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2 ----------------------------------------------
등급업
“혼자서도 해 본 적 없어?”
핫 걸은 대답하지 않았다.
적어도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었다.
옆에 버스가 지나갔다.
그리고 우리는 나란히 멈췄다.
“보여주고 싶어? 아니면 뚜껑 닫을까?”
핫 걸은 고개를 저었다.
버스 안에 사람이 얼마나 있는지, 그 중에 누가 관심을 갖고 이쪽을 볼지, 조수석의 여자가 아래를 완전히 드러내놓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사람이 있을지는 미지수였지만 핫 걸은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에 흥분하는 것 같았다.
나는 처음에 가기로 했던 길 대신 다른 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차가 거의 다니지 않는 곳에서 갓길에 차를 세웠다.
나는 차에서 내려 조수석쪽 문을 열고 핫 걸의 앞에서 지퍼를 내렸다.
핫 걸은 한 손으로 내 페니스를 훑으면서 페니스를 입에 넣고 오럴을 해주었다.
나는 사정을 하지 않고 다시 차에 올랐다.
그리고 한참을 더 가서 핫 걸을 차에서 내리게 했다.
핫 걸은 겁 먹은 표정을 지었다.
내가 핫 걸만 내리게 하자, 옷도 입지 못한 채로 그곳에 버려질까봐 겁을 먹은 것 같았다.
그러나 핫 걸은 내 말을 들었다.
핫 걸은 차에서 내린 채 밖에 서 있었다.
늘씬하게 뻗은 다리는 하이 힐 위에서 각선미가 더욱 돋보였다.
무성한 음모에 저절로 눈길이 갔다.
도도하게 치솟은 가슴도 예뻤다.
내가 핫 걸에게 손을 내밀자 핫 걸이 내 손을 잡았다.
나는 핫 걸의 손을 잡은 채 창문을 올렸다.
“뭐, 뭐하는 거야!”
핫 걸의 눈이 점점 커졌다.
놀라니까 반말이 나오는 모양이다.
놀란 핫 걸은 내 손에 잡힌 손을 빼내려고 했다.
나는 손을 놔 주었다.
그러나 창문이 올라가는 게 조금 더 빨랐다.
핫 걸은 그대로 갇혔다.
다리는 문 밖에 있고 머리와 두 팔은 안 쪽에 있었다.
“장난 좀 쳐 본 건데. 기분 나쁘면 내려줄게.”
내가 말했다.
핫 걸은 빠르게 머릿속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 같았다.
“김수영이 혹시 나한테 이렇게 하라고 시켰어요?”
핫 걸이 말했다.
“에에? 수영이한테 그렇게까지 못 되게 굴었던 거야? 그럼 더 심하게 혼나야겠는데?”
“그건! 그건 아니예요.”
나는 핫 걸을 바라보았다.
핫 걸은 내가 자기 말대로 해 줄 거라는 걸 알고서야 마음을 놓는 것 같았다.
“창문 내려줘?”
핫 걸은 고개를 저었다.
진짜 취향이 특이한 여자다.
나는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저항할 수 없는 핫 걸의 뒤로 가서 핫 걸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싫어?”
“흐으으으읏!!”
핫 걸은 울부짖었다.
핫 걸의 허벅지 안 쪽을 스치자 비부에 손을 넣어볼 필요도 없이 이미 그 아래까지 애액이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넣어도 되겠어?”
핫 걸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리를 좀 더 벌려봐.”
그 상태로도 삽입을 하는 데는 무리가 없었지만 핫 걸을 강제로 범한다는 느낌은 별로 갖고 싶지 않아서 나는 핫 걸의 의지가 반영된 행동을 요구했다.
핫 걸은 다리를 벌렸다.
내가 위로 치솟은 페니스를 아래에서부터 밀어 넣자 핫 걸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나왔다.
그러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바지도 내리지 않고 지퍼만 내린 채로 페니스를 밀어넣고 있는 상태였고 사방이 어둠에 싸여 있었지만 그런데도 야외라는 느낌 때문에 흥분이 되었다.
몇 번 넣지 않았는데 급격히 밀려오는 사정감을 참기가 어려웠다.
사정을 하자 핫 걸의 엉덩이와 허벅지가 격렬하게 움직였다. 볼을 홀쭉하게 오므리는 것처럼 엉덩이가 그렇게 오므려졌다.
나는 그게 핫 걸이 절정에 이르는 방식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핫 걸은 그렇게 몇 번 같은 동작으로 반복하더니 축 늘어졌다.
나는 운전석으로 돌아가서 창문을 내려주었다.
핫 걸은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나는 물 티슈 여러 장을 뽑아서 핫 걸에게 주었다.
그리고 내 페니스를 물 티슈로 닦으려고 하자 핫 걸이 나를 향해 손을 뻗었다.
“내가 빨아 줄까요?”
“그렇게까지는….”
자리도 좁고 자세가 불편할 것 같아서 거절했는데 핫 걸이 차에서 내려서 운전석 문을 열었다.
그리고 내 앞에서 무릎을 꿇더니 내 허벅지에 두 손을 짚고 페니스를 빨아 주었다.
방금 전까지 자신의 안에 드나들던 그것을, 정액이 묻어있는 그것을 정성스럽게도 빨아주었다.
나는 핫 걸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다가, 이 상황이 핫 걸을 흥분시킨다는 것을 깨달았다.
핫 걸은 벌거벗은 자기 하체를 야외에 노출시키고 있었다.
표면상으로는 내 페니스를 빨고 있었지만 지금의 그 상황은 핫 걸의 성적 판타지와 잘 합치되는 상황이었다.
내가 발 등으로 핫 걸의 벌어진 그곳을 비비자 핫 걸은 나를 한 번 바라보더니 적극적으로 거기에 그곳을 비벼댔다.
나는 핫 걸의 턱을 잡고 고개를 들어 입술을 맞춰 주었다.
핫 걸은 약간 아쉬운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차에 올랐다.
핫 걸은 자기 집이 어딘지 알려주지 않았고 나는 핫 걸이 내려달라고 한 곳에서 핫 걸을 내려주었다.
핫 걸이 어디로 가는지, 안전하게 집으로 들어가는지 알고 싶었지만 핫 걸에게는 그것보다는 자신의 비밀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것처럼 보였다.
수영의 말대로 뭘 그렇게 감추는 게 많은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
내가 생각없이 여자들 뒤만 쫓아다니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나는 여전히 열심히 살고 있었다. 화장지 관리도 게을리 하지 않았고.
열 두 개 남았던 화장지 중에 핫 걸의 새 영상을 받기 위해서 썼던 하나는 핫 걸과의 섹스로 인해서 다시 보충되었다.
그래서 다시 열 두 개가 되어 있었다.
실버 1단계의 비밀은 아직 밝혀진 것이 없다.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사이트에 접속해서 새로 올라온 영상을 보았는데 그걸 볼 때마다 화장지 열 두 개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갖고 싶은 여자들이 너무 많았다.
정말로 하고 싶은 여자들이. 당장 키스하고 같이 눕고 싶은 여자들이.
세상에는 예쁜 여자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걸까.
그건 고문이다.
내가 다운받고 싶은 영상을 그때마다 다 다운받다가는 화장지 파산 상태에 이르거나 프리 섹스 존에 다시 출동해야 할 일이 생기게 될 것 같아서 나는 꼭 다운 받고 싶은 영상이 있으면 그 영상 번호를 우선 메모해 두었다. 그리고 이틀이 지났을 때도 그 영상을 보고 싶다는 마음이 여전히 간절히 남아있으면 그때가서 다운을 받는 걸로 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영상들이, 이틀이 지났을 때는 그냥 마음이 식어버려서 꼭 다운받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내가 봐둔 하나는 너무 강렬하게 내 마음에 남아 있었다.
캡처 사진과 작품 소개글을 가지고 유추해 보자면, 그 영상은 굉장히 순수하고 청초하게 생긴 여자가 화면을 보고 입술을 잘근 씹고서 용기를 내는 것처럼 가슴을 한 번 주무르고 자기 목덜미와 배를 이어가며 문지르다가 아래로 손을 내려 손가락을 삽입한 채 가만히 있다가 끝나는 영상이었다. 분량도 다른 것보다 3분의 1정도로 짧았고 적나라한 장면은 거의 없는 것 같았는데도 나는 왠지 그 여자에게 끌려서, 메모해둔 작품 번호를 아주 지우지는 못하고 계속 보류만 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 내가 영상에서 본 여자와 현실 속에서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에 만남이 갑작스러워지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두 개의 화장지를 사용해서 영상을 다운받았다.
영상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전개되었다.
거울을 보는 것처럼 카메라를 보면서 그 여자는 자신의 몸을 만졌다.
죄의식을 느끼면서도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는 표정이 얼굴에 담겨져 있었다.
여자는 새 옷을 입고 그게 잘 어울리는지 이리 저리 거울에 자기 모습을 비춰보는 것처럼 거울 앞에서 자기의 나신을 비춰보고 있었다.
약간 말랐고 가슴도 작았지만 봉긋하게 부풀어 오른 것이 청순해 보였다.
앙증맞은 종을 엎어놓은 것처럼.
여자는 장난스럽게 씨익 웃고는 짓궂은 장난을 그만두려는 것처럼 정지 버튼을 눌러버렸다.
그때의 상실감은, 발에 걷어차인 것보다도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