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0 ----------------------------------------------
마이 카
“안 얼어죽어. 이런 날씨에 사람 얼어죽었다는 소리는 못 들어봤다.”
이불을 덮어주고 방으로 돌아왔다.
탱자탱자 놀다가 마감 시간이 코 앞에 와 있는 원고가 있어서 그걸 급히 끝내느라 잠을 자지 못하고 있는데 노크도 없이 문이 열렸다.
내 과잠을 입고 있는 수영이 거기에 서 있었다.
“어. 내가 그거 거기다 벗어뒀냐?”
끄덕끄덕.
수영은 잠바를 벗어주었다.
그런데 속에 입은 게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러고보면 내 몸은 참 성실하고도 솔직하다.
그런 몸에 당연하다는 듯 반응을 보이면서 일어서는 내 똘똘이.
수영은 침대에 걸터 앉았다.
“오늘은 여기에서 잘 거예요.”
“도발적인데? 오빠는 바로 못 자. 할 일 있어.”
“일 해요. 일하는 남자 구경이나 하면서 자야겠다.”
“머리는 안 아프냐?”
“깨질 것 같고 빙글빙글 돌고 미치겠어요.”
“으이구!”
나는 수영의 잠자리를 봐준답시고 베개를 바르게 놓고 이불을 들어 주었다.
수영은 얌전히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잠 안 오면. 오빠가 옆에서 재워줄까?”
잠이 오더라도 괜찮아.
너한테 선택의 여지는 없는 거지.
나는 수영의 옆에 드러누웠다.
수영은 나에게 등을 보이고 천천히 돌아 누웠다.
나는 수영의 몸에 손을 얹고 수영의 가슴을 만지며 가슴을 끌어당겨 내 몸에 밀착시켰다.
이불 안에서 사각사각 소리가 나면서 내 바지가 침대 밖으로 떨어졌다.
“힘들어요. 못 할 것 같아.”
수영이 말했다.
“힘드는 일은 내가 다 하는데 왜? 뭐. 그래도 일단은 알았어. 여기에만 끼우고 있자.”
“오빠는 그렇게 말하고 항상 싸잖아.”
“내가? 내가 그랬어? 내가 정말 그랬다고?”
그러면서 수영의 허벅지를 문지르며 수영의 다리를 들고 그 사이에 페니스를 끼우고는 수영의 다리를 다시 내렸다.
수영의 비부에 직접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온기를 느끼면서 내 페니스는 제법 만족하고 감격하며 따뜻한 눈물을 흘렸다.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자 다리 사이에서 페니스가 눌리며 그럴듯한 기분이 느껴졌지만 조금만 더 위로 올라가면 그보다 훨씬 더 끝내주는 장소가 있는데 왜 그러고 있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힘들어. 수영아?”
“괜찮아요. 해요.”
수영은 다리를 들어주었고 나는 정확히 조준을 하고서 허리를 밀었다.
“흐윽!”
나는 수영의 등에 얼굴을 파묻었다.
수영이 고개를 돌렸고 나는 수영의 입술을 핥다가 혀를 내밀어 수영의 혀를 감았다.
“돌아도 돼요?”
수영이 물었다.
“응.”
페니스가 빠졌지만 수영을 품 안에 안은 채 훨씬 안정적인 자세로 더 깊이 넣을 수가 있었다.
전투적인 수영을 안는 것도 나름의 묘미가 있고 이기적인 수영을 먹는 것도 재미가 있지만 상처받은 수영과 하는 것도 분위기가 멜랑꼴리하고 뭔가 좀 색달랐다.
수영이 워낙 변화무쌍한 덕에 나는 수영을 통해서 여러 사람을 배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수영이 울었다.
“그렇게 속상했어?”
수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빠가 학교에 찾아갈게. '그런 새끼는 너나 가져라!' 그래. 오빠가 완전 근사하게 하고 갈게.”
“정말요?”
“너는 오빠가 거짓말하는 거 봤냐?”
“다리 사이에만 끼우고 있는다고 하더니 지금 이러고 있잖아요.”
기억력이 쓸데없이 좋아.
“이제부터는 오빠가 몸으로 위로해 줄 거니까 마음껏 위로를 받아.”
“치.”
그날의 섹스는 부드럽게 시작했지만 격정적으로 끝났다.
수영은 자궁이 위로 밀려 올라간 것 같다면서 울어댔다.
그렇게 강렬하게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은 내가 수영을 알게 된 후에 한 번도 없었다.
수영은 내가 사정을 할 때까지 세 번 정도를 느꼈고 헉헉거렸다.
마지막에 수영이 절정에 이를 때는 나도 같이 사정을 했다.
수영은 자기 입에 해 달라고 하면서 내 앞에서 급하게 무릎을 꿇었고 나는 반무릎을 하고서 수영의 입 안에 정액을 쏟아냈다.
“정액으로 해장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
“나도 처음 해 봐요.”
수영은 그렇게 말하고 나를 안았다.
처음보다는 훨씬 기분이 좋아진 듯해서 나도 마음이 놓였다.
***
금요일 저녁에 준영의 아버지가 오셨다.
나를 엄청난 패닉에 몰아넣을 준비를 다 마치시고.
준영의 아버지가 아래로 내려와 보라고 전화를 하셔서 우리는 모두 밖으로 나갔다.
준영의 아버지는 벤츠 S클래스에서 내렸다.
나는 환한 얼굴로 준영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하하. 저한테 주신다는 차는 못 가져오셨나보네요. 괜찮아요. 그나저나 차, 새로 뽑으셨나보네요.
대충 그런 의미를 담은 얼굴로 웃음을 지었다.
“그동안 신세진 딜러가 있어서 이번에 계약했습니다. 선생님한테는 첫 찬가요?”
준영의 아버지가 말했다.
“……?????”
내 얼굴 주위에는 온통 물음표만 떠오르는 상황이었다.
“아빠. 선생님 차가 이 차야?”
준영이가 말했다.
"응."
준영의 아버지가 시원하게 대답했다.
“에에?”
그제야 나는 상황 판단이 됐다.
“마, 말도, 말도 안 되죠, 사장님. 왜, 왜요?”
다른 때는 항상 준영이 아버님이나 아버님이라고 불렀는데 갑자기 사장님이라는 호칭이 튀어 나왔다.
준영의 부모님이 몰고 다니는 차도 수입차였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무슨 일인가 싶었다.
“기회가 좋아서 한 거니까 너무 부담 느끼지 말고요. 준영이 졸업할 때 넘겨드리겠다고 했었는데 2년 후에 하는 걸로 하죠. 계산하기 쉽게.”
준영의 아버지가 말했다.
그거야 저어어어언혀 문제 될 게 없는 거고.
나는 그걸 선뜻 받아도 되는 건지 몰라서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수영은 신이 나서 제 아빠를 껴안았다.
“아빠. 최고다. 진짜 센스 짱이야! 오빠가 이거 타고 나 데리러 오면 진짜. 우와. 씨! 다 죽었어!!”
나중에 들은 바에 의하면 세금 문제 때문에 리스 계약을 한 거라고는 했지만 그 말을 듣는다고 마음이 편해진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그건 정말 못 받겠다고 하자 준영이 아버지는 준영이랑 수영이 기 좀 살려주고 싶어서 그러는 거라고 했고 준영이 어머니는 기가 차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 진짜. 저 사모님은 가끔 가다가 나랑 핀트가 어긋나더라.
원래 구린 놈이 깨끗한 척 하는 꼴을 눈 뜨고 보고 있으려니까 눈꼴 셔 죽겠다는 표정.
준영의 어머니 표정은 딱 그런 표정이었다.
그렇게 해서 나는 계획에도 없던 차를 가지게 되었다.
그날 밤, 준영이네 집 안방에서는 밤늦게까지 침대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고 나는 그 소리에 자부심을 가졌다.
이 집안의 평화를 지키는데 이바지했다는 자부심.
준영의 아버지가 내려가고 나는 준영이를 데려다주러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삶으로 생활 방식을 바꿔야했다.
처음에는 내가 못 일어나는 걸 보고 준영이가 택시를 타고 가거나 버스를 타고 가거나 했는데 갈수록 준영이 어머니의 눈치가 보여서, ‘그래. 내가 일어나고 만다!’ 라는 심정으로 일어나서 준영이를 데려다 주었다.
좋은 차에서 내리는 준영이를 보면 애들의 눈빛도 확실히 달라졌다.
준영이는, 어차피 가는 길이니까 해미도 데려다 주자고 했고 나는 그놈의 오지랖 간수 좀 잘 하라고 타박을 했다.
준영이만 태우고 다닐 때는 준영이만 기다리면 되는데 해미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그 솟구치는 짜증 지수는 누가 감당하라고.
그런데 준영이도 나름 집요한 구석이 있어서, 일단 시간을 정해놓고 정해진 시간에서 일초라도 늦으면 우리끼리 가는 걸로 하면 안 되겠냐고 했다.
나는 안 된다고 했다.
왜냐고 묻는 준영이에게, 그러면 너무 기사 같아 보여서 싫다고 말했고 그 말에는 준영이도 할 말이 없었는지 포기를 했다.
그리고 나는, 전혀 기사 같아 보이지 않게 하고 매력과 잘생김으로 무장을 하고 불시에 수영의 학교에 찾아갔다.
내 책 출판은 아니었지만 출판 기념회때 입느라고 사 두었던 고급 정장을 입고 좋은 구두까지 신고 차창에 비치는 나를 보니 진짜 남자가 봐도 반할만한 그림이 딱 그려졌다.
나이 먹으면서 뻥만 늘어서 큰일이긴 하다.
============================ 작품 후기 ============================
우왓. 쿠폰주신분들. 코멘과 추천남겨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