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25 ----------------------------------------------
시도.
문은 완전히 열리지 않았고, 좁게 벌린 틈으로 여자의 얼굴이 살짝만 나타났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내가 준비한 멘트를 했다.
혹시 다른 집에 사는 사람들에게 내 목소리가 들릴지 어떨지 몰라서였다.
여자는 머뭇거리더니 공구함을 찾는 것 같았다.
문 틈으로 보이는 얼굴이 엄청나게 쌔끈하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다시 기회가 올지 어떨지 몰라서 나는 우선 그 기회를 잡기로 했다.
“저기….”
문이 완전히 열리더니 여자가 여러 개의 공구를 보여 주었다.
크기별로 야무지게 잘도 갖추고 있었다.
“제가 이삿짐 싸는 거. 좀 도와드릴까요?”
여자가 말했다.
이건 그린라이트다 라고 내 멋대로 생각하고 나는 그래주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밖으로 나온 여자의 얼굴은 광합성 작용이 부족했던 사람처럼 창백했다.
헤어스타일은 굉장히 유니크했고, 안 어울리는 사람이 했으면 미친 여자처럼 보였을 텐데 그 여자한테는 그게 묘하게 잘 어울렸다.
얼굴도 나름 개성있고 꽤 매력적인 용모였다.
나이쓰!
“이 시간에 집에 있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애먹었네요. 거기까지만 가 보고 사람이 없으면 사러 가려고 했어요. 근데 어디에서 파는지도 모르겠고.”
나는 주절주절 말을 해댔다.
“그렇겠네요.”
여자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여기 살면서 한 번도 뵌 적이 없네요.”
내가 말했다.
“그래요? 저는 몇 번 뵌 적 있는데. 아침 저녁으로 운동을 다니거든요. 그냥 가까운데로 파워 워킹. 저녁에 나가시는 거 자주 봤던 것 같아요. 밤에 편의점 가시는 것도 몇 번 봤고요.”
“아. 그래요?”
그 정도면 나한테 어느 정도 관심이 있었다는 얘기 같은데.
나는 그 후의 일이 좀 더 쉬워질 거라고 생각했다.
집으로 들어갔을 때 나는 하던 일을 계속했다.
여자는 그릇 정리하는 걸 도와주었다.
신문지로 그릇들을 하나씩 싸는데 제법 일하는 손이 야무졌다.
“배 안 고파요? 짜장면 먹고 할까요?”
“좋죠. 여기서 시켜먹는 짜장면은 마지막이겠네요?”
여자가 말했다.
“그렇겠네요. 맛있었는데.”
“놀러와요. 사 드릴게요.”
저건 유혹?
내가 멍하니 얼굴을 보고 있었더니 여자가 고개를 들어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여자를 향해 다가갔고 싫으면 거부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둔 채 천천히 움직였다. 여자는 눈을 내리떴다.
속눈썹이 짙고 길었다.
눈 아래에 만들어지는 그림자를 보면서 나는 여자의 뺨에 손을 얹었다.
여자가 잠시 흔들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여자는 싱크대 앞, 바닥에 앉은 채였고 그 앞에는 그릇이 쌓여 있었다.
괜찮겠냐고 묻는 건 한 번으로 족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일단 내가 그렇게까지 했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라고 하면 정말 빡치는 거다.
하지만 내 앞에 있는 여자는 남자 몸을 달궈놓고 장난이나 치는 그런 여자는 아닌 것 같다.
내가 천천히 어깨를 밀자 여자는 두 손을 뒤로 짚으면서 밀려났다.
나는 완전히 눕히지는 않고 가슴을 움켜쥐었다.
누웠을 때 사라질지도 모르는 가슴인지, 우선 확인을 해야 그것이 실종됐을 때 놀라움이 덜 할 것이다.
가슴은 부드럽고 기분좋게 손 안에 감겨들었다.
나는 여자가 내 시선을 피하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는 것을 보았다.
아랫입술을 조용히 잘근 깨무는 것도 보였다.
혹시 경험이 없는 걸까 하면서도 그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일찍 집을 나가버린 엄마의 영향인지 나는 여자라는 종족에 대해서 깊은 불신을 갖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내 앞에 있는 여자가 그 상황이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점차 속도를 높였다.
나는 여자의 옷을 풀어헤쳤다.
속옷을 갈아 입을 시간이 없어서 그랬는지 속옷은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하긴. 애인도 아닌 주제에 내가 야한 속옷이 아니라고 불평을 해 댈 처지가 아니지만.
레이스도, 문양도 없고 볼륨 업 기능도 없는 그냥 초절정으로 단순한 브래지어였는데 그 안에 귀여운 가슴이 모아져 있었다.
브래지어를 걷어올리고 나는 속으로 작은 탄성을 쏟았다.
핑두, 핑두 하는 말을 들어봤어도 그런 색깔의 젖꼭지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나는 멍한 얼굴로 그것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여자는 내가 그런 가슴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우물쭈물거리면서 몸을 가리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여자의 팔을 황급히 뒤로 돌리고 여자의 가슴을 손에 쥐었다.
조그만 물풍선처럼 손 안에 딱 쥐어지는 가슴을 쥐고 나는 말랑말랑한 그곳을 손 안에서 굴렸다.
그리고 다른 쪽에 입술을 가져가 아기처럼 쪽쪽 소리가 나게 빨아댔다.
“아흣!”
분명한 발음으로 그 두 음절이 나왔다.
언젠가 일본 야동을 보는데 분명한 발음으로, ‘아이끄!’라는 세 음절이 나와서 몰입을 못하고 한참이나 웃었던 기억이 났다.
박힐 때마다 아이끄, 아이끄 라고 부르짖는데 웃겨서 원.
여자는 아흣, 이라는 말을 하고 내 얼굴을 밀어 내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아래에서 두 다리를 바둥거렸다.
나는 여자가 아파한다는 걸 알면서도 일부러 이를 세워 젖꼭지를 물고 빨아댔다.
“먹고 싶어.”
내 낮은 음성에 여자가 흠칫 떨었다.
나는 여자의 목 뒤로 팔을 가져가 여자를 바닥에 눕혔다.
가슴을 가지고 노는 것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 같았지만 여자의 아랫부분을 빨리 구경하고 싶었다.
보기 드문 천연의 순수한 핑두를 가진 여자니 음순도 색깔이 곱고 청순해 보일 거라는 기대가 들었다.
여자의 그곳은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한 번도 남의 손에 길들여져보지 않은 것 같은, 아직 발길 닿은 적이 없는 미개척의 길.
그렇게 느낀 것은 여자의 표정 때문이었다.
여자의 얼굴은 혼돈 그 자체였다.
수년 간 성문을 지키는 것을 자신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가, 더 이상 자신의 성을 찾아오는 사람도, 관심을 갖는 사람도, 그곳에 문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을 때 성문지기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한 번도 제대로 된 전투를 치러본 적 없이, 녹슨 갑옷에 녹슨 창을 들고서.
방패를 들고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을지.
나는 완전한 처녀의 그곳을 홀린 듯한 눈으로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처음이야?”
여자는 고개를 돌린 채 대답을 하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이는 움직임조차 없었다.
나는 여자의 위에 엎드리듯 모로 누워서 한쪽 다리를 여자의 허벅지 위에 올리고 입으로는 여자의 젖꼭지를 빨면서 손으로 그곳을 애무해 주었다.
여자는 몇 번이나 움찔했고 다리를 버둥거리더니 나중에는 격정적으로 어깨를 떨었고 고개를 마구 저었다.
내 손가락은 점점 더 빨리 움직였다.
“흐으으응!!”
여자가 마침내 내 목을 끌어안았다.
“넣어도 되겠어?”
여자는 고개가 끊어질 듯이 끄덕였다.
나는 내 페니스를 몇 번 훑고서 귀두부터 밀어 넣었다.
“흐으으으읍!!”
첫 삽입의 순간에 괴로운 것은 통증보다는 미지의 순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닐지.
여자의 몸에서 애액에 충분히 나오지 않아서 나는 몇 번을 드나들다가 페니스를 빼고 여자의 비부를 한동안 혀로 핥아 주었다.
그리고 깊이 넣었을 때, 저항선이 밀려가면서 형언하기 힘든 정복감이 느껴졌다.
나는 여자의 허벅지에 흐르는 혈흔을 잠시 구경했다.
여자는 내가 뭘 보고 있는 건 줄 안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나는 여자의 턱을 잡고 입술을 밀어 넣고 키스했다.
그 달콤함.
처녀의 키스라는 것은 일반적인 키스와 완전히 다른 카테고리를 새로 만들어서 따로 분류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달고 맛있었다.
육체에 자극이 되어서가 아니라 정신적인 정복감이 컸다.
기교를 부릴 줄도 몰랐고, 내가 혀를 건들어도 무뚝뚝하게 버티고 있었지만 구석구석이 모두 맛있었다.
소름끼치는 쫄깃한 아래의 기분 때문에 나는 콘돔을 끼울 적당한 시간을 놓칠 뻔 했지만 진짜 살인적인 자제력을 발휘해서 콘돔을 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