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크나이트 레전드-29화 (29/123)

< -- 29 회: 미쏠로지 계획. -- >

신성.

신성(神聖)은 고결하고 거룩하며 신성은(神性) 신의 성격을 나타내며 신성(晨星)은 샛별 그 자체다.

고래로 인간은 많은 신과 이적, 그것들을 역사에 기록, 경험하며 함께 호흡했다. 그러나 20세기에 들어 신들은 거의 종말을 고한 상태였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힘이 약해진 신의 자리를 과학이 대신했으며 대부분의 신앙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약해졌으니 말이다.

신은 불사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없으면 죽기도 한다. 인간의 눈으로 보기에 기적과도 같은 일을 자연스레 행하지만 인간에 의해서 죽기도 하는 존재들.

그러나 놀랍게도 21세기에 들어서자 신이 다시 인간사 전면에 등장하는 일이 발생했다.

디멘션 홀, 원인을 알 수 없는 초자연 현상, 수많은 괴수들을 토해내며 인류를 죽음으로 몰아넣는 그 현상이 처음으로 지구에 발생했을 때 많은 주술사들이 신을 영접했다.

신의 힘을 빌려 강령술을 쓰는자, 충분히 기적이라 불릴 수 있는 힘을 눈앞에서 사용하는자, 자신을 신이라 부르는 자도 있었다. 그러나 모두 3년을 넘기지 못했다.

3년이 지나자 신의힘, 신성을 칭하는 자들은 대부분 사라졌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들은 신성이 사라지는 이유에 대해 입을 다물었다. 연구자들은 단지 모종의 이유로 신의 힘이 다시 약해졌겠거니 생각할 뿐이었다.

"당시 한국에도 많은 샤먼들이 생겨났죠. 정부에서도 신성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였고 연구를 했습니다만 아무래도 이쪽 분야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해답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래도 몇가지 확신할만한 연구결과는 있습니다. 일단 신기라는 존재, 신성이 깃든 무기를 뜻하죠. 그걸 만들 수 있다는 것은 환상현이라는 능력자가 샤먼이거나 혹은 '신'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자라는 말과 같습니다."

정석영의 말을 상현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디멘션홀 초기에는 이교도의 교주, 단원들이 적잖은 이능을 행사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제우스의 아들이라며 번개를 뿌리는 사람도 있었죠. 지금 와서는 단순한 번개 능력자로 밝혀졌지만 말입니다. 문제는 신기를 만드는 일이 신성 자체를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중의 하나라는 이야깁니다."

"신기라는건 어떻게 확인하는 겁니까?"

모른체 하기로 나오시겠다? 정석영은 거침없이 속마음을 표정으로 드러내며 입을 열었다.

"불안정 마력변화, 신성의 증거중 하나입니다. 신성이 지나간 자리는 마력이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변화하죠. 또한 신성체에 대해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죠?"

"그런데 검사관님, 궁금한게 있는데 저는 스스로 신기를 만들었다고 인정한 적이 없는데 대체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그런말을 하시려거든 지문을 남기지 말고 이야기를 하셔야죠."

상현의 말에 정석영은 어처구니 없다는 투로 팔짱을 꼈다.

"쇠파이프에서 나온 지문이 당신 것밖에 없는데 당신이 아니고서야 누가 만들 수 있단 말입니까."

과학수사기법으로 접근하는 정석영을 상대로 얄팍한 지식만 가지고 있는 환상현이 당해내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신기를 만드는 것 까지는 스스로 인정하자 진작 그렇게 나오셔야지라며 정석영이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그럼 복합능력자군요. 최소 두가지 이상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 소수긴 하지만 아예 없는건 아니죠. 문제는 그게 당신이라는 점 뿐."

복합능력자는 단일능력자에 비해 훨씬 더 대접을 받는다. 복합능력은 능력을 개발하는 시간이 단순히 배로 들어서 힘들 뿐이지 여러 능력을 가졌다고 해서r, 그것들이 충돌하거나 서로 손해를 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때문에 능력자 세계에서 훨씬 더 좋은 대접을 받곤 했는데 환상현은 이미 최고의 잠재력을 가진 재생능력자인데다가 추가로 신성사용이라는 카테고리까지 보유하게 된 것이다.

"신성사용이 현재 가능한 능력자는 전세계 샤머니즘 능력자중에서도 아주 극소수, 이건 보통 일이 아니죠. 솔직히 당신이 아니었다면 다른 대원들을 정부 직속팀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오직 환상현씨 하나만 보고 이런 전폭적인 투자를 했다는걸 알아주시면 좋겠네요."

정석영은 신나게 물건을 고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쯤해서 시원하게 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뭘 말이죠?"

정석영이 알려달라고 해도 뭘 알려줘야 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당신이 믿는 신은 어떤 신입니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신은 아주 많았다. 널리 알려진 그리스, 북유럽, 이집트 신화뿐만 아니라 유일신을 주장하는 신들, 인도신까지 포함하면 지구에 사는 인구만큼이나 많을지도 몰랐다.

'내가 그냥 신인데 이걸 알려줘야 되나?'

아직은 때가 되지 않은것 같아 고개를 저은 상현은 적당히 둘러댔다.

"이름이 없는 신입니다."

"호오."

정석영은 의심하지 않았다. 신중에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지 않는 경우도 소수나마 존재한다고 했다. 환상현이 영접한 신도 그런 종류일 것이라 생각했다.

"저희가 확인해본 바로는 환상현씨가 만든 신성무기는 신화시대의 모든 신성체에게 효과가 탁월하다고 하더군요. 그럼 환상현씨는 주술사입니까? 아니면 특수 교단의 일원? 특별히 포교활동을 은밀하게 진행하고 있다던지 그런것들 말입니다."

"그런 일은 전혀 안하는데요."

거 참 편리한 신이라는 생각을 하며 정석영은 여러가지를 꼬치꼬치 캐물었다.

"교리나 그런 것도 없다는 말입니까?"

"왠지 제가 종교인이 아니라서 아쉬워 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종교를 믿지 않습니만...."

정석영은 대체 뭐 이런 놈이 다있나 싶었다. 대게 신이라는 존재는 힘을 빌려주는 댓가로 무언가를 요구하기 마련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전파하는 것, 교세를 드높이 세우는 것, 어떤 특수한 임무를 수행하는 등의 일을 말이다.

그러나 환상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힘은 빌릴 수 있다. 이 얼마나 편리한 신이란 말인가. 리스크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혹시 생명을 댓가로 힘을 사용하고 있습니까? 드문 경우지만 그런 능력자도 있습니다."

"아니요. 제 생명은 멀쩡합니다. 누구에게 빌려주거나 깎이지 않아요."

'씨팔, 운을 타고난 놈이군.'

세계 1인자를 능가하는 마력 잠재력을 가졌으면서 신의 사랑까지 받는다고 하니 정석영은 괜시리 상현에게 질투를 느꼈다. 원래 세상은 불공평한 법, 그 진리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지만 눈앞의 청년은 그 운이 너무 심했다.

"그럼 아무런 부작용도 없단 말입니까?"

"음, 굳이 말하자면 신성이 너무 강해서 자주 못 쓴다는 정도죠. 제가 산에서 정신을 잃은 이유죠."

별 리스크 같지도 않은 리스크에 정석영은 두 눈을 깜빡였다. 산을 쪼개놓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니면 그건 이미 인간이 아니었다.

"이건 뭐 반신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군요."

그의 말에 상현이 순간 움찔했지만 정석영은 눈을 감고 웃고 있던터라 상현의 그런 기색을 눈치채지 못했다.

"알겠습니다.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리 말씀드리지만 이 정보는 높은 분들에게 전달될 겁니다. 그리고 고스란히 환상현씨를 대우하는 과정에서 적용이 되겠죠. 솔직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신같은 능력자가 우리 나라에서 나왔다는 사실을요."

능력자가 곧 국가파워로 이어지는 시대, 북한을 통일하고 인구 8천만 시대를 연 대한민국이지만 여전히 상위 능력자의 수는 인근 국가에 밀리는 상태였다.

인구수 최대 국가인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에조차 밀리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판도가 바뀌리라. 파워게임에서 주도권을 찾아올 전도유망한 신인을 얻었으니 말이다.

"슬슬 팀원분들이 장비를 거의다 고른 것 같은데 가시지 않겠습니까? 고르기 뭣하시면 제가 최고로 좋은 아이템들의 명단을 불러드리죠."

상현은 호의를 감사히 받겠다며 석영의 뒤를 따랐다.

"딜탱이셨죠?"

재생능력자였지만 검도 잘쓴다는 사실은 이미 던전에서 몇 번 본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탱커가 주력이라고 하기도 애매했다.

세상에 어느 탱커가 산에 절벽을 만들 수 있겠는가. 순혈 딜러라고 해도 무리였다.

"일단 검부터 보여드리죠. 마음에 드실진 모르겠지만 이번에 S급 무기로 분류된 환상검입니다. 눈치채셨겠지만 환상현씨가 만든 쇠파이프를 중심소재 삼아서 만든검입니다."

"신성무기는 사양할게요."

"그럼 이쪽으로."

신성때문에 곤란한 일을 겪었던 바로 상현은 손사래를 쳤다. 게다가 굳이 무기까지 신성을 쓰지 않아도 조금만 더 성장하면 아무때나 신성을 사용할 수 있게 될 터였다.

"달빛섬광입니다. 달빛이 녹아들어있다는데 대단한 무기죠."

달빛섬광 ( S / - )

-착용자의 힘을 300퍼센트 향상.

-착용자의 순발력 100퍼센트 향상.

-달빛 아래서 데미지 400퍼센트 추가 향상.

-달빛 아래서 순발력 100퍼센트 추가 향상.

-달빛 아래서 자동수리.

-달빛 아래서 보이지 않는 자들의 모습을 드러내며 공격이 가능하게 한다.

"이걸 왜 안집었죠?"

실로 대단한 무기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무기고에 들어온 사람은 자신뿐만이 아니었다. 그 중 검을 쓰는 사람은 환상현을 포함, 세 명이나 있었다.

유창식과 유창호 형제도 검을 즐겨쓰는 딜러였다.

달빛섬광을 슬쩍 집어 검을 휘둘러본 상현은 아주 만족해했다. 손에 착 감긴다는 표현은 이런 때에 쓰는 말이리라.

"안보이니까요."

정석영은 이제 환상현이 진심으로 부럽다는 표정이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신성 사용자들 눈에만 보인다고 하더군요. 진열대에 없는 것처럼 보였을테니 그냥 지나쳤을 겁니다. 실제로 제 눈에도 안보입니다. 심지어 저는 그 검을 집지도 못합니다."

상현이 검면을 손가락으로 쓸며 느끼니 미세한 신성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 느껴졌다. 신성무기는 됐다고 말해뒀는데도 권한 것을 보면 다른이들은 모르는 눈치였다.

필시 달빛과 관련된 신이 이 물건을 제작했으리라.

"궁금한게 있는데 혹시 신성이 던전에 미치는 영향이 있습니까?"

"흠, 지금까지는 들어본 바가 없습니다만 뭔가 걸리는 일이 있으셨나요?"

"아닙니다."

정석영은 특유의 날카로운 감으로 상현이 또 뭔가를 숨기고 있다라는 것을 눈치챘지만 굳이 그것을 더 캐묻진 않았다.

그렇게 방어구 상·하의와 장갑, 신발, 투구와 망토까지 두르자 무기고에서의 쇼핑이 막을 내렸다. 무기고에서 제일 늦게 나온것은 백종현이었는데 그는 입장할 때와는 다르게 매우 흡족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혹시나 해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현재는 운영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다른 기업팀에게 힘을 숨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례없는 특급 대우를 받으며 아직 대다수가 중급에 머물러 있는 정규팀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면 기업들의 공적이 될 수도 있었다.

이 세계는 남이 잘되는 걸 두고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많은 곳이었다. 조심해서 나쁠건 없었다.

어차피 장비야 던전 공략을 할 때만 착용하면 되니 다들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족하신 점이 있다면 공격대 대장이신 환상현씨를 통해 저희에게 전달해 주시면 됩니다. 정부에서는 최선을 다해 여러분의 요구를 수용할 겁니다."

실력 외적인 문제는 거의 다 해결이 된 상태, 이제 남은 것은 스스로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지가 남았다. 팀원들은 손을 한가운데 모으고 파이팅을 외치며 앞으로 치룰 던전 공략을 불태웠다.

상당히 좋은 출발이라 할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자신을 따르는 지성체가 없다고 해서 신이 꼭 죽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쪽에서 반신은 유리하죠. 솔로플레이가 가능하거든요.

Darknessblue님 // 1등 연속 사수하셨네요. 너무 무리해서 등수 찜 안하셔도 됩니다 ㅋㅋ

신과악마님 // 필력이 좋아졌다고 느끼셨다니 좋은 일입니다만...겨우 일주일 남짓한 시간에 썼으니 아마 필력이 더 좋아질 이유는 없을 것 같은데...괜히 부담이 되는군요;;

퀄리티를 포기하고 분량을 쭉쭉 뽑아달라는 설문 조사 결과대로 앞으로도 힘닿는데까지 연참으로 밀어볼 요량인데 개연성과 필력이 턱! 하고 무너지는 타임이 없을리 없겠죠.

걱정됩니다...큰 걱정.

아무리기다려도밤은오지않고님 // 전 개인적으로 주인공이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져서 허우적데다가 복수행을 떠나는 소설에 대한 로망같은게 있습니다만 이번 작은 그렇게 하면 안될것 같은 느낌이라서요. 최대한 암발생을 줄여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넬렐레 // 신살은 두가지입니다. 신이 신을 죽이거나, 신이 만든 무기로 찌르거나입니다. 그 외에는 아주 널널하죠. 실제로 이런 이유가 성격에 반영되었다고 계속 생각하며 글을 쓰고 있지만 아무래도 독자분들마다 느끼시는 바가 다를 수 있으니 이 점은 최대한 이해가능한 범위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수밖에요. 댓글 감사합니다.

(그 6등급 개객기는 박현도라는 인간이었죠)

開闢 // 댓글 감사합니다! 근데 인간 정석영이 더 나올 것 같은 기분이군요 ㅋㅋ

dododo2 // 죄송합니다...주인공 성격이 당장 바뀌지 않는 이상 이런 패턴이 조금 더 지속될 예정입니다. 재미없다고 욕만 하지 말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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