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디앱솔브-138화 (138/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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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 제 4섬에 도착하셨습니다. 아이템, 드리프트의 비중 모두 높으며 지금부터 몬스터까지 등장합니다.]

'헤에, 몬스터의 등장인가.'

공격스킬 불가. 무조건 피하는 수밖에 없다. 어떤 녀석이 나올진 모르겠지만 일단 공격 당하면 심하게 난감해질 거라고 키리안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저 허공에 그려졌던 일루전 코스는 제 4점에 와선 상당히 달라졌다. 그 고도가 상당히 낮아진 것이다.

제 4섬은 완전히 산으로 이뤄져 있었다. 평지는 없다시피하고 대부분이 산지인 것이다. 게다가 절벽도 상당히 많았다. 일루전 코스는 그 산의 사이사이를 지나고 있었다.

드리프트의 비중은 오히려 제 3섬보다 높았다. 고난이도의 드리프트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필수로 드리프트를 해야 할 구간의 수는 제 3섬보다 훨씬 높았다. 드리프트를 못하면 제 4섬에서 끝장이라 생각해도 무방할 지경이다.

아이템의 출현 빈도도 상당히 높아졌다. 그전까진 아이템창이 두 개라도 충분했지만 지금의 경우엔 필요없는 건 바로바로 버려줘야 할 지경이다.

이제 겨우 첫바퀴임에도 불구하고 그룹간의 거리는 상당히 벌어져 있었다. 1등인 아스타나 쪽의 그룹은 제 4점을 반 정도 돈 상태였으며 그 뒤를 쫓는 2등 그룹은 제 4점의 1/4 정도를 돈 상태였다. 그리고 그 중간에 어정쩡하게 키리안이 홀로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3등 그룹은 이제 겨우 제 3점을 2/3 정도 돈 상태였다.

벌써부터 이렇게 커다란 차이가 나버린 것은 모두 아이템 때문이었다. 특히 '핵폭발'이란, 말도 안되는 저주받을 인류 최종 병기의 가동으로 인해 수많은 유저들이 좌절해 버린 것이다. 물론 그것을 메꿔줄 아이템이 있긴 했지만 쓰는 타이밍을 잡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뭐, 아이템의 공격을 덜 받은 게 행운이지.'

핵폭발에 말리는 거, 생각만 해도 오싹하다. 그게 아니더라도 키리안의 경우엔 최악의 아이템 등을 잘 맞지 않았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물론, 앞서나간 아스타나는 아이템을 거의 맞지 않았다! 이거 불공평해!

드리프트 구간이 많았기에 부스터는 금방 채울 수 있었다. 다만, 직선 코스라곤 눈씻고 찾아볼 수 없었으며, 부스터를 사용하며 드리프트를 할 정도로 만만한 구간이 없었기에 딱히 쓸 기회를 잡을 수가 없었다.

이럭저럭 부스터 두 개로 아이템창을 채워두고 S자 드리프트 구간을 통과했다. 그리고 보이는 쭉뻗은 직선구간. 볼 것 없이 부스터를 당겼다.

쉬아아아악-!

바람이 세게 불고 있었다. 근데, 이게 일루전 코스에서 맞던 바람과는 그 성질이 조금 틀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라? 그러고보니?'

연청색의 반투명한 일루전 코스를 통해 봤던 세상이 제 색깔을 보이고 있었다. 이것이 뜻하는 것은……

"일루전 코스가 사라졌네?"

그랬다. 코스는 어느새 가파른 내리막길로 변해 있었다. 일단 부스터를 당긴 후 생각을 이어나갔다.

코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일단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할 코스는 남아 있었다. 다만, 원통형의 것이 테이프처럼 변했다고 해야 할까? 갈 길만을 알려주는 진짜 도로 같은 모습만이 남아 있었다.

내리막길의 끝엔 일루전 코스마저 사라지고 없었다. 남은 것은 어둠만이 진하게 남은 절벽뿐이었다.

바로 뒤만 돌아봐도 햇빛이 쨍쨍한데 여기부터 어두운 것은 역시 운영자 파워 때문일 것이다.

'헤에, 직접 찾으란 건가?'

일단 피닉스 녀석이 초거대 휴대용 횃불(?)이었기에 시야는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훤히 밝은 곳에 비해선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모니터에 비치던 맵은 어느새 어둠만이 가득했다. 결국 직접 돌아다니라는 뜻이다.

우선 속도를 조금 줄였다.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코스가 보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괜히 오기 부리다가 쾅~하고 박아버리면 그만큼 손해가 없다.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 만큼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었다. 게다가 속도마저 줄였기에 큰 어려움 없이 길을 통과할 수 있었다. 얻은 아이템은 부스터와 라이트닝 필드. 메자르 녀석에게 먹여줄 생각을 하니 입가가 절로 비죽 올라간다.

별 탈 없이 어두운 절벽 사이를 통과했다. 일루전 코스는 여전히 보이지 않았지만 일단 다시 햇빛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거기에 허공에 화살표가 떠올라 갈 곳을 표시해 주었기에 일루전 코스는 딱히 필요가 없었다. 몬스터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랬다.

부스터를 당기고 산맥을 통과하는 도중, 드디어 몬스터가 등장했다. 상체는 여성에 하체는 새인 하피들과 그 날카로운 부리에 쪼이면 그대로 뼈와 살이 분리되는, 혹은 절단되는 스파이럴 버드(Spiral bird)들이었다.

끄와아아아악-!!

하피가 여성의 비명소리와 새의 울음소리를 절묘하게 섞어놓은 듯한 소리를 내며 날개를 휘둘렀다. 그와 함께 돌풍이 몰아치며 피닉스를 강타했다.

"큭!"

휘청거리는 피닉스. 그런 피닉스를 노리고 스파이럴 버드들이 날카로운 부리를 앞세우고 달려들었다.

한두 마리면 모르겠는데, 여러 마리가 달려드니 제 아무리 피닉스라도 크게 힘을 쓸 수가 없었다. 절벽 틈으로 들어갔을 때 확인한 아스타나들의 위치가 크게 변하지 않은 것도 모두 이 몬스터들 때문인 것 같다.

"쳇! 이 정도에 당할 쏘냐! 부스터 온!!"

푸화아아아악-!!

키리안은 위험해지자 바로 부스터를 당겨 버렸다. 휘청거리던 피닉스가 제자리를 찾고 순식간에 앞으로 총알처럼 쏘아져 나갔다.

'휴우. 위기는 넘긴 건가…… 컥!'

기껏 안심했던 키리안은 정면에서 날아오는 하피 떼거리에 기겁을 했다. 한 부대는 되어 보이는 수많은 하피 떼들이 키리안을 노리고 달려들고 있었으니 공격을 할 수 없는 키리안 쪽에서 기겁하는 것은 당연했다.

끼아아아악-!!

일단은 부스터를 믿어보기로 했다. 저쪽에서도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기에 접촉은 순식간이었다.

"에이이이잇! 저리로 가라고!"

부스터 사용으로 인한 강한 바람에 하피들과 돌풍은 피해를 주지 못했다. 근거리까지 접근한 녀석들의 모습과 돌풍에 가슴이 철렁하긴 했지만(아리에는 패닉 상태) 어쨌든 무사하니 된 거다.

끼아아아악-!!

하피들은 영문도 튕겨 나간 것이 억울한지 분노가 가득 담긴 울음소리를 내며 키리안을 쫓아왔다. 그 모습에 키리안이 질린 얼굴로 아이템을 사용했다.

"쳇. 메자르 주려고 했는데 별 수 없네. 이거나 먹으라고! 라이트닝 필드!"

꽈과과과광-!!

끼에에에엑!!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내리쳐 하피들을 구웠다. 노릇노릇 풍겨오는 고기 냄새가 키리안을 유혹했지만 저건 먹을 게 못됨을 잘알고 있었기에 키리안은 그저 열심히 달릴 뿐이었다.

몬스터들의 공격은 계속 되었다. 일단 하피와 스파이럴 버드 둘 뿐이라 금방 익숙해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익숙해진다고 해서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었다.

정면에서 또다시 날아오는 한 떼의 하피들. 아이템도 없는 상태니 기지를 발휘해 피해야 할 상황이었다.

"칫. 별 수 없네. 적여야, 급하강이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키리안은 바로 바람을 타는 피닉스를 추락시켜 버렸다. 급하강 하는 속도가 장난이 아니다. 앞을 향해 대각선으로 떨어지는 피닉스의 모습에 아리에가 기겁을 했지만 키리안은 신경을 써주지 않았다(무심해).

하피가 갑자기 사라진 피닉스를 찾았을 땐, 이미 키리안이 좌측으로 드리프트를 하며 고도를 상승시켜 빠르게 도망가고 있는 상태였다.

이래저래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며 정신없이 지나다보니 어느새 제 4섬의 마지막 구간이었다. 연속되는 S자 드리프트 이후의 엄청나게 긴 삼각형 코스였다. 그러니까, 길고 긴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연속적으로 반복된다고 할까? 마지막은 그 긴 내리막길보다 두 배는 길어보이는 내리막길이었다.

내리막길의 끝엔 직선코스가 있었는데, 우측으로 향하는 길은 중간이 뚝 끊겨 있었다. 마지막 코스 때 모습을 드러낸다는 그랜드 스트레이트 코스로 통하는 길일 것이다.

아스타나와 기자들은 현재 총 네 개의 삼각형 중 세번째 삼각형을 돌고 있었다. 꽤나 먼 거리였지만 일단 시야 안에 있다는 것만 해도 큰 수확이다. 그 외에 라시드와 메자르도 보인다.

언제나처럼 아리에의 수명을 팍팍 단축시키는 드리프트로 순식간에 S자 드리프트를 통과한 후 다시 일루전 코스가 생성된 오르막길을 올랐다. 여기서 부스터를 쓰는 건 별로 현명하지 않다. 일단 날개를 열심히 움직여 속도를 얻을 수 있고 일단 첫번째 내리막길을 타면 다음은 쉽기 때문이다.

슈아아아아악-!

내리막길은 꽤 가팔라서 부스터라도 쓴 듯한 속도감을 느끼게 했다. 그리고 그 기세를 몰아 순식간에 네번째 삼각형의 내리막길에 도착했다. 저멀리 직선 코스를 아스타나들이 달리고 있었다. 좋아, 따라잡는다!

"부스터 온!!"

푸화아아아아악-!!

길고 긴 내리막길을 부스터를 사용하고 달렸다. 엄청난 속도. 충분히 빠르다!

"조금만 참으라고! 곧 내가 갈 테니까!!"

이 기세라면 무엇을 못하리오!

씰 콘테스트 - 스카이 레이스(3)

...써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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