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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섹?
그리고 천천히 움직이며 스스로 내 손가락을 품었다.
느리지만 명백하게 핫 걸이 움직이고 있었다.
12층.
사람들의시선을 의식하면서 핫 걸이 몸을 움직이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내쪽에서 다시 손가락을 움직여 주기 시작했다.
그러나 13층에 이르기전에 핫 걸을 홍콩에 보내줄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나는 천천히 손가락을 뺐다.
13층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었다.
남자들이 핫 걸을 바라보았다.
내리시죠, 라고 말하고 싶은 얼굴이었다.
나는 아직 핫 걸의 엉덩이를 뒤에서 만지고 있는 상태였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그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랩 스커트의 겹쳐진 부분으로 손이 들어가 있는 것이라 스커트가 옆으로 부풀어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 안에 내 손이 들어가서 엉덩이를 쓰다듬고 있다는 사실은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어. 차에 두고 온 게 있다. 주차장에 갔다가 바로 올 테니까 대기하고 있어.”
핫 걸이 말했다.
“제가 다녀오겠습니다, 과장님. 두고 오신 게 뭡니까.”
그 중 가장 어려보이는 남자가 말했다.
“아니다. 내가 다녀올 테니까 먼저 내려서 대기하고 있어.”
핫 걸은 세 사람을 서둘러 내리게 했고 급하게 닫힘 버튼을 눌렀다.
내가 16층을 눌러 놓은 덕에 엘리베이터는 위로 더 올라갔다.
나는 아예 꼭대기 층인 25층을 한 번 더 눌렀다.
그러면 거기까지 올라갔다가 주차장에 내려가기까지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카메라도 죽여 버릴까요? EMP 있는데.”
내가 말했다.
“그랬다가 엘리베이터도 죽으면요.”
핫 걸이 말했다.
“아아…. 그럼 안 되지.큰일 날뻔 했네."
"카메라에 안 잡히게 계속 신경 써서 잘 해요."
"예스. 맴! 엘리베이터에서 시오후키 한 방? 콜?”
핫 걸은 앞을 바라본 채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핫 걸의 뒤에 선 채로 아까처럼 빠르게 안을 쑤셔 주었다.
핫 걸은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신음을 참아냈다.
7층에 다다르기 전에 핫 걸이 분수처럼 액을 분출했다.
핫 걸은 신음 소리를 참지 못한 채 허벅지를 꽉 조이며 오르가즘을 제대로 맞이했다.
내 페니스도 그대로 일어설 것 같았지만 억지로 참았다.
나는 축축하게 젖은 손을 꺼냈고 손수건을 핫 걸에게 건넸다.
핫 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나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거예요? 애들도 있는데서.가끔 보면 나보다 더 미친 것 같아."
"그건 진짜 치욕스런 말인데요?"
내 말에 핫 걸이 나를 흘겨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
"좋았잖아요. 그쵸?"
"뭐."
핫 걸은 쉽게 인정을 하지 않으면서 어깨를 으쓱해 보이기만 했다.
"에에이. 나는 싸지도 못하면서 실컷 봉사를 해 줬더니 별로 좋지도 않았나 보네. 다음부터는 하지 말아야겠다."
"누가. 안 좋았대요?"
핫 걸이 말했다.
"그 말로는 충분하지 않죠. 진짜 좋았다고, 한 번만 더 해 달라고 해도 앞으로 또 해 줄까 말깐데."
"진짜 좋았어요. 한 번만 더 해 주세요."
핫 걸이 말했다.
엎드려 절받기가 이런 거구나 싶다.
엘리베이터는 1층에서 멈췄다.
"진짜 좋았어요. 예측 불허라서 내가 임정우씨를 좋아하잖아요."
그러더니 로비 화장실로 향했다.
“은혜는 확실히 갚은 거예요. 맞죠?”
내 말에 핫 걸이 한숨을 쉬더니 나를 바라보았다.
“조만간 은혜 갚을 일이 한 번 더 생길 것 같으니까 준비하고 있어요.”
“그게 무슨 말인데요?”
“임정우씨에 대해서 조사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XX공단 이사장의 사주를 받고 움직이는 것 같던데. 혹시 그 사람이랑 알아요?”
“XX공단요? 아뇨. 알 리가 없죠. 여자예요?”
"아뇨. 남자요."
"남자면 더더군다나 알 리가 없을 것 같은데. 이름이 뭔데요? 아니. 이름이 뭐나마나. 공단 이사장 정도면 나이가 어느 정도 있을 텐데 내가 그런 사람을 알 것 같지가 않은데요?"
“그럼 정말 그 일 가지고 그러는 건가? 그런 거라면 이건 자기 차 앞으로 끼어 들었다고 보복운전하는 것만큼이나 유치한데?”
핫 걸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뭔데요? 그 사람이 나를 압니까?”
“이연우씨가 업소에 나갔을 때 다른 룸에서 이연우씨 데려가려고 한 적이 있었죠?”
“네. 내가 말해 줬잖아요. 실장이랑 사장이 다른 여자 들여보내주겠다면서 연우를 거기로 보내달라고 사정사정을 하는데 내가 그냥 연우를 데리고 나왔다고.”
“두 사람 접점이라고 해 봐야 아무리 뒤져봐도 그때 그 만남 말고는 없거든요. 설마 아무리 그래도 그것 가지고 그러는 걸까 했는데.”
“내 뒤를 캐서 뭘 어쩌겠다는 건데요?”
“그건 모르죠.”
“하!”
어처구니가 없었다.
“혹시. 그 사람이 나에 대해서. 그. 내가 모은 돈에 대해서 알게 될 가능성도 있을까요?”
나는 역시나 그게 마음에 걸려서 핫 걸에게 물었다.
지나가던 개가 땅을 파다가 우연히 시체를 끄집어 내는것 만큼이나 나로서는 재수없는 일일 것 같았다.
“오재광 돈을 꿀꺽한 거요? 그건 알아낼 방법이 없을 거예요. 정은호는 프로거든요. 우리 요원들도 은퇴하고 난 다음에 정은호한테 돈세탁 부탁 좀 해야겠다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예요.”
“그러면 지금 상태에서 내가 걱정할 일은요?”
“없어요.”
“확실해요?”
“그럼 그렇게 위험한 걸 꿀꺽 하고 지금까지 그렇게 태평했던 거였어요?”
핫 걸이 신기하다는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되죠? 그 이사장인가 하는 사람한테는.”
갑자기 듣게 된 얘기 때문에 심란해져서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내가 계속 주시하고 있으니까 걱정할 건 없어요. 적당한 때가 되면 필요한 정보를 줄게요.”
“혹시 오늘 여기에 온 게 그 일 때문이었습니까?”
“사전조사 차원이죠. 내일 사업자 선정 결과 발표가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하는 은밀한 뒷거래 현장을 잡아 놓으면 나중에 일할 때 편해지니까 모을 수 있을 때 부지런히 모아놓는 게 좋아요.”
"지금 터뜨리지는 않고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알아요?"
"뭔데요?"
"타이밍요. 나중에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걸 지금 터뜨릴 필요는 없는 거죠."
핫 걸은 어린애한테 가르치듯이 말했는데 핫 걸에 비하면 어린애가 맞는 거니까 크게 억울하지는 않다.
“그런데 정말 나는 따로 아무 방어 준비도 안 해도 되는 거예요?”
“임정우씨는 지금 어떤 상태냐면. 임정우씨에 대해서 캐면 캘수록 임정우씨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스스로 나가 떨어지게 만드는 사람이 돼 있는 거예요.”
“내가요? 내가 왜요?”
“여러 자료가, 임정우씨가 겉으로 보이는것처럼 그렇게 맹한 사람이아니라는 걸 증명하니까요.”
“어떤 자료가요?”
“나는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만 올라가 봐야 될 것 같은데요? 일본 잘 갔다와요. 오늘은 진짜 화끈했어요. 어제 전화해 준 것도 그렇고.”
핫 걸이 눈을 찡긋거리고 총을 쏘는 제스츄어를 하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다.
핫 걸이 한 말이 다 뭔지 멍했다.
무슨, 공단 이사장이라는 사람이 그런 일을 가지고 어린애 뒤나 캐고 다니는 건가 하는생각이들면서 화가 나기도 했다.
그래도 이럴 때 은호 형이랑 핫 걸이 있어줘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정말로 마음을 놓고 있어도 되는 건지 조금 불안했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아버지와 은 과장님에게 내가 일본 출장을 갈 거라는 말을 했다.
아버지는 잘 다녀오라고 했고 은 과장님은 당장 와서 약을 타 가라고 말했다.
그래야 하긴 할 것 같았다.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혹시 일본에서의 일정이 길어질 때를 대비해서.
***
오랜만에 나를 본 은 과장님은 그동안 다른 특별한 일은 없었냐면서 검사실로 나를 데리고 다니며 여러 가지 검사를 받게 했다.
“이제 다 나은 거죠? 이건 그냥 예방 차원 같은 거죠?”
나는 매번 힘든 검사를 다시 받는 것 때문에 의기소침해져서 물었다.
은 과장님은 걱정할 건 없고 확실히해 두려는 것 뿐이라고 다독여주었다.
“특별히 이상한 일이 있었다거나 그런 건 없어? 그러니까. 저번에 있었던 일 같은 거.”
은 과장님은 내가 수영 강사를 때려눕혀 버린 일을 두고 말을 하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