로 세 번을 꺾인 구간까지 나타났다(여긴 키리안도 그저 박을 수밖에 없었다).

다만 투덜댈 수 만은 없었던 게, 그 많고 많은 드리프트 구간 덕분에 아스타나와의 거리를 꽤 줄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오르막길에서 점프하는 도중에 라시드와 메자르가 멀지 않은 곳을 달리는 것이 보였다. 많이 따라잡았다는 뜻이다.

아스타나는 어느새 제 4섬에 돌입했다. 현재 키리안은 9위. 그래도 10위 안엔 들었다. 겨우 첫바퀴니까 필사적으로 달려들 필요는 없다. 지금은 이 정도만 해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마지막을 위해선 어느 정도 힘을 비축해둘 필요가 있으니까.

부스터를 사용한 채 마지막 점프대를 넘었다. 저 앞에 가속대가 보였다. 러닝 머신과 비슷한 것이랄까? 빠르게 돌고 있는 그것에 착지하자 엄청난 속도로 피닉스를 쏘아보냈다. 양쪽은 절벽. 박으면 찰과상으론 끝나지 않을 것 같다.

'큭!'

엄청난 압력에 약간의 방향을 바꾸는 것조차 여의치 않았다. 최대한 날개를 접어 부피를 줄인 뒤 혹여 방향이 어긋날까 부스터까지 써서 방향을 고정시켜 버렸다.

앞에 가던 몇 명의 유저가 절벽에 박아 반대 방향으로 훨훨 날아간다. 이것으로 6위. 아직까지는 역시 순조롭다.

씰 콘테스트 - 스카이 레이스(3)

에효.

미스테이크의 반복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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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ge Thirty seven - 씰 콘테스트(Seal contest) - 스카이 레이스(Sky rac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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