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딥웹 MK-96화 (96/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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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섹?

연우는 나를 자주,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그 시선의 의미를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호수 위에서 피어오르는 안개를 보는 것 같은 그런 아늑한 시선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

연우는 내가 사라질 것을 두려워 했던 것 같다.

언젠가 우리가 헤어지게 될까봐 겁을 냈던 것 같다.

지금의 내가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나는 연우를 안심시켜 줄 수 있었을 텐데.

우리는 헤어지지 않을 거라고.

서로 사랑하는 걸 멈추지 않을 거라고.

그러나 그때의 나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연우가 걱정하는 게 뭔지도 모른 채, 그저 내가 해 줄 수 있는대로 연우를 보듬고 달래줄 뿐이었다.

싱크대 앞에 서서 야채를 씻고 썰면서 재료를 다듬는 연우에게, 덥지 않냐고 개드립을 치면서 뒤에 서서 연우의 옷을 벗겨주는 게 내 가장 주된 일과였다.

“불 옆에서 일하느라고 덥지?”

“불은 아직 켜지도 않았는데요?”

“근데 왜 땀 흘려?”

“그건 오빠꺼 같은데요?”

“알고 있었어? 이 녀석이 벌써 땀 흘리고 있기는 해.”

무슨 수작인지 뻔히 알면서 연우는 장단을 맞춰 주었다.

내가 팔에서 옷을 벗겨 낼 때는 잠시 칼이나 야채를 손에서 내려 놔 주기도 했다.

나는 연우를 안아 싱크대 위에 앉혔다.

“너희들은 잠깐 이사 가자.”

연우의 뒤에 있던 도마며 칼이며 크고 작은 볼들과 야채들을 전부 식탁으로 옮겨놓고 나는 다시 연우에게 다가갔다.

나는 냉장고에서 차가운 드레싱을 가져왔다.

그리고 연우의 목덜미와 가슴에 조금씩 뿌렸다.

차가운 감촉이 몸에 닿을 때마다 연우는 몸을 떨었다.

나는 그걸 핥으면서 연우의 다리를 벌려 놓고 그 사이에 드레싱을 뿌렸다.

연우의 숨소리가 차츰 거칠어졌다.

연우는 뒤로 손을 짚고 눕다시피 한 채 나를 바라보았다.

벌어진 두 다리를 유지하기가 힘들었는지 허벅지를 꽉 붙잡았다.

나는 연우의 부드러운 음순을 입술로 머금었다.

연우의 그곳에서는 청정해역의 심층수 같은 맛이 났다.

중요한 게 뭐냐면,

나는 청정해역의 심층수를 마셔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건 꼭 이런 맛일 것 같다.

새벽에 처음 맺히는 이슬 같은 영롱하고 순수한 맛이다.

나는 점점 그것을 더 탐욕스럽게 빨았다.

할수록 기술이 늘었다.

점점 더 깊은 곳까지, 더 세게 빨아들일 수가 있었다.

숨이 가빠진 연우가 신음을 흘리다가 내 머리를 붙잡았다.

“오빠…!”

가녀린 목소리로 뱉어내는 갈망의 소리는 정말로 뇌쇄적이었다.

내가 연우를 바라보자 연우는 내 머리를 잡아 끌어 입술을 맞추었다.

그리고 다시 내 어깨를 밀었다.

하던 거 계속하라고.

한참을 더 빨아대자 연우가 내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내 팔을 잡아당겼다.

“넣어줘?”

끄덕끄덕.

싱크대 위에 올려놓은 채로는 영 자세가 나오질 않았고 불편하기만 해서 연우를 안은 채 싱크대에서 내렸다.

연우는 내가 자기를 어딘가에 내려 놓을 줄 알았던 모양이지만 나는 그대로 연우의 안으로 깊이 박아넣었다.

자세가 불편하면 오르가즘은 극대화된다고 어떤 사기꾼 같은 친구놈이 말했던 적이 있었는데. 어느 정도는 맞는 말인 것 같다. 익숙하지않은 체위는 기대하지 않았던 만족감을 주는 것 같다.

내 페니스는 그동안 한 번도 닿아보지 않았던 곳에 이르고 있었다.

연우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흐느꼈다.

“자궁에 닿은 것 같아…!”

연우가 말했다.

“그렇게 깊어?”

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탄력 넘치는 속살이 내 것을 휘감아왔다.

고환이 연우의 회음부에 닿을 때까지 나는 매번 끝까지 밀어넣었다.

연우는 내 어깨에 매달린 채 울부짖었고 고개를 뒤로 꺾으면서 신음성을 터뜨렸다.

“하아아아아, 오빠…!!”

연우는 점점 허리를 내게서 떨어뜨리며 뒤로 버텼다.

전만큼 깊이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각도가 달라지면서 또 다른 자극이 밀려와 나는 점점 궁지에 밀렸다.

“너무 좋아…. 연우야. 쌀 것 같은데….”

연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내 어깨를 붙잡더니 목에 아기처럼 꽉 매달렸다.

연우의 안에 그대로 사정을 할 때의 느낌은 굉장했다.

내가 사정을 할 때마다 연우가 비명을 터뜨리며 떨었다.

내가 사정을 마쳤을 때 연우는 내 입 안에 깊이 혀를 넣으며 키스를 했다.

“좋았어?”

민망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해서 내가 물었다.

연우는 부끄러워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관계가 끝나고도, 힘을 잃은 페니스가 저절로 빠져나올 때까지 계속 그러고 있었다.

연우는 바닥으로 내려와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내 페니스를 빨았다.

그러고는 씻지도 않고 옷을 입지도 않은 채 싱크대를 향해 돌아서서 음식을 준비했고 나는 다시 일어서버린 페니스를 겨누고 연우에게 다시 또 다가가는 수밖에 없었다.

***

일본 출장을 사흘 앞 두고 있었을 때, 은호 형은 한국에서 급하게 정리해야 될 일을 정리하라고 말했다.

일정이 조금 길어질 수도 있다는 거였다.

미리미리 일을 끝내놔서 달리 신경쓸 일은 없었다.

그러다 무심코 톡을 들여다 봤고, 자기한테 무지하게 고마운 일이 있을 텐데 그냥 입 싹 씻고 넘어가냐는 핫 걸의 톡에 대충 대답을 하고 넘겼던 것을 발견했다.

“흐으으으음. 그럼 가기 전에 핫 걸을 한 번 보고 가?”

어차피 사이트에 들어가봐야 화장지도 딱 두 개 뿐이라 영상 쇼핑은 일본에 가기 직전에 하려고 아껴두고 있었다.

그 사이에 적당하게 물을 뺄 곳이 필요하기도 했던 터라 나는 핫 걸과 좀 과감한 플레이를 계획했다.

준비물.

가위. 얇은 머플러.

마스크를 쓰고 가고 싶지만 핫 걸이 일하는 건물이 건물이니만큼 마스크를 쓰면 사람들이 경계할 것 같았다.

나는 핫 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에.”

세상에서 가장 성의없는 말투 베스트 원에 등극할 것 같은 말투로 핫 걸이 전화를 받았다.

“아아, 진짜. 생각해 주고 전화 걸어줬는데 뭘 그렇게 성의없이 받아요!”

“왜요. 나 막 잠 들었는데. 내일 일찍 나가야 되는데 잠 안 와서 양을 천 마리 넘게 세다가 막 잠들었거든요. 그리고 임정우씨가 지금 막 나를 깨운 거고요.”

핫 걸은 자기가 화낼 수밖에 없는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했다.

“아아. 그런 건 옆에서 세 주면 잠이 더 잘 오지 않아요? 내가 노래 불러줄까요? 나 노래도 잘 하는데.”

“안 그러셔도 될 것 같네요. 무슨 일로 전화한 건데요?”

“에이. 날카롭긴.”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물어볼 게 있어서 전화했어요."

"뭔데요?"

“내일 뭐 입고 갈 거예요?”

내가 물었다.

“그건 왜요? 아직 안 정했는데. 그냥 대충 손에 닿는 걸로 입고 가죠, 뭐.”

“내일은 키샤에서 특별한 일 없어요?”

“그 이름은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는 게 좋을 걸요? 서로 각자의 영역은 터치하지 말기로 하죠?”

“네. 뭐. 그래요. 알았어요.”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그래서 뭐 입고 갈 건데요?”

“그게 중요해요? 정말 생각 안 했는데? 그냥 청바지에 검은 셔츠 입고 스니커즈를 신지 않을까요?”

“그러지말고 스커트 입고 가요.”

“스커트요?”

“네. 랩 스커트 있어요? 그거 입고 가요.”

“있긴 있는데 이상한 것 같아서 입고 나간 적 거의 없는데.”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거 입고 팬티는 입지 말고.”

“오. 상상되네. 괜찮은데요? 폰 섹스하는 것 같다.”

그런 대화로 금방 진지해지는 핫 걸. 이미 잠은 다 깬 것 같다.

“스타킹은 꼭 신어야 돼요?”

내가 물었다.

“스커트 입으면서 스타킹 안 신고 오는 여자는 지금까지 없었죠? 우리 조직에.”

“그래요? 그럼 신긴 신어야 되나?”

“뒷치기를 하는데 스타킹이 방해될 것 같아서 그러는 거라면. 엉덩이 부분이 뚫린 채로 나오는 스타킹이 있긴 해요.”

“서랍에 있겠네요?”

“당연하죠. 그런 건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죠.”

“으음. 좋네요.”

“계속 해 봐요. 흥분되네. 얘기 들으면서 자위나 하고 자야겠다. 자위하면 잠 잘 오던데.”

역시 핫 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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