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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웹 MK-11화 (1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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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가요, 늑대씨.

준영이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정말 그래도 되는 거냐며 좋아했다.

정작 당사자인 나는 허락도 안 했는데 자기 엄마한테 허락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중이었다.

식사가 끝나고는 커피 타임이었다.

준영의 식구들이 워낙 커피를 좋아해서 그 집은 그라인더와 커피 머신까지 집에 갖춰 두고 있었다.

원하는대로 주문을 하면 해 줄 수 있다고 했어도 설마 카푸치노까지 가능할 줄은 몰랐는데 준영의 어머니는 카푸치노를 그럴듯하게 해 왔다.

여느 커피숍에서 마시는 것보다 더 훌륭했다.

준영이는 라떼를 마셨는데 라떼 아트도 수준급이었다.

“아, 어머님. 저 어머님한테 반할 것 같아요. 엄청 다재다능하세요. 저도 아들 삼아주세요.”

“하하하하. 선생님이 내 아들 돼 주면 나도 좋죠.”

“우와, 선생님이 우리 형이면 정말 좋겠다.”

준영의 어머니와 준영이는 난리가 났다.

그 와중에 혼자서 아무 소리도 못하고 붉어진 얼굴을 떨구고 있는 수영은 쌔액 쌔액 가쁜 숨을 숨기느라고 머그 잔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있었다.

내 다리는 수영의 허벅지 사이를 거닐고 있었다.

양말을 벗지는 못했지만 수영은 내 발가락이 자신의 음모와 음부를 더듬는 것을 느끼는 듯했다.

더 잘 접촉이 되도록 허리를 뒤로 하고 엉덩이를 앞쪽으로 당겨앉는 성의까지 보였다.

“잘 먹었습니다. 아무래도 오늘은 아무 준비도 안 하고 와서 잠자리까지 폐를 끼치는 건 안 될 것 같고요. 다음에 하룻밤 재워주십시오, 어머님.”

내가 말하자 세 사람은 엄청나게 아쉬워했다.

준영이는 아예, 자기 옷을 빌려주면 된다고 하면서 제발 자고 가라고 말했다.

“네 옷이 맞겠니? 아버지 옷은 맞을 것 같은데. 선생님. 우리 준영이가 남자 형제 없이 외롭게 자라서 선생님을 좋아하고 선생님 자랑도 많이 하고 그러는데 오늘 같이 자고 가면 안 될까요? 지금은 시험 끝나서 여유가 좀 있잖아요. 조금 지나면 또 정신없이 공부만 해야 할 테고.”

어머니가 은근히 집요한 구석이 있었다.

“그렇게 해요, 선생님. 네?”

내 옆에 앉았던 준영이는 내 팔까지 꽉 잡으면서 말했다.

여기서 더 이상 거절을 했다가는 내 고용주가 빈정상해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그럼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고 준영이는 아예 환호성까지 질렀다.

준영의 어머니는 나한테 뭐든 더 해 먹일 생각에 바쁜 것 같았고 나는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왔다.

준영이 아버지의 옷을 빌려주었다.

속옷까지 빌려주려고 하는 걸 사양하고, 오늘은 그냥 안 입고 자야겠다고 말하고 나는 준영이에게 내 속옷을 맡겼다.

“이거 좀 내 가방에 넣어줘.”

“내. 봉투에 싸서 넣어놓을게요.”

준영이 같은 동생만 있으면 살 빠질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준영은 심부름을 잘했다.

그러다 다음 순간 내 머릿속에는, 내 가방 안에 수영의 팬티가 들어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나는 몸을 가릴 생각도 하지 못하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리고 그대로 준영의 방으로 슬라이딩을 해 들어갔다.

준영의 어머니는 주방에서 무슨 반죽을 하신다고 나를 보지 못한 상태였지만 수영은 나를 보았다.

수영이 어이없어 하는 표정을 짓고 있는 걸 알았지만 지금은 준영에게서 내 가방을 사수하는 게 더 급했다.

준영은 내 가방을 잠그면서 나를 보고 웃었다.

“주, 준, 준영아……!”

그런데도 녀석은 씨익 웃기만 했다.

“여자랑 떡치고 오다가 우리 누나 만난 거예요? 선생님도 대단하시다. 하긴. 선생님처럼 생기면 여자들이 줄을 서겠죠? 선생님은 여자랑 떡치면 여자 속옷 챙기세요? 집에 가서 그 냄새 맡으면서 다시 하는 거예요?”

준영은 순수한 호기심을 보였다.

“어?”

나는 준영이 그 상황을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게 자기 누나 속옷이라는 것을 준영이 모른다는 게 그렇게 이상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나는 나중에야 깨달았다.

지금은 내가 너무 놀라고 경황이 없어서 준영이 그 사실을 알아차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남동생이 누나의 속옷을 알고 있는 게 더 이상할 수도 있었다.

완전히 희한하게 생긴 유니크한 속옷이라면 봤다가 기억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준영이 오해해 준 것을 고맙게 생각하며 큰 소리로 과장되게 웃었다.

“어어. 핫. 하하하핫. 오늘 이렇게 될 줄 모르고.”

“선생님. 그래서 그렇게 하고 욕실에서부터 뛰어오신 거예요? 제가 이걸 발견할까봐서요? 진짜 웃긴다. 선생님. 꼭 변태같잖아요. 밖에 엄마랑 누나랑 다 있는데.”

“어? 어…. 그러게. 내가 정말 실례되는 짓을 했다.”

“괜찮아요. 이런 걸 누가 들키고 싶겠어요. 옷 가지고 올게요.”

준영이는 욕실로 가서 옷을 가져왔다.

“선생님. 여자들은 어떻게 해줘야 좋아해요?”

“준영이 너. 해 본 적 있어?”

나는 윗옷을 챙겨입으면서 물었다.

준영의 아버지 옷은 나에게 잘 맞았다.

준영이는 집에서 그런 얘기를 나눌 상대가 없었는지 그날밤 늦게까지 나에게 궁금한 것들을 잔뜩 물어댔다.

성 상담소가 열린 것 같은 분위기였다.

준영이는 페니스가 왼쪽으로 휜 것하며 귀두에 조그만 점이 있는 것 하며 골고루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었고 내가 졸려 미칠 것 같았을 때도 여전히 궁금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선생님. 선생님은 야동 많이 보셨어요? 좋은 야동 갖고 계신 거 있으면 저도 좀 주시면 안 돼요?”

“왜 안 돼? 좋은 거 보면 줄게.”

“진짜요? 지금 보여주실 수 있어요?”

나는 준영이를 바라보다가, 머슬 퀸의 몸캠 영상을 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내가 화장지를 지불해가면서 산 거고 아마 준영이 노트북에서도 다운을 새로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일단 나가 있어봐.”

“네!”

준영이는 완전히 흥분한 얼굴로 달려나갔다.

나는 준영이의 노트북을 켜고 내가 들어가곤 하던 사이트의 주소를 입력했다.

희한한 것은, 웹 페이지가 만료됐다는 문구만 계속해서 나왔다는 것이다.

나는 그 일이 머슬 퀸과 함께 있을 때도 생겼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스마트폰으로 열었을 때는 잘만 열리던 것이.

시험삼아 그 자리에서 해 보았을 때도 역시나 잘 열렸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스마트폰에 있는 파일을 준영이의 메일로 보내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것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준영이의 메일이 존재하지 않는 주소라고 나왔다.

준영이의 노트북으로 해서 메일을 보내면 잘만 되는데 내 스마트폰이 파일의 유출을 거부하는 중인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상한 일들 투성이였다.

나는 결국 몸캠 영상이 아닌 파일 중에 하나를 준영이에게 보내주는 것으로 그 미션을 수행했다.

나름 내가 레전드라고 꼽을만한 영상이었기에 준영이도 그 영상을 보면서 정액을 1.5리터는 쭉쭉 짜내게 될 것 같았다.

준영이의 어머니는 나한테 그 밤중에 꼭 해 주고 싶은 게 생각나셨다는데 마침 꼭 필요한 재료 중에 없는 게 있다면서 아쉬워하셨다.

나는 그렇게까지 안 하셔도 된다고 했지만 준영이는 나에게서 야동까지 공급을 받고 눈에 뵈는 게 없는지, 자기가 마트게 가서 사 오겠다고 말했다.

“아무 거나 사오면 안 되고 엄마가 쓰는 게 있는데. 레시피를 아예 그 개수로 외워놔서 그걸로 사야 되는데.”

“어디껀데?”

“그걸 잊어버렸어. 포장지가 이렇게 생긴 건데.”

준영의 어머니는 전혀 알아듣지 못할 말도 설명을 하고 허공에 그림을 그리다가, 안 되겠다며 준영이를 데리고 나갔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어요. 한 번 먹어보면 자꾸 해 달라고 할지 모르는데 큰일이네.”

준영의 어머니가 남기고 간 말이었다.

한 번 먹어보면 자꾸 해 달라고 할지 모르는데 큰일이라는 것은.

정말로 걱정할만한 일이었다.

다녀오십시오 라고 꾸벅 인사를 하고 허리를 펴자 문이 잠기면서 띠리로롱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소리가 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수영이 어딘가에서 나타나 내 팔목을 잡았다.

“뭐?”

“뭐가 뭐예요. 나 다 젖게 해 놓고. 아까 식탁 아래에서 그런 짓을 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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