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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웹 MK-116화 (116/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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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보스몹

그 사람들이 겪을 일 때문에 걱정이 됐다기보다는 자신의 평판이 나빠질 것이 마음에 걸렸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아이미는 푸욱 푹 한숨만 계속 쉬어대다가 화장을 고치기 시작했다.

나중 일로 미리 속 썩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그리고 퇴근 시간이 다가왔을 때.

아니나 다를까 카나메는 별 시덥잖은 소리로 아이미를 붙잡으려고 했다.

저녁에 근사한 곳에서 식사를 같이하자는 거였다.

아이미는 편두통이 너무 심하다는 말로 카나메의 말을 거절했다.

카나메는 꼴 같잖게 애교까지 부리더니 그게 아이미에게 먹히지 않자 화를 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미는 오늘 카나메의 말대로 움직여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아이미.잘 생각하라고. 훈도시를 입고 있는 네 모습이 풀리면 어떻겠는지. 벗는 모습은 더 괜찮았고 그걸 벗고서 엉덩이를 흔드는 건 더 괜찮았지.”

“오늘은 정말 머리가 너무 아파요.”

아이미는 대충 카나메를 달랬다.

저 머저리도 설마 진짜로 자기영상을 유포할 생각을 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때는 아이미도 끝을 보게 될 텐데 약점을 잡고 있는 것은 카나메 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카나메에게 붙잡히지 않으려고 서두르다보니 약속 시간보다 일찍 약속 장소에 도착해 버렸다.

그렇다고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왠지 없어 보일 것 같아서 아이미는 파우더룸으로 들어가 시간을 떼웠다. 그러다가 거기서는 시간이 더럽게 안 간다는 걸 깨닫고 하는 수없이 먼저 자리로 나가자 임정우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자기가 먼저 와서 기다리는 일은 면하게 됐다고 생각하면서 아이미가 환하게 웃자 임정우도 웃으며 아이미를 반겼다.

“시간을 잘못 알았지 뭡니까. 예약 시간보다 일찍 왔는데도 자리가 있네요. 장사가 잘 안 되나봐요.”

임정우가 말했다.

“어머. 평일이라 그런가봐요.”

아이미가 말했다. 이런 데에 오고 싶어서 줄을 선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임정우가 그렇게 말하자 괜히 기분이 나빴다.

정우는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다는 듯이 주문이나 하자고 재촉했다.

웨이터가 들어와 주문을 기다리는 동안 정우는 아이미에게 뭘로 하겠는지 묻고 주문을 했다. 와인도 시켰다.

아이미는 정우가 주문을 하는 동안 정우의 얼굴을 훔쳐보느라 바빴다.

맑게 빛나는 눈빛은 순수해 보였지만 눈동자에서 잠깐 잠깐 빛나는 화염 같은 것은 눈 앞의 남자가 절대로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높은 콧날은 곧게 뻗어있었고 턱선은 날렵했다.

웃을 때 살짝 처지는 눈 때문에 경계심이 쉽게 풀렸고 볼수록 호감이 갔다. 남자들과 같이 있으면 저절로 서열의 위쪽을 차지하게 될 것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캔은 어느 정도 끝났습니까?”

웨이터가 주문을 받고 사라지자 정우가 물었다.

아이미는 자기가 훔쳐보던 걸 들킨 걸 알고 황급히 물을 마셨다.

와인이 먼저 나왔다.

두 사람은 적당히 격식을 차리면서 와인을 마셨다.

아이미는 정우가 자기를 만나자고 한 것에 다른 뜻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순전한 호기심에, 오늘 일이 미루어진 것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게요. 저도 그 일에 대해서 듣고 싶은 게 있어서 자리를 마련해 본 겁니다.”

정우가 말했다.

아이미는 아? 하고 정우를 바라보았다.

이 사람.

혹시 뒤늦게 뭔가를 알아차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딱히 애사심이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기가 카나메라는 줄을 잡고 있는 이상 카나메가 잘 되는 게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이 일이 잘 해결되기를 바라던 아이미였다.

‘어떻게 안 거지?’

아이미는 와인을 점점 더 많이 마셨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자리가 편하게 느껴졌고 정우는 매력이 있었다.

아이미는 자기가 어느 쪽에 서야되는 건지 머리가 아파졌고 만약에 정우가 그 일에 대해서 자세하게 물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시작했다.

정우는 직접적으로 질문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이 일을 이렇게 성급하게 결정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우회적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미의 표정이 변하는 것을 지켜 보았다.

아이미는 거의 넘어오는 것 같던 피해자가 갑자기 정신 차리는 걸 보고 긴장하는 사기꾼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정우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뭔가가 있긴 있는 거구나 라는정도로 추측할 수 있을 뿐,현재로서는 정우가 가진 정보가 너무 적었다.

“식사는 마음에 들었습니까?”

아직 아이미는 반도 해치우지 못하고 있었는데 먼저 식사를 끝낸 정우가 물었다.

굉장히 매너가 없는 행동인데도 화가 나기보다, 천천히 먹은 걸 미안해지게 만드는 정우의 당당함 앞에서 아이미는 포크를 내려 놓으며 그렇다고 말했다.

“스위트룸에 머물고 있는데 정말 대단하더군요. 특히 히노키 욕탕은 첫 날 왔을 때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는데 들어가볼 시간도 없었어요. 내일 일본을 떠나게 되면 영영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그냥 가게 되는 건데. 혹시 거기로 자리를 옮겨서 한 잔 더 하는 것 괜찮으십니까?”

살다살다 이런 돌직구는 처음 보는 아이미.

‘어머. 이 남자. 박력있다. 가질까?’

얼굴도 성의없이 생긴 게 그런 말을 했으면 당장 신고감이겠지만 저렇게 생긴 놈이 하는 말에는 한없이 관대해지는 아이미다.

“객실에 무대도 있던데. 거기에서 공연도 보나봐요. 신기하던데. 나하고는 별로 그런 인연은 없는 것 같아서 아쉬웠지만요. 다음에는 이런 거 저런 거 다 구경해야 되겠어요.”

정우가 말했다.

“많이 아쉬우신가 봐요.”

“네.”

겁나게 강렬한 아이 컨택.

이글이글이글.

“어떻게 할까요? 저는 오늘 밤이 마지막이니까 뭐라도 하긴 해야 될 것 같은데. 좋은지 싫은지 말을 해 주면 헛물 켜고 시간 낭비하는 걸 막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솔직히 까놓고. 괜찮지 않습니까, 나 정도면?”

정우의 돌직구를 몸에 맞은 아이미.

결국 출루한다. 1루는 객실.

두 사람은 객실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거기까지 따라나선 마당에 뒤늦게 앙탈을 부려봐야 어울리지도 않는다는 걸 아이미 자신도 알고 있는 듯 아이미는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과감하게 정우에게 안겼다.

정우도 호응을 해 주면서 아이미를 안았다.

아이미는 정우의 입술에 키스를하면서 정우를 벽에 몰아붙이고 무릎으로 정우의 가운데를 슬슬 문질렀다.

역시 많이 놀아본 솜씨였다.

“아이미. 아이미.”

정우가 다급하게 아이미를 불렀다.

“네?”

“무대에 올라가 줄 수 있어?”

“무대에요?”

정우는 방 안에 마련된 공연용 무대를 가리켰다.

“무대에서 뭘 해요?”

“밧줄로 묶어보고 싶은데. 안 해 봤거든. 근데 해 보고 싶었어. 줄곧.”

“……아.”

그런 플레이는 해 본 적 없다는 가증스런 표정 짓지마. 나는 네가 어떻게 노는지 다 알고 있다고.

라는 말을 당연히 머릿속에만 넣어둔 채로 정우가 아이미를 간절하게 바라보았다.

“…….”

아이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쓰!”

주먹 쥔 손을 아래로 당기며 정우가 좋아했다.

그러고는 준비해둔 밧줄을 찾아 오면서 아이미에게 옷을 벗으라고 말했다.

“우리 만난지 몇 시간도 되지 않았는데요?”

아이미가 말했다.

“내숭은 문 밖에 두고 오면 되는 거였는데. 들고 들어왔어?”

아이미의 사정은 상관없다는 듯이말하는 정우.

아이미는 봐주는 사람도 없이 옷을 벗었다.

“사람한테 직접 해 본 적은 없지만 이론은 탄탄한 것 같거든. 이상하게 묶여지는 것 같으면 말해. 너무 답답하거나 하면.”

정우가 말했다.

“말하면요?”

“말하면. 내가 인지하겠지.”

“그러고 끝이예요?”

“그러고 끝이지. 뭐가 더 있어? 너무 타이트하게 묶지는 않을 테니까 나를 믿어보라고.”

“처음이라면서요.”

“집에서 베개 가지고 연습 해 보기는 했어.”

“베…개요.”

아이미가 말하자 정우가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 작품 후기 ============================

어우. 백 열 한 분. 안 주무세요? 이거 올리려다 보니까 전편 조회수가 벌써 111이네요~ 추천은 겨우 일곱!!! 흥! 칫!ㅎㅎ

편안히 주무시고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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